구결
(♥ 0)
, 향찰
구결문: 木維基、汝等
養出知識木。한글 표기: (나무위키, 너드레이 갓고아나가삷누온 디식ㅅ 나모.)
현대어: 나무위키, 여러분이 가꾸어나가는 지식의 나무.
1. 개요[편집]
'구결(口訣)'이란 용어는 세 가지 의미로 사용한다.
- 한문에 보조적으로 사용한 한국어 표기법 중 하나다. 이두나 향찰과는 다르게 한문 원문은 유지하되 한국어의 형식 형태소를 덧붙이며, 한문을 쉽게 읽기 위해 사용되었다. 이렇게 쓰인 글을 '구결문'이라고 한다.
- 한문에 덧붙이는 형식 형태소다. 예를 들어 "學而時習之면 不亦悅乎아"에서 가정형 어미 '면'과 의문형 종결 어미 '아'[1] 가 이에 해당한다. 순우리말로 '입겿, 입계, 입기, 이끼[2] ' 혹은 '토'[3] 라고도 하며 이를 추가하는 행위를 "토를 달다", '현결(懸訣)' 혹은 '현토(懸吐)'라고 한다.
- 구결문을 위해 사용하는 글자다. 본래의 한자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이두나 향찰과는 달리 한자 획의 일부만 따거나 기존에 있던 한자를 간략화했다. '구결자'라고도 한다.
구결은 읽는 방식에 따라 석독구결(釋讀口訣)과 음독구결(音讀口訣)로, 쓰인 필기 도구에 따라 각필구결(角筆口訣)과 묵서구결(墨書口訣)로, 적힌 기호에 따라 점토구결(點吐口訣)과 자토구결(字吐口訣)로 나눌 수 있다.
일본에서도 가타카나나 훈점을 사용해 구결과 유사한 표기 방식을 사용했다.
2. 구결문과 구결자[편집]
본래 구결이란 표현은 한문 원문에 덧붙이는 토를 포괄한다. 즉, 學而時習之 不亦悅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를 읽을 때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면 不亦悅乎(불역열호)이라"라고 표기한다면 '면', '이라'와 같은 덧붙임말이 들어갔기 때문에 구결문이다. 즉, 토를 한글로 적은 한글 구결문인 것이다. 법화경언해와 같은 초기 언해 문헌에서는 한문 원문에 이러한 한글 구결을 부기한 것과, 한문 표현까지도 단어 단위로 한국어로 번역한 언해문이 나란히 제시되어 있는데 전자를 흔히 '구결문'이라고 한다. '구결문'이라고 해서 모두 본 문서에서 주로 다루는 '구결자'가 쓰인 것은 아니니 이를 잘 구별해야 한다. 보통 '구결'이라고 하면 '구결자', 즉 한글 창제 이전의 구결문에서 발견되는 한자 생략형(생획자)의 문자를 가리킨다.[4]
명칭에 걸맞게 구결자는 구결문에서만 주로 발견되며 한문 없이 단독으로 출현한 예를 찾기는 어렵다. 즉, 구결문을 구결자가 아닌 문자로 쓴 경우는 있었지만(한글 구결) 구결자가 구결문이 아닌 문장에서 쓰인 예는 없었다.[5] 구결과 비슷하게 한문의 토에서 시작했지만 독립적으로도 쓰이도록 발전한 일본의 가나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3. 역사[편집]
구결은 이 땅에 한문이 들어와 체계적인 학습을 하게 되면서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의 소수림왕(小獸林王) 2년(372)에 대학(大學)을 세워 자제들을 교육하였으니 이때에는 구결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백제도 이 무렵에 박사(博士)가 있었으니 대학과 같은 교육 기관이 있었고, 이에 따라 구결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신라는 이보다는 늦지만, 진덕여왕(眞德女王) 5년(651)에 ‘국학(國學)’을 설치하였으므로, 이때에는 경전(經典)의 구결이 성립되어 있었을 것이다. 자토석독구결 기준으로 가장 오래된 구결 문서는 8세기 중엽 신라의 화엄경사경이며# 각필구결은 고고학적 발견으로 삼국 시대 백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각필구결 문단 참조.
구결은 크게 석독구결과 음독구결로 나뉘며, 이 둘은 13세기를 기점으로 나뉘어있다. 석독구결과 음독구결은 많은 부분 독음을 공유하기는 하나 차이를 보이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6] 고려 시대부터 과거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함에 따라, 유학자들이 지배층의 한문 구사력을 키우기 위해 암송을 강조하고 원래 한문의 어순을 최대한 유지하는 표기를 발달시키면서 생겨난 현상이라는 가설이 있다. 이러한 목적으로 음독구결이 14세기 초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훈민정음이 등장한 뒤로는 언해(諺解)[7] 역시 발달하면서 구결은 점점 조선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
한글보다 획이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글이 창제된 이후에도 구결이 계속 토씨를 메모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한다.[8]
석독구결은 조선 전기를 즈음하여 아예 실전되었다가 1970년대에 자료가 발견되면서 그 존재가 다시 알려졌다. 때문에 70년대 이전에 '구결'이라고 하면 음독구결이다.
구결자는 오늘날 쓰이지 않게 되었지만, 토를 달아 읽는 구결문 방식의 독법은 지금도 한문 경전을 읽을 때 자주 사용된다. 한학자들이 한문 원문 어순대로 음독하다가 중간중간 넣는 '이/가, -하시니, -(으)면' 등을 넣는 것이 바로 구결문이다. 중·고등학교 한문 교과서의 한문도 독해를 돕기 위해 구결문과 비슷한 방식으로 실려있다. 위 논어를 설명할 때 學而時習之"면" 不亦悅乎"아" 등. 한문 고전을 배울 때 구결로 토씨가 적혀 있는 책을 구해서 하는 경우가 꽤 있다. 예를 들어 조선 시대에 편찬된 유교 경전이나 역사 책에 당대 유학자가 구결로 토씨를 달아 놓은 것을 현대에 다시 영인(影印)해서 출간한 책들이 있다. 오늘날 국내에서 한문을 배우는 사람들은 이런 책들을 구매해서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9]
4. 원리[편집]

구결은 한문 원문의 실질 형태소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석독(훈독) 구결과 음독 구결로 다시 세분되는데, 처음에는 전자가 주로 쓰였으나 후에는 대부분 후자를 이용하였다.
《논어》의 첫 구절을 통해 음독 구결의 예시를 살펴보자.
《논어》 원문: 學而時習之 不亦悅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논어》 구결문: 學而時習之面 不亦悅乎牙(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한문 원문의 어순은 그대로 유지하되[11] , '面(면)'으로 어미 '-(으)면'을 나타냈으며[12] , '牙(아)'로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아'를 나타냈다.[13]
한편 석독(훈독) 구결은 어순까지 한국어식으로 조정했다. 《구역인왕경(舊譯仁王經)》의 사례를 보자.
《구역인왕경》 원문: 復 有 五道 一切衆生(부 유 오도 일체중생)
《구역인왕경》 구결문(약자): 復丷𠃍 有七𠂇厼 五道七 一切衆生刂.(또한 있으며 오도의 일체중생이.)[14]
《구역인왕경》 구결문(본자): 復爲隱 有叱在㢱 五道叱 一切衆生是.(또한 있으며 오도의 일체중생이.)
위 첨자로 쓰인 글자는 세로쓰기 구결문에서 오른쪽에 쓰인 글자이다. 아래 첨자로 쓰인 글자는 세로쓰기 구결문에서 왼쪽에 쓰인 글자이다. 읽는 방법은 우선 위 첨자[15] 가 있는 것부터 읽다가 "."(점)이 찍힌 곳에 다다르면[16] 거슬러 올라가 아래 첨자[17] 가 있는 것부터 읽으면 된다. "또한 오도의 일체중생이 있으며(ᄯᅩᄒᆞᆫ 오도ㅅ 일체쥬ᇰᄉᆡᇰ이 잇겨며)"가 된다.[18]
즉 실질 형태소를 음독으로 읽는 음독 구결은 한문 어순을 유지한 채 읽기에 순독 구결이라고도 하고, 실질 형태소를 뜻으로 읽는 석독(훈독) 구결은 어순까지 바꾸어 읽기에 역독 구결이라고도 한다. 한자를 읽는 방법에 주목하면 음독 or 석독(훈독), 한문을 읽는 방향에 주목하면 순독 or 역독.
상단의 방식을 쓰되, 글자로 쓰지 않고 점과 선의 부호로 쓰여진 구결도 있다. 이러한 형태의 구결을 뾰족한 나무 모양의 '각필'로 새겼다고 '각필 구결'이라고도 하고, 점으로 되어 있다고 하여 '점토 구결'이라고도 한다. 이에 대응하여 위처럼 글자로 된 구결은 '자토 구결'이라고 부른다.
5. 목록 (자토구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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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PUA에 등록된 구결은 약 250~260개 가량이다. 이 중 동일한 글자를 가리키는 이체자들이 꽤 있다. 가령
, , , ,
은 모두 한자 利에서 온 '리, 이'를 표기하는 글자이다. 또한 이들 글자 중 빈번하게 쓰이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석독구결에서 흔히 쓰이는 구결은 80개 정도인 것으로 여겨진다(문현수 2020:72)[19] . 그 중에서도 석독구결 자료에서 정말 상시적으로 출현하는 것만 뽑으면 30개 정도로 추릴 수 있다.동일한 발음의 형태소라 하더라도 문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며, 심지어 문헌 내에서도 이표기가 나타나곤 한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형태소를 기준으로 한 표기를 보이고 있다.
코드 내에서의 순서는 위에서 소개한 음독구결과 석독구결은 구별하지 않고 추정된 독음을 바탕으로 한글 가나다순을 따르고 있다. 즉, 'ㄱ'으로 읽는 것은 앞에 있고 'ㅎ'으로 읽는 것은 뒤에 있다. 단, 모든 구결의 음이 확실히 밝혀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6. 각필구결[편집]
각필구결(角筆口訣)
과거에는 한문 경전을 훈독하고 현토(懸吐)하는 데 사용된 구결(口訣)은 먹물로 쓰인 묵서구결(墨書口訣)만이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2000년 7월, 일본어학자 고바야시 요시노리(小林芳規)에 의해 한국에서도 일본과 비슷하게 상아나 나무 등의 뾰족한 부분으로 종이에 파인 자국을 만들어 토씨를 기록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때 사용한 필기구를 각필(角筆)이라 부르며, 이 방식으로 작성한 구결을 각필구결(角筆口訣)이라고 한다.
현재 발견된 각필구결 문헌의 실물은 주로 통일신라 시대부터 고려 시대 시대 전기의 유물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고고학적 발견에 의하면 이미 삼국 시대의 백제의 유물에서 각필로 쓴 문헌과 각필이 발견되고 있어, 그 연원은 상당히 그보다 앞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고바야시 요시노리 교수에 의해 소개된 통일신라 시대의 구결을 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화엄문의요결(華嚴文義要決)』과 『판비량론(判比量論)』도 구결의 성립 과정을 밝히는 데 있어 중요한 문헌이나 연구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각필구결 문헌 중에는 조선 전기의 것들도 있으므로 한국에서 각필구결이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오랜 기간 동안 쓰였음을 알 수 있다.
7. 점토구결[편집]
말 그대로 점과 선과 같은 부호로 이루어진 구결이다. 위에서 설명한 각필구결은 점토(點吐)구결로 되어있다.# 사용 부호로는 단점(.), 상하쌍점(:), 사향쌍점(.·), 역사향쌍점(·.), 수직선(|), 수평선(-), 사선(/), 역사선(\\) 눈썹 모양(·|) 등과 같은 점(.)과 선(|, / 등)의 조합, ㅜ, ㅏ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이들이 대체로 5*5 칸에 배치되며[22] 배치 위치는 한자 획 모양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있다. 논문에서는 흔히 '42(|)' 식으로 좌표와 부호로 점토구결을 표기하곤 한다. 점토구결 - 자토구결 대응은 문헌에 따라 차이가 있고 유가사지론 계열이 좀 더 복잡한 편이다. 위의 이미지는 주본 화엄경의 점도(點圖)인데, 아무 규칙이 없는 것 같지만 12-14가 모두 관형사형 어미이며 52-54가 '하며-하다'로 연결어미-종결어미 구성인 등 어느 정도의 좌우대칭성은 존재한다(안대현 2020).[23]
점토구결은 대체로 각필로 적었기 때문에[24] 아무래도 글자 획 위에는 잘 찍히지 않는 경향이 있다. 획 위에다 쓰면 눌러서 표시한 게 잘 보이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25]
모르는 사람이 봐도 '알 수 없는 글자가 써져있구나' 라고나마 느낄 수 있는 자토구결과는 달리 점토구결은 이미지만 봐서는 어디에 점이 있다는 건지 알아보기도 어렵다(...). 아래의 사진을 표시된 부분 없이 봤을 때 점의 위치를 파악해보자. 알고 나서 보면 보이긴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빛의 각도, 종이 구겨짐/얼룩과의 혼동 등의 요인에 따라 보이지 않을 때가 있어 원본의 실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생략이 매우 많고 점토구결의 위치 역시 문법상 딱 들어맞는 위치가 아니라 문장 마지막에 몰아서 찍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토구결에 어느 정도 익숙해야지만 점토구결의 해독이 가능하다.
아래는 주본 화엄경의 점토의 예이다. 문장 끝에 위치한 前에 5개의 점토가 표기되어있는데, 前에 직접 이어지는 것은 53(·)<
>뿐이며 24(|)<
>는 令에, 24(\\)<
>와 41(!)<
>
인지는 다소간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한다. '-臥乎(누오)-' 이두에서도 활발히 쓰이는 선어말어미 조합으로, 현대어로는 동사에 붙는 '-는' 정도에 해당한다.">[26][27] 는 現에, 52(·)<
>는 저 앞의 示現에 해당하는 구결이다.
(하며) 같은 '하다' 류는 동작성 표현 뒤에 붙으니 前에 붙지는 않는다는 등의 단서를 통해 읽는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 한국어로 거칠게 번역하면 '에, -,[28] 하게 하, 는 것을, 하며'가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현대 한국인의 직관으로도 얼추 어느 즈음에 붙으리라는 것을 추측해볼 수는 있겠다. 

示現 (…) 令 (…) 現一切佛前[53(·),24(\\),24(|),41(!),52(·)]
示現 (…) 令 (…) 現一切佛前[
,,,,]一切佛 前
現{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