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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의 비결 대답합니다 스페셜
점프가 자랑하는 2대 작가의 격렬한 토크가 마침내 실현됐다고! 테마는 정확히 「창작」! 창작업에 종사하는 사람, 지망하는 사람. 모두의 마음을 흔드는 「금언」이 바로 여기 있다!!
「창작」에 관련된 독자의 질문에 두 명의 대작가가 격렬하게 응답!! 6월 중순. 「점프 GIGA」 공식 트위터상에서 「창작」에 관련된 질문을 널리 모집한 결과, 그 수는 자그마치 500통! 거기서 두 작가가 추첨한 질문을 안주 삼아 3시간 반 동안 GIGA 토크를 전개했다. 공전의 히트작을 낳은 거인들. 그 높은 곳에서 보는 「창작」의 진수란 과연─.
토가시 : 둘이서 대담하는 건 두 번째인가요? 키시모토 : 그러게요, 긴장되네요... ─ 나루토 팬북 「개의 서」 이후군요.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케이타 씨의 질문입니다. 「키시모토 선생님도 토가시 선생님도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인데, 캐릭터를 만들 때 정하는 룰이 있나요?」 키시모토 : 큰일이다. ─ 갑자기 위험한 질문인가요(웃음). 진지한 질문이네요. 만들기 전에 먼저 정하거나, 반대로 절대로 정하지 않는 게 있나요? 키시모토 : '하지 않는다'는 이제 습관적으로 안해서. 의식이 없어요. ─ 캐릭터에 관한 질문은 많네요. '이름을 어떻게 정하고 있는가' 라든지. 토가시 : 이름은 심하게 말하면, 그때 보던 TV에서 결정하기도 합니다. 키시모토 : 그런 느낌이에요. 저도 그 형용사를 이름에 쓸 때가 있어요. ─ 아, 있었나요. 키시모토 : 「다루이(피곤해)」라든가, 「오모이(무겁다)」라든가, 「카루이(가볍다)」라든가. 독자한테서 '의욕 있는 거 맞아요?' 라는 소리 들었습니다. ─ 야단 맞았다(웃음)! 키시모토 : 일단 진지하게 생각해서 그런 이름을 지은 것도 있지만요... 토가시 : 저는 토리야마 선생님을 좋아하니까. 그런 것도 좋은 느낌으로. 부루마나 트랭크스 같은 거 보고 '그거 괜찮다!' 라고 생각했어요. 키시모토 : 점프의 DNA가 있죠. ─ 캐릭터의 비주얼은 어떻습니까? 키시모토 :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B5용지에 아주 적당한 러프를 그려요. 한번 이미지를 굳혀놓지 않으면 왠지 애착이 안 생겨서. ─ 그 비주얼의 발상은 어디에서? 키시모토 : 만들고 싶은 인물상의, 대부분의 이미지로 그려요. 말하는 방식이나 성격이나... '앞으로 꼭 넣어야지!' 라는 식으로 꼭 넣는 건 없어요. 토가시 :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때는 어느 쪽인가 하면 설정이 우선. 하지만 낙서를 그리면서 성격이 구축되는 경우도 있어요. 키시모토 : 그렇군요. 전 여유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캐릭터의 방법이 달라져요... 연재중에 궁지에 몰렸을 때는 얼른 진행해야 해서, 그림을 그리면서 그때마다 정하고 캐릭터를 나중에 알게 되는 느낌. ─ 뛰면서 생각한다는 말이군요. 토가시 : 주의하는 걸 말하자면, 캐릭터의 설정을 생각할 때 「성격」을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 나중에 캐릭터를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경우가 꽤 있어서, 성격을 「밝다」거나 「어둡다」 같은 느낌으로 막연하게 설정하지 않도록 해요. ─ 무슨 말인가요...? 토가시 : 「커뮤니케이션」은 자신 안에서 만들어지는 거예요. 예를 들어 '예민하고 화를 잘 낸다'라고 정하면 '그럼 언제?' 라고 자문해도 정답이 없거든요. 하지만 '어떤 말을 들으면 폭발한다'고 구체적인 예를 먼저 정하면 훨씬 움직이기 쉽죠. 키시모토 : 제 캐릭터에 그대로 그런 타입이 있었어요. 「뚱땡이」 라고 불리면 폭발하는 쵸지라는 캐릭터가. 토가시 : 미완성인 캐릭터라도 되도록 구체적인 상황을 넣어보고, 그 중에서 어떤 행동을 할까? 라는 시뮬레이션을 가급적 하지 않으면 나중에 막힐 때가 많으니까요... ─ 토가시 선생님의 그런 사고는 습관적으로 존재하나요? 토가시 : 그렇죠. 그리고 연재하면서 훨씬 나중의 이야기인데, 예를 들면 애니메이션화가 됐을 때. 다른 사람이 작품을 움직일 때 그런 설정이 있으면 지침이 되기 좋거든요. ─ 다른 사람이 움직여도 괜찮다는 건가요. 토가시 : 그렇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저는 만든 것을 점점 망가뜨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캐릭터의 성격에 어긋나는 시츄에이션에 두고, 녀석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좀 보고 싶어져요. 키시모토 : 양면성이 있는 캐릭터가 의외의 매력이 있죠. 토가시 : 캐릭터를 극한 상태에 두고, 보통은 취하지 않는 행동을 일으키도록 몰아넣는 짓 같은 건 바로 하고 싶어집니다. 키시모토 : 내면적으로 말하면 저는 약점을 잘 정해요. 안되는 부분이 있는 게 인간미가 있다고 할까... 완벽한 사람은 안 좋아하거든요, 저 자신이. 데키스기 군보다 노비타가 좋아요. 그 점이 성장의 재미라고 생각해요. ─ 키시모토 선생님은 성격과 인술, 어디에서 캐릭터를 생각하시나요? 키시모토 : 뭐, 대충 느낌인데... 이 녀석이라면 이렇게 하는 인술을 사용할 거라는. 능력과 캐릭터가 연결되어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갖고 있는 능력이 그 녀석의 성장과 관계되어야 한달까, 크라피카도 그렇잖아요? ─ 아, 그렇죠. 사슬이라는 능력. 키시모토 : 그것도 캐릭터의 성장 과정과 성격이 능력과 연결되어 있죠. 토가시 : 능력은 캐릭터에 의한 부분이 커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보스급 캐릭터가 갖는 능력, 그리고 1회만에 지는 떨거지가 갖는 능력, 우선 이 두 종류가 있어요. 주인공 이하의 주요 캐릭터라면 그 사이가 되겠죠. 능력을 밸런스 있게 정하는 방식은 역시 직감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쉽게 말하면 주요 캐릭터가 갖는 것은 「불」, 「흙」이라든가, 소위 「오행」이라든가, 뭔가 큰 요소라는 느낌. 그 외에도 분류하면서 '그럼 이 녀석은 빨강으로 하자' 라고 정하고 불로 하거나. 우선 대략적인 것을 어느 정도 만들어요. 나중에 써먹더라도 어느 정도 아이디어를 쌓아놓지 않으면 아깝고, 아이디어가 시들어요. ─ 단숨에 쏟아부어야 하니까요. 토가시 : 능력의 룰 내에서 헛점이 생기지 않도록 생각하는 게 또 어렵고. 저, 점점 인터넷에서 고찰당하고 있으니까요... ─ 방심할 수 없죠(웃음). 토가시 : 고찰을 즐기는 팬이 있다는 것도 이해하고, 가끔 고찰도 '신경 안 써, 안 볼 거야!' 라는 마인드로 이야기를 추진하기도 하지만. 내 이야기는 정말 앞뒤가 안 맞나? 라는 공포와 싸우면서 만들겠다는 그런 상태네요. 능력 배틀은 시대적으로 많이 어려워지고 있어요. 앞으로 하는 사람들은 더 어려움을 느끼겠죠. 키시모토 : 그거 예전에 토가시 선생님과 대담했을 때 깨달은 게 있어요. 택시로 이동하는 동안 마구 질문했거든요,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지금 이렇게 질문하는 사람들처럼, 모처럼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질문했는데. ─ 어떤 답이...? 키시모토 : '기본적으로 그게... 감'이라고 하셔서. ─ 에에에엑(웃음)! 키시모토 : 아니, 물론 넘치도록 계산하고 있어요. 계산이란 차원을 넘어버리기 전에 「감」이라는 거예요. '재미있어지는 기분은 들지만 확증은 없는... 것 같은 이야기를 생각해냈을 때 어떻게 하나요?' 라고 묻자 「감」이라는 대답이. 결국 거기서부터 정답을 맞추는 것이 토가시 선생님의 재능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죠... 토가시 : 지금 하고 있는 시리즈, 더 이상은 위험해 위험해, 하면서 초조하게 캐릭터를 늘리고 있어요. 이것도 감입니다(웃음). ─ 「감」에 의지한다는 건가요...? 토가시 : 물론 어느 정도 「감」 이전에 제 안에 매뉴얼이라고 할까... 이야기 만들기의 이론이 있는데요. 그 안에서 거두어서 그린다는 게 아무래도... 음, 잘 못해서. 제가 만든 매뉴얼에 의지하든 의지하지 않든, 결말이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네요. ─ 자신의 룰마저 부수고 싶다는 거네요. 키시모토 : 선생님 그런 경향이 있군요. 자학적인 면이. 거기까지 가면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실시하겠어, 라는. 토가시 : 그래서 이번 시리즈는 심플하게, '인원을 엄청나게 늘리면 어떻게 될까' 라는 걸 어쨌든 극단적으로 해봤어요. 키시모토 : 작화가 힘드실텐데... 토가시 : '이야기에서 엄청난 인원을 등장시킨' 사람은 오다 선생님도 그렇고 지금까지 있어요. 그걸 의식하면서도 굳이 시도하고, 망하지 않으면 재미있는. 그럼 그 「감」을 만든 토대가 뭐냐는 말이 되는데요. 결국은 만화든 소설이든 「독서량」이 중요하다는 얘깁니다. 명작도 졸작도 많이 읽었기 때문에 기출된 아이디어를 편곡한다거나, 반대로 의욕도 생겨서 선택지를 늘린다거나. 스토리뿐 아니라 캐릭터 설정도 그렇다고 봅니다. 키시모토 : 그러니까 그게 일반적인 「감」이 아니라 지금까지 축적한 데이터가 머릿속에 있는 거죠. 토가시 : 어떤 프로가 되기 위한 연습시간은 대체로 1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잖아요. 탁구의 후쿠하라 아이 선수는 메달을 노리려면 3만 시간이 필요하다, 라는 얘기도 했고. 하지만 만화를 계속 읽어온 사람은 사실 진작에 그 시간을 넘어버린 거예요. 전문가라도 손색없는 독서량이에요. 저도 그 정도 읽고 작가로서 분석도 일단 할 생각으로. 그런 독서 경험을 기초로 한 뒤의 「감」이라는 거죠. ─ 「감」의 의미가 일반적이지 않네요... 키시모토 : 결국 데이터죠(웃음). 토가시 : 하지만 만화를 안 읽지만 그림 좀 그려봤다는 사람이 새로운 것을 그리는 재능에는 당해낼 수 없겠죠. 키시모토 : 맞아요!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이론에 반하는 방향으로 가죠. 대체로 실패하는데, 그래도 어쩌면 거기에 새로움의 돌파구가 있을지도 몰라요. 토가시 : 그래서 그런 감성으로 그리는 사람을 위한 조언은 안 되겠지만, 역시 좋아서 읽는 거라면 '계속 읽고 분석력을 비축함으로써 감을 믿어라' 라고 말하고 싶네요. 좋아하지 않는 작품도 다 읽을 시간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는 만화잡지가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관심없는 작품도 읽으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독자에게 통하는 것, 통하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 키시모토 선생님은 만화나 영화를 얼마나 많이 흡수하시나요? 키시모토 : 숫자는 전혀요. 같은 것을 여러번 읽습니다. 편집 : 최근에 생각했는데 「가득한 이론」이라고 하잖아요? 아웃풋을 위해 많은 엔터테인먼트를 접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 편집자는 거기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는데, 작가는 같은 작품을 여러번 보는게 피와 살이 된다는 인상이 있어요. 키시모토 : 아, 그런 거 있죠. ─ 이건 뼈가 되었다는 작품은? 키시모토 : 「AKIRA」 입니다... 그리고 「공각기동대」, 「유주얼 서스펙트」, 「포레스트 검프」, 「리틀 미스 선샤인」... 대충 그런 느낌의 작품을 여러번 보고 있어요. ─ 토가시 선생님도 있나요? 토가시 : 아, 있어요. 일단 좋아하는 건 「에이리언」이지만, 사실 그것보다 자주 보는 건 존 카펜터 감독의 「패러다임」이라는 영화가 있는데요. ─ 네. 토가시 : 보면 저급한 부분에서 웃음이 나올 정도의 영화인데, 저는 그 여배우를 좋아해요. 그리고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는 「28일 후」도 좋아해요. 사람이 줄어드는 거. ─ 사람이 줄어드는 계열을 좋아하시네요. 편집 : 전에 「이거 사람이 줄어드는 거다!」 라고 기뻐하면서 「LOST」를 봤는데, 사람이 늘어나서 놀랐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토가시 : 무인도에 비행기가 추락하고 그들이 생존하는 이야기가 「LOST」 라는 제목이면 무조건 줄어들 거라고 생각되잖아요!
─ 그럼 다음으로 Sandman 씨의 질문입니다. 「두 선생님께 여쭙습니다. 작화와 스토리 짜기 중 어느 쪽을 좋아하시나요?」 두 사람 : 아~... ─ 토가시 선생님의 예전 만화 코멘트에서 '만화가가 되고 싶은 거면 그림을 그릴 틈 따위 없다' 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토가시 : 쓴소리였죠(웃음). 왜냐하면 그림은 연재하면 능숙해지거든요. 강제로 잘 그려지는 일도 있으니까요, 매주. 아니, 애초에 그림을 좋아해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키시모토 선생님은?
▲상대의 능력을 훔치는 능력... 클로로의 캐릭터성에 밀접하고, 보스급에 걸맞는 강력한 스킬이다. 키시모토 : 저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소년이었어요... 그림 그리기가 좋아서 그림을 그릴 줄 아니까 뭔가가 된다면 「만화가겠구나」 했죠. 그러고 나서 스토리 공부를 했기 때문에 저도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만화가가 된 타입이에요. 토가시 : 키시모토 선생님의 그림은 정말 대단하다고 항상 생각해요. 주간 연재 등 제한된 시간 내에서 능숙하게 거기까지 구도를 생각해서 그릴 수 있다는 게. 키시모토 : 사실 렌즈같은 거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건데요. 그런데도 망원이나 와이드나 피사계 심도나 그런 것도 어느 정도 신경 써서 그리고 싶다는 집착이 있어요. 하지만 독자는 거기까지 느끼지 못하죠. 주간 연재 만화가로서는 정말 헛된 노력이에요.(쓴웃음) 게다가 저보다 더 잘 그리는 분도 있으니까요. 말하자면 오토모 카츠히로 씨 같은. ─ 오오, 또 「AKIRA」. 키시모토 : 그리고 제 생각이지만, 만화가는 어떤 의미에서는 애니메이터에게 이길 수 없어요. ─ 어떤 부분에서요? 키시모토 : 일단 애초에 그림 그리는 물량이 달라요. 또 렌즈를 제대로 반영해서 화각을 잡거나. 천재 애니메이터가 하는 일은 그야말로 괴물같거든요. 토가시 : 엄청나죠. 또 한 장에 쏟아붓는 열량이 다르니 쨉이 안되죠. 쉽게 하는 느낌이 신경 써서 그림 그리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의 고수라고나 할까. 키시모토 : 만화는 그렇게까지 양에 집착할 필요는 없고, 뭐 직업적으로도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곤 사토시 감독의 그림은 미쳤어요! 애니메이터 중에서도 대단한 사람은 원근법이 몇 mm 어긋나도 한 눈에 알아채거든요. 저도 어느 정도 그림을 공부했다고 생각하지만 차원이 달라요. ─ 특수 기능이군요... 키시모토 : 뭐 그런 느낌으로, 저는 그림을 좋아하지만... 15년 연재에 지쳐서 지금은 그림을 전혀 그리고 싶지 않아요(웃음).
─ 구카이 씨의 질문입니다. 「판타지 작품의 세계관에 리얼리티를 갖도록 부여하고 있는 거나 신경쓰고 있는 게 있나요?」 키시모토 : 글쎄요... ─ 예를 들어 키시모토 선생님의 경우는 「나루토」 1화에서 배경에 전봇대를 그리지 않았나요? 그 작품의 세계관이 현실과 연결된 인상은 있어요. 키시모토 : 뭐 현실세계에 있는 요소를 조금씩 작품 세계에 적용시키고 싶다고 하는 방법을 취했죠. ─ 어떻게 하면 되나요? 키시모토 : 그래서 어디까지나 하나의 예지만, 실제 세계에서 이어지는 다른 세계로 가는 방법으로 하면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하기 쉽지 않을까요. 해리포터에서도 역을 이용하잖아요? ─ 과연 이해하기 쉬운 대비네요. 키시모토 : 다만 아예 판타지라면 그게 안 되죠. 그래서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면, 판타지 세계의 캐릭터가 현실 세계의 인간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으면 좋습니다. ─ 나루토라면 부모가 없다거나, 친구가 없다거나... 키시모토 : 독자는 '나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라고 생각하면서 읽어준다고 생각해요. 흔히 있는 실패는, 그 세계 속에서만 일어나는 문제만 갖게 하는 것. 이렇게 하면 공감할 수 없거든요. 저쪽 세계의 문제 따위 독자들 입장에서는 흥미 없으니까요. ─ 확실히 '마왕이 강해서 고민'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이 납치되고 가족이 살해당했다' 같이 친근하게 일어나고,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조명하는 게 단숨에 친근감이 들기 쉽죠. 키시모토 : 리얼리티라고 할까, 세계에 들어가기 위한 포인트는 「공감」이에요, 정말. 토가시 : 응응. 키시모토 : '한번 캐릭터에 감정이입하기만 하면 비현실적인 문제가 되더라도 리얼리티를 느끼면서 읽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갑자기 비현실적인 세계관에서 비현실적인 테마나 문제를 끌고 오면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게 되죠. ─ 1 페이지에서 세계관을 전부 설명하고 싶네요. 남은 인류는 4개의 조직으로 나뉘어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다툰다...」 같은. 토가시 : 아, 저 그거 좋아요(웃음). ─ 에에엑(웃음)!! 토가시 : 첫 페이지의 네모칸 안에 세계관을 설명하는 문장으로 채워져 있는 것. 그거 제가 좋아하는 놈이에요. 키시모토 : 하지만 저도 완결 때는 그렇습니다. 토가시 : 그래서 다음 장이 양면으로 꽉 찬 놈이요. 아~, 제가 최고로 좋아하는 놈(웃음). 키시모토 : 그걸로 저는 편집자에게 주의받은 적도 있어요. 토가시 : 똑같네 똑같네! 저도 주의받았거든요!! 키시모토 : 만화상 수상자가 「여기가 별로야」 라면서(웃음). 토가시 : '이야기 시작부터 글자가 많아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독자도 있다' 라거나... 아니, 저는 좋아합니다(웃음). ─ 딜레마(웃음). 토가시 : 저는 「유유백서」 때는 현실 세계를 토대로 그 안에서 판타지 세계 같은 걸 그렸기 때문에 수월했어요. 현실 세계를 토대로 하면 자신과 같은 세대의 독자들이 다가가기 쉽거든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센스이의 파트너 이츠키가 말한 「밤의 히트 스튜디오에 토가와 준이 나온다」. 이건 제가 현실에서 체험한 녀석이라 저와 같은 감각으로 TV를 보던 사람은 「아!」 할 부분. 자신의 체험이나 경험을 본질로써 더하는 것만으로도 스토리와 독자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질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 저도 토가시 선생님의 작품에 「다운타운」이나 「모모테츠」의 화제가 나와서 멋대로 친근감을 느꼈어요. 과연... 토가시 : 그래서 현실 세계를 바탕으로 한 작품은 이미 다 했으니 다음은 다른 패턴으로... 라는 생각으로 「헌터」를 시작했지만요. 키시모토 : 「헌터」는 처음에 곤이 낚시를 하죠? 그 점에서 우선 현실 세계와 공통점이 있네요. 그리고 곤의 아버지와 부자간 문제도 있고... 또 세세한 부분인데 포스트가 있다거나. 토가시 : 바로 그건데, 결국 말이죠. 무리수가 아니란 거예요. 판타지 세계를 만들더라도 자기가 살아온 몇 살쯤의 세계를 토대로 할까, 라는 느낌으로 어딘가 현실과 연결시킵니다. ─ 완전 오리지널은 아니고... 토가시 : 「헌터」를 시작했을 때는 사실 저의 초등~중학교 시절을 바탕으로 그렸었는데, 연재를 계속하다가 지금의 제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걸 넣는다거나, 다음에는 스마트폰을 넣는다거나. 그래서 이제 기본적으로는 무리하지 않는 느낌이에요. 정통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조언이 되기엔 좀 애매할지도 모르지만. ─ 정통이라고 하면 중세 유럽풍의 세계에서 검과 마법이 난무하는 느낌인 거죠? 토가시 : 위험한 건 「그런 판타지 세계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같은 세계를 만화로 표현하려는 거예요. 게임 감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판타지 만화에 리얼리티를 넣는 건 어렵죠. 그것만은 감각을 따르는 게 좋아요. ─ 왜죠? 토가시 : 재미의 근간이 각각 달라요. 게임과 만화를 혼동한 채로 사람이 만화를 그리면 공감을 얻더라도 실패합니다... 저도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을 바탕으로 한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마음은 알겠지만... 키시모토 : 게임이라는 건 자신의 분신을 움직이고 실제 체험하기로 즐기지만, 만화는 자신과는 다른 캐릭터가 움직이는걸 보고 즐기는 거니까 오락물로써 다른 거죠... 게임을 좋아할 정도의 감각은 주관이 너무 강하다고 할까. '이 게임 재밌으니까 만화로 하면 재밌겠다'... 라는 식으로. 애초에 접근법이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에요. 만화는 작가가 결과를 결정하는 가운데 독자들에게 감정이입을 받아야만 하는 콘텐츠거든요... 토가시 : 참여와 공감은 다르죠. 키시모토 : 게임이라면 리셋도 가능하고, 장비도 육성도 파티도 자기 마음대로 가능해서 유저 각자의 행동 선택을 포함하는 말 그대로 플레이 그 자체. 하지만 만화의 경우에는 자신이 아닌 타인의 드라마. 그래서 독자들이 스트레스 없이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인물상을 전달할 궁리를 해야만 해요. 판타지의 복잡한 세계관이 캐릭터를 가로막고 이해를 방해하는 건 좋지 않죠. 편집 : 그러고 보니 신인 작가의 작품에서 게임이라고나 할까. 「게임 속 세계에 들어가버렸다!」 같은 거 정말 재미없는 게 많아요. ─ 「흔히 있는 판타지」의 틀에 박혀버렸으니까요... 편집 : 조언하자니 어려워서. 이런 시리즈는 재미없다는 인상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이유를 이제 알았네요. 토가시 : 제가 게임할 때는 시스템이 재미있을지의 여부가 포인트이고, 즐기는 방식이 달라요. 키시모토 : 게임은 게임 디자인으로 재미있게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토가시 : 그 시스템의 재미를 만화에도 적용시키면 좋겠지만, 만화에서는 어떤 인간관계가 나오는지의 재미가 우선 필요해요. 그걸 없애고 게임 같은 시스템을 만화에 넣어도, 시스템에 참여할 수 없으니 그 아이디어는 의미가 없어요. 결국 나오는 인물에 공감할 수 있느냐가 만화의 관건인 거죠. 키시모토 : 여러가지 엔터테인먼트를 많이 접하면 좋은 것 같아요. 그러면 사람을 즐겁게 하는 뿌리를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질문 자체는 뭐랄까... 심하다고 말하면 실례지만... 토가시 : 아, 혼나고 있어, 구카이 씨(웃음). 키시모토 : 아뇨, 아뇨(웃음). 토가시 : 캐릭터가 살아있고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라고 생각된다면 세계는 상관 없어요.
▲레오리오의 츳코미. 이것도 토가시 선생님이 일상에서 얻었다.
▲감정 싸움은 드라마의 묘미 중 하나. 등장 캐릭터가 인간미 넘치는 것이 중요하다. 키시모토 : 토가시 선생님과 같은 말을 한 것 같은 기억이 있네요(웃음). 토가시 : 스스로 세계를 만든다는 게 즐겁다는 건 알 수 있죠. 키시모토 : 저도 학생 때라면 같은 질문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알겠습니다. 화를 내기는커녕 구카이 씨에게 많이 공감하고 있어요. 질문에는 판타지라고 썼는데, 본질적으로는 공감하기 어려운 걸 하고 있는 건 아닌지... ─ 「공감하기 어려운 세계관」? 키시모토 : 예를 들어 스포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야구라면 공감할 수 있는 사람도 많다고 생각해요. ─ 야구는 확실히. 키시모토 : 하지만 비인기 스포츠를 소재로 한 경우는 애초에 룰을 잘 모르기 때문에 보고 있어도 잘 모르잖아요. 저기, 경기자에게는 정말 죄송하지만 룰 증인으로 소환되기 일쑤일 걸요... 카바디라든가. 토가시 : 모르는 사람이 보면 카바디는 판타지죠. 키시모토 : 그렇죠, 아마추어는 몰라요. 그래서 공감할 수도 없고요. 그럼 어떻게 하면 카바디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느냐 하면, 경기자의 인물상, 즉 캐릭터에 클로즈업된 이야기를 씁니다. 그 녀석이 왜 카바디를 하고 있는지 동기를 알게 되면, 그게 드라마가 되어 독자도 흥미가 생기면서 점차 카바디 룰도 기억하려고 하거든요. 토가시 : 드라마가 있으면 모든 경기를 사전지식 제로에서부터 감상한다는 건 참 멋져요. 룰을 몰라도 좋아하게 된다는. 그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시모토 : 그래서 첫 번째가 경기자, 캐릭터. 두 번째로는 경기, 룰. 여기까지 이해하면 룰을 모르는 스포츠도 리얼리티를 느끼며 볼 수 있지 않나 싶네요. ─ 분명 스포츠 만화도 우선 인물에 흥미를 가진 다음 그 경기의 룰을 기억하게 되죠... 키시모토 : 「다운타운의 매우 좋은 느낌」이라는 콩트에서 잘 모르는 스포츠를 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런 게 사실은 참고가 된다고나 할까요. 연예인들이 재미있으니까 거기에 흥미를 느껴서 계속 보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판타지 작품도 마찬가지에요. 독자가 숙지해도 매력적인 인물이 없는 세계는, 다른 사람이 보면 '뭐야 그거?' 라고 하겠죠. 이유를 모르는 걸로 보일 거예요. ─ 그럼 다음 질문 갑니다. 후- 씨의 질문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잘 그렸나요?」 토가시 : 스스로는 전혀 잘 그린다고 생각 안하는데, 잘 그린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어요. 제가 그린 그림을 두고 '전람회에 출품해 봐' 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때 '내 그림 잘 그린 거구나' 라고 생각했죠. 키시모토 : 응, 저도 그런 느낌이에요. ─ 키시모토 선생님도요? 키시모토 : 초등학생 때였나? 방학 숙제 때문에 그린 포스터가 전시회 같은 것에 출품되었어요. 가작이라는 상이 있어서 입선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받은 건 문부과학상 따위처럼 입선보다 약간 위의 놈이었죠. 전 굉장히 소극적이었고 남들 앞에 나서는 건 싫었는데, 가장 좋은 놈을 해먹어서 대표로 상장을 받으러 가는 짓을 했었어요. 그 무렵부터에요. 토가시 : 노트에 그린 낙서를 뒤에서 보던 동급생 친구가 '대단해!' 라고 말을 하면, '나 잘 그리나?' 라고 생각하게 되잖아요. 결국 사람의 평가에요. 스스로는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게 다른 사람이 말해주면 '혹시 나 잘하는 편인가?' 라고 생각했다는 그런 말이에요. 키시모토 : 초등학교 1학년 때 금붕어를 그렸었는데. 금붕어의 꼬리가 둥실둥실 움직이니까 그런 걸 저는 보통으로 생각해서 그렸는데, 여자애가 그걸 보고 잘 그린다고 하니까 '아, 그렇구나' 라고 생각했던 건 지금도 기억나요. 토가시 : 그 레벨은 굉장하네요! 미야자키 하야오와 동급인 수준. ─ 초등학교 때부터 입체감을 인식하고 있었네요. 키시모토 : 그건 잘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들었을 때 말이죠. 다른 사람 얘기라면 보루토 그려주신 이케모토 선생님. 그는 어렸을 때 돗쿠리맨 씰을 갖고 싶었는데 못 사고, 직접 돗쿠리맨 씰을 그려서 갖고 갔더니 친구들이 사갔다고 해요. 그때 '자신의 그림은 가치가 있을지도...' 라고 생각하기 시작하신 것 같아요(웃음). 토가시 : 아아! 이케모토 미키오 선생님! 그분은 전 스태프 분인가요? 키시모토 : 네, 스태프 분이에요. 토가시 : 정말인가요, 그 분은 진짜. 키시모토 : 그렇죠. 그 분은 진짜. ─ 꽤 오래 하신 분이시죠? 1권의 스태프 소개에도 이름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키시모토 : 네, 15년을 계속 하셨죠. ─ 이어서 칸 씨의 질문입니다. 토가시 : 문제없어요. ─ 사랑이 이기는 녀석이 없는 편입니다(웃음)(아재개그임). 에, 「키시모토 선생님은 차기작, 토가시 선생님은 「헌터」 이외에 구상한 작품이 있나요?」 토가시 : 음... 어느 정도로 말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는데. 저 엉망진창이니까요, 그리고 싶은 거. 그래도 이 정도로 텀을 두고 「헌터」 그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서. 키시모토 : 전 차기작 있어요. 하고 싶고, 또 움직이고 있어요. 취재도 다녀왔어요. ─ 두 분. 아까부터 조금 굉장한 일을... 키시모토 : 아무 말도 못하지만요. 토가시 : 그렇죠, 그러니까. 말할 수 없다구요! 키시모토 : 게다가 저, 담당 편집자 분에게는 비밀로 되어 있어서, 여기에서 처음 얘기하는... 정보가 새는 건 싫으니까. 지금은 이미 새어나가고 있네요. 초대 담당 편집인 야하기 씨에게만은 조금 얘기하지만요. ─ 연내에 발표할 수 있나요? 키시모토 : 아, 그렇네요, 그런 정도는. ─ 오오~ 키시모토 : 하지만 어떨까요(웃음). 아직 미정입니다. 토가시 : 저는 말해본다면 카드 배틀을 그리고 싶네요. 타카하시 카즈키 선생님이 「유희왕」 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타이밍이 어렵지만 꽤 지났으니까 '이제 하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좀 있어요. 키시모토 : 「헌터」의 그리드 아일랜드 편도 카드가 나오는 놈 아주 재밌었어요. 토가시 : 그렇게 한번 써먹었으니까, 실은 좀 카드 배틀이라는 건 제 안에 있긴 한데... 키시모토 : 그거 대단했죠. 빈틈없이 룰을 정해서 주간 연재 중에 그걸 만드는 거, 괴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선했어요. 토가시 : 매우 즐거웠어요, 그거. ─ 4 페이지를 전부 할애해서 카드 설명을 적으셨죠, 토가시 선생님. 완전 최곱니다. 토가시 : 그건 그렇다고 해도, 제가 카드의 내용을 고안한 걸 알리고 싶지 않고... 프로 헌터가 그 내용을 1시간 내에 기억하는 대단한 점이라고나 할까, 직업으로서의 어려움을 전하고 싶었거든요. 전 말이죠, 암기가 어쨌든 제일 싫어요!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암기하는 사람은 멋져- 그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 이 녀석들은 그걸 할 수 있다는 연출. 토가시 :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설명하고 싶은 카드가 원래 10장 정도는 있었는데, 어쨌든 100장 정도를 보여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서 생각해 냈어요. ─ 그 카드는 써서 모은 건가요? 토가시 : 그 시리즈를 전개하는데 넣을 수밖에 없겠구나, 라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시작한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그건 작업적으로는 재미있었기 때문에 별로 시간이 걸린 느낌은 안 들었어요. 역시 알맹이는 1그램 정도가 아닐까나... 키시모토 : 와~ 그 정도군요. ─ 수가 읽히는 두려움은 없었나요? 토가시 : 그건 말이죠, 고찰하는 독자가 스토리나 시스템의 모순을 발견하는 공포라는 거, 그건 항상 있어요. 그래도 스토리에 필요한 카드는 이미 생각했던 거고, 그 중에 모순이 일어나면... 그건 이미 어쩔 수 없죠! ─ 그대로 끝까지 잘 되는 게... 토가시 : 자신이 얼마나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재미있는 걸 몽땅 쏟아붓는가는, 반대로 말하면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재미없다고 생각하면서 하는 작업은 고문일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이번 점프에서 전개 중인 스토리로 말하자면, 하나의 커다란 배 안에서 살인을 하면 어떻게 될까? 라는 아이디어를 얼마나 제 안에서 재미있게 몽땅 쏟아부을 수 있을까 하는 거죠. 이번에는 모티베이션이 높은 채로 얼마나 사람을 줄여나갈까 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어요. 그 그리드 아일랜드 때는 어느 정도 정해진 룰 안에서 착지 지점까지 깨끗이 결정했으니까 그리자, 그렇게 생각하고 했었어요. 키시모토 : 그리드 아일랜드 편의 마지막도 기분 좋았어요. 토가시 : 그때 제가 가장 존경을 했던 게 「카이지」의 후쿠모토 노부유키 선생님이에요. 이제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빈틈없이 결정되어 있을 거라는 걸 독자로서 눈치 채면서도 끝까지 재밌게 읽었죠. 그게 하고 싶어, 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어. 그래서 시간 제약도 있지만, 일단 끝까지 빈틈없이 생각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느껴졌던 시리즈였습니다. 편집 : 키시모토 선생님, 그 결말을 좋아한다고 어딘가에서 쓰지 않았나요. 토가시 : 그 시리즈에서 결말을 정하지 않고 그렸던 건 피구시합뿐이었어요. 그것만은 그 주, 그 주마다 생각했던 느낌. 그 외에는 일단 어느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결말을 정하지 않은 건 히소카가 있다는 게 원인 중 하나였을까요? 토가시 : 그 점은 확실하진 않지만... 그 녀석 협력하는 주제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아군에 추가해서 재미있게 그렸다는 것은 확실해요. 키시모토 : 이야~ 재밌었어요! ─ 이 녀석 무슨 짓을 할까? 라는 흥미는 완전 있었네요. 토가시 : 그런 의미에서 히소카의 껌과 고무는 결말을 생각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어떻게든지 갈 수 있다는 그런 신뢰감은 있어요. ─ 껌이 이렇게나 범용성 높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네요. 키시모토 : 그것도 역시 축적한 데이터가 커서...
▲「헌터」 그리드 아일랜드 편의 일부분. 참가자에게 전달된 프린트로 총 4페이지다. 한 페이지에 10장, 카드의 효과가 꽉꽉... 토가시 : 최근 스토리에서 일단 히소카가 한 번은 진 모양새가 되고, 그리고 살아나는데요. 이런 방식으로 하면 이야기가 정리되겠지? 라는 발상이 고무와 껌 덕분에 나오기 쉽더라고요. 자신의 이론에 어떻게 설득력을 가미할 것인가가 중요한 거죠. 키시모토 : 토가시 선생님이 그리는 능력의 사용법은 설득력 있으니까. 토가시 : 자신 속에서 능력에 대한 츳코미를 좀 주고, 그걸 다 극복하기 위해 어느 정도로 대처해야 할까 라는 걸 고민하는 게 능력 대결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 키시모토 : 그건 있다고 생각합니다. 편집 : 「죠죠」의 아라키 선생님 얘기지만. 시간을 멈추는 적을 어떻게 이기냐고 생각했는데, 시간을 멈춘다는 논리로 해결. 그런 단순한 건 아닌데 기세로 설득시키고 강행하는 점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토가시 : 주간 연재를 하면서도 그 정도 퀄리티의 그림이라는 얘기니까 '그래, 그렇구나!' 하고 감동할 수밖에 없죠. 키시모토 : 여러가지 새롭게 한다고 할까, 좌우 양면을 그렇게 연속해서 생각하지는 않아요. 게다가 제 1부에 계보도가 있어서 설득력이 이미 나왔고. 그거 보통은 못할 짓이에요. 편집 : 저, 아라키 선생님과 단편작품을 몇 번 만들었는데, 협의할 때 정말 꼼꼼해요. 여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이렇게 되고, 이렇게라는 점까지 세세하게 짚어요. 토가시 : 협의해 가면서 결정할 수 있다는 것. 그것도 아주 대단하네요. 키시모토 : 아라키 선생님은 처음부터 정하시나요? 편집 : 그냥 이렇게 되고 싶은데, 라는 목표가 있어서. 그럼 거기에 넣기 위해서 어떻게 할까, 같은 느낌으로 이야기를 해나가죠. 어느 정도 아이디어가 쌓이면 아라키 선생님이 '좋아, 이거라면 콘티 짜볼까' 라는 식으로. 1개월 후에 보내기로 했다면 정말 그 날 그 시간에 콘티가 도착한다는 느낌이에요. 토가시 : 콘티에 걸리는 시간을 정해놓는 건 대단하네요... 예전에 만화상 심사회 때 6시간 정도 콘티를 짤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런 거겠죠... 생각은 했었지만... 키시모토 : 빨리 나올 때도 있고, 너무 오래 걸릴 때도 있으니까요. 토가시 : 머릿속에서 결정되고 난 다음은 내뱉을 뿐... 이라는 상황도 있는데 말이죠. 편집 : 요즘 듣고 충격적이었던 건 아카츠카 후지오 선생님의 에피소드에요. ─ 헉, 어떤 점에서...? 편집 : 데즈카 아카즈카상 시상식에서 친족이 연설을 하셨는데요. 아카즈카 선생님은 아이디어 회의를 스태프와 진행하셨는데, 3시간 정도 얘기하셨었나. 그래서 그 후에 콘티를 그리신 모양인데, 20분만에 콘티가 완성됐다고. 토가시 : 헉!? 키시모토 : 몇 페이지였나요!? 편집 : 당시에는 13이나 15라고 생각했는데... 토가시 : 네? 그거 논스톱이죠? ─ 리듬이 중요한데, 논스톱. 토가시 : 리듬이 중요하니까, 그려도!! 키시모토 : 아 그런데, 개그는 템포인 걸까요. 편집 : 저도 그렇게까지 빠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주변도 웅성거렸어요. 키시모토 : 신이 너무 많아서 이젠 모르겠네요. 편집 : 이시노모리 쇼타로 선생님만 해도 확실히 최고 산출량이 600페이지라고 했던가... 잠깐, 어!? 그분들을 기준으로 주간잡지라는 시스템이 형성되었을지도... 그래도 토가시 선생님도 선거편 30화는 2주만에 콘티를 그리셨다고 들은 적이... 토가시 : 아아, 그때 뿐이에요. 그래서 건초염에 걸렸었는데, 손이 따라오지 못해서 앞까지 생각만 해놓고 나머지는 묘사만 했죠. 키시모토 : 십이지의 캐릭터 디자인 아주 복잡하더라고요. 토가시 : 그건 처음에 옷의 디자인을 정하고, 캐릭터 하나하나를 루스리프[1] 종이를 마음대로 갈아 끼우거나 보충할 수 있는 장치. 에 그리고, 그걸 끝내면 어시스턴트 씨에게 맡겼던 거예요. 저 그 전까지는 그림의 모양 같은 것도 다 직접 그려서 이 정도로 힘들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실 옷의 디자인은 별로 정하지 않았어요. 그때그때의 감각으로 하고, 떠올리는 게 힘들었어요. 그럴 거라면 처음부터 캐릭터 표를 만들어놓고 복장을 결정하는게 좋았을지도. ─ 많은 분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생각했어요... 토가시 : 오래 했는데 처음 깨달았어요(웃음). 어쨌든 처음으로 건초염에 걸렸는데, 이 그림을 그릴 때 악화되면 큰일날 거서 같아서 옷의 디자인도 다른 사람에게 맡기게 되었죠. ─ 뜻밖의 성공이네요. 토가시 : 그래도 그때 왜 옷의 설정을 복잡하게 그리려고 했을까 생각해 보면, 「헌터」의 선거 편은 득표수를 쓰는 칸이 꽤 있더라고요. 그런데 누가 몇 표를 얻었는지는 글자만 보여주면 되잖아요. 그림이 없는 칸이 많겠다! 그게 기뻐서. ─ 기뻤군요(웃음). 토가시 : 그러면 다른 부분에 힘줘야겠다 싶어서. - 하지만 30화를 2주만에 하는 건 정말 대단하네요. 키시모토 선생님은 협의를 한 콘티로 완성할 때까지 최고 속도는 어느 정도였나요? 키시모토 : 2일 걸려요, 최고 속도라도. 저는 말이죠, 초대 편집인 야하기 씨의 영향인지도 모르는데 콘티를 그린 뒤에도 협의를 꼭 해야 되거든요. 예전에 저만의 이미지로 그릴 때 야하기 씨의 이미지와 다른 것 같으면 콘티에 OK 해주지 않아서.
토가시 : 야하기 씨 말인데요, 스스로도 그릴 수 있는 분이시죠? 키시모토 : 맞아요! 그리고 씬마다 비전이 이미 이미지로 나오셨어요. 그래서 그렇게 이미지를 조율하는 게 보통으로 되는 거죠. ─ 키시모토 선생님은 연재 도중에 글자 콘티로 바꾸셨다고 들었는데, 글자를 쓸 때 이미 그림의 이미지도 완성하는 건가요? 키시모토 : 글쎄요, 대충 머리에 있어요. 그림 이미지는 있어서 그걸 잊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 편집자 분은 읽느라 고생하시는 것 같네요. 편집 : 확실히 힘든 것 같아요. 하지만 납득이 가는 작품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콘티에 시간을 지울 수도 없고...
─ 그럼 다음으로 레이 씨의 질문입니다. 「데생력이라는 건 어디에서 배우나요? 데생력은 구체적으로 어떤 걸까요? 가르쳐주세요!」 토가시 : 그럼 우선 레벨 1부터 말하자면, 만화속에 있는 사람이 뭘 하고 있는가. 그걸 알기만 하면 되겠죠. ─ 근육이라든가 골격이라든가, 그런 거 그리기 전의 얘기네요. 토가시 : 표정으로 말하면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 화내고 있는지를 명확히 하고 있느냐는 거예요. 그리고 카메라에 잡히는 그림으로 말하자면, 발현된 인물이 무심코 움츠리고 있는지, 힘없이 서 있는지, 쉬고 있는지. 이제부터 뭘 하는지가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다면 데생력으로는 충분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키시모토 : 토가시 선생님이 그리는 그림에서, 상황을 설명하는 미들컷과 긴장감 있는 업컷을 좌우 양면 페이지로 한꺼번에 보여주는 게 있는데요. 독자에게 「전한다」 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엄청나죠. 그런 컷 분할 센스를 포함해서 데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만화는 1 페이지가 한 장의 그림이 되니까 그런 부분을 전부 의식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의 경우는 데생력을 어디서 배울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만화가가 되려면 만화를 배워야 한다는 대답으로 돌려드리고 싶네요. ─ 정보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느냐는 의미를 담은 데생이라는 거군요. 토가시 : 만 가지의 표현을 포착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만을 데생력이라고 착각하기 쉽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그건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어딘가 원근법이 이상하다거나, 관절이 어색하다거나 이런 건 신경쓰지 않고, 지금 캐릭터가 하고 있는 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게 되도록 쉬운 형태로 제대로 독자에게 전달되고 있는지가 그야말로 데생의 본질인 화면 구성력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게 좋아요. 키시모토 : 그렇죠, 구성력이죠. 그러니까 데생, 데생 그런 거에 연연하지 마세요. ─ 전하고 싶은 정보를 그림이라는 기호로 어떻게 잘 표현하는가가 관건인 것 같네요. 토가시 : 애초에 미술 수업에서 그런 데생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저, 시골 야마가타 시립 학교의 한 반에서도 2번째였어요. 저보다 엄청 잘하는 애가 계속 같은 반에 있었고, 그 애한테 다가가고 싶어서 그림을 그릴 정도였으니까요. 키시모토 : 그림을 보여준다는 건 「유유백서」 초기부터도 충분히 전해졌어요. 토가시 : 잘못을 자각하고 있었으니까 아주 잘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그리기도 했었죠. 키시모토 : 토가시 선생님의 데생력은 사람의 움직임을 그릴 때 인체를 정확하게 그리는 점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곤에 빗대어 봤을 때, 그림이나 밸런스 있게 땅바닥에 선 캐릭터의 미들 그림 같은 건 기본 데생력이 없다고는 볼 수 없는 거라고... 완전히 생각돼요. 토가시 : 아뇨, 하지만... 이건 또 성격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림을 그리는 나를 다른 곳에서 보는 또다른 나」가 있어서. '더 잘 그려야 된다'거나 '이러면 안 돼' 라고 시시콜콜하게 지적해 오거든요. 키시모토 : 아 알아요! 그거 아주 잘 알죠!! 또다른 내가 안 된다고 튀어나오는 거.
▲키시모토 선생님이 그린 좌우 양면의 상황설명 컷. 카메라는 9대, 모두 다른 관점이다. 이것도 또다른 내가 안 된다고 하는 것에 응한걸까... 토가시 : 별 수 없으니까 지우개를 써요. 그래서 만약 제가 자기 본위적으로 그림을 그렸다면 '이제 이걸로 충분해'가 돼요. 하지만 제 뒤에서 '아, 지금 이 그림 안 돼' 라고 말해요... 그 녀석은 자신을 객관적이라고 생각해요. 단, 저의 그 녀석은 아이라서 스트레스에 취약해요. 키시모토 씨의 뒤에서 보는 그 녀석은 객관적인 어른이겠죠. 키시모토 : 아뇨 아뇨 아뇨, 어쩔 수 없지, 라고 하면서 끊어버릴 때도 있어요. 토가시 : 그래도 포기할 때까지의 레벨이 높으니까. 카메라 워크 같은 거 멋지던데요. 키시모토 : '이제 좀 봐줘!' 라고 하면서 계속 밀고 나갈 때도 있어요(웃음). ─ 그 스탠드(분신)는 처음부터 나왔나요? 토가시 : 학생 때였나? 그때부터 뒤에 있어서 계속 시끄럽다고 생각했죠. 키시모토 : 제 안에서 용서할 수 있고 없고를 판단하는 놈을 주변은 모르니까, '왜 지워요?' 라는 말을 어시스턴트에게 듣기도 했죠. 토가시 : 이제 정말 울면서 지우는 거죠. ─ 그 스탠드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진짜 승부라는 건가요? 토가시 : 아, 그건 말이죠. 사람마다 다르거든요. 그래서 반대로 말하면 그런 거 전혀 상관 안하고 그냥 막 나가는 편이 재미있는 사람도 있어요. 전부 스스로! 라고 말할 수 있는. 타입을 판별하기 어려워요, 강하게 열중하는 그런 사람은. ─ 데생력의 주제로 돌아가면 그림에 관한 질문은 꽤 있네요. 키시모토 : 저는 미술계 학교에 갔는데, 모사부터 시작해서 석고 데생과 인물 데생을 계속 하고. 뭐 토리야마 선생님의 그림을 어릴 때부터 좋아하기도 했지만, 좋은 데포르메를 찾으면 그게 좋은 그림일까, 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데포르메를 좋아하기도 하는데요. 의외로 디테일을 제대로 인식하는 사람이 데생력 있지 않나요. 편집 : 신인의 작품을 읽는데, 예를 들어 검을 내려치는 그림인데도 「가벼운 그림」이 있어요. 그런 부분을 신경 쓰나요? 키시모토 : 의식해요, 무게감이 느껴지는 액션 같은 거. 책도 마찬가지로 인체적으로 정확한 움직임을 묘사한 건 리얼리티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헌터」의 폭탄마전을 상당히 좋아하는데요. 공중에서 곤이 걷어차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그림이에요. 몸의 움직임이 현실적으로 옳다고 할까. 토가시 : 가능한 것을 그림으로 재현하는 걸 좋아하느냐, 혹은 독자에게 그 가감이 전달되는 그림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 같은데, 실제로 박력이 전달되는지의 여부 같은 건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전문적으로 격투기 하는 사람이 '그런 거 불가능해' 라고 말해도 상관없어요. 그림으로 그렸을 때 타격감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 상대에게 데미지를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가 중요하다는 것. 결국 「데생력」은 누구에게 평가되느냐에 따라 정의가 다르지 않나요? 키시모토 : 아아... 데생도 의미가 넓으니까요. 만화 속의 데생같은 건 일반적인 의미와 달라서 좀 어려울지도... 저 역시 토가시 선생님이나 토리야마 선생님의 그림을 좋아하는 게, 부감의 감각이 뛰어나거든요. 그런 걸 그리는 사람은 데생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거죠. 캐릭터를 완벽한 덩어리로 보고 있는 거예요. 얼굴이면 얼굴, 손이면 손 같이 부분 부분으로 파악하지 않죠. 몸 전체적으로 밸런스를 보고 덩어리로 그리는 사람이 데생력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걸 많이 느껴요. 그렇게 하면 위화감 없이 데생력 있어 보이죠. ─ 그 힘을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을까요... 키시모토 : 게임을 하든, 격투 게임이나... 저 「철권」이나 「버추어 파이터」 좋아해요. 그런 거에서 몸의 액션의 움직임을 봤을 때 몸이 풀어지더라고요. 그런 것에 접근하면 좋지 않을지, 토가시 선생님도 그런 감각으로 그린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토가시 : 그렇군요. 그래서 이 질문 「데생력은 어디에서 배우나요? 데생력이란 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요?」에 대답한다면 말이죠. 보통 인간이 보통으로 움직인다는 의미의 「리얼함」을 구현하고 싶다면, 사진을 트레이스해서 여러가지 움직임을 추적하고, 우선은 자신 안에서 그게 피와 살이 될 때까지 연습합시다. 그게 아닌 이른바 데포르메적인 그림으로 승부하고 싶다면, 역시 그런 식의 극단적인 그림을 모사하세요. 어차피 결국 모방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그런 짓을 하기 싫다고 말씀하시면 안 되겠지만...(웃음). 공부나 연습같은 거, 그건 이미 화가도 하는 거니까. 우선 모사부터. 키시모토 : 그 두 종류는 작품의 톤에 따라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확인도 필요하겠죠. 액션을 묘사하는 방법에 있어서 일단 큰 차이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요. ─ 액션이 바뀌나요? 키시모토 : 예를 들어 모리타 마사노리 선생님의 액션은 현실적이죠. 화려하게 공중을 날고 있기는 하지만 리얼리티가 있는 그림이니까 그야말로 박력있다고 생각해요. 이게 「드래곤 볼」이라고 하면 얘기가 달라져요. 토리야마 선생님의 그림은 데포르메니까요. 전혀 방향이 다르니까 어느 쪽이 좋다는 문제가 아니라, 자기가 그리고 싶은 작품이 어느 쪽이냐에 따라서 방향을 바꿔가면 좋지 않을까요. ─ 자신이 요구하는 방향성에 따른 방법이라. 키시모토 : 그 다음 어느 방향을 추구하든 마찬가지지만, 제 개인적인 취향인지도 모르지만 작가 입장에서 보면 미들 작화를 제대로 묘사하는 사람이 별로 없거든요. 제대로 그리는 사람은 정말 토리야마 선생님과 토가시 선생님 정도에요. 그리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데, 도망가지 않고 꼭 그리더라고요 두 분은... 젊은 사람들이 그건 의식했으면 좋겠네요. 토가시 : 미들 작화를 제대로 그릴 때는 제 자신이 강해진다고 생각해요. 이것만 못하는데 미들 작화를 열심히 그리고 있는 저. 안 그려도 된다면 정말 한 컷도 넣고 싶지 않아요. 그 정도로 힘들어서. 키시모토 : 끌리는 그림이 있으니까 「헌터」는 읽다보면 알기 쉽거든요. 토가시 : 얼굴 위주로 계속 업하는게 편하겠지만. 또 하나의 자신도 있고... 키시모토 : 거짓말 못하는 그림이죠. 상황이 한눈에 들어와서. 토가시 : 그거 플러스, 반에서 고수의 입장에서 보면 들킬 거라는 얘기가 되니까요. 그래서 속임수도 쓰지 못하고 윽! 하게 되는데, 그래도 넣지 않으면 소용 없으니까. ─ 그건 그렇지만, 신인 작가는 별로 의식하지 않는 부분이잖아요. 키시모토 : 그렇습니다. 저는 항상 토가시 선생님의 작화를 보고 우와~ 도망치지 않겠어~ 라고 하면서, 저도 역시 미들 작화 그려야만 해! 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항상. 토가시 :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넓게 말하면, 자신이 싫다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도망치는 거예요. 키시모토 : 그러면 역시 그림도 필사적으로 잘 그려지죠. ─ 이 레벨의 두 분이 이렇게 겸손하다니, 보통 작가는 어떻게 맞서면 좋을까요... 편집 : 아는 작가 중에 일반적으로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하고 있는 분도 '자신이 그림을 잘 그린다' 라고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 그리기 때문에 벽을 느꼈을까요. 편집 : 저 사람은 당해낼 수 없다는 걸 아니까 나는 글렀다는 느낌이 드는 거죠. 재미있는 얘기지만, 하수인 사람일수록 자신있어 합니다. '엥? 나랑 오바타 씨가 뭐가 달라?' 이러면서. ─ 그것도 상당히... 토가시 : 앗, 그래도 그건 주관적인 타입이니까 브레이크 걸릴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런 사람에게 브레이크 걸면 오히려 역효과일 수도 있으니까. ─ 그렇게 해도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하는 분도 안에 있는데... 토가시 : 거기의 균형을 알고 능숙하게 조종할 수 있는 편집자가 붙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힘들다고 생각해요. ─ 사람의 조합도 나오네요. 토가시 : 어느 쪽도 틀리지 않아요. 모두 정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 그래서 어느 쪽을 취하느냐가 문제죠. 키시모토 : 작품에 따라 저는 그게 톤, 색상이라고도 생각해요. 편집 : 소녀만화에서 요구되는 데생은 또 다르죠. 극단적으로 말하면. 토가시 : 소녀만화에서 '남자 손을 좋아해' 라고 말하면서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고, 요염한 손을 막 잘 그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 키시모토 : 저도 손 패티쉬! 좋아해요, 힘줄 같은 거.
─ 슬슬 막바지네요. 그럼, 하세 씨의 질문부터. 토가시 : 아, 히로시 씨! ─ 하세 히로시가 아니에요(웃음). 「만화가가 돼서 가장 좋았던 건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입니다. 토가시 : 저요, 하기 싫은 일을 피한 결과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되었어요. 하기 싫은 일을 안 하고 그냥 사니까 정말 다행이죠! ─ 하기 싫은 일이라는 건? 토가시 : 우선 일하기 전에는, 제 안에서 일이란 다른 사람한테 명령받아서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정말 싫었어요. 아무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직업을 갖고 싶었죠. 그래서 젊었을 때는 학교에 다녔으니까 학교 이외의 것을 모르잖아요? 그럼 언제까지나 학교에 있고 싶어서 학교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다는 점에서 교사가 되고 싶었다는게 우선 하나 있고. 그 외의 꿈으로는 프로 야구선수나 만화가가 있었어요. 좀 더 크면 구성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기는 했지만. 키시모토 : 구성작가도 멋진 직업이죠! 사람이 뭐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지 알아야만 하니까.
▲호이코로한테 써있는 「잠마이」. 이것도 토가시 선생님의 끼.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감이 오는 구절 중 하나다. 토가시 : 저는 TV를 좋아하니까 기획을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쯤에서 이른바 동경하는 직업에 대한 건 은근히 포기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 와중에 대학생 때 교육 실습에 갔었는데, 사람들 앞에 나선다는게 정말 싫은 거였더라고요. 학생들이 이쪽을 보고 있고, 게다가 이 학생에 대해서 내가 한 말이 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학생들에게 고민상담을 해주고, 수업을 내가 잘못 가르치면 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생생하게 느끼고. 무서워져서 못하게 됐어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타인과 관계없이 자신의 일만 하는 직업이라고 했을 때, 사실은 꿈으로만 가졌던 「만화가」라는 직업이 저랑 가장 잘 맞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 순간 제 안에서 구체적인 느낌이 들어서. 그 외에는 다른 생각이 안 날 지점까지 갔죠. ─ 대학생 때 결심한 거군요. 토가시 : 대학교 2학년인가 3학년 때에요. 사실은 동생이 먼저 만화가가 되고 그것에 이끌린 것도 있는 것 같은데, 그런 타이밍적인 의미에서도 잘 맞아요. 그래서 되고 싶어서 나아간 건 아니지만 '왜 나는 처음부터 이걸 목표로 하지 않았던 거지?' 라는 불가사의한 느낌이 든 거죠. ─ 그쯤되면 이미 천직 같은 느낌이 들었었겠네요. 토가시 : 제 안에서는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한동안 생각하면서도, 그런 게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애초에 독자니까 평생 만화를 읽고 싶다는 느낌이 강했죠. 그래서 그때부터 그리게 된 건 여러 경험을 거친 뒤에 다른 꿈이 안 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만화가가 돼서 가장 좋았던 건, 가장 되고 싶었던 것이 되었다는 것. 그 이상의 것은 없네요. 키시모토 : 저도 야구를 하고 교사를 목표로 했던 건 토가시 선생님과 비슷한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중학교 때 야구하고, 대학 교원 면허를 따려고 생각했을 때도 있었지만, 한 번이라도 지각하면 안 되는 학과에서 지각해버렸어요. 그래서 교사의 길이 막혀버렸죠. 그래서 미술관에서 그림과 밀접하게 활동하는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해서 학예원 자격증은 있었거든요. 아무튼 그림은 좋아하니까. 하지만 그 무렵에 이미 만화가가 되어야겠다는 의지가 굳혀지더군요. ─ 만화가의 꿈은 예전부터 가지셨나요? 키시모토 : 어릴 때부터 마음 속에서도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반쯤 있었어요. 역시 만화가 따위 될 수 없다는 말 가족이나 친구들한테서도 듣고, 제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주변 사람의 이해도 얻을 수 있는 교원이나 학예원에 한번은 뜻이 있었지만. 토가시 : 교원 말인데요, 뭐라도 좋으니까 50미터 수영 못하면 안되는 걸까요. 저 맥주병이라서. 애초에 안 되더라고요. 제가 헤엄치게 된 거 30 지나고부터니까. 키시모토 : 피아노도 해야 되죠. 토가시 : 아~ 뭔가 초등학생 같네요. 키시모토 : 많이 힘들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만화가가 된 게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니까, 만화가 돼서 좋은 점은 별로 없을까나... 아아, 그냥 저는 이렇게 동경하는 선생님들을 만난다는 걸로 기뻐요! 토가시 선생님과 대담하거나, 데즈카상 심사위원이 되거나, 토리야마 선생님과 이노우에 다케히코 선생님과 만난다는 건 역시 행복해요. 끝내줍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토가시 : 그런가요! 전 반대에요. 반대로 만화가를 함으로써 XX 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잖아요? 키시모토 : 그렇죠. 토가시 : 그럴 때 만나서 실패할까봐 싫어요. 그래서 이제 정말. 정말 됐어요... 기회가 생기는 게 너무 무섭고. 키시모토 : 이미지 그대로 있어달라는 심리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토가시 : 입을 잘못 놀려서, 그때 그런 말을 안하면 천만다행이라... 키시모토 : 그래도 전 오늘은 즐거워요. 동경했던 토가시 선생님과 이렇게 만화 얘기를 하는게 정말 굉장하네요. 선생님한테도 좋은 추억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나이에 「아주 성질 나쁜 큐피드」를 읽었을 때 에로 느낌의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가 나왔구나, 라고 생각했던 걸 기억하고 있어요. 그림에 너무 집착하고 있었고, 소재도 능숙함도 된다는 걸 깨달아서 점점 빠져들었어요. 물론 「유유백서」의 유스케도 레이건에도 빠져버렸어요. 그러니까 역시 히에이의 임팩트는 굉장해요. 사스케도 상당히 영향을 받았고, 당초에는 히에이를 이미지화해서 그릴 정도였으니까요. 토가시 : 그건 「쿠라마를 동료로 한다」는 설정으로 진행하고, 담당이 '이 녀석은 아니야?' 라고 히에이를 지적해서. '아아, 이 녀석도 있었나' 정도의 견적으로 있었거든요. 키시모토 : 전 이제 완전히 히에이라고 생각돼서. 처음에는 적의 이미지지만 그래서 더 좋은. 토가시 : 하지만 초기부터 히에이를 동료로 넣겠다고 생각했다면 그런 눈으로 그리진 않았을 거예요. 아무래도 그거 지뢰 아닌가요? ─ 지뢰라니(웃음). 토가시 : 연재하면서 정말, 돌아가신 다카하시 씨가 최초의 담당 편집자가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여러가지 배웠으니까요. 편집 : 그리는 당사자가 적으로 생각했으니 독자도 깜짝 놀랐을지도요. 갭이 발생했다고 할까. 토가시 : 새로운 가능성도 있다고 깨달았을 때, 룰에서 벗어나서 그리면 강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그런 생각도 있구나' 라고 스스로 소화할 수 있으면 자기 혼자서도 판단할 수 있는 작가가 됩니다. 키시모토 : 체험하는게 중요한지도 모르겠네요. 처음에는 모르거든요. 토가시 : 그런 의미에서는 정말 제 3자의 의견이 아주 중요해요. 냉정한 제 3자가.
─ 이어서 「자신이 믿는 길에 불안감을 느낄 때, 읽거나 보는 바이블이 있나요?」 라는 지몬 씨의 질문. 토가시 : 텐션이 떨어졌을 때 꼭 읽는 것이 미카모토 레이 선생님의 「좀비호환사 레이코」 라는 만화. 아라키 히로히코 선생님의 만화를 정말 좋아하는 분이에요. 어쩌면 어시스턴트를 한 명 고용하고 있거나, 아니면 큰일일 때만 넣지 않나 싶을 정도로 기본적으로 자기 혼자 그림 그리는 작가라고 제 마음대로 생각하고 있는데. 다만 점프에 실리는 만화와 견주어도 아무 손색없는 포텐을 가진 채로 끝까지 유지되고 있어요. 제 기분이 심하게 바닥을 칠 때, 또는 잘 안 풀릴 때 다시 읽으면 '감사합니다, 힘내겠습니다' 하면서 괜찮아져요. 11권이라는 권수도 마침 적당해서! 하룻밤만에 읽을 수 있을 만큼의 양이에요. 그래서 밤 10시 정도부터 읽기 시작하면 새벽 4시 정도에 다 읽어요. '내일 힘내야지' 하면서 3시간 정도 자고, 아침 7시에 일어날 수 있어요. ─ 호러 잡지 작가님이군요. 아, 실사화된 「피투성이 전기톱 스케반」인가. 다른 작품명도 굉장하네요, 「거유 드래곤」[2] 일본 AV계의 전설로, 아오이 소라가 등장하는 초저예산 B급 쌈마이 호러물. 이라든지... 토가시 : 그 분은 계속 일관적이에요. 나오는 캐릭터는 모두 거유고. ─ 키시모토 선생님은 「AKIRA」인가요? 키시모토 : 그건 기분이 구려지지 않아도 읽으니까. 일 스위치를 넣을 때는 대개 영화, 게임 트레일러 등을 봐요. 「DmC Devil May Cry」 라는 「데빌 메이 크라이」의 새로운 시리즈. 영국 회사가 만들었어요. 그 영상은 몇 번이나 봐요. ─ 왜 그걸? 키시모토 : 센스가 굉장히 좋아서, '어떻게 이렇게 센스가 좋은 걸까' 하고요. 예전 주인공 이미지와는 전혀 달라서 기존 팬들은 불만이 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그 트레일러를 보고 일을 시작하는 건 기본이라는 흐름으로 아직도 보거든요. 아마 완결되기 2년쯤 전부터 개발 중인 트레일러니까. 토가시 : 일상이 되어버린 건가. 대단하네요.
─ 에... 음, 神키시모토神 만세 씨의 「캐릭터가 내는 기술이나 능력 등은 어떻게 태어나나요? 발상의 원형이 되는 게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라는 질문입니다. 키시모토 : 능력이라고 하면 역시 「헌터」죠. 편집 : 아니 그래도, 키미마로의 척추로 싸우는 기믹은 굉장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는데... 검이 되는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고. 키시모토 : 그거, 여성팬들 다 떨어져나갔어요(웃음). ─ 두 분 다 그림의 재미와 능력, 두 마리 토끼를 잡았죠. 그 점이 정말로 굉장해요. 키시모토 : 저는 그래도 키미마로가 척추를 뺀 둔갑술은 후지와라 씨의 소재에서 따온 거예요. ─ 에에에엑! 그런가요!? 몸에서 척추를 빼면 설 수 없어요!? 키시모토 : 네. 코미디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냥 좋아해서 TV에서 보고. 토가시 : 연예인들의 발상력이란 굉장하지요. ─ 토가시 선생님도 코미디에 흥미 있나요? 토가시 : 네, 진짜 그 사람들은 모두 신이니까요. 다운타운 프로그램이 제 안에서는 일상속에 들어와 있어서. 책상에 앉아야 하지만 정말 앉고 싶지 않을 때 의자에 앉게 하는 건 다운타운 프로그램. 보이는 위치에 모니터가 있어서 「오늘은... XX. 오늘은... XX!」 라는 식으로. "몇 번째 보는 거야?" 라고 주위 사람들이 말해도 저는 볼 때마다 웃어요. ─ 「어제 녹화한 「다운타운 나우」 같은 게 아니라요? 토가시 : 그건 그렇죠. 그건 별개고, 최근에 나온 것도 보는데 거기에는 들어가지 않아요. 키시모토 : 제 세대에서도 다운타운은 역시 굉장하니까요. XX쨩은 대단해요. ─ 옛날 콩트를 봐도 빛이 바래지 않죠. 키시모토 : 그리고 「카마이타치」라든가. ─ 코미디 전문가가 아니라면서요!? 키시모토 : 그렇긴 한데, 홈룸의 내용을 몇 번이나 봤어요 저. 일하는 중에 정기적으로. 어제도 몇 번 보고 웃었어요. 역할에 몰입해서 연기를 잘하는 사람은 열심히 보니까, 연예인은 참 대단한 것 같아요. ─ 꽤 의외인 부분이 있네요... 키시모토 : 그런데 정말 저 그렇게 전문가는 아니에요. 대학 시절에 한번 「코미디 덩크슛」을 본 정도랄까.... 크림시츄는 좋아했네. 샌드위치맨도. XX 형제나, 나카가와가나... 음, 좋아하지만요. 토가시 : 바나나맨 조례의 내용이 너무 좋아서... 저, 기본적으로 말을 잘 못하거든요. 사람과 대면해서 말하는 게 나이 50이 돼서야 가능해졌을 정도. 정말 젊었을 때는 못했는데, 말로써 계속 뭔가를 받아치는 말이 무기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진짜 대단해요. 키시모토 : 대학 시절에 한번 콩트에서 이런 일을 했었는데 결국 잘 되지 않았어요. 코미디는 어려워서 연예인은 정말 존경하고 있어요. 감동시키는 건 할 수 있어도 웃기는 건 너무 어려워서. 그리고 캐릭터. 받아치는 거나 말하는 타이밍 같은 거 만화랑 통하는 점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만화에서도 이 정도 템포로 받아치거나, 리듬감으로 웃기고 재미있게 하는 면이 있어서요. 토가시 : 대사를 1컷 속에 넣을까, 말구름 속에 넣을까. 아니면 다음 컷에 넣을까 라는 것도 만화에는 있으니까요. 편집 : 연예인은 순식간에 결과가 나타나는 거잖아요. 감동을 받으면 순식간에 드러나는데, 실수해도 순식간에 드러나고. ─ 신인 작가는 템포를 익히기 위해 그런 코미디든 영화든 보고 훈련하는 하는 편이 좋을까요? 토가시 : 이것도 타입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러 작품을 「한 번 봤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제 나 다른 거 봐야지' 하는데 그건 틀렸어요... 몇 번이나 보고, 그때마다 발견할 수 있을 만큼 좋아하는 게 좋아요. 줄거리만 쫓고 그 결말을 보는 걸로 끝이 아니에요. 어쨌든 너무 좋아해서 몇 번이나 봐도 저는 아직 그 작품을 암기하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암기한 뒤에 그 표현을 자신의 피와 살로 삼아서 자신의 작품에 활용하라는 얘기인 거예요. '한번 봤으니까 그 작품은 이제 됐어' 라고 말하는 사람은 그 이야기를 전혀 모르는 거예요. 아무리 본인은 좋아서 봤다고 하더라도 작품에 활용되고 있는지의 여부는 별개의 문제에요. 키시모토 : 몇 번씩 보면 처음에 눈치채지 못한 것을 점점 깨닫기도 하죠. 토가시 : 처음 봐도 대충 줄거리를 알 수 있잖아요. 그걸 알고 나서 다른 점을 다시 보는 거예요. 그 사람의 성격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저는 좋아하는 작품은 몇 번이든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토가시 선생님이 반복해서 보는 건 그 감각을 익히고 싶은 건지, 공부 때문인 건지. 토가시 : 어렵네요. 타이밍도 있죠. 아주 본론만 얘기하면, 나이를 거듭할수록 시간이 소중해질 거예요. 볼만한 가치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영화를 볼 시간이 있느냐는 의미로. 그것에 도박을 겁니다. 일단 앞표지 뒷표지를 보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그 생각이 정말 맞을지 알 수 없는 작품에 걸어볼까, 아니면 한번 보고 엄청 재미있다고 생각한 작품을 또 보고 재미를 느끼는 쪽에 걸어볼까. 저는 또 보고 재미를 느끼는 쪽을 선택하는 게 많아요. 설정은 무척 재미있는데 왜 이렇게 허접하지?! 라는 여운에 젖을 여유가 없어요. '내 시간 돌려내!'가 되죠. 20대라면 시간은 넘치겠지만 50대라는 얘기는... 참, 키시모토 선생님 몇 살이시죠? 키시모토 : 저 지금 41이요. 토가시 : 이럴수가. 오늘 이 대담에 올 때까지 편집 씨랑 키시모토 선생님 얘기를 했는데, 아라키 선생님 다음을 잇는 건 키시모토 선생님이라고 하면서 20대 후반에서 30대 정도이지 않을까 했어요. ─ 인터넷에서 보는 연령대별로 정렬되는 이미지네요. 토가시 : 만화계의 XX 같은. 관계없지만 저, 「수요일의 다운타운」 만든 녀석 굉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사람들 장난 아니에요. 뭐 그런 느낌이에요. 뭔가 그런 느낌. 결론적으로 말하면, 스스로 평가를 한 걸 다시 한번 보는 게 좋은 거라는 결론.
─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유우 씨의 질문부터. 「만화를 그리기 위한 지식은 어떻게 흡수하셨나요? 어떻게 아이디어를 생각하나요?」 토가시 : 저는 만화를 좋아하니까, 어쨌든 읽고 있어요. 이 질문하신 분은 뭘 하고 싶으신지는 모르지만, 역시 「읽는다」 또는 「본다」는 거예요. 좋아하는 장르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죽을 만큼 생각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젊을수록 시간을 투자하세요. 키시모토 : 역시 축적되는 거죠. 토가시 : 경험을 어떻게 쌓을까 하는 이야기에요. '그림을 그릴 틈 따위 없다' 같은 발언도 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림을 산더미만큼 그려서 축적하는 방법도 당연히 있을 거고. 키시모토 : 그리고 아이디어에 대해 말하면, 과거의 사람이 축적한 형태를 참고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세인트 세이야」는 별자리나 옛날 사람들을 모티브로 해서 규칙적으로 사용하던 것을 기술과 능력에 결부시킨 거거든요. 궁수자리라면 활을 쏘거나, 황소자리라면 뿔이 있어서 돌진하는 등의 발상이 나오죠. 저의 경우 일본식이라서 불교나 불상도 좋아했고, 그런 것과 관련된 성 같은 것도 좋아했고, 그런 관련성 등을 바탕으로 작품 세계를 만들어갔죠. ─ 전설의 3닌자의 「가위바위보」도 그렇네요. 개구리, 뱀, 민달팽이를 세계관에 적용시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결과가 그거에서 나왔다니. 토가시 : 그런 의미에서 현대는 굉장히 편해졌어요. 간단하게 숫자를 갖고 얘기하자면, 옛날에는 사전을 펼쳐서 숫자의 페이지를 보고, 3에 얽힌 것을 찾고, 이런 작업이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얼마든지 검색할 수 있죠. 그래서 예를 들어 별자리를 찾아봐도 우리가 모르는 걸 간단하게 찾을 수 있거든요. 그 중에서 지금까지 사용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찾고, 사용된 적이 없는 녀석을 찾으니까. 편하지 않나요.
▲그 가아라를 몰아붙였다. 뼈를 조종하는 혈모한계. 설마 그 개그에서 태어난 인술이었을 줄은... 키시모토 : 그렇게 발견한 아이디어로 발상. 연상 게임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묶음이나 규칙이 보여요. 거기에 써 있는 대규모 데이터를 바탕으로 능력을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요. 토가시 : 그리고 조합하세요. 예를 들어 불을 사용하는 능력으로 생각할 때, 불 + 무언가에 의해서 오리지널이 생겨나요. 그걸 사용하는 캐릭터의 성격과 비주얼에 따라서도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불 자체를 사용한다고 '불의 능력? 그거 본 적 있어!' 라고 비판될 수 없어요. 그 정도로, 일단 큰 잠재력을 가진 설정을 어떻게 취급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키시모토 : 저의 경우는 닌자라서, 일본식이라는 점에서 일본의 옛 신화나 일본 서기나 그런 게 좋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발상이나 기술의 감각을 받았어요. 그런 걸 바탕으로 해도 되겠죠. 토가시 : 키시모토 선생님의 출신은 오카야마? 키시모토 : 글쎄요, 서쪽 방면이에요. 토가시 : 좋겠다~! 저요, 야마가타인데 계속 서쪽을 동경해서... 관서 사람이 되고 싶어요. ─ 죄송합니다(웃음). 시간이 다 됐습니다... 토가시 선생님, 키시모토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기획·구성/잘 지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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