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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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Lanting_P3rd.jpg
왕희지의 난정집서(蘭亭集序)에 등장한 행서

강희제가 쓴 행서. 행서.[1]

행서()는 한자 서체의 하나로 살짝 흘려 쓴 글씨.

흘림의 정도는 해서초서의 중간쯤 된다. 예서의 속기체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빨리 쓰고 읽기 쉬워 행압서(行押書, 교환하는 문서)라고도 한다.

행서가 정착된 원인은 초서의 단점에서 비롯되었다. 초서는 필자의 특성을 많이 타는 데다 써놓고 나서 심지어는 글씨를 쓴 본인도 무슨 글자를 썼는지 모를 정도로 형태가 붕괴되고 가독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두드러졌기 때문. 이에 비해 해서는 가독성은 좋으나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 두 가지 서체의 장단점을 절충하는 과정에서 행서가 정착했다.

실제로 행서로 쓰고 읽어보면, 해서에 비해 쓰기는 훨씬 쉬우면서도[2] 가독성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빠르게 써야 하며 누구나 읽을 수 있어야 하는 문서에 주로 쓰였다. 따라서 공문서 등 실용문서를 작성하는 데 많이 사용되었고, 해서는 세월이 흘러도 가독성이 중요한 영구적으로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문서 위주로 쓰였다.

종종 한국에서 한자를 흘려 쓰기만 하면 무조건 초서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3] 이는 엄연히 틀린 표현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알아보기 힘들 만큼 흘려쓴 것이 초서이고, 글자의 형태 자체를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흘려쓴 것은 행서라고 해야 옳다.

초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신자체와 중국의 간체자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반대로 한국에서 사용되는 한자는 해서에 가깝다.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행서의 시조는 종요의 스승이며 후한 말의 서예가인 유덕승(劉德昇)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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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따라 써보면 초서와는 달리 해서의 기본 모양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빠르게 쓸 수 있음을 알 수 있다.[2] 다만 행서는 원래는 떨어져 있는 획들이 서로 이어지거나 필순이 뒤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서만 배워본 사람이 행서를 처음 배울 때에는 이러한 부분을 따로 익힐 필요가 있다.[3] 도장을 파는 곳에 가 보면 특히 이런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한자 초서체'라고 해 놓았으면서 실제로는 행서를 사용하는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