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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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종교, 특히 그리스도교 집회용 음악: 성가
- 가톨릭 교회의 고유한 단선율 노래: 그레고리오 성가
- 성공회의 찬양 노래: 성가(성공회)
- 개신교의 찬양 노래: 찬송가
- Contemporary Christian Music: CCM(음악)
1. 개요[편집]
찬미가(Hymnus)는 성경 밖에서 취한 여러 절의 운문으로 하느님이나 성인을 찬미하는 가톨릭 교회의 노래이다.
2. 찬미가의 정의[편집]
2.1. 넓은 의미[편집]
'讚美歌'라는 한자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찬미가의 아주 단순한 뜻은 하느님이나 성인을 찬미하는 노래이다. 흔히 '성가'라고 일컬어지는 모든 노래는 이 단순한 정의에 포함된다.
성경에서 이 의미의 '찬미가'라는 단어가 여러 번 언급된다. 먼저 예수 그리스도가 성찬례를 제정한 일을 언급한 복음에 아래 내용이 나온다.
성가에 관하여 유명한 다음 구절에도 찬미가가 언급된다.그들은 찬미가를 부르고 나서 올리브산으로 갔다.
마태오 복음 26장 30절.
마르코 복음 14장 26절.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로 서로 화답하고, 마음으로 주님께 노래하며 그분을 찬양하십시오.
에페소서 5장 19절.
이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가 서로 다른 종류의 노래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에페소서의 필자가 즐겨 하듯이 동의어를 나열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1]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찬미가는 모두 이 문단 첫머리에서 언급한 성격의 노래이다.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
콜로새서 3장 16절.
2.2. 성경 밖에서 본문을 취한 노래[편집]
만일 어떤 노래가 성경 구절을 가사로 삼는다면, 그 노래들의 집합을 단순히 '시편', '다니엘서' 등으로 가리킬 수 있다. 대개 시편이 아닌 다른 성경 구절을 가진 노래에는 '찬가'라는 말을 쓴다.[2][3] 그러나 시편이나 찬가 어느쪽도 아닌 노래, 즉 성경 밖에서 본문을 취한 노래를 가리키는 적절한 말은 무엇일까? '찬미가'라는 표현이 이때 쓰기 딱 좋다.
지금의 전례서나 기도서가 '찬미가'라고 지칭하는 대표적인 노래가 대영광송이다.[4] 독서 기도 중에 바치는 '성 암브로시오의 사은 찬미가(Te Deum)'도 이름 그대로 찬미가이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부르는 그리스도 임금님께 드리는 찬가(Hymnus ad Christum Regem)는 비록 한국어로는 '찬가'라고 적혀있지만, 라틴 말로는 찬미가를 뜻하는 Hymnus가 붙어 있다. 이들이 부분적으로는 성경 구절을 기도문의 한 부분으로 차용하지만, 본문의 대부분은 후대의 어느 누군가가 지었다. 찬미가로 불리는 다른 노래에 대해서도 같은 해석을 적용할 수 있다.
2.3. 이 문서가 다루는 찬미가의 범위[편집]
앞의 두 문단을 통해 찬미가의 일반적인 의미와 사례에 대해 살폈다. 그러나 이 문서는 그 일반적인 범주에는 들어오되, 여러 절로 된 운문이라는 가장 좁은 의미로서의 찬미가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또 여기서 말하는 '찬미가'란 음악적 선율은 배제한 본문만 뜻한다.
3. 전례서에 제시된 여러 절 운문 찬미가[편집]
3.1. 공통 특징[편집]
여기서 말하는 '전례서'란 『로마 미사 경본』, 『미사 독서』, 『성무일도』처럼 가톨릭 교회가 전례 중에 사용하라고 공인한 서적을 의미한다. 전례서에 관한 규정이 엄격한 만큼, 전례서에 수록된 찬미가들은 가톨릭 교회의 교리에 위배되거나 교우들에게 해로운 것이 없다고 교회가 공인했다고 봐도 좋다. 또 이들 중에는 가톨릭 교회의 긴 역사를 통해 매우 유명해진 찬미가도 많다.
3.2. 시간 전례의 찬미가[편집]
시간 전례(성무일도)를 시편 70(69),2(또는 초대송)로 시작한 다음 바치는 기도가 바로 찬미가이다. 한 가지 예를 보고 이야기를 계속하자.
아래에 링크된 찬미가 모두 '여러 절로 된 운문'이다. 그중 일부는 위 찬미가처럼 시간 전례의 찬미가로도 활용된다.
3.3. 세계적으로 불려지는 찬미가[편집]
3.4. 한국 교구들에서 바치는 찬미가[편집]
아래의 세 찬미가는 모두 『성무일도』에 수록된 정식 전례문이며, 작시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최민순 신부(요한, 1912~1975, 1935년 수품)이다.
- 순교자 찬가(구 '복자 찬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시간 전례 제1, 제2 저녁 기도의 찬미가이다.
- 병인 순교자 노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시간 전례 아침 기도의 찬미가이다.
-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노래(구 '복자 안드레아 김신부 노래'): 7월 5일, 곧,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신심 미사를 거행하는 날 시간 전례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의 찬미가이다.
- 순교자 찬가
- 1984년부터 불려지는 '순교자 찬가': 『가톨릭 성가』 283번
- 그 전에 불려졌던 '복자 찬가':
[
한국 가톨릭문화의 거장들]
최민순 신부 (하), 가톨릭 신문, 제3022호, 13면, 2016-12-04.
- 병인 순교자 노래: 『가톨릭 성가』 287번
-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노래
- 1984년부터 불려지는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노래': 『가톨릭 성가』 289번
- 그 전에 불려졌던 '복자 안드레아 김신부 노래': 복자 안드레아 김신부 노래, 경향잡지, 1995-05-01.
4. 전례서 밖에 제시된 여러 절 운문 찬미가[편집]
4.1.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모국어 전례문 사용[편집]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의 전례(미사, 시간 전례 등) 언어는 오직 라틴 말이었다. 또 통상문 중에서는 신자들이 소리내어 바치는 부분이 매우 적었다. 그나마 고유문인 입당송, 화답송, 봉헌송, 영성체송 등을 소리내어 노래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고유문의 본문은 『Missale Romanum』에 제시되었으며, 이를 노래로 바치고자 할 때는 『Graduale Romanum』과 같은 그레고리오 성가집이 준비되어 있었다. 따라서 라틴 말로 그레고리오 성가를 노래할 줄 안다면 이 시기의 전례에 노래로 참여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 없었다. 문제는 라틴 말로 그레고리오 성가를 거리낌 없이 노래할 있는 사람의 수가 매우 적었다는 점이다.
가톨릭 교회는 1960년대 중반 큰 변화를 겪는다. 바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이다. 이를 통해 나온 큰 변화 하나는 다음과 같다.
이제는 라틴 말로 거행하는 거룩한 예식의 합법성과 유효성을 부정할 가톨릭 신자가 없으므로, 공의회는 전례에서 "모국어의 사용이 백성에게 크게 유익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모국어 사용을 허락하였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12항.
바로 새로운 양식의 Novus Ordo 미사가 제시되고 이는 모국어로도 거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펼쳐질 긴 숙제의 시작이었다. 경신성성 교령에 따라 각 지역에서는 『Missale Romanum』 라틴어 표준판을 지역 언어로 번역해야 했다. 비록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12항은 '허락'이라는 단어로써 모국어 사용이 의무가 아닌 허용임을 말하지만, 그건 전례 안에서의 허용을 의미할 뿐이며, 『Missale Romanum』의 모국어판을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이때의 바쁜 상황을 노래의 관점과 함께 살펴보자.새 『로마 미사 경본』의 라틴어판은 발행되는 대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중략) 주교회의는 이 『로마 미사 경본』의 모국어판을 마련하고 마땅히 사도좌의 추인을 받은 다음 그 시행 날짜를 정해야 한다.
이에 반대되는 것은 무효이다.
『로마 미사 경본』, 경신성성 교령, 1970년 3월 26일.
미사나 시간 전례의 통상문과 고유문 등을 모두 모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은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요구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하여 『Missale Romanum』 초판의 출판 교령이 반포된 때가 1970년이고, 이에 따른 한국어 미사 경본이 처음 나온 때가 1975년이다. 그렇지만 그로부터 거의 반세기 지난 2017년에서야 새로운 한국어판인 『로마 미사 경본』이 비로소 출판되고 사용되기 시작했음을 떠올리자. 라틴 말 전례문 하나하나의 깊은 의미가 모국어 전례문에도 반영되어야 하고 모국어판 성경이나 전례서 간의 번역에도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이 작업은 당연히 긴 시간과 여러 고찰과 수많은 퇴고를 거친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지역 교회는 이를 1970년에 이미 예측했으리라. 그러나 그 긴 시간을 기다리지 말고 당장 모국어 전례문을 전례 안에 속히 도입해야 한다.
이때 취할 수 있는 방법이란 일단 「Ordo Missæ」(미사 통상문)을 먼저 번역해서 사용하고, 방대한 양의 미사 고유문은 그때그때 번역한 후 이들을 수십 년에 걸쳐 다듬는 것이다. 시간 전례의 전례문 번역은 좀더 뒤로 미룬다. 통상문의 각 요소의 그레고리오 성가 선율을 모국어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도 훗날로 미룬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미사 통상문 번역을 (아직 고쳐야 할 요소가 많았지만) 일단 완료해서 사용했다. 한국 천주교도 이 과정을 거쳤다. 2017년까지 한국 성당의 주례석과 제대에는 그리 두껍지 않은 『미사 통상문』이 있었음을 기억하자. 이는 지금처럼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이나 미사 고유문 등을 포함한 완성된 형태의 『로마 미사 경본』과 『미사 독서』가 준비되기 전까지 취했던 고육지책이다. 이들 중 일부, 특히 교우들이 함께 부르는 미사곡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모국어로 된 노래가 준비된다.
이어서 미사 고유문을 번역한다. 1년 주기인 본기도, 예물 기도, 영성체 후 기도는 그때그때 번역한다. 이 기도는 어차피 사제가 바치므로 지역 교회의 주교나 주교회의에서 그 분기나 달에 임시로 번역한 것을 사제들에게 알려 주면 된다. 노래로 바치고자 할 때는 그레고리오 성가에 모국어 본문을 얹고, 그게 힘들 때는 그냥 읽는 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말씀 전례의 고유문 중 하나인 복음 환호송에 대해서도 비슷한 방식, 곧 시편창을 이용한 방법을 적용한다. 본래 『Graduale Romanum』에 제시된 복음 환호송은 매우 화려하고 길다. 성가대가 이 긴 노래를 부르는 동안, 봉사자는 향로와 향합을 사제 앞으로 들고 가고, 사제는 향을 축복하고, 복음 봉독할 부제를 축복하고, 그 부제가 『복음집』을 들고 봉사자와 독서대까지 행렬한다. 노래가 긴 데에는 이러한 사연이 있다. 오늘날 한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 교회에서 들을 수 있는 복음 환호송은 이러한 길고 화려한 선율 대신 간단한 시편창을 주로 이용한다. 전통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오늘날 복음 환호송을 노래하는 방식은 임시방편 성격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어쨌든 이 또한 노래이다.
이렇게 하여 일단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수습된다. 위에서 언급한 고유문 중 복음 환호송을 제외한 나머지 요소들은 라틴 말 그레고리오 성가로도 선율이 간단했으므로 모국어 전례문을 어떻게 노래로 바치기 위해 아주 많은 준비가 필요해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제대로 된 곡조를 가졌던 복음 환호송조차 간단한 시편창으로 대체함으로써 '모국어'와 '노래'의 조합이 어떻게든 마련됐다.
4.2. 행렬 고유문과 이를 대체하기 위한 대중 성가. 그리고 운문 찬미가[편집]
문제는 입당송과 영성체송이다. '고유문'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입당송과 영성체송은 미사마다 다르다. 이 많은 입당송과 영성체송을 모국어로 모두 번역하기에는 시간이 걸리고, 설령 번역한다고 해도 그에 맞는 노래가 없다. 심지어 봉헌송은 (주님 만찬 성목요일 저녁 미사 때 부르는 Ubi Caritas를 제외하면) 지금의 『Missale Romanum』에서는 아예 사라졌으므로, 적절한 노래를 따로 준비해야 한다.
이때 대안이 등장했으니 바로 '대중 성가' 또는 '종교적 대중 가곡'이라고 불리는 모국어 성가이다.
대중 성가
예규의 규범과 규정에 따라, 거룩한 신심 행사들에서 그리고 바로 전례 행위 안에서 신자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대중 성가를 적극 장려하여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 거룩한 공의회」 118항.
일반적인 대중 성가의 중요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음악가들은 그리스도교 정신에 젖어 자신이 성음악을 계발하고 그 보화를 발전시키도록 부름 받았다는 것을 의식하여야 한다.
작곡을 하되, 진정한 성음악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더 큰 성가대에서 노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작은 성가대에도 알맞고 또한 신자 집단 전체의 능동적인 참여를 돕는 곡들을 만들어야 한다.
성가에 붙여진 가사는 가톨릭 교리에 부합하여야 하며, 주로 성경과 전례의 샘에서 길어 올려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 거룩한 공의회」 121항.
- (성경이나 전례문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창작 가사가 노래의 본문으로 사용된다.
- 노래의 본문이 여러 절의 운문으로 구성된다.
- 바로 위의 특징을 바탕으로 대중이 쉽게 노래할 수 있는 음악적 선율, 특히 박절감 있는 선율이 사용된다.
대중 성가는 한국 천주교 성당에서 많이 불려지는 『가톨릭 성가』의 노래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들은 쉽게 익힐 수 있는 가사(찬미가)와 음악으로 구성되므로 신자들의 노래 참여도가 올라간다. 가령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의 입당 노래로 그레고리오 성가 Dominus dixit ad me와 『가톨릭 성가』 102번 어서 가 경배하세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대부분 후자의 노래를 선택한다. 그 노래가 한국 신자들의 참여를 잘 끌어낸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파스카 성삼일에 부르는 여러 노래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가령 『Missale Romanum』은 주님 수난 성금요일의 십자가 경배 때 부르는 노래로 주님의 십자가 경배하오며나 비탄의 노래의 본문을 제시한다.[5] 여기에는 말 그대로 본문만 제시되어 있다. 라틴 말 곡조야 오랜 세월 불려진 그레고리오 성가가 『Graduale Romanum』에 있지만, 모국어는 그렇지 않다. 다행히 『Missale Romanum』에는 이럴 때를 대비하여 '십자가 경배가 진행되는 동안 …… 또는 다른 알맞은 노래를 부른다.'라는 단서 조항이 있다.[6] 그에 따라 주님 수난 성금요일의 주제와 맞는 여러 절의 모국어 찬미가와 쉬운 곡조로 구성된 대중 성가가 이 순서에 사용된다.
달리 말하면, 전례서에 있는 (모국어) 전례문을 그대로 노래로 바쳐야 원칙에 부합하나, 그러한 노래가 준비되지 않았으므로 창작 찬미가를 가사로 삼는 대중 성가를 대안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4.3. 남겨진 숙제들[편집]
상위 문단의 제목인 '전례서 밖에 제시된'이라는 말에는 '창작'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창작 찬미가이므로 내용이나 형식이 아직 완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창작 찬미가와 관련하여 대체로 언급되는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가톨릭 교회 교리에 부합하는 찬미가 마련
앞 문단이 인용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 거룩한 공의회」 121항이 '성가에 붙여진 가사는 가톨릭 교리에 부합하여야 하며, 주로 성경과 전례의 샘에서 길어 올려야 한다.'라고 언급하고 있음에 주목하자. 찬미가를 창작하는 작사자가 가톨릭 교회의 성체성사를 부정하거나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잘못된 내용을 작품에 반영한다면 그 작품은 교회 안에서 활용될 수 없다. 그 잘못된 내용을 많은 신자들이 노래함으로써 다수가 잘못된 내용을 배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위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8항이 '주교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는 데에는 바로 이러한 배경이 있다.입당 노래는 (중략) 『로마 미사 성가집』(Graduale Romanum)이나 『단순 미사 성가집』(Graduale Simplex)에 실린 입당송을 시편과 함께 부를 수 있다. 또 거룩한 예식이나 전례 시기나 그날의 특성에 맞는 다른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그 본문은 주교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8항.
상호간에 어울리는 찬미가와 음악
오래 전에 만들어진 찬미가에 음악을 입한다면 이 주제는 음악의 영역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작사자와 작곡자가 하나의 대중 성가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거나 아예 한 명이 대중 성가의 가사와 곡을 모두 만든다면, 이 숙제는 찬미가 작사자에게도 주어진다. 이때는 가사와 곡을 계속 상호 연마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기억하자. 어려운 작업을 거친 노래일 수록 신자들이 그 노래를 쉽게 익히며 결국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다.가사와 멜로디의 일치를 중시한다.
'통일 성가집을 위한 작곡 및 선정 기준', 1982년 6월 25일.[7]
한국 천주교의 상황을 살펴보자. 『가톨릭 성가』 수록곡을 포함하여 2023년 현재 한국 천주교에서 불려지는 대중 성가들이 위 기준대로 정말로 가사와 멜로디가 일치하는지 묻는다면, '대체로 그렇다'와 같은 긍정적인 답을 주기는 어렵다. 주로 많이 나오는 지적은 (1) 어절의 첫 글자가 정박자에 배치되지 않음, (2) 어미나 조사가 지나치게 강조됨, (3) 문장이 곡의 프레이즈 한가운데에서 끊어짐 등이다. 물론 이런 문제는 비단 한국 천주교의 성가뿐 아니라 한국어 가곡이나 가요 등에서도 드러나므로 한국어의 음악적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한 학술적 연구가 미비했음을 궁극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그렇더라도 대중 성가의 가사를 쓰는 작사자(와 작곡자)가 나름대로 한국어의 운율과 어휘를 연구하고 이를 찬미가와 선율에 반영한다면 위 기준에 부합하는 대중 성가가 탄생할 수 있으리라.
무작정 전례문을 대중 성가로 대체하는 행위에 대한 경계
『로마 미사 경본』에 제시된 입당송, 영성체송, 따름 노래 대신 대중 성가를 부르는 행위를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과 같은 전례 지침이 허용하지만, 그러면서도 기억하고 경계해야 할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례문이 원칙이고 대중 성가는 허용'이라는 대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을 포함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는 아직은 모국어 입당송/영성체송을 그대로 노래하기보다는 이를 대체하는 대중 성가를 부른다. 이런 상황이 수십년 계속되면, 교회의 구성원들은 어느덧 무엇이 원칙이고 무엇이 허용인지를 잊는다. 이는 중심을 잃는 것과 같다.
성음악의 세계가 넓은 만큼 논쟁도 많다. '미사의 행렬 노래(입당, 봉헌, 영성체, 파견) 노래로 어떤 주제의 성가를 선택해야 하느냐?'라는 주제에 대해 늘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CCM이나 국악 성가가 미사 중에 불려지는 것이 합당한가?'나 '오르간 외의 다른 악기를 미사 중에 써도 되는가?'와 같은 이슈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충돌한다. 성가대만의 노래(이른바 '특송')에 대해서도 교회 구성원들의 생각이 다 다르다. 그런데 이 모든 논쟁은 결국 '전례문이 원칙이고 대중 성가는 허용'라는 대원칙을 잊기 때문에 발생한다. 가령 피아노 반주가 동반된 현대풍의 노래가 그날 미사의 입당송 본문을 충실히 담는다면, 그 노래가 창작 찬미가를 본문으로 삼는 고전풍의 노래보다 우선 순위가 떨어질 이유가 있을까? 주님 만찬 성목요일의 입당송 Nos autem gloriári는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자랑하리라.'로 시작하는데, 그렇다면 이날 입당 노래로 최후의 만찬에 관한 노래 대신 십자가에 관한 노래를 선곡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이렇게 대원칙을 중심에 놓는다면 성음악에 관한 여러 논쟁을 보다 열린 시각으로 볼 수 있다.
둘째, 대중 성가로 대체할 수 없는 전례문마저 대중 성가로 대체하지 않아야 한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화답송이다. 화답송은 그 자체가 말씀 선포이다.[8] 그날 『미사 독서』에 제시된 화답송 대신 '시편을 노래하는 공통 화답송'[9] 이나 『Graduale Romanum』에 제시된 옛 화답송을 사용할 수는 있다.[10] 그러나 창작 찬미가를 가사로 삼는 대중 성가로 화답송을 대체하는 것은 위 61항에 의해 합당하지 않다. 한국 천주교 일부 공동체에서는 '화답성가'라는 정체불명의 노래를 사용하는데, 이는 입당송/영성체송 등을 대중 성가로 대체하던 습관을 화답송에까지 남발한 것이다. 이는 독서나 복음으로 성경 대신 다른 글을 읽는 것과 같은 행위이므로 즉시 시정되어야 한다.화답송은 그 독서 내용에 어울려야 하며 원칙적으로 『미사 독서』에 있는 것을 사용한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61항.
다양한 전례 시기나 전례일을 준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모국어 찬미가로 작곡된 대중 성가 모음집을 전례 중에 활용한다. 한국 천주교에서도 『가톨릭 성가』 를 비롯한 여러 성가집을 마련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성가집들이 여러 전례 시기나 전례일에 부를 찬미가들을 모두 수록하느냐 하면 아직 그렇지 않다. 물론 이는 시간이 해결하겠지만, 그래도 그 방향을 한 번 짚고자 한다.
예를 들어 한국 천주교의 『가톨릭 성가』 중 '사순'으로 분류된 노래들이 사순 시기를 구성하는 여러 영성이나 주일/평일 말씀 전례를 충분히 반영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대부분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 죽음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면 신자들은 '사순 시기'라는 말에서 십자가만 떠올린다. 많은 신자들이 '구세주 빨리 오사'라는 이미지로 기억하는 대림 시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설명을 적용할 수 있다. 이렇듯 앞으로 창작될 찬미가들은 기존 찬미가가 미처 챙기지 못한 영성을 담으면 좋다.
성인들의 기념일에 활용할 수 있는 찬미가가 많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가톨릭 성가』 292번의 노랫말은 성녀 소화 데레사에 관한 창작 찬미가이다. 이 노래는 매년 10월 1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미사 중에 노래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훌륭한 노래가 아직 많지 않아서 대부분의 성인들의 대축일/축일/기념일 미사 중에는 그 성인에 초점을 맞추지 않은 일반 성가를 부른다. 다른 나라의 상황도 비슷하다. 『성무일도』가 제공하는 여러 찬미가도 모든 성인을 다 기리지는 않는다. 따라서 성인들의 영성과 행적을 아름다운 표현으로 노래하는 찬미가가 여럿 창작되어야 한다.
5. 찬미가의 분류[편집]
5.1. 형식에 따른 분류[편집]
5.1.1. 단순 진행형[편집]
각 절 간 반복되는 내용이 없는 여러 절의 본문이 순차적으로 쭉 진행된다. 시간 전례의 찬미가가 여기에 속하며, 『가톨릭 성가』 29번 '주 예수 따르기로', 285번 '103위 순교 성인', 405번 '찬란한 광명이 내리던 날' 등의 본문도 이 형식을 취한다.
5.1.2. 후렴과 다절 구성[편집]
찬미가는 여러 절로 되어 있으며 그 모든 절을 전례나 신심 행사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다 기억할 수는 없다. 그들 모두가 찬미가 본문이 적힌 자료를 받아서 찬미가를 바치면 아무 문제 없으나, (1) 자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외부 활동(피정이나 성지 순례 등) 중이거나 (3) 문맹자가 많아서 자료가 있어도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후렴이 있는 찬미가는 이럴 때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찬미가의 여러 절 부분은 몇 명의 봉사자가 담당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 찬미가의 핵심을 담은 간단한 후렴만 기억하라고 하면 이들 간의 교송으로 찬미가를 바칠 수 있다.
후렴을 앞에 두는 형식, 그리고 화답송 형식
이 형식의 찬미가는 '후렴-1절-후렴-2절-……-N절'로 진행된다. 『가톨릭 성가』 142번 '오소서 성령이여'(본문 끝의 '맘의 위로자여'는 후렴이 아니라고 간주함), 510번 '주님께 올리는 기도'가 그 사례이다.
이런 형식의 찬미가를 노래로 만들 때, 특정 절로 끝내는 위 사례들과 달리 후렴을 부름으로써 곡을 마치도록 하면, 즉 '후렴-1절-후렴-2절-……'로 진행하고 마침내 후렴으로 마무리하면 미사 말씀 전례의 화답송과 같은 형식이 된다. 찬미가 Roráte, cæli(『가톨릭 성가』 94번 '하늘은 이슬비처럼'), 『가톨릭 성가』 12번 '주님을 기리나이다', 16번 '온 세상아 주님을', 112번 '구유에 누워 계시니', 132번 '감사의 송가를'이 여기에 속한다. 또 김정식 로제리오의 생활성가 '길과 진리와 생명'의 본문도 이 형식이다.
후렴을 뒤에 두는 형식
위와 반대로 '1절-후렴-2절-후렴-……-N절-후렴'으로 진행된다. 『가톨릭 성가』 23번 '온 세상 다스리심', 37번 '행복한 사람들', 101번 '글로리아 높으신 이의 탄생', 134번 '거룩하다 부활이여' 등이 그 사례이다. 김정식 로제리오의 생활성가 '나를 따르라' 본문도 이 형식이다.
이런 형식을 노래로 만들 때 후렴이 있는 곳에 곡의 클라이막스를 배치하면, 예식에 참여한 이들이 후렴을 보다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다. 『가톨릭 성가』 44번 '평화를 주옵소서', 166번 '생명의 양식#I am the Bread of Life'이나 498번 '예수여 기리리다'가 이를 선명히 보여 준다.
『가톨릭 성가』 283번 '순교자 찬가(구 '복자 찬가')'는 『성무일도』에는 단순 진행형처럼 나와 있다. 그러나 마지막 '무궁화 머리마다 ……'는 이미 운율과 길이가 앞의 세 절과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이문근 신부의 곡을 입힘으로써 그 마지막 부분은 완전히 후렴이 되었다.
후렴이 중간중간 나오는 형식
Crux fidélis(믿음직한 십자나무)는 원래 11개 절로 된 단순 진행형 찬미가이다. 이 찬미가를 주님 수난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 중에는 후렴이 중간중간 나오는 형식으로 바친다.
5.2. 내용 흐름에 따른 분류[편집]
5.2.1. 평면형[편집]
이 유형의 찬미가는 하나의 주제를 모든 절이 고르게 담는다. 예를 들어 아래에 있는 통상 제2주간 금요일 아침 기도의 찬미가는 '아침', '광명', '빛' 등의 키워드를 모든 절이 다 노래한다.
5.2.2. 주제별 분류형[편집]
어떤 큰 주제가 몇 가지 요소로 이루어질 때, 각각의 요소들이 찬미가의 각 절에 배치될 수 있다. 이 유형에 속한 찬미가들은 (설령 미사의 행렬 노래처럼 모든 절을 바칠 의무가 없더라도) 가급적 모든 절을 다 바쳐야 옳다.
가령 9월 29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저녁 기도의 찬미가는 다음과 같다. 세 대천사인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에 관한 노래가 각각 1~3절에 배치되고 영광송 성격을 지닌 마지막 절로 찬미가를 끝맺는다.
- 『가톨릭 성가』 81번 '영광의 주 성삼위'는 1절이 삼위일체를 모두 언급하고, 2~4절에 성부, 성자, 성령을 각각 언급한다.
- 『가톨릭 성가』 147번 '오소서 성령이여'는 1~7절에 성령의 일곱 가지 은사(성령 칠은)인 슬기(지혜), 통달(깨달음, 이해), 의견, 용기(굳셈), 지식, 효경, 경외심(두려워함)이 각각 담겨 있다.
- 『가톨릭 성가』 487번 '동방의 세 박사'의 본문 중 2~4절은 각각 '황금', '유향', '몰약'을 언급한다. 그리고 1절은 이들을 아우르는 주제를 담는다.
5.2.3. 이야기형[편집]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찬미가
7월 5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기념일 시간 전례 찬미가로 활용되는 아래의 찬미가를 보자. 이 찬미가는 『가톨릭 성가』 287번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노래' 본문으로도 쓰인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
『가톨릭 성가』 72번 '타보르산의 예수(구 '다볼 산의 예수')'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에 관한 찬미가를 가사로 삼는다. 가나다해의 사순 제2주일이나 8월 6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미사의 행렬 노래로 활용하기 좋다. 그런데 아래 내용을 읽어본다면 이 노래를 습관처럼 1~2절만 부르기보다는 3절까지 불러야 한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노랫말로 활용된 찬미가를 마르코 복음 9,2-8과 비교해보자.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이어지는 찬미가
『가톨릭 성가』 134번 '거룩하다 부활이여'도 하나의 이야기를 여러 절에 나누어 담는다. 이 찬미가의 1~4절의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이 찬미가는 부활이 이루어지기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을 2절에 담으며, 그 2절의 가사는 '십자가에 죽으셨네'라는 무거운 표현으로 끝난다. 3절에 가서야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언급되며 4절은 영광송 성격을 지닌 내용으로 찬미가 전체를 마무리한다.
6. 『가톨릭 성가』에 수록된 찬미가[편집]
※ 일러두기
- 화답송처럼 '후렴 - 여러 절'로 구성되더라도 그 여러 절의 운율이 통일되어 있으면 이 목록에 포함한다. e.g., 16번, 38번, 50번.
- 『가톨릭 성가』 기존판, 수정판, 수정 보완판 중 어느 두 쌍의 특정 번호의 곡이 완전히 다르다면, 그 번호의 곡은 아래 목록에 아예 포함하지 않는다. e.g., 214번, 500번.
- 원곡은 찬미가가 아닌데 『가톨릭 성가』 수록 악보는 찬미가이면 ( )로 표시한다.
- 원곡은 찬미가인데 『가톨릭 성가』 수록 악보는 찬미가가 아니면 < >로 표시한다.
- 보편 지향 기도나 '신앙의 신비여'처럼 악보는 찬미가처럼 보이지만 실제 쓰임이 찬미가가 아니면 여기에 수록하지 않는다.
- 외부 가톨릭 성가 사이트(e.g.,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로는 일일이 링크를 달지 않는다.
- 각 곡의 설명은 아래 표에 각주로든 본문으로든 추가하지 않는다.
- 번안곡의 본래 언어의 찬미가 절 수가 확인되었다면, 『가톨릭 성가』에 수록된 한국어 찬미가의 절 수 옆에 괄호로 표시한다. 이때 『가톨릭 성가』 찬미가가 본래 언어의 찬미가로부터의 직역인지, 의역인지, 완전히 새로운 창작 찬미가인지 여부는 표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