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사우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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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백악기 후기의 북아메리카 서부, 마스트리히트절에 살았던, 수각류 중에서 티라노사우루스과에 속한 육식공룡으로 모든 공룡들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공룡이다.
중생대 백악기 후기의 끝무렵인 마스트리히트절에 북아메리카 서부 라라미디아 대륙에서 서식했다가 K-Pg 대멸종으로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2. 명칭[편집]
속명(Τυραννόσαυρος)의 의미는 고전 그리스어로 '폭군 도마뱀'이라는 뜻이며 모식 종명인 "렉스(Rex)"는 라틴어로 왕을 의미한다.[3][4] 약자로 T. rex(티렉스)라고 표기하며, T-Rex라고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영어권에서는 약자는 마침표로 생략을 표시하므로 정확하게 따지면 T. rex가 올바른 표현이다.
이때까지 알려진 공룡들 중 유일하게 모식 종명까지 완전한 학명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례이며 영어권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짧고 간단한 티렉스를 오히려 더 많이 쓰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티렉스보다는 다른 사우루스 돌림의 공룡들을 부를 때처럼 '티라노'가 더 자주 쓰인다.
고전 그리스어[5] 발음으로는 '튀란노사우로스',[6] 상고 라틴어[7] 발음으로는 '티란노사우루스', 영어 발음으로는 '티래너/터래너/타이래너소러스'가 되지만[8]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를 공식적인 표기로 인정하고 있다. (#)
3. 발견과 연구[편집]
3.1. 렉스종(모식종)[9][편집]
티라노사우루스라는 학명이 처음 등록된 때는 1905년으로 뉴욕 자연사 박물관의 관장 헨리 오스본의 업적이다. 하지만 사실 고생물학자 에드워드 드링커 코프가 10년 전 1892년에 척추뼈 두 조각을 발견했고, 당시에는 이게 새로운 종의 각룡류 공룡의 것이라 '마노스폰딜루스 기가스(Manospondylus gigas)'라고 명명했던 적이 있는데, 훗날 이 척추뼈는 티라노사우루스의 것이었음이 밝혀졌다.[10]
이게 밝혀지면서 고생물학계는 당황했는데, 학명을 지을 때는 무조건 먼저 붙은 이름을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수많은 논문들이 티라노사우루스라는 이름을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갑자기 학명이 바뀌면 큰 혼란이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국제동물명명규약 제23.9조[11] 의 조항에 따라 이 공룡의 이름은 얼마 쓰이지 않은 마노스폰딜루스가 아닌 모든 이들이 사용하던 티라노사우루스라는 이름을 지킬 수 있었다. 워낙 많은 연구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덕이었다.
1902년의 첫 발견 당시에도 서로 다른 두 개체의 화석이 다른 두 종으로 오인되어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디나모사우루스 임페리오수스(Dynamosaurus imperiosus)[12] 라는 두 학명으로 같은 논문에 소개되었다. 이후 같은 종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티라노사우루스가 더 앞에 적혔다는 이유만으로 채택되었다.[13]
타 공룡 종들보다 보존 상태가 완전한 표본들이 많아 연구가 많이 진행된 편이다. 가장 유명한 것은 전체 골격의 무려 90 퍼센트가 온전한 수(Sue)인데, 이름은 화석을 발견한 고생물학자 수 헨드릭슨을 따서 지어졌으며 사망 당시 나이는 33세로 추정, 발견 당시인 1997년 기준으로 836만 달러로 팔린 몸값도 가장 비싼 공룡 화석이다. 그 외에도 보존 상태가 현존 표본 중 가장 뛰어난 표본 중 하나이자, BBC에서 진행한 티라노사우루스의 치악력 실험을 비롯해 공룡들의 무게와 움직임에 대한 다양한 연구에 사용된 16m짜리 스탠(Stan), 1988년에 발견되었으며 골격의 85%가 남아있고, 16m에 10톤으로 추정되는 젊은 개체인 완켈 렉스(Wankel Rex) 등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이에 성별이 아닌 지역[16] 혹은 성장 수준에 따른 차이라는 연구 결과도 제시된 바 있는데, 실제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성장 곡선을 보면 나름대로 그럴듯한 가설이다. 현재로선 왜 이렇게 두 그룹 간의 차이가 존재하는지 알 수 있는 정확한 증거가 없다. 애초에 화석이 계속 추가 발굴되면서 강건한 개체와 날씬한 개체로 나뉘는 기준부터 확실하지 않고 이렇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이 맞는지부터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강건한 개체와 날씬한 개체의 차이가 티라노사우루스라는 종이 처음 등장해서 멸종하기까지 몇백만 년에 걸친 시간의 흐름 때문에 생겼고, 서로 다른 지역에서 발견되는 것은 각 지역별로 남아있는 지층의 연대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발표되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들 중 위처럼 체격이 유별나게 다른 개체들이 있거나, 뼈들의 위치가 다르고 같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머리뼈나 갈비뼈 등의 크기가 다른 화석들이 있었는데, 이에 관해서 2022년 3월 1일에 그레고리 폴은 티라노사우루스를 세 종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지금까지 단일로만 존재해온 모식종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 rex) 외에도 강건한 개체를 티라노사우루스 임페라토르(T. imperator, '황제'를 뜻한다.), 날씬하고 약간 더 적은 이빨을 가진 개체를 티라노사우루스 레기나(T. regina, '여왕'을 뜻한다.)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전부 단일종인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로만 구분되고, 티라노사우루스속은 몇백만 년 동안 존속했으므로 충분히 그 동안 다른 종으로 진화했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주장의 큰 뼈대가 된다.
그러나 많은 고생물학자들은 이 연구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는데, 한 속 내에서의 종들은 그 생물의 기본적인 형태를 갖추면서도 구별이 되어야 하는 것에 반해 레지나종과 임페라토르종은 그 차이가 상당히 모호하거니와, 그저 개체 간 차이이거나 암수 간 차이였을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가로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섣불리 받아들이기에는 논쟁의 여지가 많은 의견이다.[17]
2019년 3월 21일,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의 고생물학팀이 1991년도에 캐나다 서부에서 발굴된 티라노사우루스 개체인 '스코티'의 뼈를 복원한 결과, 이제까지 발견된 육식공룡 중 몸집이 가장 거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주요 연구자인 스콧 퍼슨스 생물과학 박사는 스코티의 몸길이가 약 13m에 달하고 무게는 8.87t가 나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 정도면 코끼리 평균의 2배에 가까운 덩치이다.[18] 그러다 지금은 10.3~10.4t로 추정하는 주장도 있다.
T.rex Specimens에 현재까지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의 표본들이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조(영어로 되어 있다.).
3.2. 므크라이엔시스종?[편집]
세바스찬 달만(Sebastian G. Dalman) 외 8명의 고생물학자 연구팀이 2024년에 미국 뉴멕시코주의 맥레이층(Mcrae Formation)에서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 모음 중 일부가 렉스종(T. rex)과의 해부학적 차이를 근거로 이 논문에서 새 종 티라노사우루스 므크라이엔시스(T. mcraeensis)를 명명했다. 해부학적 차이에서 므크라이엔시스종은 렉스종(T. rex)보다 치아가 뭉툭하고 턱이 덜 두드러져 상대적으로 치악력이 약했다. 또, 치아가 측면으로 더 얇은 반면 안와 뒤 능선이 희미하며 크기는 16미터 정도로 성체 렉스종과 비슷하다.
므크라이엔시스종의 분리에 다른 큰 증거로는 "시간대 차이"가 있는데, 렉스종의 시간 범위는 백악기 후기 마스트리히트절에서 나타나지만 므크라이엔시스종은 백악기 캄파니아절[20] 부터 시간 범위가 나타난다. 그런데 여기에서 논란이 생기는데, 므크라이엔시스의 시간 범위를 분석할 때, 화석 자체의 시간대를 조사한 것이 아닌 화석 아래 지층의 연대를 분석한 것이다. 이에 대해 팔레오아티스트인 멧 뎀시는 이번 연구는 가정부터가 잘못되었다고 비판했고 저명한 고생물학자 안드레아 카우도 이에 동의하는 글을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한편 이후 2024년의 다른 연구에서 해당 지층 자체의 시기는 캄파니아절 후반부부터 마스트리히트절 초반부라는 결과가 나왔다. #
해당 종의 화석 자체는 오래 전부터 보고되었고,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별개의 종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1990년 및 2015년에 학계에 언급되었으며, 후자의 경우 저자들이 해당 티라노사우루스가 알라모사우루스와 공존하였다는 점을 예시로 들어 최소한 6,700만년 전보다는 이전에 살았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추측하였다.[21]
3.3. 나노티란누스?[편집]
자세한 내용은 나노티란누스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4. 복원 형태[편집]
그리고 발견 극초창기에는 동물 해부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당시의 학자들이 전안와창(antorbital fenestra)을 눈구멍으로 착각하는 바람에 눈이 앞에 달린, 다소 도마뱀스러운 인상으로 복원되는 촌극이 있었으며, 위의 그림들 중 찰스 R. 나이트(Charles R. Knight)의 그림이 이 오류를 보여주고 있다. 이 눈이 잘못된 위치에 박힌 복원은 대중문화에 꽤 영향을 끼쳐서, 1925년판 잃어버린 세계, 1933년판 킹콩이나 공룡지대[23] 등 초창기의 공룡 영화들이 이 복원에 영향을 받았다. 그나마 이 오류는 꽤 빨리 수정되었으며, 위 그림을 그린 찰스 R. 나이트도 나중에는 눈을 제대로 된 위치에 그렸다.[24]
또한 위 그림을 보면 앞발가락이 세 개인데, 티라노사우루스라는 속을 본격적으로 알린 모식종(CM 9380, 당시에는 AMNH 973이었다)과 AMNH 5027의 보존 상태가 영 안 좋아서 앞발뼈가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이라, 당시 학자들로선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발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먼저 알려진 알로사우루스나 메갈로사우루스 같은 수각류들을 참고해 앞발가락을 세 개 단 것이다. 이 오류가 수정된 이후로도 티라노사우루스에게 앞발가락을 세 개 다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지금이야 공룡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앞발가락이 두 개였다는 사실 정도는 다 알지만, 당시엔 티라노사우루스와 알로사우루스를 잘 구분하지 않고 그냥 둘 다 큰 육식공룡이라고만 아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 1940년작 애니메이션 환타지아에서 등장한 티라노사우루스는 손가락이 3개가 달린 상태인데, 이는 월트 디즈니가 손가락이 3개인 것이 더 무섭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반영된 요소이다.
에드몬토사우루스의 사체를 두고 다투는 자세로 전시된 완모식표본괴 AMNH 5027의 골격이다.[25] 허리를 곧추세우고 꼬리를 끌고 있는 자세이며, 손가락이 세 개로 복원된 것을 볼 수 있다.
눈의 위치나 앞발가락의 개수같은 자잘한 오류가 수정된 후에도 자세에 대한 학설이 바뀌기까진 한참 걸렸으므로, 수십 년 동안은 허리를 세우고 꼬리를 내리고선 성큼성큼 직립보행하는 자세가 정설로 여겨졌다. 그나마 후대로 갈수록 실제 골격을 참조해서 복원하는 일이 많아졌고, 공룡의 꼬리가 비교적 뻣뻣했다는 가설이 등장함에 따라 극초창기의 복원들처럼 도마뱀처럼 구불구불한 꼬리로 복원되는 경우는 줄었지만 기본적인 자세는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이것은 비단 티라노사우루스만이 그랬던 게 아니라 알로사우루스나 타르보사우루스, 메갈로사우루스 같은 수각류 공룡들의 공통적인 자세로 여겨졌고, 그 당시에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여겨졌다.
필 티핏이 다큐에 사용했던 티라노사우루스 모형.
데이노니쿠스의 발견을 계기로 공룡이 꼬리를 완전히 들고다녔을 것이라는 학설이 1970년대에 처음으로 제기되었으며, 이 학설이 대중매체에 반영된 건 1985년 CBS에서 방송한 공룡다큐 《Dinosaur!》가 처음이다. 꼬리를 들고 다니는 티라노와 새끼를 돌보는 공룡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새가 깃털을 발달시킨 공룡으로부터 나왔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레고리 S. 폴의 골격도를 바탕으로 한 90년대의 복원도.
1990년대에 들면서 점차 수정되기 시작하였는데, 새로 나온 복원도 속의 티라노사우루스는 머리와 꼬리가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무게중심 근처에 있는 뒷다리는 받침점 역할 하여 무게를 뒷받침해 주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해당 복원도가 완전히 자리잡은 현재는 티라노사우루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2족보행 공룡을 꼬리를 뒤로 쭉 뻗고 머리는 앞으로 숙인채 달리는 형태로 복원하고 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경우 두개골의 길이만 1.4m에 폭이 넓고 대단히 무거웠기 때문에 다른 이족보행형 공룡들보다 목이 짧고 근육질이었으며, 무게 균형을 위해 40개가 넘는 척추뼈로 이루어진 길고 무거운 꼬리가 무게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화 쥬라기 공원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자세에 대한 정설이 기존 학설에서 지금의 학설로 대체되는 과도기쯤에 제작되었다. 그래서인지 해당 작품에 등장하는 티라노사우루스인 렉시는 당시의 최신 학설을 충실히 반영한 복원도를 따랐고, 꼬리와 머리가 수평인 외형을 하고 있다. 영화가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이 새로운 복원을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26]
다만, 쥬라기 공원 영화 속 티라노사우루스는 눈썹 위가 뿔처럼 도드라져 마치 눈썹을 잔뜩 찌푸리고 화난 듯한 인상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안와(眼窩) 뒤와 누골(淚骨), 즉 눈두덩 앞과 뒤의 뼈가 혹처럼 융기된 정도라 그런 인상은 아니었다. 머리 크기나 턱, 주둥이의 육중함도 다소 과장된 편이다. 거기에다가 체형도 사뭇 다른데 실제 티라노사우루스는 흉곽이 넓어 다소 뚱뚱해보이는 인상에 여느 수각류와 마찬가지로 다리는 덩치에 비해 가는 편이었는데, 쥬라기 공원의 티라노사우루스는 흉곽을 줄이고 다리를 키워 더 날렵하게 달릴 수 있을 듯한 체형으로 바꿨다. 영화 속에서 티라노사우루스가 무려 시속 51km로 달리며 자동차를 바짝 추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 체형대로라면 질주하는 폼이 어색하여 그림이 안 나왔을 테니 당연한 어레인지라고 봐야 한다.
90년대라고 현재에 비해 복원도가 근본적으로 크게 달랐던건 아니지만[28] , 영화상에서 등장한 티라노사우루스는 흉악한 인상과 포식자로서의 운동능력을 강조하기 위해 과장이 가미된 것인데, 이 디자인이 실제 생김새보다 훨씬 많이 알려져서 창작물과 고생물 관련 학습용 서적에까지 쥬라기 공원에서 나온 잘못된 복원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더 자세한 것은 티라노사우루스(쥬라기 공원 시리즈) 문서 참조.[29] 하지만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디자인은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엄연히 스티븐 스필버그와 쥬라기 공원 영화에 참여한 컨셉 아티스트들의 저작물에 해당하는 디자인이므로, 사실 이는 복원 문제 이전에 엄연히 따지면 도용이다. 하지만 게임패드와 마찬가지로 해당 디자인이 너무 널리 퍼져서 도용의 범위를 따지기 애매해서 제작사 측에서 항의를 하기 힘든 상황이다.
90년대 이후로 티라노사우루스의 복원에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깃털이 달렸다는 설인데, 이 설을 반영해 한동안 현생 조류에 필적할 정도로 깃털을 풍성하게 단 티라노사우루스의 복원이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해당 학설은 힘을 많이 잃었으며, 현재는 예전과 같이 깃털이 아예 없는 모습으로 복원하거나, 깃털을 달아도 코끼리의 털처럼 잘 보이지도 않는 솜털 형태, 혹은 갈기처럼 목 등 국소적인 부위에만 짧은 깃털이 나 있는 모습으로 복원하는 정도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깃털 공룡 설 관련" 문단 참조.
이 설이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알려지며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만든, 화려한 깃털을 풍성하게 단 티라노사우루스의 복원이 국내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적도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런 식의 풍성한 깃털이 달려있었다는 설은 당시에도 이견이 있었고 현 시점에선 사실상 사장되었으므로, 해당 복원 또한 잘못된 복원이다. 게다가 그걸 감안해도 해부학적 구현이 아주 정확하다고 하긴 힘들다.
90년대 이후로 나온 티라노사우루스 관련 다큐멘터리들은 꼬리를 수평으로 들고 있는 가장 기초적인 사실 정도는 다들 지키고 있지만, 어딘가 미묘하게 복원된 것들이 많으며 실제 티라노사우루스 골격과 일치하는 복원은 의외로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CG 모델링을 만드는 모델러들이 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많으며,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는다고 해도 조율이 잘 안 되면 사실성을 살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모델링을 하는 이는 관련 지식이 부족하고, 전문가는 모델링을 할 만한 능력이 없는데서 빚어지는 촌극인데 이 때문에 비교적 최신에 나온 다큐멘터리라고 해서 예전에 나온 다큐멘터리에 비해 복원이 정확하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경우도 존재한다.
2023년 사이언스에서 발표된 Theropod dinosaur facial reconstruction and the importance of soft tissues in paleobiology 논문에서 연구진들은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과 새로운 연구 결과를 종합한 티라노사우루스 안면 복원도를 공개했다.
- 복원도는 Sue 표본(FMNH PR 2081)에 기반한다.
- 피부: 티라노사우루스과의 피부 화석에 기반해 너비 1~2mm의 서로 겹쳐지지 않은 비늘이 큰 비늘 사이에 배치되어 있다. 두개골에 남은 증거로 보았을 때, 티라노사우루스과에 속하는 다스플레토사우루스 호르네리종의 안면은 다양한 크기의 비늘과 눈가 위에 특히 두드러지는 단단하고 각화된 피부를 가졌을 것으로 예측된다. 티라노사우루스의 두개골로 보아 티라노사우루스도 이와 유사하게 눈가 주변에 단단하고 각화된 피부를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악골은 뼈의 질감이 울퉁불퉁한데, 이는 서로 겹쳐지지 않은 큰 비늘이 턱뼈 가장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가리킨다.
- 콧구멍: 콧구멍의 위치는 다른 거의 모든 이궁류와 마찬가지로 두개골의 콧구멍 앞쪽에 위치했을 것이다. 다만 콧구멍의 형태은 확실하게 알 수 없다.
- 구강조직: 수각류는 인룡류(도마뱀 등)와 같은 입술을 가졌을 것이다. 악어와 달리 입술이 있는 파충류는 잇몸으로 이빨을 덮는데, 대부분의 인룡류는 이빨의 최소 20 ~ 25%를 잇몸으로 덮고 있으며 왕도마뱀과에서는 이빨을 다 덮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잇몸은 먹이를 자르기 위한 칼날이 있는 이빨을 가진 종에서도 발견되며, 유연해 먹이를 먹는 데 방해되지 않는다. 티라노사우루스도 잇몸이 이빨의 일부를 덮고 있었을 것이다.
- 턱 구조: 입을 닫은 도마뱀은 턱뼈가 약간 벌어져있다. 입을 닫은 티라노사우루스의 턱뼈가 얼마나 벌어져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위의 복원도는 인룡류보다 약간 더 좁게 두었으며 이보다 더 넓었을 가능성도 있다.
- 턱 근육: 악어나 단단한 껍질이 있는 먹이를 주식으로 섭취하는 도마뱀과 유사하게 강한 치악력을 위한 턱근육(m. pterygoideus ventralis)이 아랫턱뼈의 (목과 가까운) 뒷면과 아랫면을 따라 불룩하게 튀어나오게 복원되었다.
- 위의 구강조직과 턱 구조에 대한 연구 결과는 다른 수각류에도 적용된다.
-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인 고생물학자 마크 위튼은 해당 논문과 관련해 자신의 블로그에서 입술은 비늘로 덮여진 비근육(non-muscular) 조직이나 주둥이를 덮은 어떠한 상피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이빨이 얼마나 잇몸으로 덮여져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수각류만의 독특한 구강 연조직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게임 중에선 사우리안이 실제 티라노사우루스의 골격과 근육의 추정 해부도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최신 학설을 최대한 반영하여 사실성을 가장 잘 살린 축에 속한다.[30] 또한 프리히스토릭 킹덤이나 비스트 오브 버뮤다, Prior Extinction 등 고생물 덕후들이 만든 최근의 인디 게임들에서 상당히 준수한 복원의 티라노사우루스가 등장하는 경우가 꽤 있다.
2000년대 이후의 티라노사우루스 복원 논쟁은 기본적인 틀은 대부분 공유하고 두상에 관해서만 의견이 갈리는 정도이기 때문에 사실 어느 복원도 완전히 틀렸다고 단정짓기는 곤란하다. 인간 또한 시대와 인종에 따라 두상이 확연히 차이나기 때문이다. 고작 30만년 동안 존속하고 있는 인간도 그런데, 거의 700만년 가까이 살았던 티라노사우루스의 두상 역시 시대별로 달랐다고 해도 이상할건 없다.
5. 특징[편집]
5.1. 크기[편집]
[ 펼치기 · 접기 ] - [10][1] 그 유명한 쥬라기 공원 로고의 모델이 된 골격이다.[2] 모식종.[3] 이쪽은 발견 당시 보존율이 11% 정도로 워낙 좋지 않아서, 동시기에 발견된 유사한 사이즈의 표본인 AMNH 5027을 많이 참고하여 복원되었다.[4] 2022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김포공항 롯데몰에서 전시된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 순환 전시를 했었다.[5] "Rigby's Rex"라고도 불린다.[6] 시카고 박물관의 큐레이터에 의하면, 12미터가 넘어가는 Sue, Scotty같은 개체와 비슷한 사이즈라고 한다.[7] 마찬가지로 Sue와 비견되는 덩치의 개체다.[8] 발견되었을 당시의 몸길이 추정치가 12.8미터로 추정되었으나 현재에는 12.3미터 내외로 추정치가 설정되었다.[9] 고생물학계에 발표될 당시 몸길이가 12.5미터(41피트) 내외로 추정된 거대한 개체이다. 몸길이 추정치의 최댓값은 13.1미터에 달하며 발견된 골격 부위의 85%가 수의 골격 부위들보다 더 큰 사이즈를 자랑한다.[10] 척추와 꼬리뼈를 쭉 펴서 잰 길이가 아닌, 생전 몸길이 기준이다.
역사상 최대 크기의 육상 포식자로 추정되며, 현재 알려진 표본들로 보았을 때 성체의 평균 몸길이는 더 성장할 여지가 없이 완전하게 성장한 경우 12m를 상회한다. 최대 몸길이의 경우는 과거에는 15m로 추정되었지만 현재는 13m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체중의 경우 평균 크기의 성체가 6~7톤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일반적인 성체들보다 더욱 육중하다고 추정된 개체들은 8톤도 넘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게 얼마나 거대한 것이냐면, 현생 육상동물 중 거의 독보적인 체급을 자랑하는 아프리카코끼리가 성체 수컷 기준 평균 체중이 5t대이며[31] 암컷들은 수컷들의 대략 2분의 1밖에 안 된다. 티라노사우루스가 최대 크기의 육상 포식자라는 건 체중이 가장 무겁다는 뜻이고, 몸길이가 가장 긴 육상 포식자는 아닌데, 스피노사우루스는 몸길이가 14m 정도였고, 옥살라이아도 12~14m로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길었다. 팔레오세에 살았던 거대한 뱀인 티타노보아도 14.3m로 추정되며 그 이상의 개체들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32]
기존에 최대 크기의 티라노사우루스 표본으로 여겨졌던 유명 개체인 '수'(Sue, FMNH PR2081)의 경우, 몸길이가 12미터를 거뜬하게 넘긴다. 또한 이 개체는 고생물학자 스콧 하르트만이 체적(volumetric) 측정법으로 체중을 8.4톤으로 추정했으며, 최근의 대퇴골 기반 측정법으로도 8,462kg이라는 유사한 수치가 나왔다. 최근까지만 해도 '수'의 체중을 무려 9톤 이상으로 잡는 경우도 있었지만, '수'의 골격이 흉곽이 지나치게 넓게 전시되었다는 오류가 있기 때문에[34] 이를 기반으로 한 추정치들이 지나치게 무겁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런 오류를 감안하고 수정된 골격도를 바탕으로 한 스콧 하르트만의 추정치가 더 정확도가 높을 것이다. 실제로 2019년의 연구에서는 평범한 기존 체형으로 복원된 모형을 바탕으로 체적을 측정해 체중을 구했을 때는 8,302~8,692kg으로 하르트만의 추정치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지만, 전시된 골격에 따라 흉곽을 13%넓게 늘리자 체중이 9,131kg으로 펄쩍 뛰었다.[35][36]
당연히 모든 개체들이 이렇게 육중한 것은 아니며, '수'가 덩치가 상당히 큰 개체였음을 감안하면 평균 체중은 이보다는 덜할 것이다. 가령 '스탠'(Stan, BHI 3033)의 체중은 골격의 3D 레이저 스캔을 통해 생전 체중이 약 7,655kg 또는 약 7,207kg으로 추산되었다.[37] 비슷한 사이즈의 개체들인 모식표본(CM 9380)과 AMNH 5027의 경우, '최소' 7,394kg이라는 결과가 나왔으며[38] AMNH 5027은 6,986kg이라는 추정치가 나왔다.[39] 다른 성체 티라노사우루스들에 비해 체형이 상당히 슬렌더한 편인 '완켈 렉스'(Wankel Rex, MOR 555)의 경우 3D 레이저 스캔을 통해 체중이 6톤 남짓(약 6,072kg)으로 다른 개체들에 비해 상당히 가볍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 개체는 길이는 그렇게 짧지 않지만 체형이 완숙한 성체들에 비해 슬림하며, 실제로 나이를 추정한 결과 다 자라지 않은 젊은 성체거나 준성체로 여겨진다고 한다. 종합해보면 큰 축에 들지 않는 개체들도 6~7톤 정도 혹은 넘어가는 추정치가 나오는데, 즉, 티라노사우루스 성체의 평균 체중은 6~7톤대였을 가능성이 높다.
'수'보다도 큰 것으로 여겨지는 '스코티'(Scotty, RSM P2523.8)는 길이가 대략 13m에 근접하며 대퇴골 기반 측정법으로 체중 10,300~10,400kg이라는 결과가 나와 현재까지 가장 큰 티라노사우루스 표본으로 여겨진다. 단, 기존 계산으로는 둘의 차이는 근소한 수준이며 '펙스 렉스'(Peck's Rex, MOR 980), '트릭스'(Trix, RGM 792.000), '빅토리아'(Victoria) 또한 몸길이와 체급이 이 둘에 거의 필적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부분적인 파편으로만 발견된 표본들까지 포함하면 '수'나 '수코티'에 근접하는 사이즈로 추정되는 표본들은 생각보다 많다.[40] 또한 '수'의 보존율은 무려 85%, '스코티'의 보존율은 70~75%, '트릭스'의 보존율은 75~80%에 달하며, '펙스 렉스'와 '빅토리아' 또한 매우 양호한 보존율을 자랑하기 때문에 추정치에 대한 신뢰성도 여타 대형 공룡들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수'와 '스코티'나 다른 개체들간의 차이가 크기가 꽤 크지만 이들이 이례적으로 거대한 개체들이라기보단, 평균적인 티라노사우루스 성체의 상한선에 가까운 크기일 가능성이 높다.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이 여타 대형 공룡들보다 풍부한 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까지 발견된 표본들의 숫자는 실체 개체수에 비하면 새발의 피나 마찬가지인 수준인데 그 소수의 개체들 가운데 '수'에 필적하는 사이즈의 개체들이 꽤나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12미터를 상회하는 몸길이, 8톤 이상의 체구는 성체 티라노사우루스 기준으로 그리 드물진 않은 크기였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은, '수'나 '트릭스'는 사망 당시의 나이가 각각 약 28, 30살로 추정되는 늙은 개체들이며 티라노사우루스 수명의 한계치에 가까울 정도로 오래 산 개체들이라 단순히 오래 살아서 다른 개체들보다 크다고 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스코티'의 경우 낮게 잡으면 23살 정도로 그럭저럭 젊은 축에 드는 성체이며, '빅토리아' 또한 추정 나이가 20대 초반 정도로 성체치곤 꽤 젊은 축이다. 일반적인 티라노사우루스의 성장 곡선에 대입해보면 '스코티'나 '빅토리아'는 그 덩치에도 불구하고 더 오래 장수했으면 근소하게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개체마다 성장 속도와 패턴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므로 이는 확언할 수는 없다.
'수'나 '스코티'보다 훨씬 큰 표본들이 존재한다는 루머도 있지만, 너무 표본이 부분적이라 제대로 된 크기 추정이 불가능하거나, 막상 해당 표본을 '수'나 '스코티'와 비교해보면 별 차이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때는 역대 최대 크기의 티라노사우루스 두개골로 알려졌던 MOR 008인데, 발견 당시 두개골 길이가 1.5m에 달하는 거대한 개체로 여겨졌으나 두개골이 잘못된 모양으로 복원되었다는 지적이 있었고, 수정된 두개골 크기는 그보다 많이 줄어서 오히려 '수'보다 작을 수도 있다고 한다.[41] 그 외에도 아래턱의 치골만 일부 발견된 NMMNH P-1031-1이나 오른쪽 상악골만 발견된 UCMP 117842, 발가락뼈 단 하나만 발견된 UCMP 137538 등이 13미터가 넘거나 심지어는 14미터가 넘는다는 둥, '수'보다 훨씬 큰 개체라는 루머가 인터넷 등지에서 떠돌아다니지만 실제로 '수'와 같은 부위를 대조해보면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나마 MOR 1126('Celeste')라는 표본이 잭 호너의 주장에 의하면 '수'보다 10퍼센트 크다고 하지만, 공식적인 추정치가 나온 적이 없으며 표본의 보존율이 9퍼센트에 불과해 확인이 불가능하다.
애초에 모든 동물이 그렇듯이 개체마다 신체비율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런 부분적인 표본의 크기는 어디까지나 막연한 추정치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위에서 예로 든 개체들은 전부 매우 국소적인 부위만 발견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어떻게 생긴 개체였는지 알 길이 없으며, 그나마 저 중에서는 가장 보존율이 높은 MOR 008도 두개골만 덩그러니 발견된 사례다.
물론 '수'나 '스코티'보다 훨씬 큰 티라노사우루스 개체들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낮진 않다. 2013년에 내셔널 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고생물학자 토마스 홀츠 박사는 통계적으로 따졌을 때 '수'보다 10%, 15% 혹은 심지어 20% 큰 개체들이 개체군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하기도 했으며, 고생물학자 마크 위튼도 이례적으로 늙고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 개체의 그림과 함께 동일한 의견을 냈다. 심지어 또한 발표되었다. 이는 당연한 것이, '수'가 현재 발견된 개체들 중에선 확실히 큰 편이긴 하지만 그냥 덩치가 있는 수준이지, 다른 개체들에 비해 아주 독보적으로 거대한 수준까진 아닌데, 정말 이례적으로 거대한 개체들도 존재했을 수 있다는 소리다.[42] 하지만 그런 개체가 실제로 발견된 것은 아니기에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하며, 공식적인 크기 추정치에 포함시키기는 무리다.
기가노토사우루스나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 등의 다른 초대형 수각류들의 크기가 재추정이 이루어지며 첫 발견 시의 추정치에 비해 너프되었기 때문에, 공식적인 추정치에 의하면 '스코티'나 '수' 등의 티라노사우루스 개체들을 길이에서 확실히 능가할 가능성이 높은 수각류는 스피노사우루스가 유일하다. 다만 티라노사우루스가 대형 공룡치곤 이례적으로 표본의 개수도 많고 보존율이 매우 좋은 표본들도 다수 발견되어서 연구가 많이 되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며, 다른 대형 수각류들은 애초에 표본 자체가 몇 점 없거나 그나마 있는 표본도 부분적으로만 보존된 경우도 부지기수다.
5.2. 사냥에 적합한 신체[편집]
두개골의 모양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오늘날의 맹금류 및 식육목에 속하는 대다수의 포식자들과 마찬가지로 정면을 향한 눈을 지니고 있다. 즉, 정면을 향해 겹치는 양눈의 시야 범위가 꽤 넓어서 상당히 발달된 양안시를 갖춘 동물이었다. 이는 티라노사우루스와 흔히 비교되곤 하는 알로사우루스나 기가노토사우루스 등의 수각류와 비교되는 형태인데, 이런 육식공룡들은 오늘날 대다수의 파충류와 마찬가지로 눈이 두개골 양옆에 위치해 측면을 향하는 형태다. 즉, 이들은 티라노사우루스와 달리 양눈의 시야가 겹치는 범위가 거의 없다시피 했으며, 사실상 정면을 보기가 힘든 형태였다.[44]
티라노사우루스 외에도 상당수의 티라노사우루스과가 어느 정도 양안시를 갖추고 있었으나, 티라노사우루스의 경우엔 더 극대화되어 있었다. 안와가 더욱 정면을 향해있어서 양눈의 시야가 겹치는 범위가 더욱 넓었으며, 두개골에서 양 눈이 위치한 부분이 주둥이에 비해 확연히 넓었기 때문에 주둥이에 의해 시야가 방해받는 정도가 덜했고, 눈두덩 앞의 누골(淚骨)에 난 뿔도 시야를 가리지 않게 축소되어 있는 등 양안시를 더욱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결과적으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양안시 범위는 현생 매를 능가하는 수준이었으며, 올빼미에 버금가는 양안시를 지녔던 몇몇 드로마이오사우루스과나 트로오돈과를 제외하면 수각류들 중에서도 가장 발달된 양안시를 지니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양안시의 장점은 입체감과 거리감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는 점으로, 먹이의 형태와 자신으로부터의 거리를 파악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에 주로 시야에 의존하는 포식동물에게서 자주 보인다.[45] 한마디로 티라노사우루스가 활발한 프레데터(포식자)였으며, 후각이나 청각 외에도 시각에도 많이 의존해서 사냥했음을 보여주는 특징이다.
또한 안와의 크기가 상당히 넓은데, 눈알 지름이 14cm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단순히 눈알 크기로만 따지면 육상동물 중 역사상 최대 크기다.[46] 눈 크기도 10cm 안팎(91~119mm)으로 결코 작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시력도 상당히 뛰어났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확히는 어떤 현생 동물을 안구 구조의 모델로 삼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만약 악어를 모델로 삼는다면, 시력은 인간보다는 못하지만 개나 고양이같은 동물들보단 뛰어났을 것으로 보이며, 야간 시력이 뛰어난 야행성 동물의 시각을 가졌을 것이라고 한다. 만약 타조를 모델로 삼는다면, 시야는 인간과 비슷하거나 살짝 못한 수준으로 올라가고, 야간 시력은 올빼미 정도로 뛰어났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만약 현생의 주행성 맹금류와 같은 안구를 가졌다면 시력이 무려 인간의 13배에 달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인간보다 시력이 몇 배나 좋은 독수리나 매와 비교해도 몇 배는 더 좋은 수준이다.[47]
시각 외에도 포식자로서의 필요한 감각 기관이 전반적으로 뛰어났다. 후각이 공룡들 중에서도 매우 발달된 축에 속했는데, 다른 수각류에 비하면 후구(嗅球) 및 후각신경의 크기가 뇌 크기에 비해 상당히 비대한 편이었으며, 후각수용체의 유전자 개수도 다른 공룡들에 비해 많았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이는 비단 티라노사우루스뿐만 아니라 티라노사우루스과의 전반적인 특징. 즉, 장거리에 걸쳐 후각으로 먹잇감을 추적하는데 상당히 탁월했던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청각 또한 뛰어났는데, 수각류치곤 이례적일 정도로 달팽이관의 길이가 길었으며[48] 이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청력이 상당히 뛰어났음을 의미한다. 특히 저주파 소리를 듣는데 탁월했다고 하는데, 티라노사우루스의 생활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49]
또한 내이(內耳)의 구조가 전형적인 코일루로사우루스류 공룡의 특징을 보이며, 이는 재빠른 안구운동과 머리 움직임이 가능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덩치에 비해 뇌의 용량이 상당히 큰 편이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대뇌화 지수(Encephalization quotient)가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50] 몇몇 드로마이오사우루스과 및 트로오돈과의 소형 공룡들을 제외하면 비조류 공룡들을 통틀어 체중량 대비 가장 큰 뇌를 지녔다고 하는데, 대뇌화 지수가 꼭 지능의 높낮이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지능이 높은 동물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연구에서는 대뇌화 지수가 높긴 해도 현생 파충류의 범위 내에 있다고 결론을 내렸으며, 뇌 질량 대비 대뇌 질량이 현생 조류의 최저치보다는 높지만 나일악어나 미시시피악어 등의 악어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한다.[51] 대뇌화 지수가 무려 침팬지보다 살짝 못한 수준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석형류와 포유류의 대뇌화 지수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에 대해선 이견이 존재한다.
가장 높은 저작력 실측치를 기록한 나일악어가 약 2.3t 정도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생 동물 중 독보적으로 강력한 턱 힘을 지닌 대형 악어들보다도 몇 배는 강력한 셈. 여타 수각류들과 비교해도, 단순 턱 힘만 놓고 보면 독보적으로 강력하다. 가령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한 덩치의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 수각류들도 결코 약하지 않은 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53] 티라노사우루스와는 몇 배의 차이가 났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티라노사우루스의 두개골은 타 수각류에 비하면 매우 강건하며, 유연성을 희생하고 안정성에 중점을 둔 특징들이 다수 보인다. 대표적으로 입천장을 이루는 구개골, 윗턱과 아랫턱을 연결하는 방형골, 그리고 구개골과 방형골을 연결하는 익상골이 단단하게 융합되어 있었다. 또한 코뼈(비골)은 대부분의 수각류들과는 다르게 충격을 견디기 위해 융합된 형태를 보이며, 모든 수각류를 통틀어 가장 강건하다. 비골과 상악골 사이의 접합선은 구불구불하게 맞물리는 형태인데 이는 충격을 견디로 분산하는데 효과적인 구조다. 사실 두개골 전체가 거대한 턱 근육으로 인한 하중을 지탱하고, 강력한 치악력으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단 티라노사우루스뿐만이 아니라, 알베르토사우루스, 다스플레토사우루스, 타르보사우루스 등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들이 전반적으로 턱 힘이 강력한 편이며, 티라노사우루스만큼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수 톤 단위를 기록했던 것으로 보인다. 티라노사우루스상과는 꾸준히 턱 힘을 늘리고 그로 인한 충격을 효과적으로 견디기 위한 방향으로 진화해왔는데, 백악기 말미에 나타난 분화된 티라노사우루스아과에 이르러선 그런 특징들이 극대화된 것. 게다가 티라노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상과를 통틀어서 가장 덩치가 거대하고, 그만큼 턱 근육도 가장 크고 강했기 때문에 가장 높은 치악력을 기록했던 것이다.
윗턱의 끝부분이 V자 모양인 다른 육식공룡들에 비해 티라노사우루스는 U자 모양이라 한 입에 뜯어낼 수 있는 고기의 양을 최대한 늘렸으며, 입의 용량은 무려 200kg으로, 시베리아호랑이를 한 입에 삼킬 정도이다. 이러한 입 용량은 지금까지 발견된 육상 육식동물 중 가장 큰 입 용량을 자랑한다.
공룡 치고는 독특하게도 어느정도 이형치(異形齒)를 지니고 있다.[54] 실제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은 앞뒤가 크기도 다르고 두께도 다른 반면, 다른 육식공룡들은 앞뒷니 상관없이 거의 일정한 것을 볼 수 있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위턱 앞 이빨(전상악치)가 나머지 이빨과 확연한 모양 차이를 보이는데, 일단 나머지 이빨에 비해 조밀하게 나 있으며, 단면이 D자 모양인[55] 뒤로 굽은 끌 형태에 가까운데 형태상 포유류의 앞니와 어느 정도 유사하다. [56]
나머지 이빨은 앞니보다는 덜 조밀하고, 단면이 매우 두꺼워서 나이프라기보다는 바나나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이는 대다수의 육식공룡이 지닌 이빨과 대비되는 형태다. 단면이 두꺼울수록 이빨의 강도가 올라가므로, 가공할 저작력을 견디기 위해 두껍고 튼튼한 이빨을 지니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빨의 길이는 최대 30.5cm에 달하는데, 현재까지 발견된 육식공룡의 이빨 중에서는 가장 길다. 다만 전체 길이의 3분의 2는 이빨의 뿌리(치근)에 해당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치관)의 길이는 다른 육식공룡들에 비해 딱히 긴 편은 아니다.[57] 다르게 말하면 이빨의 뿌리가 매우 깊었으며, 실제로 다른 육식공룡들은 치관과 치근의 길이가 비슷했던 것에 비해 티라노사우루스의 치근은 그 길이가 치관의 두 배에 달한다. 뿌리가 깊숙한 만큼 다른 육식공룡들에 비해 이빨이 튼튼하게 고정되어 있었으며, 이 또한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에 가해지는 엄청난 힘을 견디기 위해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5.3. 식습관 및 식성[편집]
티라노사우루스는 당대의 최상위 포식자였으며, 성체 티라노사우루스가 가장 선호하는 먹잇감은 동시기, 동일 지역에 공존했던 대형 각룡(트리케라톱스, 토로사우루스)이나 에드몬토사우루스, 크리토사우루스 등의 덩치 큰 조반류 공룡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성체 티라노사우루스가 노리는 먹잇감들은 주로 적당히 큰 덩치에 높은 활동성을 겸비한 동물들이었으며, 용각류만큼 거대하진 않아도 티라노사우루스와 몸싸움을 벌일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게다가 몇몇 동물들은 포식자에 대항하기 위한 무장과 호전적인 성질로 인해 티라노사우루스에게도 위험한 상대였는데, 이 때문에 티라노사우루스는 사냥의 리스크가 다른 대형 육식공룡들에 비해 매우 큰 편이었다. 가령 각룡들은 위협적인 뿔과 프릴로 무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면에서 공격하기 까다로웠으며, 곡룡들은 튼튼한 골편으로 등을 방어하며 꼬리를 휘둘러 티라노사우루스의 발목을 노리는 방식으로 접근을 차단했기 때문에 공격하기가 쉽지 않았다. 에드몬토사우루스는 큰 크기라는 방어 수단이 있었고, 작은 개체들은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한참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었으며, 큰 개체들은 티라노사우루스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덩치가 컷으리라 추측되고 지구력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를 능가했기에 한 번 놓치면 추격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은 또한 다른 육식공룡들과 달리 두께 자체가 어마어마했다. 알로사우루스와 같은 다른 육식공룡의 이빨은[59] 주로 고기를 썰 때 쓰는 얇은 칼같은 형태가 많았으며, 말그대로 먹이를 잡고 살점을 뜯어내어 출혈을 일으키는데 용이한 구조였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은 칼보단 대못같이 두꺼우면서도 날카로운 형태였다. 즉 자르기보다는 무조건 먹이의 목이나 두개골 등을 물어 힘으로 뼈를 으스러뜨리는 방식으로 먹이를 사냥했던 것이다.
상술했듯 티라노사우루스는 단단한 공룡의 뼈를 으스러뜨릴만한 치악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티라노사우루스의 신체능력은 티라노사우루스의 독특한 식습관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몇몇 과학자들은 티라노사우루스가 강력한 치악력을 기반으로 먹이를 돼지 오돌뼈 씹어먹듯이 뼈째 씹어먹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티라노사우루스 스캐빈저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이 주로 지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는 시체를 뼈째로 씹어먹는 행위는 시체의 고기만을 발라먹는 방식에 비해 골수라는 부수적인 영양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60] 즉, 아그작아그작 먹이를 뼈째로 씹어먹는 방식은 살아있는 먹이에 비해 싱싱하지 못한 시체 먹이로부터 최대한의 가성비를 얻을 수 있는 식습관이란 것이며, 이는 스캐빈저설 지지자들의 주장 근거로 거론되곤 한다.[61] . 이러한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다름 아닌 티라노사우루스의 똥 화석이다. 티라노사우루스의 똥 화석엔 먹이가 된 공룡의 뼛조각들이 다량 발견되기 때문이다.[62]
반면 티라노사우루스가 먹이를 뼈째 씹어먹었으리란 추정에 대해 회의적인 관점도 있다. Karen Chin과 같은 학자들에 의하면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과 턱힘 자체는 뼈를 으스러뜨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지만, 뼈를 잘게 씹어먹기엔 인간이나 점박이하이에나와 달리 어금니의 역할을 하는 이빨이 없어 체계적으로(systematically) 저작운동을 하는 데에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63] 다시 말해 티라노사우루스가 사냥을 하는 과정에서 먹이를 뼈째 으스러뜨려 절명시켰을지언정, 우리가 과자 먹듯이 뼈를 입안에서 씹어먹진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그렇다면 티라노사우루스의 변에서 나오는 뼛조각은 무엇이냐는 의문이 생기는데, 이는 티라노사우루스의 모래주머니 기관의 작용일 가능성이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인 <전격 해부! 티라노사우루스>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는 오늘날의 닭과 같이 먹이를 위석으로 으깨는 모래주머니를 갖고 있어서 삼킨 먹이를 잘게 분쇄했을 것이라고 한다.[64] 즉, 티라노사우루스가 뼈째 집어삼킨 먹이를 모래주머니에서 분쇄했다는 것이다.[65] 또, 티라노사우루스가 한 입에 삼키기 알맞게 먹이를 물어뜯는 과정에서 부서진 뼛조각이 고기에 섞여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 애초에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은 먹이를 씹는 것보단 뼈째 뜯는 것에 특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티라노사우루스의 똥화석에 섞인 뼛조각들은 티라노사우루스가 저작운동으로 뼈를 씹어먹었다는 증거라기보단, 오늘날의 조류들이 통째로 집어삼킨 먹이로부터 소화하지 못한 뼛조각을 털뭉치와 함께 펠릿으로 배출하는 것과 유사한 작용의 흔적으로 볼 수 있다.[66]
티라노사우루스가 악어 같은 파충류처럼 관성섭식을 했으리란 주장도 있다.[67] 관성섭식이란 먹이를 물어서 공중에 집어던지거나 고개를 치켜들어, 떨어지는 먹이를 관성을 이용해 삼키는 행위이다. 쉽게 말해 고개를 들어 먹이가 알아서 식도로 떨어지게 하는 것.[68] 이것이 가능한 것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섬세한 턱의 신경과 약 약 50kg의 고깃덩이를 공중으로 집어던질 수 있는 가공할만한 12개의 목근육 덕분이다.[69] 즉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티라노사우루스는 가공할 치악력을 씹고 부수는 데 쓴 것이 아니라 한 입에 꿀꺽 삼키기 알맞은 크기로 해체하는 데에 썼을 수도 있다.
상술한 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티라노의 식습관에 대한 논쟁은 후술할 스캐빈저 VS 프레데터 논쟁과도 연관성이 있는데, 스캐빈저설이 현시점에서 크게 힘을 잃음으로써 티라노사우루스의 식습관은 점박이하이에나와 같이 꼭꼭 먹이를 씹어먹었다는 주장보단 코모도왕도마뱀처럼 먹이를 통째로 삼켰다는 쪽이 좀 더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70]
티라노사우루스는 함께 살았던 트리케라톱스같은 대형 각룡이나 에드몬토사우루스같은 거대한 조각류들의 유일한 천적이었을 것이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식성은 나이대에 따라서 달라졌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크고 육중한 성체 티라노사우루스가 몸집이 크고 느린 초식공룡을 위주로 사냥했던 것에 비해 덜 자란 개체들은 비교적 작고 빠른 공룡들을 사냥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에 나노티라누스로 명명되었던 티라노사우루스 아성체가 자신보다 덩치가 큰 트리케라톱스와 싸우는 자세로 발견되었던 것으로 보아 아성체들도 생각보다 큰 먹이를 사냥했을 가능성이 있다.
5.4. 기타 신체적 특징[편집]
현재 발견된 성체 티라노사우루스 화석들 중에서는 생전에 입은 골절 등으로 인한 상흔 때문에 만신창이인 것들이 많은데, 'Stan'이나 'Scotty' 등이 좋은 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석에서 골절상흔, 즉 부러진 뼈들이 자연적으로 굳어지면서 치유된 흔적이 매우 자주 발견되는데, 팔이나 갈비뼈, 생명에 치명적인 대퇴골같은 뼈 조차도 부러졌다가 자연치유된 모습이 화석으로 남아있으며 개체에 따라서는 동족의 공격에 의해 꼬리가 상당 부분 뜯겨나가는 치명적인 중상을 입었는데도 뼈가 재형성(remodelling) 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71] 이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상당히 험한 생활을 했을 것임을 시사하는데, 최상위 포식자인만큼 덩치가 엇비슷한 위험한 초식동물과 싸우면서 입은 부상이거나, 동족 간의 싸움에서 입은 부상으로 추정된다. 더군다나 성체 티라노사우루스의 무시무시한 치악력을 감안하면 아무리 튼튼한 티라노사우루스라도 동족과 싸우다가 제대로 물렸을 때에 뼈가 부러지는 일이 빈번히 있었을 것이다.[72]
두개골이 모든 수각류를 통틀어서 가장 거대한데, 특히 티라노사우루스의 두개골은 길이도 길 뿐만 아니라 좌우 폭이 넓기 때문에, 옆에서 보면 기가노토사우루스나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 등의 대형 수각류들과 비슷한 크기로 보일지라도, 정면에서 보면 여타 대형 수각류들과 비교해도 차원이 다른 육중한 부피감을 자랑한다. 이 육중하고 두꺼운 머리뼈는 구조적으로도 강한 충격을 분산시키는 데에 탁월해서 수 톤에 달하는 충격량, 즉 티라노사우루스가 먹이를 강하게 물거나 심지어 전속력으로 달리다 넘어져 머리를 땅에 박아도 큰 타격을 입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또한 두개골이 각종 돌기들로 인해 울퉁불퉁한 것도 특징인데, 안와(眼窩) 뒤의 돌기와 누골(淚骨)이 융기되어 마치 뼈로 된 혹처럼 뭉쳐있으며, 토마스 카(Thomas Carr) 등 일부 고생물학자에 의하면 뼈의 표면으로 미루어보건대 골편에 가까운 단단한 피부로 덮여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런 특징에 대해선 흥미로운 가설이 존재하는데, 바로 티라노사우루스들끼리 서로 싸울 때 육중하고 튼튼한 두개골을 앞세워 박치기를 하면서 겨뤘고, 갑피로 덮인 안와와 누골의 돌출된 뼈는 눈두덩이 직접 타격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는 가설이다.[73]
또한 많은 수각류 공룡들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뼈가 속이 비어 있는데 이는 체중은 최대한 줄이고 움직임을 가볍게 만들면서 근력은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구조로, 후술할 스캐빈저 vs 프레데터 논쟁과도 관련이 있는데 티라노사우루스가 사냥을 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구조도 사실 불필요하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체온은 섭씨 32.2도로, 서식지의 기온인 26도보다 높은 항온동물이다. # 그리고 육식동물이므로 에너지도 효율적으로 보충할 수 있어 지능이 높을만한 여건을 다 지니고 있다.
흔히 대중들에게는 티라노사우루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육식 공룡)가 중저음으로 크고 우렁차게 포효하듯이 울었을 것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의 매체에서도 그렇게 나오지만, 실제로는 이들은 성대나 현존하는 새의 대부분이 갖고 있는 명관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큰 소리를 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실제로는 "크르르르"나 "크흠"정도로 낮은 울림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티렉스의 추정 울음소리들 #1 #2 #3
한편 악어처럼 목근육을 진동시켜 울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는데 성대로 울부짖는 포유류 포식자에 미치지 못할 뿐이지 악어 역시 제법 위압적인 울음소리를 낼 수 있기에 매체에서 묘사되는 만큼은 아닐지라도 그럭저럭 포효를 내지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2022년에 진행된 전시회 <빅토리아 티렉스>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울음소리를 위 문단의 추론과는 달리 우렁차고 걸걸한 것으로 재구한 바 있다. 선사시대: 공룡이 지배하던 지구에서도 현대의 악어들을 참고 했는지 꽤 우렁찬 울음소리를 내는 것으로 묘사됐다.
다큐멘터리 선사시대: 공룡이 지배하던 지구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가 헤엄치는 모습이 나오는데, 해당 다큐멘터리의 자문을 맡은 고생물학자이자 동물학자 대런 내이쉬(Darren Naish)의 언급에 따르면 뼈가 비어있는 수각류의 특성상 물에 뜨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한다. 또한 뒷발톱으로 긁은 듯한 자국이 보존된 발자국 화석들이 발견된 바 있는데, 이 흔적들은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수각류들은 헤엄치며 뒷다리를 물 속에서 움직였는데, 이용해 과정에서 뒷발톱이 물 밑의 진흙바닥을 긁어서 남긴 자국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한편 위에 언급된 선사시대: 공룡이 지배하던 지구 다큐멘터리에서는 준성체 수컷 티라노사우루스가 알라모사우루스의 시체를 뜯던 중 마찬가지로 시체를 노리고 나타난 케찰코아틀루스들과 대치하는데, 한 마리를 상대로는 물러나지 않았지만 두 마리가 공중에서 쪼아대며 치고 빠지자 결국 시체를 내어주고 자리를 피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티라노사우루스는 그 엄청난 체중 때문에 점프를 할 수 없고[74] , 목과 고개를 위로 젖히는 데도 한계가 있기에 케찰코아틀루스가 티라노사우루스의 공격권에 스스로 들어가지 않는 한, 공중에서의 공격에 반격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케찰코아틀루스가 티라노사우루스를 사냥하거나 죽일 수는 없지만, 눈과 같이 매우 중요한 급소를 공격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에 다큐멘터리에서는 케찰코아틀루스가 공중에서 티라노사우루스의 눈이라도 찌르게 되면 사냥이 불가능해져 생명이 위험해지기에 케찰코아틀루스를 피해 물러난다고 나레이션하였다.[75] 즉 티라노사우루스는 공중에서의 공격에는 취약했다고 본 것이다. 현존 포유류 중 가장 대표적인 육식동물인 고양이과 동물들이 공중으로 엄청난 도약과 유연한 척추를 활용한 자유로운 턴 등 민첩한 신체놀림, 거기에 앞발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하여 날아가는 새도 사냥하는 경우가 꽤 된다는 것과는 비교가 된다.
6. 친척 관계[편집]
백악기 말기에 가장 번성했던 육식공룡이라 그런지 티라노사우루스와 계통상 유연관계에 있는 육식공룡들이 백악기에 북아메리카와 아시아, 유럽 대륙 등 북반구 대륙을 중심으로 많이 번성했다. 북아메리카 서부 라라미디아의 알베르토사우루스와 다스플레토사우루스, 고르고사우루스, 나노티란누스[77] , 타나토테리스테스, 테라토포네우스, 피스타히에베르소르, 리트로낙스 등과 북아메리카 동부 애팔래치아의 애팔래치오사우루스, 드립토사우루스, 아시아의 주청티란누스, 알리오라무스, 타르보사우루스, 알렉트로사우루스, 티무르렌기아, 구안롱, 유티란누스, 유럽의 에오티란누스 등이 있다. 이들 외에도 정확하진 않지만, 남아메리카의 산타나랍토르와 메가랍토르, 마입, 아이로스테온 등과 오스트레일리아의 라파토르, 아우스트랄로베나토르, 티미무스 등도 있는데, 이들이 티라노사우루스상과가 맞다면 아프리카를 제외한[78] 모든 대륙에 티라노사우루스상과가 분포한 셈이다. 티라노사우루스상과를 통틀어 덩치가 가장 거대한 종이며, 타르보사우루스나 주청티란누스 같은 백악기 후기의 다른 대형종들도 티라노사우루스와 비교하면 한참 작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때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아시아의 티라노사우루스류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었다. 타르보사우루스의 경우 티라노사우루스의 직계 조상 내지 매우 가까운 친척, 즉 근연종으로 알려졌었고, 심지어 타르보사우루스의 발견 당시에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동일속으로 분류되어 '티라노사우루스 바타르(Tyrannosaurus bataar)'로 명명되기도 했으며, 여전히 이 둘을 같은 속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잔존하나,[79] 차후 발견에 따라 일반적으로는 비슷한 시기에 북미와 아시아에서 독자적인 진화를 거친 다른 속으로 보고 있다. 둘이 닮게 된 것은 비슷한 종류의 먹이(대형 조각류)를 비슷한 방식으로 사냥했기 때문에 평행진화를 거쳐서 서로 닮게 된 탓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백악기에는 현재의 베링 해협이 알래스카를 통해 이어져있었고, 알래스카에서 티라노사우루스과의 화석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아시아와 북아메리카의 티라노사우루스과 종들 사이에 상호 교류가 있었으며, 티라노사우루스의 경우 아시아에서 건너온 타르보사우루스의 후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2013년 북미 남부에 발견된 신종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인 '리트로낙스(Lythronax)'를 통해 티라노사우루스가 속한, 백악기 후기에 북미와 아시아에서 살던 티라노사우루스아과(亞科, subfamily)[80] 가 리트로낙스와 같은, 백악기 중기에 북미 남부에서 살던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들에서 기원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나아가 아시아의 티라노사우루스아과, 즉 백악기 후기의 타르보사우루스와 주청티라누스 등은 모두 근연종들이며, 이들도 남부 티라노사우루스과에서 기원하긴 했으나 북미의 티라노사우루스와는 더 오래 전, 즉 백악기 중기에 서로 갈라져서 다른 대륙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정리하자면 티라노사우루스아과의 공통 조상은 백악기 중기에 리트로낙스와 같은, 북미 남부에서 서식했던 티라노사우루스과이고, 이들 중 일부는 베링 해협을 통해 북미에서 아시아로 이동했으나 일부는 북미에 그대로 남아 진화했으며 이것이 바로 티라노사우루스라는 것이다. 반면 아시아로 건너간 티라노사우루스아과는 이전에 생각되었던 것과는 달리 다시 북미로 건너오지 않았으며, 거기에서 그대로 진화해 타르보사우루스나 주청티라누스가 된 것이다. 또 이들과 티라노사우루스가 비슷해 보이는 것은 단지 백악기 후기에 다른 초대형 포식자들이 부재한 상황에서 비슷한 먹이를 노리며 거대화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알로사우루스보다 조류 쪽에 가까운 공룡이다.[81] 가족단위 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나 몇몇 학자들은 무리를 지은 육식공룡의 화석들이 그건 그저 코모도왕도마뱀처럼 죽은 시체에 단체로 모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새끼 양육시에만 가족을 이룬다는 학설도 형성되었다.
7. 생애[편집]
하지만 이렇게 강력한 티라노사우루스도 새끼 때는 취약하다. 티라노사우스의 알은 대략 축구공만하며, 여기서 갓 태어난 새끼는 어미의 보호하에 생활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편 아직 성체가 되지 못한 청소년기의 티라노사우루스가 다른 육식공룡[83] 에게 물려 죽은 화석도 발견되었다. 만약 이 육식공룡이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를 뜯어먹었다면 뼈가 온전히 보존되기 어려웠을 텐데 물리면서 생긴 이빨 자국은 희미하게 남아 있지만 뜯어 먹지는 못한 듯하다. 다른 어른 티라노사우루스가 뒤늦게 구하러 왔을지도 모르고, 애당초 잡아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등의 목적으로 물어죽인 것일 수도 있으나[84] 정확한 원인은 불명이다. 그러나 2세 정도만 되어도 몸길이 3m에 체중 100kg으로 사람 크기의 소형 공룡들을 사냥할 수 있게 되고, 13세 정도 되면 성장속도가 매우 빨라져 아성체들은 사망률은 독보적으로 낮아지며, 20세쯤 되면 성체가 된다.[85] 하지만 가장 나이가 많은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이 28세 정도라는 걸 보면 의외로 장수하지는 못한 듯하다.[86] 비슷한 체급의 코끼리의 수명은 60~70년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단명하는 축이다.[87]
장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설명 중에는 위 언급처럼 사냥을 위해 전력으로 질주하던 경험이 부족한 젊은 티라노사우루스들이 급하게 방향을 전환하다가 속도를 못 이기고 앞으로 넘어지면서 갈비뼈가 부러져 죽었을 가능성을 두고 있는 설명도 있다.
트리케라톱스를 협동사냥하는 티라노사우루스들[88]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티라노사우루스의 무리 화석이 발견되고, 2014년에는 티라노사우루스가 무리 지어 사냥한 흔적으로 보이는 발자국들이 발견됨에 따라, 티라노사우루스가 마치 사자와 같이 프라이드를 이루고 살았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 학설은 티라노사우루스가 현재 사자들과 같은 양상으로 사냥을 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늑대처럼 조직적인 무리 사냥(pack hunting)[89] 을 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티라노사우루스는 매우 동족포식이 많고 싸움이 잦았기 때문에 많이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편이다.
한 무리 내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티라노사우루스가 살고 있었으며 미성숙체 티라노사우루스는 화석의 나이테구조를 분석해 본 결과 마치 드로마이오사우루스류와 비슷한 체형을 하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따라서 티라노사우루스 성체와는 달리 더 민첩하고 빠른 움직임이 가능했다. 이러한 미성숙체 티라노사우루스가 사냥감을 성숙체 티라노사우루스가 있는 방향으로 몰아가면 급격한 성장기를 거쳐 움직임이 둔해진 대신 엄청나게 강한 성숙체 그룹이 사냥감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학설은 기존의 거대한 육식 공룡은 혼자 살았을 것이라는 설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으나, 짧은 팔과 큰 머리에서 나오는 스캐빈져설에 대한 해답이 되므로 유력한 설로 떠오르고 있다.[90]
8. 생태계[편집]
중생대의 막바지인 백악기 말기 마스트리히트절 최후기의 북아메리카 곳곳에서 서식했다. 캐나다의 앨버타 주와 서스캐처원 주, 브리티쉬 컬럼비아주, 미국의 몬태나 주, 와이오밍 주, 콜로라도 주, 유타 주, 사우스다코타 주, 텍사스 주, 뉴멕시코 주, 멕시코 소노라 주 등 북아메리카 서부 전역에서 골격이든 두개골이든 발자국이든 화석들이 자주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당시 자연환경에 잘 적응한, 굉장히 성공적으로 번성한 육식공룡임을 보여준다. 서식 환경도 습지, 초원, 숲, 사막, 해안가 등으로 다양했다.
게다가 당시 북아메리카에는 티라노사우루스 말고는 거대 포식자들이 거의 전무했으므로[91] 당시 생태계에서 최고 포식자 지위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을 터이다.[92][93][94] 아마 어린 개체부터 성체 티라노사우루스까지 성장 시기에 따라 각각 다른 종류의 먹이를 노리며, 백악기 말기에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던 온갖 초식공룡들을 모두 먹이로 삼았을 것이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러한 생태 지위 독점 현상은 백악기 말 소규모 멸종과 더불어 이들의 특이한 성장 패턴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말했듯이 성체와 아성체의 체형 차이가 확연하며 이 때문에 서로 각기 다른 종류의 먹이를 노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즉 대부분의 포식자들의 경우 사냥 방식이 서로 달리 각기 다른 종류의 먹이를 노리는 데에 특화되어 서로 다른 종류의 초식동물의 개체수를 조절하며 서로 공존이 가능한 것인데, 티라노사우루스과의 경우 개체의 성장 시기에 따라 주로 사냥하는 먹이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렇게 큰 동물부터 작은 동물까지 온갖 종류의 먹이를 효과적으로 커버하는 것이 가능했고, 그 때문에 당시 생태계에 티라노사우루스에 맞먹는 포식 동물은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또한 장성한 개체이건 어린 개체이건 간에 티라노사우루스라는 육식공룡 자체가 동시대나 그 이전에 살던 다른 육식공룡들 이상으로 프레데터 역할에 특수화된 신체를 지닌 것도 이들을 성공적인 포식자 반열에 올려놓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러 종의 대형 포식자들이 한 지역에 공존하는 경우, 같은 지역 내에서도 숲이나 습지, 초원 등 다양한 환경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각자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는 데에 적합하게 진화하는 방법으로 경쟁을 피하는데, 티라노사우루스의 경우 적응력이 굉장히 뛰어나 습지나 해안가, 초원, 숲 등 다양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티라노사우루스가 살던 곳에 또 다른 포식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티라노사우루스가 많이 발견된 헬 크릭 지층에서 다코타랍토르라는 불곰만한 수도룡형류의 화석도 발굴되는데, 5m 길이에 300kg 가량 된다. 이 공룡의 발견으로 이전까지 헬 크릭에는 소형 포식자(아케로랍토르)와 초대형 포식자(티라노사우루스)만 존재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던 헬 크릭 생물군에 대한 추측이 수정되었다.[100] 다만 다코타랍토르의 경우 키메라 화석이라는 의견이 있어 이 중형 포식자는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거대한 익룡 케찰코아틀루스와 다코타랍토르는 유년기의 티라노사우루스를 위협할 정도의 덩치가 되는 데다가 알이나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에게는 매우 위험한 적이었을 것이다. 다 자란 티라노사우루스도 새끼를 죽이고 번식에 차질을 줄 수 있는 다코타랍토르를 경계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육식동물은 자신과 경쟁하거나 위협이 될 수 있는 다른 포식자의 개체수를 늘리는 핵심인 새끼 동물에게 매우 공격적이므로 다코타랍토르가 우연히 마주친 새끼 티라노사우루스를 살려둘 이유는 없다.
하지만 덩치 큰 포식자들은 그만큼 큰 먹이를 선호하는 편이므로 평소에는 성체끼리 직접적인 충돌은 별로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가령 티라노사우루스가 어느 정도 자란 에드몬토사우루스나 트리케라톱스처럼 체중이 수 톤 단위로 나가는 큰 먹이를 노렸다면, 다코타랍토르는 오르니토미무스나 파키케팔로사우루스, 안주처럼 좀 더 작은 동물을 사냥했을 가능성이 높다.
티라노사우루스에겐 생태 지위가 일부분만 겹치는 다코타랍토르보다 오히려 동족이 가장 큰 위협이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동족상잔의 증거로 보이는 화석이 나오기도 하였고[101] 그 외에도 격렬한 싸움으로 인한 상처의 흔적이 남아있는 화석들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보아 티라노사우루스들끼리 만신창이가 되도록 싸우는 일이 상당히 빈번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공존했던 포식자인 팔라이오사니와 같은 대형 도마뱀과 악어, 캄프소사우루스 같은 여룡목, 아케로랍토르 등도 가끔 새끼 티라노사우루스를 사냥했을 것이다.
9. 각종 논쟁[편집]
9.1. 속도 관련[편집]
티라노사우루스는 최대 체중이 코끼리보다 2배 이상 무거운 등 속도를 내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나게 큰 공룡이었으나,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다른 대형 육식 공룡들보다 구조적으로도 달리기에 매우 적합한 구조를 하고 있다. 다른 육식공룡과 비교했을 때 다리 길이도 긴 편이었고 다리 근육도 더 발달해 있었다. 발가락 또한 알로사우루스 등 비슷한 크기의 육식공룡들의 것보다 길고 가는 편이며, 이는 빠르게 움직이는 공룡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가운데 발가락은 나머지 두 발가락 사이에 끼워져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데, 이는 지면을 디딜 시의 충격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인 구조라 펙티노돈이나 오르니토미무스과 등 장거리 질주에 특화되어 있는 종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이다.[102] 때문에 학자들 사이에선 이들이 뼈의 무게를 줄이고 달리는 데에 최적화된 신체구조를 갖춤으로서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여 당시 비슷한 크기의 동물을 추격할 수 있는 속도를 갖출 수 있었다고 추측되었다. 또한 티라노사우루스가 주식으로 삼았던 초식 공룡들은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체격을 지녔었기에 초식공룡들이 짧은 다리로 열심히 달려서 도망쳐봤자 티라노사우루스는 긴 다리로 빠르게 쫓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며, 힘뿐만 아니라 속도까지 갖춘 티라노사우루스가 최고 포식자로 군림하는 데 이만한 장점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2010년에 알버타 대학의 대학원생인 스콧 퍼슨스는 티라노사우루스가 강력한 꼬리 근육의 도움에 힘입어 더 빠른 속도를 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T. rex 같은 수각류가 현생 조류나 포유류와는 다르고 현생 파충류와 유사한 특정한 근육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퍼슨스는 꼬리뼈와 대퇴골을 연결해주는 꼬리대퇴골근(caudofemoralis)이 티라노사우루스가 다리를 당기는 데 도움을 주어 달리기능력, 민첩성, 그리고 균형감각을 향상시켜 주었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또한 이 연구는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수각류 공룡의 골격이 커다란 꼬리 근육의 성장을 가능하게 해주는 적응을 보여주고 있으며 (높이 솟은 꼬리뼈의 가로돌기 같은 것들) 티라노사우루스의 꼬리 근육량이 최소 25 퍼센트 이상, 많게는 45 퍼센트까지 과소평가되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꼬리대퇴골근은 티라노사우루스 꼬리 부분 근육량의 58 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라노사우루스는 또한 연구에서 다룬 세 종류의 멸종한 동물 중에서 절대량으로나 상대량으로나 가장 큰 꼬리대퇴골근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티라노사우루스가 더 큰 꼬리근육을 가지기 위해 추가적인 적응을 했기 때문이다. 즉 꼬리의 혈관궁(haemal arch)이 길어진 것이다. 퍼슨스에 따르면 꼬리 근육량의 증가는 무게 중심을 엉덩이가 있는 뒤쪽으로 이동시켰으며 이것은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다리 근육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소시켜 전체적인 균형과 민첩성을 향상시켰다고 한다. 또 앞부분을 덜 무겁게 만들어 회전 관성을 줄였다. 퍼슨스는 또 꼬리에 건(tendon)과 격벽(septum)이 많아 탄성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었고 이것이 이동효율을 높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퍼슨스는 비조류 수각류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넓은 꼬리를 가지며 아마 꼬리가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위아래로보다 양 옆으로 더 넓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라이브사이언스에선 티라노사우루스가 마치 지옥에서 온 피겨 스케이트 선수처럼 민첩한 방향 전환이 가능했다고 보도했었다. 체질량과 질량의 중심과 회전 관성까지 모든 부분을 분석한 결과 티라노사우루스는 동급의 체급을 지닌 그 어떤 수각류보다도 빠르게 방향전환을 할 수 있었으며, 짧은 몸통과 긴 엉덩뼈에서 나오는 힘으로 자기보다 두 배나 작은 수각류들에게도 맞먹는 속도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런 민첩한 추격 능력을 보유했다면, 이들의 속도야말로 사냥 능력의 핵심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가 정말로 빠르게 달렸는지에 대한 의문도 많은 편이다. 우선 2010년에 티라노사우루스의 속도에 관한 논문의 저자인 스콧 퍼슨스 박사는 후에 티라노사우루스가 그냥 평범하게 걸어갈 때의 평균 이동 속도를 시속 4.5~8km로 굉장히 낮게 잡았다. 대부분의 파충류는 조류보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기 때문에 조류처럼 넓은 보폭으로 뛸 수 없기에 파충류의 특징을 부각할 경우 근육량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스피드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아무리 같은 공룡이라는 부분에서 신체 구조가 현생 조류와 닮았긴 하지만, 이들이 넓게 보면 파충류와도 가까운 석형류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으면 속도를 측정하는 데에 오류가 충분히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이들은 티라노사우루스가 짧은 보폭으로 빠르게 여러 번 땅을 박차며 달렸을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하는데, 이런 육식공룡들이 골격 구조상 보폭의 길이가 제한되어 있는 반면에 하반신에 커다란 근육들이 분포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현생 동물들과는 아예 가속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들과 같은 방법으로 최대 속도를 측정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고, 가속 시 힘도 덜 들기 때문에 훨씬 더 높은 순간 속력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103]
본 논쟁에 더 확실한 답을 얻기 위해 2021년 4월에 학자들이 “트릭스(Trix)”라는 별명이 지어진 화석을 기반으로 3D 프린팅을 통해 모델링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때 위의 주장을 바탕으로 보폭 속도를 측정하자 초속 1.28m[104] 라는 결과가 나왔기에 현 상황에선 이전 추정치에 비해 훨씬 더 느린 속도로 달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1 #2
일단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성체 티라노사우루스의 최대 속도 추정치는 시속 18km 이하고,[105] 이보다 빨리 달릴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다른 연구에서도 시속 30km를 넘기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생 동물들과 비교했을 시 빠른 건 아니지만[106] 전술했듯이 이 공룡의 주식은 오르니토미무스, 안주, 펙티노돈 등의 날렵한 중소형 크기의 공룡들이 아니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주요 먹이가 트리케라톱스와 토로사우루스, 에드몬토사우루스 등 크고 느린 각룡류, 대형 조각류임을 감안하면[107] 그 정도만 해도 충분히 적당한 속도였기에 적어도 속도가 느려 놓칠 일은 없었을 것으로 보이며, 사냥감을 제압하느냐와 못하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였다고 볼 수 있다.[108] 또한 아성체 티라노사우루스들은 시속 50km가 넘는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결론을 내리자면, 티라노사우루스는 그 거대한 덩치 때문에 오늘날의 포식 동물인 사자 등에 비하면 매우 느린 편이었지만, 그 대신 주식으로 삼았던 초식 공룡들 역시 달리기에 그리 능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9.2. 앞발의 용도 관련[편집]
티라노사우루스의 매우 작은 앞발의 용도에 대한 정설은 없다. 작은 크기를 보면 퇴화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뼈의 굵기나 근육의 부착점과 크기를 보면 상완이두근 하나가 약 200kg의 무게를 들 수 있을 정도의 힘을 냈던 것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팔 근육의 힘까지 합쳐지면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 정도면 완전히 퇴화된 기관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므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발은 카르노타우루스처럼 앞발이 확연하게 퇴화한 공룡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는 단순히 앞발이 퇴화하던 중에 완전히 퇴화하기 전에 멸종한 것일 수도 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의 형태를 보면 앞발이 뒷발보다 작기는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보다는 훨씬 길고 커서 도망치려는 먹이를 움켜쥐기에 적합했다. 하지만 점차 후대로 갈수록 이 티라노사우루스를 비롯한 유사한 육식공룡들은 체구에 비하여 머리(특히 입)가 커지고 앞발은 작아지는 경향으로 진화한다. 이는 먹이를 앞발로 움켜잡아서 못 도망가게 하는 대신 거대한 입으로 먹이를 물고 못 도망가게 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혹은 이빨에 끼이게 되는 고깃덩어리를 제거하는 데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있었으나, 물론 자기 치아 사이에 끼인 것을 제거할 수 있다면 구강청결에 큰 도움이 되었겠지만, 그런 용도로 사용하려면 짥고 강한 앞발보다는 약해도 긴 앞발이 차라리 더 낫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발은 너무 짧아서 턱까지 잘 닿지 않고 회전 범위도 매우 작아 잘 움직이지도 못하기 때문에 치간칫솔 용도로 쓰기에는 힘들었을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 쓰는 용도보다는 교미시 서로의 몸을 쓰다듬거나 자극하는 용도로 쓴 것이 아닌가 하는 학설도 나오고 있다. 이상한 소리처럼 보이지만 아나콘다도 아주 작게 남은 퇴화한 뒷발로 교미시 서로의 몸을 자극한다.[109] 혹은 교미시 자세를 고정하는 데 사용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매릴랜드 대학 수각류 전문가인 토머스 홀츠 주니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팔을 뜯겼더라도 멀쩡히 살았던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어쩌면 정말 팔이 쓸모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팔이 부러졌다가 아문 흔적이 남아있는 개체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는 완벽하게 아물 정도로 긴 시간 동안 쓰지 못했음에도 생존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쓰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에 티라노사우루스 입장에서 압도적으로 작은 팔이 힘을 쓰는 데 유의미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은 낮으므로 직접 쓴 게 아니라 단순히 몸 전체가 어딘가에 부딪힐 때 덤으로 부러진 것 뿐일 수도 있다. 0.2톤의 힘이라니까 대단해보이는 거지 6~9톤 정도 나가는 티렉스의 덩치를 고려하면 생각만큼 대단한 건 아니기도 하다. 인간으로 치면 비율상 6~9kg 정도 나가는 유아가 0.2kg짜리 장난감을 드는 것과 같고 60~90kg쯤 나가는 인간이 2kg짜리 아령을 드는 것과 같다.
2013년 봄 티라노사우루스로 추정되는 공룡이 수영을 한 흔적이 발견되었는데, 앞발로 땅을 디딘 흔적이 발견되었다. 다만 티라노사우루스가 스피노사우루스처럼 반수생 공룡도 아니고 육상 포식자에 특화된 동물이라 입수할 일이 그리 많진 않았을 것이기에 이것을 주 용도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아마 이런 역할을 비롯해 꽤 다양한 종류의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에 남아있던 것이라고 봐야 할 듯. 다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없어졌을 때 생존에 지장이 갈 정도로 중요한 역할은 아니었을 듯하다. 아마 쓴다면 웅크린 자세에서 일어날 때 균형을 잡아주는 등 비교적 복잡하지 않으면서 크지 않은 힘을 쓸 때 사용되었을 것이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는 앞발을 써야만 할 이유가 딱히 없다면 앞발이 퇴화한 건 결코 단점이나 약점이 아니다. 실제 고생물학자의 견해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앞발보단 입에 의존하는 걸로 충분한 대형 육식공룡에게 있어 앞발은 발달돼 봤자 오히려 약점이 하나 더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딱히 쓸데는 없는데 부상당하거나 병에 걸리거나 행동에 제약을 줄지도 모를 신체 부위가 하나 더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티라노사우루스의 체형에 큰 앞발을 가지고 있으면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고꾸라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앞발이 퇴화하는 게 유리하다.
설령 앞발이 아무런 기능을 하지 않았더라도 조상님이 그렇게 유전해 준 걸 그냥 달고 있는 것 뿐이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종족 단위에서는 퇴화하는 도중이었다 하더라도 개체 입장에서는 기왕 있는 거 마비된 것도 아니니 소소하게 썼을 수도 있다. 사실 티라노사우루스상과의 앞발 퇴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었다.
비율상 티라노사우루스과 내에서 가장 앞발이 작은 종은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니라 타르보사우루스이며, 아벨리사우루스와 달리 어느 정도는 쓰였을 것이다. 주로 입으로 공격하지만, 앞발로 먹이를 잡으면서 입을 보완하는 식. 하지만 위에 서술되었다시피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발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영화상에서 티라노가 앞발을 사용하는 묘사로는 1933년작인 킹콩, 1997년작 잃어버린 세계: 쥬라기 공원에 등장한 티라노사우루스가 앞발로 머리를 긁는 장면이 있다. 실제로 이런 용도로 사용할 순 있었을 것이다. 게임 쥬라기 월드: 더 게임에서도 티라노가 누운 자세에서 일어날 때 앞발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간혹 티라노사우루스의 엄청난 덩치와 강인한 면에 비해 유독 앞발은 작고 귀엽다는 이유로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인간과 티라노사우루스가 팔씨름을 하면 티라노사우루스가 진다'라는 농담이 있으나 티라노사우루스의 팔은 어디까지나 덩치에 비해 작을 뿐 인간과 팔씨름은 커녕 사람 서너 명이나 성체 호랑이 하나 정도는 집어들 정도의 힘이 있었다.[110] 비록 사람처럼 동작이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발에 부착된 근육량은 인간과는 차원을 달리하며 팔뼈도 보통 사람의 팔 크기/굵기와 비슷하며, 고릴라보다도 팔뼈가 배는 두꺼운 통뼈다. 거기다 부착점의 근육량 추정치까지 비교해 보면 당연히 배는 강력하다. 인간의 무반동 바벨 컬 세계기록이 113kg이며 일반인은 운동 좀 하는 사람도 그 몇 분의 1밖에 안 되는 일이 허다한데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발은 못해도 200kg 이상의 덤벨 컬이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티라노사우루스의 압도적인 덩치에 비하면 지나치게 작고 짧아서 티라노사우루스 입장에서 실용성이 없었을 뿐이다.
9.3. 깃털 공룡 설 관련[편집]
We don't have any direct evidence that T. rex had feathers. However, we do have evidence from lots of different dinosaurs, representing lots of different dinosaur groups that they had feathers. We don't have any evidence that Australopithecus or Neanderthals had hair. But we always depict them with hair because we have hair and chimps have hair. This means that hair was present in the last common ancestor of chimps and ourselves. Australopithecus and Neanderthals are also descended from that common ancestor. So we would predict that they would have hair. Since lots of different dinosaur groups have feathers and since living birds have feathers, in lieu of other evidence, we would predict that Tyrannosaurus rex had feathers.
티라노사우루스가 깃털을 가졌을 것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우리에게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 공룡 그룹을 대표하는 다양한 공룡 종들에게 깃털이 있다는 증거는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나 네안데르탈인이 털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털이 있을 것이라고 묘사하는데, 왜냐하면 우리에게도 털이 있고 침팬지에게도 털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털이라는 것이 침팬지와 인간의 공통 조상에게서 내려온 형질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네안데르탈인 또한 동일한 공통 조상을 지니고 있지요.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게 털이 있을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많은 수의 공룡 종에게 깃털이 있고 살아있는 새에게도 깃털이 있다는 사실이, 여타 실물 증거를 대신해서, 우리에게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깃털을 가졌을 것이라고 추측하게 합니다.
미국 자연사박물관 관계자인 마크 노렐 박사의 견해#
2000년대 들어 깃털 공룡 논의가 활발해지자 티라노사우루스도 벨로키랍토르 등 중소형 공룡처럼 새와 같은 형태의 풍성한 깃털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생겨났다. 티라노사우루스상과가 속하는 코일루로사우리아는 새와 가까운 관계이기에 대다수가 새와 같은 깃털이 있었다고 추정되는 분류군이며, 티라노사우루스상과에서 2004년에 발견된 딜롱과 2012년에 발견된 9m 급의 비교적 덩치 큰 유티란누스에게서 새와 같은 깃털의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2010년대 중반까지 티라노사우루스의 깃털 유무에 대한 논의가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티라노사우루스에게 깃털이 있었다고 확신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가 아닌 정황증거만이 존재할 뿐이었고 후술할 여러가지 연구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아예 없었거나 특정 부위에만 깃털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111]
우선 유티란누스와 딜롱은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원시적이고 독자적인 분류군인 프로케라토사우루스과에 속했으며, 생존시기도 백악기 초기로 티라노사우루스와 연대적으로 약 5000만년 이상의 차이가 난다. 즉 그 사이 또다른 방향으로 진화하여 전혀 다른 형태를 보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며 티라노사우루스나 고르고사우루스, 타르보사우루스등 그 근연의 백악기 후기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 화석에서 전신에 깃털 화석이 발견된 사례 또한 전무하다. 이들 분류군의 피부화석에서는 비늘이 나왔으며 깃털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이구아나의 비늘 같은 구조라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더군다나 백악기 후기의 기온은 두 공룡들이 살던 기후보다 무려 8도 이상 높았던 데다가, 티라노사우루스가 서식하던 백악기 후기 때 북아메리카 대륙은 현대의 사바나기후와 흡사한 아열대 기후였다. 여기에 그토록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가 깃털을 복슬복슬하게 달고 있었다면 열 방출 문제 등으로 생존에 크게 불리해진다. 이 때문에 깃털은 초기의 티라노사우루스상과만 가지고 있었고, 기후 변화로 인한 체온 조절의 어려움 등의 이유 때문에 오히려 퇴화되어서 후대의 티라노사우루스상과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라는 설도 있다.[112]
이러한 점과 현생 조류 중에서도 비늘 사이에 깃털이 나 있는 구조는 매우 드물다는 점이 부각되어 현재 티라노사우루스의 몸 전체나 일부에 새 같은 깃털이 덥수룩하게 달려있었다는 가설은 더 이상 널리 통용되지 않는다.
위의 의견과는 달리 티라노사우루스가 서식했던 환경이 대략 아열대 기후~온대 중남부 기후 정도로 생각보다 서늘했다는 가설도 있고 성체가 된 티라노사우루스에게 깃털은 현생 조류의 경우처럼 짝짓기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유티란누스의 경우도 전신이 아닌 골반, 발, 꼬리, 목, 팔 등의 부위에서만 깃털의 흔적이 발견되었는데, 만약 몸 전체가 아니라 이러한 특정 부위만 덮여 있었다면 보온용보다는 짝짓기 시 과시용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티라노사우루스도 만약 깃털이 있었다면 비슷한 용도로 쓰였을 것이라는 견해이다.
2017년 6월, 그간 발견된 피부 화석들을 분석한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몸 윗부분까지 상당 부분이 비늘로 덮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와 동시에 깃털이 존재했다면 등줄기 위주로 아주 제한적으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논문에서 제시되는 등 기존의 추론과 매우 비슷한 결론이 제시되었다. 다만 학자들이나 매니아 계층에서는 아직 조심스레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이제까지 발견된 피부 화석은 여전히 전신에서 극히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한때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전신이 완전히 풍성한 깃털로 덮인 성체 티라노사우루스 복원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으나, 2015년의 <T-rex Autopsy>에서는 주류 이론을 받아들여 등 부분에 한정된 깃털 복원을 따르고 있다. 티라노사우루스에게 깃털이 있었다는 가설을 설정으로 해서 슈퍼전대 시리즈인 수전전대 쿄류저의 주역 수전룡인 가브티라의 경우 수전지를 삽입할 때 등장하는 티라노사우루스의 환영을 보면 머리 뒷쪽에 머리카락처럼 깃털이 나있으며 수전룡 가브티라의 경우도 머리에 볏 내지 깃털이 솟아오르는 기믹이 있다. 그 외에도 프리히스토릭 킹덤 등 최신 학설을 반영한 게임들에서는 성체들도 부분적으로 깃털을 단 모습으로 등장한다.[114] March of the Dinosaurs[115] 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는 아니지만 같은 티라노사우루스과에 속하는 고르고사우루스[116] 와 알베르토사우루스가 몸에 부분적으로 깃털을 단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9.4. 프레데터 vs 스캐빈저[편집]
한때 대중의 이목을 끌었던 설은 바로 존 호너 박사가 제시한 티라노사우루스는 스캐빈저라는 설이다. 문제는 블랙 뷰티에 대한 프레데터파와 스캐빈저파의 해석이 각자 다르다. 너무 큰 덩치 때문에 몸이 무거워 속도가 느렸을 것이며, 그에 비해 앞발도 퇴화된 수준이라는 이유로 포식자라기보다는 독수리 같은 스캐빈저에 가까울 거라는 것이 스캐빈저파의 주장이다.
이에 반대로, 프레데터파의 주장은 이러하다. 티라노사우루스의 턱은 스캐빈저라 보기엔 너무 강력하며[117] , 골격으로 미뤄보았을 때 상당히 강력한 뒷다리를 가지고 있어서 단거리 주파능력이 빨랐던 것으로 미뤄 볼 수 있다. 앞발이 작아서 스케빈저였다는 주장 역시 앞서 말했듯 애초에 앞발 자체가 별 실용성이 없고 입만으로도 충분히 사냥이 가능했기에 힘을 잃었다.
그러자 스캐빈저 파는 주둥이가 너무 길어서 주둥이에 먹이가 가려서 입체적인 시각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 입체적인 시각은 턱 근육 때문에 눈이 앞으로 쏠려서 그렇게 된 거라고 주장했으며, 이 때문에 한 번 넘어질 경우 치명상을 입을 것이 뻔하다고 주장하였으나 실제 실험을 해본 결과 사람에게 코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수준이었다고 한다. 티라노사우루스의 두개골 형태상 위에서 보면 다른 육식 공룡들보다 주둥이는 좁은 반면 눈구멍이 위치한 머리 뒷부분이 넓고, 거기에다 평상시에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 위를 올려다 보는 자세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둥이를 시야에서 최대한 치울 수 있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스캐빈저 파의 주장이 힘을 잃었다.
그리고 티라노사우루스의 머리뼈는 충격을 잘 흡수/분산시키는 구조여서 먹이를 강하게 물어뜯거나 전속력으로 달리다 넘어지더라도 그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일례로 기린들 또한 티라노사우루스만큼이나 구조상 넘어지기 쉬운데다가 동물원 우리 같은 좁은 공간에서 하는 단거리 질주조차 넘어지면 생명이 위험한데, 야생에서는 시속 50km의 속력으로 사바나를 잘만 질주한다. 즉, 동물들은 생각보다 균형을 수월하게 잡을 수 있으며 설령 넘어질 위험이 있어도 이를 감수해야 될 만큼 달려야 할 필요성이 크면 신경쓰지 않고 그냥 달린다. 티라노사우루스가 사냥에 부적합했을 거란 이유로 "넘어지면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말도 허사가 된 셈이다.
또한 티라노사우루스의 지능은 미시시피악어, 나일악어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존하는 악어들도 미끼를 이용해 먹잇감을 유인하거나, 놀이 행동을 보이거나, 사람의 말과 자신의 이름을 알아듣는 등 지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례들이 보고되었는데, 이 정도의 지능을 지닌 티라노사우루스가 먹잇감을 아무 생각없이 사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만약 스캐빈징에 적합했더라면 이런 지능으로 머리쓸 일 도 없었을 것이다.
스캐빈저 설의 다른 문제는 티라노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류뿐만 아니라 카르노타우루스하목의 수각류들과 비교해도 프레데터로서 매우 적합한 형태라서 티라노사우루스만 특별히 스캐빈저였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스펙을 보면 그야말로 수천만 년에 걸친 티라노사우루스상과 진화의 최종 산물이자 비조류 육식공룡의 최고봉으로, 몇 가지 장점들은 스캐빈저설에도 유력하게 작용 가능하나 이런 장점들을 두루 갖춘 육식공룡이 스캐빈저에 주력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즉, 이런 장점들은 프레데터 역할에는 굉장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반면 스캐빈저 역할에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없어도 그만인 장점들이기 때문에 만약 티라노사우루스가 정말 스캐빈저였다면 괜히 이렇게 프레데터 형태에 적합한 구조로 진화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티라노사우루스와 다코타랍토르 이외에 육식공룡이라고는 아케로랍토르라는 소형 드로마이오사우루스류 공룡 하나뿐이었는데, 이 녀석은 몸무게가 15kg 정도밖에 안 되는 소형 공룡으로 주로 작은 포유류나 물고기, 소형 공룡들을 사냥했지, 트리케라톱스나 에드몬토사우루스처럼 덩치가 큰 공룡들을 사냥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했다. 익룡인 케찰코아틀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보다도 키가 큰 포식자지만 체격은 마르고 날씬했으며, 오늘날의 조류와 마찬가지로 비행을 위해 뼈 전체가 텅 비어있는 구조여서 체중은 200~250kg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형 공룡과 육탄전을 벌이는 건 불가능했다. 큰 부리도 작은 동물을 한입에 물어 잡는 데 쓰였지 대형 공룡을 사냥하는 용도로는 부적절하기에, 주로 어리거나 작은 공룡을 사냥했을 뿐 큰 공룡은 사냥할 수 없었다.
즉, 백악기 말기의 북아메리카에서처럼 거대한 초식동물들이 번성하는 것이 가능하려면 마찬가지로 거대한 포식자도 상당수 존재해야만 하는데, 당시에 거대 초식공룡들을 사냥할 만한 덩치를 지닌 육식동물이 티라노사우루스가 유일했으며, 엄청난 수의 화석이 발견될 정도로 가장 흔한 육식동물도 티라노사우루스였기에, 이런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최상위 포식자 역할을 해낼 동물이 티라노사우루스밖에 없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티라노사우루스에게 공격받은 뒤 살아남은 에드몬토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골격에 티라노사우루스의 거대한 이빨 자국이 나 있었으며 아문 흔적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들은 물린 후에도 도망쳐서 살아났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이들의 화석은 티라노사우루스가 능동적으로 살아있는 공룡을 사냥하며 살았다는 프레데터로서의 삶을 증명하는 확실한 증거가 되었다. 따라서 학계는 티라노사우루스가 프레데터라는 학설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으며 완성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최신 이론인 스캐빈저 학설은 위기를 맞았다.
또한 티라노사우루스가 장수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전력 질주를 하던 중 급격한 방향전환에서 가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넘어져 갈비뼈가 부러졌을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스캐빈저라면 이러한 일이 발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프레데터 설에 일조하게 되었다.
사실 이 논쟁은 우리가 알던 것과 달리 학자들 사이에서는 비중이 거의 없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 심지어 이 논쟁과 관련된 어느 기사에 대해 영국의 한 고생물학자가 항의 메일까지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월간 Newton 2013년 09월호를 보면 딱히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해당 호에서는 스캐빈저 설을 지지하는 존 호너의 인터뷰를 수록하고 있는데, 문제는 철저하게 프레데터 설을 무시하고 오직 스캐빈저설이 정설인 것처럼 몰아붙여 빈축을 샀다. 거기에 시야가 정면을 향하고, 시력이 뛰어난 것도 시체를 잘 발견하기 위해서라는 궤변까지 늘어놨다. 시체를 찾으려면 차라리 측면이 유리하다. 어차피 움직이지도 않으니 굳이 입체적인 시각이 필요 없을뿐더러 측면의 경우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2014년 7월 순수 스캐빈저 설이 완전히 박살나버렸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사자처럼 떼를 지어 사냥하던 것으로 추측되는 티라노사우루스류 수각류 공룡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
2015년 4월 앞서 존 호너의 인터뷰를 통해 스캐빈저 설을 지지하던 Newton 지가 2015년 4월호를 통해 새로운 코너인 공룡 그래픽을 통해 가장 육식에 특화된 강력한 공룡이라고 티라노사우루스를 소개해 종래의 입장을 전면 수정했다. 반면 기존에 가장 강력한 공룡이라고 소개한 스피노사우루스는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수생 공룡이라고 소개해 최신 학설을 반영하는 한편 기존 입장을 전면적으로 수정했다.
9.5. 입술의 유무 관련[편집]
1970년대의 공룡 르네상스 이후 티라노사우루스의 복원도는 오랫동안 입술 없는 모습이 대세였으나, 2010년대부터 티라노사우루스가 입술을 가졌는지에 관한 논쟁이 있다. 해당 논쟁은 티라노사우루스과뿐만 아니라 다른 수각류에도 적용된다.
9.5.1. 입술이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편집]
- EPB(Extant Phylogenetic Bracketing. 계통수를 보고 고생물의 특성을 유추하는 것) #
상악골 표면에는 구멍이 별로 없으며, 뼈의 표면은 부드럽다. 이러한 특징은 입술이 있는 파충류뿐만 아니라 포유류에게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뱀목의 구강샘과 입술, 포유류의 입술과 볼과 같은 연조직은 상호작용하면서 뼈의 표면을 맨들맨들하게 만든다.
또한 수각류의 두개골 표면에는 구멍이 많아 근육이나 연조직이 붙어있을 자리가 없으며, 거친 뼈의 표면은 입술과 볼이 없었다는 것을 가리킨다.
수각류의 턱뼈를 따라난 구멍이 입술과 연관이 있다는 추정하는 학자들도 있으나, 아랫턱의 구멍은 윗이빨에 의해 완전히 덮여지고 입술과 관련있기에는 너무 위쪽에 위치해있다. 수각류는 악어와 마찬가지로 구강샘이 두개골 외부에 위치해있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구멍들은 주로 이빨의 성장과 관련있는 혈관과 신경이 지나가는 자리였을 것이다.
수각류의 이빨은 입술이 있는 파충류보다 더 길며, 아랫턱뼈 밑까지 내려오기도 한다. 아랫입술이 있었다면, 입을 닫았을 때, 입술을 꿰뚫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윗입술만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현생동물 중 이러한 형태의 입술을 지닌 동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보아 이빨에 수분이 공급되지 않아도 거의 문제가 되지 않음을 알 수 있으며, 티라노사우루스에게 입술이 없어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9.5.2. 입술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편집]
- EPB의 한계#
티라노사우루스과의 턱뼈를 따라난 구멍은 상악골에 위치한 구멍보다 크고 넓으며 깊다. 하지만 악어는 구멍의 크기가 서로 비슷하다. 구멍의 모양과 크기는 피부 조직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티라노사우루스과는 상악골이 위치한 코 쪽과 입 쪽의 피부 조직이 달랐을 것이며, 이는 동일한 피부 조직으로 덮인 악어와 차이를 보인다.
수각류의 이빨은 다른 입술이 있는 동물과 유사하게 혀와 닿는 안쪽과 그 바깥쪽의 법랑질 두께가 비슷하다. 반면에 악어는 법랑질이 공룡보다 더 두꺼우며 이빨의 끝쪽일수록 더 두껍다는 차이점이 있다.
티라노사우루스과에 속하는 다스플레토사우루스와 미시시피악어의 법랑질을 비교분석한 결과, 다스플레토사우루스의 경우 510일된 다 자란 이빨이였음에도 법랑질이 크게 마모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던 반면, 미시시피악어에게는 법랑질 바깥쪽에서 침식된 흔적이 자주 발견되었으며 심지어 그 밑의 상아질에서도 상당히 마모된 흔적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다. 티라노사우루스과의 이빨에서 마모는 거의 발견되지 않으며, 아랫턱의 이빨과 접촉이 발생하는 상악골의 이빨의 안쪽에서 주로 발견된다.
법랑질은 한번 형성이 되고 나서는 다시 복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한 법랑질은 젖으면 마모에 강해지지만, 마르면 단단해져 잘 깨지고 힘을 받으면 부러지기 쉽다. 현생 육상 척추동물에서 법랑질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고 분비물을 이용해 상태를 유지해, 법랑질의 성질이 변하는 것을 막는다. 수분이 법랑질을 마모에 강하게 만든다는 점과 겉으로 드러난 이빨에 수분을 공급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법랑질의 구조와 두께에 상당한 변형이 있지 않고서는 겉으로 드러난 이빨의 마모를 막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빨이 건조해지는 것은 악어에도 영향을 끼쳐, 이빨이 부러지고 금가는 일이 자주 발생하며 생애 동안 45~50번 정도로 자주 교체한다. 반면에 성체 티라노사우루스과는 이빨을 매우 느리게 교체해 심지어 2년 정도 주기로 교체하는 경우도 있었다.
악어와 달리 티라노사우루스과의 법랑질에서 마모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은 이들의 이빨이 외부조직(입술)로 덮여있었을 것이며, 지속적으로 수분이 공급되었다는 것을 가리킨다.
티라노사우루스과의 구멍 갯수가 다른 공룡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악어에 비하면 현저히 적다. 턱뼈의 크기 대비 구멍의 갯수를 비교해보면, 티라노사우루스과는 악어에 비해 구멍 갯수가 매우 적으며, 같은 크기의 티라노사우루스과와 악어를 비교해보면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작은 크기의 티라노사우루스과는 비슷한 크기의 네발동물과 유사한 수준이다.
- 두개골의 홈#
일부에서는 상악골 안쪽에 있는 홈이 입을 꽉 닫았을 때 아랫이빨을 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홈은 아랫이빨이 닿지 않는 곳에 위치해있는 경우도 있고, 입 안이 아치형으로 깊은 아벨리사우루스과나 카르카르돈토사우루스과는 아랫이빨이 홈에 닿으려면 아랫턱을 거의 다 집어넣어야한다. 또한 거대한 이빨을 가진 알로사우루스 임마드세니종은 입천장의 홈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러한 홈은 다른 해부학적인 기능이 있었을 것이다.
턱뼈를 꽉 닫지 않으면 틈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틈은 턱 근육보다 앞쪽에 있기 때문에 턱 근육으로 막을 수 없고, 또한 비조류 수각류는 악어와 같이 혀가 움직일 수 없고 낮게 위치해있을 가능성이 있어 혀로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수각류의 두개골이 꽉 다문 채로 화석화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이 실제 살았있었을 적 모습을 보여준다기보다는 유기체가 부패하고 화석화되는 과정에서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변한 것일 것이다.
10. 대중문화[편집]
자세한 내용은 티라노사우루스/대중문화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11. 기타[편집]
- 티라노사우루스가 유독 유명해진 이유는 아주 거대한 육식동물이란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대형 육식공룡치고 생전의 모습을 확실히 가늠할 수 있는 보존률 좋은 화석이 특히 많이 발견된 편이어서 연구가 비교적 많이 진행될 수 있었으므로 대중들에게도 많은 정보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인기를 반영하듯 공룡 종 중 홀로 이모지가 존재한다. (U+1F996) 그냥 비슷한 수각류가 아닌가 싶어도 이모지 이름이 확실한 T-Rex다. 인기가 덜한 목긴 공룡 이모지[132] 는 명칭이 그냥 용각류(Sauropod)인 것과 비교가 된다.
- 한때 화석에서 단백질 샘플이 발견되어 쥬라기 공원처럼 티라노사우루스를 부활시킨다 어쩐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DNA도 아니고 단백질 가지고 복원시키기에는 택도 없다.[133] 다만 이때 발견된 표본은 매우 귀중한 자료로서 단백질 구조가 비둘기와 매우 유사한 것이 밝혀져 공룡과 조류가 생물학적으로 가깝다는 것이 다시금 확실시되고 있다.[134] 또한 2013년에는 화석에서 DNA 샘플이 발견된 적도 있었는데, 이 역시 DNA의 전체가 발견된 것이 아니라 그 일부만이 발견된 것이었기에 이것을 가지고서 복원시키기에는 역시 택도 없었다. 따라서 아직 갈 길이 멀다.[135]
- 콘솔 게임 회사 Nintendo에서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판매중인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에서 폭포왕국과 숲왕국과 도시왕국에서 등장한다.
- 트리코모나스라는 기생충에 감염되어 생긴 트리코모노시스(trichomonosis)라는 구강 궤양의 질병에 걸린 것에 대한 상상도도 있다. 링크로 첨부된 사진을 자세히 보면 입 안과 턱에 노란색 반점들 같은 것이 트리코모노시스로 인한 궤양이다. 현재 발굴된 티라노사우루스 두개골 화석 중 15%가 트리코모노시스에 감염되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고, 주 감염 경로로는 같은 티라노사우루스끼리 물어대는 행위다. 일단 트리코모노시스에 걸려 증세가 악화된다면 먹이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아사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의 조류 또한 트리코모나스에 감염되면 턱 뼈가 손상된다. 참고로 이 15%에는 유명한 Sue 개체가 포함되었으며 이 화석을 해석하면은 Sue는 동시대 공룡과의 충돌이 아니라 아사로 굶어죽었을 확률이 높다.
- 2021년 1월 26일에 나온 BBC News 코리아 잡지의 한 기사에 따르면 알 화석의 길이는 43cm 정도 되지만 태아 화석의 몸길이는 그것보다 두 배 이상인 91cm나 된다고 한다. #
- 대전광역시의 지질박물관 1층 중앙홀에 에드몬토니아와 함께 골격으로 전시되어있다. 해당 사이트에도 티라노사우루스에 관해 잘 설명이 되어 있다.
- 홈플러스에서 2014년 2월부터 티라노사우루스 풍선 인형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어느 야갤러가 구매해 인증한 것을 발단으로 디시인사이드에서 너도 나도 구매해 인증하는 것이 유행이 되어 버렸다. 덕분에 한때 해당 제품이 품절이 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일명 공룡풍선 사태. 문제의 공룡풍선은 애들 장난감이면서도 쓸데없이 고퀄리티인 디테일과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실제 구매 후기를 보면 애들이 무서워 울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티라노사우루스 풍선은 허리를 세운 옛날 복원도를 따르고 있다.[136]
- NC 다이노스 팬이 마산 야구장에 티라노사우루스 에어슈트를 입고 들어가 중계카메라에 잡히기도 해서 힛갤로 갔다. 그리고 이 NC 팬은 '공룡빌런'이라고 불리며 오사카 여행을 갔을 때 현지인에게 NC를 영업하기도 했다. # 창원 NC 파크 개장 후에는 자주 야구장에 출몰하고 있다. 잠실과 고척 등 수도권 원정도 간다고 한다.
-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쥬라기 공원 2015의 개봉을 기념해서 미친 짓을 하나 했다. 실물 크기의 티라노사우루스 모형을 만들어서 직접 해부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놀랍게도 실제 크기로 복원했는데, 해부에 사용된 복제 티라노사우루스는 미국의 고생물학자인 스티브 브루사테(Steve Brusatte)가 제작한 것으로, 그의 말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티라노사우루스의 뼈뿐만 아니라 근육과 피부, 털과 장기 등까지 연구해야 했다”면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는 사람들이 접하는 영화 속 공룡이 현실과는 매우 동떨어진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나는 현대 과학을 이용해 가장 정확한 티라노사우루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눈알과 30㎝ 길이의 이빨, 심지어는 4세 아이 크기의 생명체를 통째로 소화시킬 수 있는 거대한 위장에다가 내장의 냄새까지 재현했다. 당시 고생물학자와 수의사 등으로 구성된 출연진이 해당 티라노사우루스의 사인을 검시를 통해 추리하는 내용인데, 결국 모종의 이유로 목뼈가 부러져 즉사했다는 결론으로 마무리하였다. (기사, 유튜브 영상)
- 과거 티라노사우루스의 암컷은 수컷보다 크다는 설이 있었으나 현재는 이에 회의적인 편이다. 별다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137]
- .577 Tyrannosaur는 90년대 개발된 엘리펀트 건용 총탄으로 반동이 크기로 유명하다. 티라노사우루스도 잡을 만큼 강력하다는 의미로 티렉스의 이름을 따서 붙였는데, 실제 아프리카 코끼리 체급은 6톤대로 7.5~8톤대인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작다. 물론 티라노사우루스에게도 유효타가 들어갈 위력이 나오기는 할 것이다. 다만 잃어버린 세계: 쥬라기 공원에서 등장한 롤랜드 템보는 티라노사우루스를 잡기 위해 .600 Nitro Express 탄을 가져왔다.
- 일본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육식이기 때문에 통풍에 걸릴 수 있다는 미신이 있다. 실제로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 중 수(Sue)의 표본에서 통풍에 걸린 듯한 흔적이 존재하고[138] , 통풍도 본래 사람이 걸리는 게 아니라 조류와 파충류가 걸리는 것이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류랑 파충류는 사람처럼 관절에 걸리는 것이 아닌 내장 쪽에 통풍이 걸리기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하고는 많이 다르다. 애시당초 조류와 파충류가 통풍에 걸리는 이유는 고기를 탐하는 식성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조류랑 파충류의 배설계가 요산을 배출하는 식이기에 걸리는 것이다. 티라노사우루스 외에 아르칸사우루스로 통풍에 걸린 듯한 흔적이 존재한다.
- 티라노사우루스를 처음 발표한 사람은 헨리 페어필드 오스본인데 오스본의 스승은 에드워드 드링거 코프다. 그리고 코프의 라이벌인 오스니얼 찰시 마시의 제자인 존 벨 해쳐는 트리케라톱스를 처음 발굴한 사람이었다. 뼈 전쟁을 일으킨 라이벌들의 제자들이 발굴했던 두 공룡이 훗날 경쟁관계 요소로 널리 쓰인 걸 보면 의미심장하다.
- 티라노사우루스는 미국의 미취학 아동이 꼽은 장래희망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출처 아무래도 크고 강력하고 멋진 것을 좋아하는 어린 아이들의 특성이 십분 반영된 결과물인듯 하다.
- 첼시 FC에서 뛰는 잉글랜드의 축구선수 라힘 스털링의 별명이기도 하다. 공을 가지고 드리블 할 때 손을 옹졸하게 모으고 막 움직이며 달리는 모습이 티라노사우루스 같아서 붙은 별명이다.
- 현재 공룡 마이너 갤러리에서 갤주 취급을 받고 있는데 이는 신종의 발음이 맥도날드를 연상시키기 때문인듯 하다.
12. 참고 링크[편집]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