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
루카, 그는 제1궁인 양자리의 수호자이자 양족의 계승자다. 수호자들 중 최연소이며, 12별자리의 수호자들이 모여 향후 우주의 평화와 엔트로피 수치에 관해 어떻게할지 논의하는 12회담에서 리더에 위치해 있다. 누구보다 어린 그이지만 양족의 계승자인 그는 조상의 지혜를 빌려올 수 있이게 역대 제1궁의 수호자들이 그러했듯이 우주의 평화를 위해 현명한 리더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다. 그는 온순하며 평화를 사랑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머리가 매우 비상하고 위기 감지력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신체능력은 별로 좋지 않아 잘 넘어지고 쉽게 다친다. 그는 여타 다른 양족들처럼 순진무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조상의 지혜를 빌릴 수 없었다면 끝없이 타인에게 속았을지 모르는 일이다. 허나 본인은 스스로가 순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양족은 삶을 다한 후에도 양족의 정신을 지탱하는 영혼의 뿌리로 돌아가 후손들의 곁에서 함께한다고 한다. 양족에 대대로 내려오는 조상의 지혜를 빌릴 수 있는 힘은 이러한 특성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수호자인 루카는 영혼의 뿌리를 '계승의 서'로 현현시키는게 가능해 언제라도 양족의 선조들과 소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대가인 것일까? 그들은 평균적으로 서른살 이상을 살지 못한다. 과거 대우주전쟁에서 사수자리의 엘프족이 전방에서 그 용맹함을 보여줬다면, 양족은 모두를 통솔하는 자리에서 그들의 현명함을 이용하여 전쟁을 인도적인 승지로 이끌었다. 그 공로는 평화를 원했던 전 우주의 생명에게 인정 받아 일족 그 자체가 평화의 상징으로서 자리매김하였고, 아직까지도 관련 마스코트나 굿즈가 끊임없이 나올 정도이다.
| - 망상
우주의 안위를 걱정해 앞으로 12회담을 어떻게 이끌어야할지 고민하던 루카는 문뜩 다른 수호자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헤헤~ 수호자 누나들 중에서 역시 엘레인 누나, 라나 누나가 참 이쁘고 상냥해~ 날 좋아하는거 아닐까?"
사각사각, 행복한 상상을 하던 중 옆에 있던 계승의 서가 어이없다는 듯이 글귀를 적었다.
"앗, 조상님 잠시만요! 안경좀..."
안경을 챙겨쓴 루카는 계승의 서를 바라봤다. '착각, 자유. 허나, 혼자 상상할 것.'
루카가 계승의 서를 보곤 혀를 차며 말을 꺼냈다. "쳇... 알았어요. 혼자 생각하던게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나온 것 뿐인데 매번 너무하네요, 진짜로"
"근데 그... 법관님이랑 전갈 누님한테 찍힌거 아닐까요...매번 회의때마다 불화가 생기길래 다그치긴 하는데, 지난번 회의 때 좀 심하게 말한 것 같아요. 눈빛 장난 없던데... 이러다가 이리스 누나 쿠키 먹고 고통 속에 사라지는거 아니에요??"
루카가 말 끝을 흐렸다. "나... 아직 살고 싶은데..."
계승의 서가 펄럭이며 대답했다. '루카, 지나친 근심. 이리스 쿠키, 위험, 긍정.'
"그러고보니 미야 누나 이번에 세계제일의 오페라하우스, 발할라 건립 100주년 기념으로 깜짝 공연했는데, 그 공연이 완전 역대급이였다고 하더라구요? 그 때 놀아달라고 하셔서 못보러 갔잖아요!"
'루카, 조상, 심심. 끝말 잇기, 재밌음. 함께 노는 것, 의무. 반항, 좋지 않음.'
"아 몰라요. 연구자 누님은 맨날 집에 틀어 박혀 연구에만 몰두하시면서, 미야 누나의 공연 소식은 어떻게 아시고 제일 앞좌석에 앉아 계셨다던데, 역시 미소(미야의 팬클럽, '미야를 소중히')의 회장은 아무나 하는 건 아닌가봐요."
'그 존재, 역사 그 자체. 행동, 예측 불가.'
루카는 아쉬운 마음을 집어넣고 다른 수호자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 쌍둥이들 또 서로 싸워서 종족 간 다시 서먹해졌다는데, 좋아서 애교부리고 할 땐 언제고 허구한 날 싸우는지 모르겠어요. 하긴, 천족과 마족의 차이라는게 있으니 무리도 아닐려나. 혹시... 옆집 기계 누님이 쌍둥이 중 동생 쪽에 좀 집착하는 경향이 있던데, 서로 사이 안좋아지게 이간질하는거 아니에요? 수상한데... 평화의 상징, 양족이 나설 때인가?"
'억측, 극에 달함. 근거, 붙일 것. 나서는 것, 불필요. 수호자, 존중할 것.'
"알았어요. 근데 왜 하나하나 일일이 뭐라 하시는거에요. 최근에 저 뭐 잘못한 것도 없는데..?"
'...'
"여보세요..?"
'...'
"있어요..?"
'...'
루카가 갑자기 불안해져 안경을 벗고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안절부절하듯 떨리는 글씨로 계승의 책이 대답했다. '루카, 장난. 거듭 사죄. 루카, 소중함.'
"됐어요... 말걸지마요 일 다하고 아레스형님 보러 갈래요..."
| - 열두 별자리의 리더 루카
열두 별자리의 수호자들이 모여 우주의 질서와 앞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회의 12회담. 나는 그들의 리더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모두 조용히 해주세요. 다음 주제는 아르키오네님이 발제하신 '칼파님에 대한 논의'입니다. 아르키오네님은 일어나서 발언해주세요." "양자리 꼬맹이한테 들었듯 이번 주제는 칼파에 대해서야." 양자리 꼬마라니 조금 화났지만, 리더로서의 입지를 생각해서 참았다. "그녀가 지닌 힘은 분명 우리를 구원해주었지. 그건 자명한 사실." "허나, 거의 모든 우주가 되살아난 지금. 그 힘이 너무 탐나, 아니 너무 악용되기 쉽다고 생각하지 않아?" "어떤 근거로 그 힘이 악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야?" 린누님이 안경을 추켜올리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만약 내가 네 염소자리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고 칼파의 힘으로 내 병사들만 되살린다면? 어때? 짜릿하지? 평화에 찌든 너희들은 이게 얼마나 대단한 힘인지 모를거야." 칼파님에겐 죄송하지만, 순리를 거스르는 그 힘은 분명 평화로운 우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전쟁을 일으키고 싶다는 말로 들리네만? 칼파가 아니라 자네를 억제하는 방법을 먼저 논의 하는 게 어떤가" 서로 의견에 공감하는 수호자들끼리 모여 싸움이 나려고 한다. 내가 없으면 회담이 굴러가지 않는다는 조상님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다. "모두 진정하세요! 아야! 아레스형도 가만히 있지말고 도와줘요!" 제일 의지가 되는 아레스형을 찾으며 머리를 싸매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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