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란 문자
(♥ 0)
1. 개요[편집]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에서 통용되던 문자. 또한 거란어를 표기하기 위해 만들어지기도 했다. 태조 야율아보기(耶律阿保機)가 만든 대자(大字)와 그의 동생 야율질라(耶律迭刺)가 만든 소자(小字)로 나뉜다. 둘 다 한자를 참조한 흔적이 보이며, 대자는 한자처럼 표의문자이고, 소자는 한자의 요소를 짜맞춘 표음문자이다. 하지만 남아 있는 기록도 별로 없고, 한자와 거란 문자 둘을 병기한 기록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해독이 되었지만 완전한 해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해독에 난항을 겪는 이유는 거란족의 언어정책 때문인데, 거란족은 거란 문자로 작성된 문서를 외국으로 유출할 경우 사형에 처할 정도로 자신들의 문자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그리고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가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에게 밀리고 후에 몽골의 침입까지 받으면서 거란족의 씨가 마르고 기록이 전부 말살되어 버려 문자를 해독하는 것이 매우 힘들어졌다. 1125년 요나라가 멸망했을 때 금나라는 거란 문자 사용을 공식적으로 금지하기까지 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요나라가 멸망한 이후 거란 문자는 20세기 초까지도 존재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으며 거란 문자가 발굴된 이후에도 제대로 해독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중국 출신의 일본 언어학자인 아이신기오로 울히춘(1958~)이 거란 문자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해독에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
해독해 낸 부분에 따르면 거란 대자는 한자를 참고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한자와 같은 표의문자인 반면 소자의 경우 각 음소를 담은 문자들을 한글 자모처럼 합쳐서 정사각형의 틀에 모아써서 1개의 음절을 구성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글과의 관련성이나 한글 창제시에 참고했을 가능성 등으로 거란 소자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거란 소자의 자형을 참고했다는 것이 아니고 자모를 조합해서 하나의 글자를 만든다는 아이디어를 말하는 것이다. 다만 애당초 거란 문자 해독 자체도 부분적으로만 된 상태라 확실한 근거를 확보하기 어렵다.
소자만큼은 아니지만 대자 역시 일부 정도 해독이 되었다.
2019년 초에 한국에서 거란 소자 사전이 발매되었다.
2. 거란 대자[편집]

야율연녕(耶律延寧)의 비문. 986년에 거란 대자로 작성되었다.
요나라의 태조 야율아보기가 직접 창제에 착수한 문자로, 한자를 많이 참고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인지 1 글자가 1 개의 뜻을 지니는 표의문자였다. 당연히 사용이 불편하였기 때문에 그의 동생 야율질라가 거란 소자라는 표음성 새로운 문자를 창제하기에 이른다.
1,600여 자가 발견되었지만 그중 해독된 문자는 188자밖에 안된다고 한다.
3. 거란 소자[편집]

동제(거란문자)명 원형경[銅製\(契丹文字\)銘圓形鏡]. 거란소자가 있는 청동거울이다. 대한민국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으며 고려와 거란의 교류를 보여주는 유물이다.
𘭔𖿤𘭢 𘲽𘱸
𘰷𘭴 𘰝𘲚𘲦 𘲲𘯴𘱆 𘳍𘰄 𘰴𘳍𘰄
𘬜𘭞𘰷 𘬜𘭞𘰷 𘲀𘭞𘭟 𘲀𘭞𘭟 𘱓𘮯𘮡
𘬹𘯺𘮢 𘬥𘳍𘰄 𘲽𘲜 𘲫𘱮 𘮡𘱆
𘰺𘰂𘮅𘲚𘲴 𘬥𘱛 𘰭𘲣𘰥 𘭐𘰱 𘰺𘯜𘯺
𘮠𖿤𘱤 𘰺𘮢𘲆𘭢 𘯺𘮅𘭂𘯢 𘲜𘱤𘬚
𘰭𘱀 𘬜𘳍𘰄
기구(起句)
mə-əl ʧi-ən sumu damun-n qamui jai diai
이름 지어 쓴 긴 문장의 모든 것은 XX
승구(承句)
jurs jurs surbur surbur jæliu magan ʃia-i
혁혁하네, 한 편 한 편 흥하여 악 선을
전구(轉句)
ʧim irə ju-ɳ tabal-uʤi ʃia nugu-r ur-d
XX 지금 우러러 받드는 좋은 벗들 XX
결구(結句)
tugua buri tumwəl alha-as mini nəmə jai
성신한 자 늘 있게 하리, 내 근반에
거란어 학자 아이신교로 울히춘의 번역


폰트 때문에 안 보이는 경우 대체 사진[1]
야율아보기가 만든 거란 대자가 사용이 불편했던 관계로, 그의 동생인 야율질라가 만든 표음 문자이다.[2] 한글의 초성·중성·종성처럼 정해진 몇 문자를 옆과 아래에 조합해 하나의 네모난 글자를 만드는 방식이다. 모양은 위구르의 사자로부터 배운 위구르 문자를 참조하였다고 전해진다.
소자는 대자보단 해독이 많이 되어 있는데 아이신교로 울히춘의 연구를 통해 현재까지 발견된 소자들 중 절반 이상 읽는 법을 확인했다고 한다.
아이신기오로 울히춘이 이 청동거울을 보고, 이 유물을 연구하여 2011년 이와 관련된 책인 韓半島から眺めた契丹・女真도 낸 적이 있었다.
일본의 언어학자인 오타케 마사미(大竹 昌巳)는 2014년부터 통계를 바탕으로 한 거란소자 재구를 시도해 연구 진척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이렇듯 거란 소자는 제법 연구가 많이 진척되어 전산화도 빠르게 이루어졌는데, 2020년 유니코드 13.0에 거란 소자 470자가 등재되었다.[3] 참고로 거란 대자는 연구가 덜 되어 유니코드 등재 계획만 잡혀 있는 상태이다. 유니코드의 거란 소자 배당 범위는 U+18B00-U+18CD5이다. 추가로 U+16FE4 자리에 거란 소자 채움 문자(KHITAN SMALL SCRIPT FILLER)가 배당되어 있는데, 이것은 뒤에 오는 소자를 앞 소자의 옆이 아닌 아래에 배치시키고자 할 때 사용하는 문자로 한글 초성 채움 문자 및 한글 중성 채움 문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위 예문의 첫 번째 조합처럼 A 밑에 B를 조합하고 싶은데 그냥 AB로 조합하게 되면 의도와는 다르게 위 예문의 두 번째 조합처럼 A 옆에 B가 붙은 형태가 되는데, A(채움)B로 조합하게 되면 A 옆에 비어 있는 거란 소자가 조합된 것으로 인식해 A 밑에 B가 붙은 형태로 나타난다. 유니코드 16.0에 U+18CFF 자리에 사각형(□)으로 나타나는 문자가 추가될 예정인데, 어떤 글자인지 불분명하거나 올바르지 않은 거란 소자임을 나타낼 때 쓴다.
2023년 7월 12일에 유튜버 향문천이 오타케 마사미의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11년 아이신기오로 울히춘의 연구 당시 부정확했던 재구음을 재구성해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4]
이하는 재구음 표기와 그 해석.#
내용을 보면 해당 동경은 전사 출신의 사망자와 함께 묻힌 부장품인 듯하다.기구(起句)
tər-əəl čəə-ň sum taa..-ən χam-uy äğ-äy däğ-äy
개국하면서 만든 화살이 XX 몰아내고, 형[5]
의 적을[대안] 개국하면서 지은 가조(嘉詔)를 따라, 형의 적을
승구(承句)
yor(ə)z yor(ə)z soro.. soro.. eelüü modaaň šäğ-äy
혁혁하고 명철하게 재단하네, 악과 선을
전구(轉句)
čim ərəə üüň t/dabal-uuǰ šää nəgud-d ör-əl’ (örəl’-l’)
그대를 이제 거룩히 묻으리, 좋은 벗에게 오래
[대안] 그대를 이제 거룩히 묻으리, 좋은 벗에게 이끌어
결구(結句)
t/doɣʷaa bərii t/düluğʷəəl aa-lağ-az miin nəm yäğ-äy
XX 늘 두고 싶네, 내 가까운 반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