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란 투리스모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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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을 대표하는 레이싱 게임이자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 대중화의 포문을 연 시리즈로, 1997년 초대 작품을 발표한 이래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발매되어 온 장수 시리즈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역사 내내 우수한 판매 실적을 유지하며 플레이스테이션 콘솔을 견인해 온 대표적인 퍼스트 파티 작품들 중 하나로, 장수해 온 AAA 게임답게 총 판매량은 자그마치 9,000만 장 이상으로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시리즈이고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시리즈이다. 외부의 개입 없이 처음부터 소니 산하의 퍼스트 파티로서 그 역사를 시작한 개발사가 플레이스테이션의 모든 세대 콘솔에서 쭉 발매해 오고 있는 순혈 베스트 셀링 게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슬로건에서도 알 수 있듯 현실적인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을 지향한다. 그란 투리스모는 시뮬레이션 레이싱 장르 자체를 개척한 선구자 격의 게임이기 때문에 초창기 시절에는 '시뮬레이션'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이 끝났지만, 쟁쟁한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이 쏟아져 나와 더 구체적인 비전이 필요하게 된 최근에 취하고 있는 노선은 야마우치의 어록들을 돌이켜 보면 주로 체감적인 부분에 무게를 두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리 효과가 수학적으로 아무리 완벽하다 한들 실차를 실제로 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리 엔진에는 결점이 있을 수밖에 없고[2] 결국 모니터 안에 비쳐지는 게임으로서 차량의 거동이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퍼스트 파티 게임으로서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의 한계를 쥐어짜 내는 그래픽으로도 유명하다.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연대기를 보면 비디오 게임의 시대별 그래픽 기술 발전을 굉장히 와닿도록 체험할 수 있다. 본래 레이싱 게임이 기기의 그래픽 효과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무대인 만큼, 플레이스테이션의 성능을 평가할 때는 물론이고 다른 콘솔 및 PC 진영의 경쟁 게임들과 비교될 때에도 전투력 측정기로 자주 이용되는 시리즈. 그런 만큼 콘솔 성능의 평가와 동시대 그란 투리스모의 게임 그래픽 수준의 평가가 거의 동일한 경우가 많다. 그란 투리스모의 그래픽이 좋아 보이는 이유는 여러 요소의 '자연스러움'에 집중하여 개발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인데, 차량이 자연스럽게 배경에 녹아드려면 배경도 자연스러워야 하고, 그러다 보니 밤하늘의 정교한 구현처럼 생뚱맞은 분야에 꽂히는 때도 많다.
이런 기술적인 부분을 파고듦과 동시에, 게임으로서 즐길 수 있는 방대한 싱글플레이 볼륨을 확보하는 것도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흔히 GT 모드로 통칭되는 그란 투리스모 특유의 캠페인 모드는 수많은 싱글플레이 레이스도 있지만, 단순히 레이스뿐만 아니라 게임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실력 검증 시험인 라이선스 테스트, 다양한 조건에서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는 미션 챌린지 등 싱글플레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다. 그란 투리스모 내의 기준으로 볼륨이 작다고 평가받는 작품들도 절대적으로 보면 상당히 많은 즐길거리와 많은 차량들을 가지고 있다.
내구 레이스에 대한 집착도 유명한 수준이다. 그랜드 밸리[3] 300 km 같은 수백 km의 장거리 내구 레이스는 시리즈 초기부터 존재해 왔고 그란 투리스모 4부터는 1000마일이나 24시간 등의 초장거리 레이스도 지원하기 시작했다.[4] 두세 바퀴만 돌면 되는 간단한 레이스와 정해진 구간만 달리면 되는 라이선스/미션부터 시작해서, 정신이 아득해질 때까지 달려야 하는 장거리 레이스까지 모두 포괄하는 것이 그란 투리스모의 대표적인 특징.
시리즈 대대로 수록되어 온 엄청난 수의 차량들은 그란 투리스모의 아이덴티티와도 같다. 그란 투리스모 게임들은 차량이 아무리 적어도 100대 밑으로는 떨어진 적이 없으며, 그란 투리스모 7은 400대, 2는 600대, 4는 700대, 6의 경우 1,200대의 차량이 수록되어 있다.[5] 수천 마력의 최첨단 머신부터 수십 마력의 서민차까지 차량들을 폭넓게 다루는 것도 특징이다. 그란 투리스모 등장 이전까지의 레이싱 게임들은 레이스카나 슈퍼카들만 다루는 경우가 많았으나, '내가 실제로 소유한 자동차가 나오는 레이싱 게임'의 원류는 그란 투리스모이다.
입문자 친화적인 게임이다. 사실 대놓고 입문자들을 대상으로 만든 게임이다. 느린 자동차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해 배워 나가면서 시험을 완료해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그 라이선스를 통해 레이스에 출전하면서 점점 빠른 자동차들을 다루어 나가며 드라이버로서 성장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레퍼토리다. 즉 스토리 모드라는 게 없고 당신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이 게임의 스토리다. 쉬운 접근성을 추구해 초심자들도 쉽게 시도할 수 있는 한편 차량의 세팅이든 사진이든 리버리든, 깊게 들어가 보면 대단히 구체적으로 설계된 요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에 박식한 사람이라도 깊게 고민하도록 만든다.
그란 투리스모는 레이싱 게임이기도 하지만 더 본질적으로 보자면 '자동차 게임'에 가깝기 때문에 드라이빙 외에도 즐길거리가 많으며 실제 세계에서 자동차에 가할 수 있는 많은 문화 행위들을 게임 안에서도 할 수 있다. 엔진, 타이어, 서스펜션, 변속기 등의 튜닝은 이미 초대작부터 지원이 되었고, 외장 튜닝, 세차(...), 오일 교환 및 엔진 오버홀, 엔진 스왑, 데칼 부착, 사진 촬영, 리플레이 감상 등 운전을 하지 않고도 이미 다양한 방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텍스트가 많은 게임이기도 하다. 그란 투리스모는 이미 자동차 애호가라면 씹고 뜯으며 맛볼 수 있도록,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자동차 문화에 대해 알려서 자동차계에 입덕시켜 영업하는(...) 방향으로 설계가 되어 있다. 그래서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최대한 많은 내용을 알려 주려고 한다. 인게임에서 각 차량들은 아주 긴 것은 아니지만 역사에 관해 상당히 구체적인 핵심 내용이 담겨 있는 전용 해설집을 가지고 있고, 라이선스 테스트 등에서도 각 미션에 관해 해설을 지원한다. 최신작 그란 투리스모 7에서는 NPC들의 대사까지 합세한 관계로 게임 안에 존재하는 텍스트를 전부 보려면 하루 종일을 투자하는 것로도 한참 부족한 지경이 되었을 정도로 글자가 많다. 과거 패키지 게임 시절에는 매뉴얼이 긴 것으로도 유명했다. 초대작의 공략집부터가 운전법 등을 다루는 자그마치 100페이지의 매뉴얼을 가지고 있었고, 'Beyond the Apex'라는 이름을 달게 된 그란 투리스모의 매뉴얼 매거진은 지금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리를 옮겨 신작이 나올 때마다 업데이트가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쭉 최고의 패드 컨트롤러 지원을 보여 주고 있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L2와 R2를 페달로 활용할 수 있고, PS4의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부터는 조이스틱뿐만 아니라 자이로 센서를 이용해 패드를 기울여 조향하는 방식의 조작도 지원한다. 패드 주행의 보정 또한 잘 들어가 있어 타이어 관리 문제를 제외하면 고급 레이싱 휠에 비해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랩타임을 뽑을 수 있다.[6]
스타일리시한 인터페이스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그란 투리스모에게서 영향을 받은 레이싱 게임들은 비단 게임성에서만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스타일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그란 투리스모는 시간이 흐르고 콘솔의 세대가 바뀌며 여러 가지 종류의 디자인을 시도해 왔는데, 그란 투리스모가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영혼이 없다고 혹평받은 적은 없으며 역대 디자인 모두 인기가 높다. 세련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기능적이기도 하고 뇌리에 강하게 남는 개성적인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어떨 땐 조용한 음악과 함께 심플하게 필요한 것만을 제공하지만, 다른 때에는 활기찬 음악을 깔고 많은 기능들을 한 화면 안에 풍성하게 담아 내며 제공하면서 생기는 분위기의 환기도 게임이 지루해지지 않게 하는 데에 일조한다.
OST로도 유명하다. 생각보다 굉장히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란 투리스모를 상징하는 음악은 보통 재즈풍이나 일본식 록이지만 미국식 메탈이나 힙합, 전자음악 등 서양의 취향에 맞춘 음원들도 상당히 많이 수록되어 있다. 용량이 한정적이던 초기 작품들의 경우에는 북미/유럽판과 일본판의 사운드트랙 구성이 달랐다. 한편 OST와 효과음을 우려먹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OST 우려먹기는 PS3 시대부터 특히나 심해진 경향성으로, 좋은 음악들이긴 하지만 새로운 음악의 추가로 환기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혹평이 생긴다. 효과음의 경우에는 반대로 오히려 게임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란 투리스모 최신작에서 버튼 선택이나 레이스 시작 등의 상황에서 들을 수 있는 각종 효과음들 중에서는 1990년대나 2000년대부터 사용하던 오래된 것들이 많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보통 효과음이 시대에 따라 점점 개량되며 조금씩 바뀌어 온 경우이다. 중요한 건 이것들이 전혀 낡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시리즈 역사 초기부터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탄 덕에 플레이어들의 평균 연령이 다른 게임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다. 그런데 정반대로 어린 시절부터 플레이했다는 이들도 굉장히 많은데, 이들은 보통 부모가 그란 투리스모를 플레이하다가 자식에게도 플레이 경험을 공유한 경우이다.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은 다른 웬만한 게임 장르에 비해서 건전하고 공유하기도 쉽다고 여겨지기 때문인 듯. 그래서 1980-90년대생들 중에서는 부모를 통해 그란 투리스모에 입문하여 자동차에 대해 배워 나갔다는 어린 시절 추억을 가지고 있는 많은 자동차 애호가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
시리즈의 맥락에서 전반적으로 헤일로 시리즈와 비슷한 점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독자적으로 장르를 개척하여[7] 각자의 콘솔 게임기의 대표 장르로 자리잡았다는 것과 이름만으로도 명작이라 칭송될 정도로 엄청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의 동지.[8]
||1. 개요
2. 특징
3. 역사
3.2.1. 그란 투리스모 3: A-Spec (2001)
3.2.2. 그란 투리스모: 콘셉트 (2002)
3.2.3. 그란 투리스모 4: 프롤로그 (2003)
3.2.4. 그란 투리스모 4 (2004)
3.2.5. 그란 투리스모 4 온라인 (2006)
3.2.6. 투어리스트 트로피 (2006)
3.4.1.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 (2017)
3.6.1. 그란 투리스모 (2009)
4. 평가
4.1. 영향력
8. 실사화
9. 여담
1. 개요[편집]
폴리포니 디지털에서 개발하는 PlayStation 전용 레이싱 게임 시리즈.THE REAL DRIVING SIMULATOR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을 대표하는 레이싱 게임이자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 대중화의 포문을 연 시리즈로, 1997년 초대 작품을 발표한 이래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발매되어 온 장수 시리즈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역사 내내 우수한 판매 실적을 유지하며 플레이스테이션 콘솔을 견인해 온 대표적인 퍼스트 파티 작품들 중 하나로, 장수해 온 AAA 게임답게 총 판매량은 자그마치 9,000만 장 이상으로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시리즈이고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시리즈이다. 외부의 개입 없이 처음부터 소니 산하의 퍼스트 파티로서 그 역사를 시작한 개발사가 플레이스테이션의 모든 세대 콘솔에서 쭉 발매해 오고 있는 순혈 베스트 셀링 게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2. 특징[편집]
슬로건에서도 알 수 있듯 현실적인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을 지향한다. 그란 투리스모는 시뮬레이션 레이싱 장르 자체를 개척한 선구자 격의 게임이기 때문에 초창기 시절에는 '시뮬레이션'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이 끝났지만, 쟁쟁한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이 쏟아져 나와 더 구체적인 비전이 필요하게 된 최근에 취하고 있는 노선은 야마우치의 어록들을 돌이켜 보면 주로 체감적인 부분에 무게를 두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리 효과가 수학적으로 아무리 완벽하다 한들 실차를 실제로 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리 엔진에는 결점이 있을 수밖에 없고[2] 결국 모니터 안에 비쳐지는 게임으로서 차량의 거동이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퍼스트 파티 게임으로서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의 한계를 쥐어짜 내는 그래픽으로도 유명하다.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연대기를 보면 비디오 게임의 시대별 그래픽 기술 발전을 굉장히 와닿도록 체험할 수 있다. 본래 레이싱 게임이 기기의 그래픽 효과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무대인 만큼, 플레이스테이션의 성능을 평가할 때는 물론이고 다른 콘솔 및 PC 진영의 경쟁 게임들과 비교될 때에도 전투력 측정기로 자주 이용되는 시리즈. 그런 만큼 콘솔 성능의 평가와 동시대 그란 투리스모의 게임 그래픽 수준의 평가가 거의 동일한 경우가 많다. 그란 투리스모의 그래픽이 좋아 보이는 이유는 여러 요소의 '자연스러움'에 집중하여 개발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인데, 차량이 자연스럽게 배경에 녹아드려면 배경도 자연스러워야 하고, 그러다 보니 밤하늘의 정교한 구현처럼 생뚱맞은 분야에 꽂히는 때도 많다.
이런 기술적인 부분을 파고듦과 동시에, 게임으로서 즐길 수 있는 방대한 싱글플레이 볼륨을 확보하는 것도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흔히 GT 모드로 통칭되는 그란 투리스모 특유의 캠페인 모드는 수많은 싱글플레이 레이스도 있지만, 단순히 레이스뿐만 아니라 게임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실력 검증 시험인 라이선스 테스트, 다양한 조건에서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는 미션 챌린지 등 싱글플레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다. 그란 투리스모 내의 기준으로 볼륨이 작다고 평가받는 작품들도 절대적으로 보면 상당히 많은 즐길거리와 많은 차량들을 가지고 있다.
내구 레이스에 대한 집착도 유명한 수준이다. 그랜드 밸리[3] 300 km 같은 수백 km의 장거리 내구 레이스는 시리즈 초기부터 존재해 왔고 그란 투리스모 4부터는 1000마일이나 24시간 등의 초장거리 레이스도 지원하기 시작했다.[4] 두세 바퀴만 돌면 되는 간단한 레이스와 정해진 구간만 달리면 되는 라이선스/미션부터 시작해서, 정신이 아득해질 때까지 달려야 하는 장거리 레이스까지 모두 포괄하는 것이 그란 투리스모의 대표적인 특징.
시리즈 대대로 수록되어 온 엄청난 수의 차량들은 그란 투리스모의 아이덴티티와도 같다. 그란 투리스모 게임들은 차량이 아무리 적어도 100대 밑으로는 떨어진 적이 없으며, 그란 투리스모 7은 400대, 2는 600대, 4는 700대, 6의 경우 1,200대의 차량이 수록되어 있다.[5] 수천 마력의 최첨단 머신부터 수십 마력의 서민차까지 차량들을 폭넓게 다루는 것도 특징이다. 그란 투리스모 등장 이전까지의 레이싱 게임들은 레이스카나 슈퍼카들만 다루는 경우가 많았으나, '내가 실제로 소유한 자동차가 나오는 레이싱 게임'의 원류는 그란 투리스모이다.
입문자 친화적인 게임이다. 사실 대놓고 입문자들을 대상으로 만든 게임이다. 느린 자동차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해 배워 나가면서 시험을 완료해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그 라이선스를 통해 레이스에 출전하면서 점점 빠른 자동차들을 다루어 나가며 드라이버로서 성장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레퍼토리다. 즉 스토리 모드라는 게 없고 당신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이 게임의 스토리다. 쉬운 접근성을 추구해 초심자들도 쉽게 시도할 수 있는 한편 차량의 세팅이든 사진이든 리버리든, 깊게 들어가 보면 대단히 구체적으로 설계된 요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에 박식한 사람이라도 깊게 고민하도록 만든다.
그란 투리스모는 레이싱 게임이기도 하지만 더 본질적으로 보자면 '자동차 게임'에 가깝기 때문에 드라이빙 외에도 즐길거리가 많으며 실제 세계에서 자동차에 가할 수 있는 많은 문화 행위들을 게임 안에서도 할 수 있다. 엔진, 타이어, 서스펜션, 변속기 등의 튜닝은 이미 초대작부터 지원이 되었고, 외장 튜닝, 세차(...), 오일 교환 및 엔진 오버홀, 엔진 스왑, 데칼 부착, 사진 촬영, 리플레이 감상 등 운전을 하지 않고도 이미 다양한 방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텍스트가 많은 게임이기도 하다. 그란 투리스모는 이미 자동차 애호가라면 씹고 뜯으며 맛볼 수 있도록,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자동차 문화에 대해 알려서 자동차계에 입덕시켜 영업하는(...) 방향으로 설계가 되어 있다. 그래서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최대한 많은 내용을 알려 주려고 한다. 인게임에서 각 차량들은 아주 긴 것은 아니지만 역사에 관해 상당히 구체적인 핵심 내용이 담겨 있는 전용 해설집을 가지고 있고, 라이선스 테스트 등에서도 각 미션에 관해 해설을 지원한다. 최신작 그란 투리스모 7에서는 NPC들의 대사까지 합세한 관계로 게임 안에 존재하는 텍스트를 전부 보려면 하루 종일을 투자하는 것로도 한참 부족한 지경이 되었을 정도로 글자가 많다. 과거 패키지 게임 시절에는 매뉴얼이 긴 것으로도 유명했다. 초대작의 공략집부터가 운전법 등을 다루는 자그마치 100페이지의 매뉴얼을 가지고 있었고, 'Beyond the Apex'라는 이름을 달게 된 그란 투리스모의 매뉴얼 매거진은 지금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리를 옮겨 신작이 나올 때마다 업데이트가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쭉 최고의 패드 컨트롤러 지원을 보여 주고 있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L2와 R2를 페달로 활용할 수 있고, PS4의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부터는 조이스틱뿐만 아니라 자이로 센서를 이용해 패드를 기울여 조향하는 방식의 조작도 지원한다. 패드 주행의 보정 또한 잘 들어가 있어 타이어 관리 문제를 제외하면 고급 레이싱 휠에 비해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랩타임을 뽑을 수 있다.[6]
스타일리시한 인터페이스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그란 투리스모에게서 영향을 받은 레이싱 게임들은 비단 게임성에서만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스타일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그란 투리스모는 시간이 흐르고 콘솔의 세대가 바뀌며 여러 가지 종류의 디자인을 시도해 왔는데, 그란 투리스모가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영혼이 없다고 혹평받은 적은 없으며 역대 디자인 모두 인기가 높다. 세련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기능적이기도 하고 뇌리에 강하게 남는 개성적인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어떨 땐 조용한 음악과 함께 심플하게 필요한 것만을 제공하지만, 다른 때에는 활기찬 음악을 깔고 많은 기능들을 한 화면 안에 풍성하게 담아 내며 제공하면서 생기는 분위기의 환기도 게임이 지루해지지 않게 하는 데에 일조한다.
OST로도 유명하다. 생각보다 굉장히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란 투리스모를 상징하는 음악은 보통 재즈풍이나 일본식 록이지만 미국식 메탈이나 힙합, 전자음악 등 서양의 취향에 맞춘 음원들도 상당히 많이 수록되어 있다. 용량이 한정적이던 초기 작품들의 경우에는 북미/유럽판과 일본판의 사운드트랙 구성이 달랐다. 한편 OST와 효과음을 우려먹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OST 우려먹기는 PS3 시대부터 특히나 심해진 경향성으로, 좋은 음악들이긴 하지만 새로운 음악의 추가로 환기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혹평이 생긴다. 효과음의 경우에는 반대로 오히려 게임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란 투리스모 최신작에서 버튼 선택이나 레이스 시작 등의 상황에서 들을 수 있는 각종 효과음들 중에서는 1990년대나 2000년대부터 사용하던 오래된 것들이 많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보통 효과음이 시대에 따라 점점 개량되며 조금씩 바뀌어 온 경우이다. 중요한 건 이것들이 전혀 낡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시리즈 역사 초기부터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탄 덕에 플레이어들의 평균 연령이 다른 게임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다. 그런데 정반대로 어린 시절부터 플레이했다는 이들도 굉장히 많은데, 이들은 보통 부모가 그란 투리스모를 플레이하다가 자식에게도 플레이 경험을 공유한 경우이다.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은 다른 웬만한 게임 장르에 비해서 건전하고 공유하기도 쉽다고 여겨지기 때문인 듯. 그래서 1980-90년대생들 중에서는 부모를 통해 그란 투리스모에 입문하여 자동차에 대해 배워 나갔다는 어린 시절 추억을 가지고 있는 많은 자동차 애호가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
시리즈의 맥락에서 전반적으로 헤일로 시리즈와 비슷한 점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독자적으로 장르를 개척하여[7] 각자의 콘솔 게임기의 대표 장르로 자리잡았다는 것과 이름만으로도 명작이라 칭송될 정도로 엄청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의 동지.[8]
3. 역사[편집]
3.1. 플레이스테이션[편집]
3.1.1. 그란 투리스모 (1997)[편집]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가 나오기 전의 레이싱 게임 시장은 말 그대로 '게임'이었다. 이전의 2.5D 아케이드 시절부터 시뮬레이션 지향의 레이싱 게임들은 이미 많이 존재했으며 차량의 리얼한 구현에 신경썼던 초창기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 현실성이 중요시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결국 게임으로서 당장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아케이드식 게임이 되거나, 그게 아니라면 친구들,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정적인 게임이 되는 것이 덕목이 되던 시기였고, 현실적인 구현에 너무 집착하게 되거나 너무 개인적인 방향으로 틀어지게 되어 버리면 늘어지는 전개나 어려운 난이도로 인해 플레이어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지루함이나 불쾌감만 얻어 갈 것이라는 것이 당시 게임 개발 및 유통사들의 중론이었다. 실제로 당시에는 마리오 카트 시리즈, RIDGE RACER 등 닌텐도, 세가, 남코가 주도하던 캐주얼한 방향성의 레이싱 게임들이 필드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야마우치 카즈노리는 중증 자동차 덕후였고[10] 당시의 충분히 리얼하지 않았던 레이싱 게임들에 싫증이 나 있었기 때문에 마니아들이 즐길 수 있는, 보다 심도 깊은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을 꿈꿨고, 새로운 PS1의 3D 그래픽을 통해 이를 이룰 수 있다고 보았다. 다만 20대 사회 초년생이었던 야마우치의 급진적인 아이디어는 대기업 소니가 감당하기엔 컸다. 소니가 그의 제안을 거절하자, 야마우치는 대신 개발했던 마리오 카트 스타일의 게임인 '모터 툰 그랑프리' 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원대한 꿈을 위한 밑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카툰 스타일의 캐주얼한 게임이지만 물리 효과는 당시의 기준으로는 꽤나 현실적이었고 심지어 2편에는 카툰풍 카트들 사이에 정교하게 모델링된 포뮬러와 NASCAR 차량도 숨겨져 있었다(...). 사실상 그란 투리스모의 테스트 베드로 삼았던 셈.
어쨌든 이 시리즈는 당시의 마리오 카트 유행을 타고 꽤나 성공했고 야마우치는 자신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이참에 그는 자신이 꿈꾸던 모든 요소를 총집합해 보기로 결심하는데 요약하자면 엄청나게 많은 차가 나오고 엄청난 그래픽을 가지고 있으며 엄청나게 현실적인 물리 효과를 가진 게임이었다. 야마우치는 이런 비현실적인 공상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사무실에 박혀서 소규모 팀을 이끌고 공밀레를 시켜 가며 불철주야 일했으며, 실제 자동차의 라이선스를 얻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11] 그리 하여 1997년 12월 23일, 드디어 초대 그란 투리스모가 완성되어 발매되었다.[12]
그렇게 나온 그란 투리스모는 당시의 통념을 깨고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비록 현실에 존재하는 서킷들은 수록되지 않았지만, 현실의 존재하는 차종들이 정식 라이선스를 통해 자그마치 약 180종이나 수록되어[13] 돌풍을 일으켰고, 이를 현실적인 물리 엔진과 PS1의 한계를 쥐어짜낸 수준의 3D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인기 요인이 되었다.[14]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슬로건인 The Real Driving Simulator는 이런 배경을 통해 나온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단순히 물리 효과만 리얼하게 구현된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게임의 형태에 잘 녹여낸 것이 다른 인기 요인이었다. 진지한 실력이 요구되는 라이선스 테스트를 클리어해 라이선스를 발급받아 레이스에 하나하나 참가해 가며 보상 차량을 얻고, 원하는 차량을 구매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차고를 채워 가는 한편 드라이버로서 실제로 성장하는 듯한 게임 진행 스타일과, 엔진, 타이어, 서스펜션 등 다양한 부품들을 직접 튜닝하여 성능 향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즉 그란 투리스모는 게임에 대해 연구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했던 레이싱 게임으로, 이는 아케이드 게임기에 동전을 넣고 즉석으로 즐기던 '아케이드 게임'에서 가정용 콘솔에서 진득하게 시간을 투자하여 자신의 실력과 차고의 풀을 늘려 가는 RPG 스타일 레이싱 게임으로의 전환이었다.
초대 그란 투리스모는 세계적으로 자그마치 1085만 장[15] 을 판매하였으며, 파이널 판타지와 철권 등을 제치고 플레이스테이션 1 역대 게임 판매량 전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란 투리스모가 지향한 방향성의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유례도 없는 성공으로 인해 업계는 기존의 주류가 아니었던 시뮬레이션 레이싱 장르에 주목하게 되었으며,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후대 게임들도 계속해서 성공을 이어 나가자 이를 벤치마킹한 게임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본작은 30프레임이지만, 60프레임으로 플레이 가능한 숨겨진 하이파이 모드가 존재한다. 퀵 아케이드 모드에서 최초의 4코스를 전 클래스 1위로 달성하고 새로 나오는 코스 4개도 전부 1위로 클리어하면 메뉴 화면에 GT Hi-Fi 모드가 추가된다. 또 그란 투리스모 모드에서 GT 월드컵을 클리어하고 엔딩을 본 다음 다시 그란 투리스모 모드를 시작하면 GO RACE의 EVENT에도 하이파이 모드가 추가된다. 하이파이 모드는 광원이나 오브젝트가 삭제되었으며 코스는 3개, 다른 차량은 등장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