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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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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A Clockwork Orange
1962년 앤서니 버지스[1] 가 쓴 소설 및 이를 스탠리 큐브릭이 각색한 1971년작 SF 영화.[2]
1970년대 초의 서구는 2차 대전이 끝나며 태어난 베이비 부머 세대가 학업을 거부하며 베트남전 반전운동을 하고, 냉전시대의 사회적 긴장 속에서 자신의 욕구를 분출하는데 집중했다. 또한 '평화'라는 슬로건 아래 약물과 섹스를 통해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자유로운 히피 생활을 꿈꾸며 권위 있는 기성세대의 위선에 반발하던 대항문화 (counter culture)가 범람하던 시대였다. 이른바 '이유 없는 반항'이 베이비 부머들에게는 나름 이유 있었던 당대는 물론 반세기가 다 되어가는 현시점에서 보아도 '시계태엽 오렌지'는 리듬감 넘치는 편집과 예술적인 디자인, 다이나믹한 연출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스탠리 큐브릭이 만든 영화 역사상 최고의 문제작이 되었다. 과도한 폭력과 선정적인 장면들로 인해 해외에서도 몇 십년간 논란이 일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수입조차 되지 못했던 1990년대에도 영화 전공자들끼리 비디오 테이프로 돌려보거나 씨네필들이 모여 토론을 하던 언더그라운드 씨네마테크 등지에서 볼 사람은 다 보았다. 심지어 1990년대 중반에 EBS '시네마천국' 이라는 지상파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 알렉스가 "Singing In The Rain"를 부르며 부부를 폭행하는 장면을 방영하며 예술 영화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스탠리 큐브릭 사망 5주기를 맞아 2004년, 무려 33년만에 DVD 버젼이 발매되어 국내에 최초로 정식 소개되었고, 2007년에 리마스터 버전, 2008년에 블루레이 버젼이 차례로 발매되었다. 주제가 다소 무겁고 모호하지만 1970년대 영국 펑크문화의 도래를 예견하며 팝아트를 연상케하는 시대를 앞서간 영상 감각과 큐브릭 특유의 촌철살인의 시니컬한 블랙 코미디를 바탕으로 인간의 자유의지와 가치판단에 대한 철학적인 화두를 던졌다.
개봉 당시에는 자극적인 내용과 소재 사용, 그리고 베이비 붐 세대에 대한 비판 등으로 비난을 받은 문제작 취급도 받았지만, 지금은 많은 세계 영화 감독, 평론가, 아티스트들이 '시계태엽 오렌지'를 영화 역사상 '베스트 10'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2. 예고편[편집]
3. 시놉시스[편집]
4. 등장인물[편집]
- 알렉스 드라지 - 말콤 맥도웰
- 딤 - 워런 클라크
- 피트 - 마이클 탄
- 조지 - 제임스 마르쿠스
- 알렉스 아빠 - 필립 스톤
- 알렉스 엄마 - 셰일라 레이너
- P. R. 델토이드 (보호관찰관) - 오브리 모리스
- 프랭크 알렉산더 (작가) - 패트릭 마지
- 매리 알렉산더 (작가 부인) - 아드리앤 코리
- 줄리안 (작가 집 경호원) - 데이비드 프라우즈
- 노숙자 - 폴 패럴
- 닥터 브로드스키 - 칼 듀어링
- 닥터 브래넘 - 매지 라이언
- 프레데릭 (내무부 장관) - 앤서니 샤프
- 교도소 내 신부(사제) - 갓프레이 퀴글리
- 교도소 내 경호대장 - 마이클 베이츠
- 교도소장 - 마이클 고버
- 무대 위 배우 - 존 클라이브
5. 줄거리[편집]
그곳에 내가 있었다. 그러니까 나, 알렉스와 세 친구들. 피트, 조지, 그리고 딤이 있었다. 우린 코로바 밀크 바[4]
에 앉아서, 오늘은 무슨 일을 할 지에 대해 궁리하고 있었다. 코로바 밀크 바에서는 특별한 우유를 팔았다. 벨로세트, 신타메스크, 드렌크롬 같은 것들이 섞인 우유 말이다. 우리도 그걸 마시고 있었다. 이걸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들고, 원초적인 폭력을 휘두르고 싶은 기분이 된다.[5]
알렉스 드라지(Alex Delarge, 말콤 맥도웰 분)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문제아다. 매일마다 '코로바 밀크 바' 라는 가게의 마약이 든 우유를 마시며 자신의 부하들인 조지, 피트, 딤과 함께 밤새 몰려 다니며 깽판을 치는 것이 일상이다.
어느 날, 이들은 적선을 요구하는 노숙자를 루저 취급하며 무자비하게 때려 팬다. 노숙자는 알렉스가 지팡이로 숨통을 조이며 괴롭힐 때 "인간이 달에 가고, 인간이 지구 궤도를 돈다지만, 아무도 지구상의 법과 질서는 신경조차 쓰지않는구만!"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다. 이후 술에 쩔어 여자를 강간하려던 ‘빌리 보이’ 주도의 라이벌 불량배 조직과 대판 싸운 뒤 최신형 스포츠카를 훔쳐 광란의 질주를 하는 등 무법천지 밤생활을 즐긴다.
그러던 중 야심한 밤중에 발견한 어떤 부유한 작가의 집[6] 에 코가 남근처럼 길게 튀어나온 가면을 쓰고 충동적으로 쳐들어간다. 알렉스는 그곳에 살던 노년의 작가를 구타하여 빈사 상태로 만든 뒤, Singing in the Rain을 부르며 책이 가득한 책장을 무너뜨리고 부하들과 함께 그의 아내를 윤간한다. 그 후 키치스러운 베토벤 코스프레를 하며 들른 음반 가게[7] 에서 조우한, 남근을 닮은 무지개빛 아이스바를 빨고 있던 십대 소녀[8] 둘을 꼬셔 섹스를 한다.[9]
알렉스는 아파트 1층 로비로 내려와 일당과 얘기하던 중 강압적인 태도에 불만을 가진 자신의 부하들이 반발하려는 것을 알아챈다. 자신의 카리스마로 기선을 제압할 기회를 노리던 알렉스는 평범하게 걸어가던 도중 부하들을 순식간에 가격하여 강물에 빠뜨리고 정신을 못차리는 사이 칼로 손등을 그어버리는 등, 충격과 공포에 떠는 부하들을 완전히 제압하며 폭력으로 리더십을 되찾는다.[10]
하지만 당일 밤 알렉스는 앙심을 품은 부하들이 꾸민 함정에 빠지게 된다. 알렉스는 부하들과 함께 홀로 고양이를 키우며 타이즈를 입고 요가를 하는 늙은 여자의 집에 침입하게 된다. 그리고 반항하는 그녀와 다투다 그녀의 집에 있던 거대 남근 모양 오뚜기 조형물로 그녀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만다. 그러고 나서 다가오는 경찰차 사이렌 소리에 놀라 달아나려 하지만 집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부하들에게 머리를 우유병으로 맞게 되고 부하들은 도망친다. 그리고 쓰러진 알렉스 혼자 경찰에 잡히고 만다.
법원에서 14년형을 선고받은 알렉스는 2년의 형기를 보낸 후, 정부에서 사상범들을 처리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던 루드비코 요법에 자원한다.[11] 이 루드비코 요법이란 혐오자극법의 일종으로, 대상에게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담은 필름을 보여주며 구토감을 일으키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알렉스는 폭력적인 생각을 하거나 조건화 과정에서 사용된 필름의 배경음악이자 자기가 좋아하던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들으면 구토를 일으키게 된다. 실험 결과에 만족하는 과학자들 가운데 신부[12] 만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13]
그리고 석방된 알렉스는 자신이 없는 동안 완전히 변해버린 세상에 직면한다. 자신은 치료 받았다고 여겼으나 사회는 그를 사회 적응자로 대하지 않았고, 도리어 자신이 저질렀던 죄악에 대한 보복을 처절하게 받게된다.
부모는 자기를 대신할 아들과 같은 모범적인 남성을 집에 들였다는 것을 목격한다.[14] 부모는 알렉스를 환영하는 대신 그동안 겪었던 충격과 고통을 말하며 친모는 눈물을 흘리고, 충격을 받은 알렉스는 집을 나온다. 홀로 굴다리 아래를 측은한 모습으로 터덜 거리다 우연히 자신이 2년 전에 폭행했던 노숙자를 만난다. 그는 곧 다른 노숙자들을 불러 모아 알렉스에게 린치를 가한다.
그때 경찰관이 노숙자 무리와 알렉스에게 다가와 저지한다. 그런데 이들은 알고보니 자신을 배신한 부하 조지, 딤이었다. 셋은 서로를 알아보고 알렉스는 자신과 같은 문제아가 번듯한 경찰관이 된 상황에 놀란다. 알렉스를 마주친 조지와 딤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무언가 복수할 방법이 생각난 듯 그에게 경어를 쓰며 도움을 주려는 척 일단 서 까지 가자고 회유한다.
조지와 딤은 알렉스를 순찰차에 태워 한적한 시골의 농장에 끌어다 놓은 뒤 말 구유에 알렉스의 머리를 쳐박으며 신나게 물고문을 하고 곤봉으로 맘껏 구타한다. 결국 자기방어도 전혀 못한 채[15] 죽도록 얻어맞은 알렉스는 피떡이 된 채 빗속에 방황하던 중 누군가의 집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 집은 자신이 인생을 망쳐놓은 작가의 집이었다.[16] 작가는 폭력으로 인해 반신불수가 되어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었고[17] , 작가의 아내는 윤간의 충격으로 목숨을 끊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알렉스는 그 작가를 바로 알아봤지만 그때 자신이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작가는 자기를 못알아볼거라며 안심한다. 작가는 알렉스를 못 알아보고 알렉스의 상처를 치료해 준 뒤, 욕조에 따뜻한 물까지 받아 주며 알렉스를 잘 대해 준다. 사실 작가는 반정부적 성향으로, 알렉스에 대한 신문 기사를 참고하여 알렉스가 정부가 선전하던 루드비코 요법의 비인간성을 고발할 중요한 증인이 될 수 있다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알렉스를 잘 대해준 것이었다.[18]
하지만 따뜻한 물 때문에 기분이 매우 좋아진 알렉스가 욕조에 누워 무의식적으로 부르던 'Singing in the Rain'을 듣고 오래 전 자신의 모든 것을 폭력으로 앗아간 철천지 원수인 것을 깨닫게 된다.[19]
작가는 알렉스에게 식사인 스파게티와 함께 대접한 와인에 약을 타고, 지인인 신문사 기자들을 집에 초청한 뒤, 알렉스를 인터뷰하여 그동안 당했던 일, 그리고 어떤 음악에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지에 대해 알아낸 후, 약의 반응이 일어나 알렉스가 기절하자 복수의 의미로 2층의 방에 가두고 아래층에서 분노와 희열이 뒤섞인 표정을 지으며 9번 교향곡을 크게 틀어 놓는다.
결국 알렉스는 방문을 두들기고 마룻바닥을 머리로 찧으며 미칠듯이 괴로워하다가 견디지 못하고 창[20] 밖으로 뛰어내려 자살을 기도하지만 결국 살아남았고 병원으로 이송된다.[21]
병원에서의 긴 회복을 거치는 동안 루드비코 요법이 반인권적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부모도 알렉스를 찾아와 반기고 알렉스는 치료법인 역 루드비코 요법을 받게 된다. 요법이 풀린 알렉스에게 루드비코 요법을 선택하게 했던 내무부 장관이 사과하러 찾아왔고, 전신 골절상을 입은 그에게 대신 스테이크를 잘라 먹여주며 자신의 편에 서면[22] 일자리와 충분한 급여를 주겠다고 제의한다.
두뇌회전이 빠른 알렉스는 대충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바로 파악하고는 흔쾌히 협조하겠다며 약속하고, 이에 장관은 알렉스의 회복을 축하하는 선물로 9번 교향곡이 흘러나오는 거대한 스피커와 오디오 시스템을 들여옴과 동시에, 기자들을 대거 출입시켜 알렉스와 함께 함박미소를 짓고 따봉을 날리며 같이 사진을 찍는다.
쏟아지는 플래쉬 속에서 알렉스는 무아지경에 빠지며 여태껏 요법에 때문에 할 수 없었던 윤락과 쾌락의 상상을 하며[23] "나는 완전히 치료되었어."라고 독백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좋은 직장과 금전보상은 물론이고 사회적 동정심도 얻고, 부모와 관계도 회복하며, 그와 적대관계에 있는 작가는 구금되어 철창 신세가 되었다. 게다가 경찰이 된 옛 꼬붕들은 최소한 본인들 직위를 지키려고 과거 알렉스의 범죄행각을 들추며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일도 없으니 과거는 영원히 묻힌 셈이고, 앞길은 탄탄대로 장미빛이니, 알렉스의 반사회성을 상쇄하고도 남는, 관객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지만 알렉스에게 있어 그야말로 진정한 '치유'라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