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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나(소녀의 세계)
덤프버전 : r (♥ 1)
||혼자 밥 먹기 싫으면 부르던가. 자꾸 전화하면 스팸 처리할 거니까 양심껏 1년에 2번 불러라?
한 번 싹트기 시작한 의심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다. 그리고 의심과 더불어 조금씩 생겨나는 불신은 결국 관계를 좀먹기 시작한다. - 165화 중 나레이션
안녕, 오랜만이야. 내 친구.
나리야. 너는 예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할 만한 친구야. 그건 절대 변하지 않아.
안녕, 나리야. 그동안 잘 지냈지. 이렇게 편지 쓰는 거 처음이라 많이 어색하다. 나 이거 세 번이나 고쳐 쓴 거야. 앞으로는 그냥 말로 할게.
있잖아. 그동안 내가 너무 못 되게 굴어서 미안해. 너한테 화가 난 게 아니고 그냥 너무 창피해서 그랬어. 너한테 내 모자란 모습 너무 많이 보여준 거 같아서. 예전에 엄마가 그러더라. 너한테 배울 점이 많다고. 나는 남들보다 서툰 점이 많대. 그 때는 그냥 넘겨들었는데 엄마 말이 맞는 거 같아. 나는 사람 사귀는 게 어려워. 전에는 안 그랬는데 사고 당하고 나서 바뀐 거 같아.
그래서 말인데 나리야. 네가 앞으로도 많이 가르쳐줘.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지를 말이야. 나는 누가 가르치려고 드는 건 딱 질색이지만 너라면 괜찮을 거 같아. 나는 정말 너랑 멀어지고 싶지 않아. 오래오래 사이 좋게 지내고 싶어. 우리 엄마랑 너희 엄마처럼 말이야.
201x년 x월 x일, 너의 친구 유나로부터.
소문을 어떻게 내. 너희 학교에 아는 사람도 없는데.
편지를 받기 전 오유림이 자신이 잘못했다고 일방적으로 매도한 탓에 기분이 좋지 않았던 나리는 이 편지를 보고 기분을 풀면서 유나처럼 내가 하는 대로 하다 보면 정답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헤메지 않고 언제나 똑바로 걸어왔다고는 할수 없겠지만
그래도 너는 늘 옳은길을 찾으려고 노력해왔어.
그러니까 남 눈치 보지 말고 너답게 살아.
네가 가려는 길이 정답이야.
딱 보이던데 뭘. 니 등 뒤에서 안 좋은 표정으로 수군거리는 애들. 그러게 내가 걔랑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했잖아. 뒤통수 친다고. 일단 선동하는 애들을 떨어뜨려 놨으니 조만간 잠잠해질거야. 그런 타입은 절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거든.
나리야. 앞으론 힘들고 섭섭한 일 있으면 쌓아두지 말고 터놓고 얘기해. 소리지르고 화내도 괜찮아. 솔직히 우리도 너한테 미안한 게 많으니까. 근데 이번처럼 무조건 관계를 끊으려고는 하지마. 그럼 난 너한테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만날 수 있어. 있는 너 그대로를 좋아해 주는 사람 꼭 만날 수 있을거야.
야 서미래. 니가 신이야 아님 점쟁이야? 그것도 아니면 한 오십년 살면서 온갖 인간들을 다 만나봤니? 얘네가 널 싫어하게 될지 어쩔지 니가 어떻게 알아? 예전에 사람들에게 데였다고 온갖 피해망상은 다 끌어안고 사는 모양인데, 그때 잘못한 건 니 주변 사람들이지 네가 아냐 멍청아.[64]
그래. 어쩌면 서미래 말이 맞는지도 몰라. 되돌리기엔 너무 늦은 걸지도... 그래도 네가 나를 위해 노력해준 만큼 나도 그래볼까 해. 언제나 뒤에서 기다려 주고 먼저 손 내밀어 주고 네가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내 일처럼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되어볼게. 너처럼 말이야.[65]
연재 초기에 양미정이 유나와 나리가 친하게 지내는 것 때문에 미정과 나리가 다투었을 때, 일부 독자들 사이에선 미정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며 유나가 진짜 친구일지 의심간다는 내용이 베댓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유나와 미정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미정은 자기 할 말만 하고 남의 말을 전혀 듣지 않지만 유나는 적어도 인정할 건 인정할 줄 안다. 이런 점이 연재가 진행될수록 알려지면서 평가가 점차 나아지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과거에 사고로 인간관계 면에서 트라우마가 생긴[74] 유나가 나리에게 집착하면서 그녀에게 가까이 대하려 하는 미정을 내치려 하며 나리의 입장을 애매하게 만들기도 하는 등 비판거리가 적지 않다.[75]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난 좀 귀여운 스타일이 좋은 것 같아. 서툴지만 뭐든 열심히 하고, 그리고···. 정 많고 마음 따뜻하고 심지 굳고···. 근데 또 자기 할 말은 다 하는 그런 사람? 이것저것 재지 않고 먼저 손 내밀어주고, 달달한 거 좋아하고 뭐 하나 꽂히면 그것만 먹고···. 좀 얼굴살이 통통하게 보기좋게 오르고 곱슬머리가 잘 어울리는···."
유나 : 하아···.갑작스런 이야기의 비약에 나리는 황당해하고, 이렇게 서브병 편이 종결된다. 유나의 마지막 말의 의미가 자신이 나리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인지 나리만한 남자를 찾기 힘들겠다는 뜻인지는 각자의 해석 나름이다. 다만 서브병 외전에 출연한 만큼 나리와 결부시켜 해석하는 편이 조금 더 자연스럽다. 2부가 나리의 로맨스에 집중하기로 한 이상 유나의 가능성은 서브병 편에서 종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리 : 엉? 웬 한숨이야?
유나 : 그냥 나는 연애하기 힘들겠다 싶어서.
나리 : 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