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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선언/평가 및 사건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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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굉장히 피학적인 집단주의를 덕목이나 어떤 고귀한 희생으로 포장하고 있는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저는 이 영화의 후반부에 특히 한 2~30분의 상황을 보다보면 이걸 관객들이 받아들이면서 감동으로 받아들일까? 일단 저는 전혀 감동스럽지 않고 오히려 위험하다고 생각했고요. 지나치게 피학적이고, 지나치게 개인의 어떤 자유나 권리나 인권이나 이런 것보다는 "개인이 속한 집단의 안위를 위해서 소수였던 상대적인 약자들은 스스로 희생을 감내해도 된다", 혹은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굉장히 숭고한, 휴먼 드라마의 한 지점이다"라고 말하는 영화 같단 말이에요. 이건 제 느낌이고요.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 그것이 굉장히 감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죠.
놀랍게도 저는 그 장면에서 이 영화가 비판하고자 했던 일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어떤 나라보다도 집단, 국가에 대한 국민의 태도가 '전체주의'에 가까웠던 나라가 바로 제국주의 시대의 일본이었죠. 국가를 위해서, 집단을 위해서는 작은 집단이나 개인은 희생해도 좋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일본 제국주의의 그것에 가깝습니다. 사상 최악의 흉악했던 그 국가의 방식을 영화는 반복하고 있는 겁니다.
(중략)
"엄청난 캐스팅으로 화려하게 몰락한 영화" 비상선언에 대한 제 평점은 10점 만점에 3점입니다.
저는 편의대로 짜 놓은 설정들도 참 맘에 안 들었고, 고증들, 특히나 비상선언에 대한 고증이 지켜지지 않아 막연한 불안감을 제공했다는 점도, 심지어 티웨이항공의 자문을 받았고, 그걸 언플용으로 사용했다는 것도 참 생각없이 영화를 만들었구나 싶었지만
무엇보다도 역하고 거부감이 들었던 부분은
세월호와 대구 지하철 참사라는 별개의 사건들을 하나로 묶은 다음 항공기에 투영시켰다는 점입니다.
이걸 위해서 자문과 고증을 다 쌩깠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 뒤에다가 공리주의적 희생으로 보일 법한 장면을 생각 없이 붙여 놨고요.
이걸 지금 역바이럴 타령하면서 억까당했다고 억울하다고 호소했던 게 그냥 웃음밖에 안 나와요.
아무도 내 이야기와 의도에 공감하지 못할 땐 듣는 사람의 수준이 낮아서 나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되도않는 개소리를 해서 외면하는 겁니다.
영화 흥행의 실패와 쏟아지는 혹평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면서 남탓할 대상을 몰색할 게 아니라 영화를 한 번 더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부기돌이: (전략) 여기까지가 〈비상선언〉의 60분 지점입니다. '빛의 한재림' 감독이 연출했고 제가 한재림 감독에게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보여줍니다. 이 한 시간은 감독의 커리어 하이라고 봐도 무방하며 거의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대단한 영화입니다. 저는 한 시간 내내 감탄밖에 할 게 없었습니다. (중략) 그런데 이제 '빛의 한재림'이 자리를 비우고 '어둠의 한재림'이 나타나는데...
부기순이: 후반부 30분의 문제는요. 영화를 보고 나면 기분이 나쁘다는 거예요. 신파나 뭐 영상통화 장면도 그렇지만, 제가 기분 나빴던 건 영화의 현실감각이나 비전이 6년 전 영화인 〈터널〉에 그친다는 건데요. 6년 전 수준의 현실 비판을, 그것도 쌩어거지로 하고 있다니까요? (중략)
이 영화를 보는 2022년의 한국 관객들의 마음 속에는 아주 큰 상처와 고통, 그 끝에 얻은 깨달음이 있어요. 몇 년째 코로나와 싸우면서 소중한 사람을 잃고 심각한 후유증을 얻고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고, 이제야 그나마 간신히 얻어낸 것은 방역에 대한 시스템과 노하우, 그리고 팬데믹 사태 속의 시민의식이에요. 그런데 〈비상선언〉은 그걸 전면으로 부정합니다. 부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를 미개하게 취급하고 영화의 최종빌런처럼 만들었어요. 그래서 기분이 나쁜 거예요. (중략)
영화에서 승객들이 희생하기로 했다가 다행히 치료제가 통해서 돌아왔다면 희생을 결심한 것에 대한 깊은 고찰과 후유증이 있었어야죠. (중략) 만약 영상통화 장면에서 울었던 관객이라면 내 슬픔이 고작 인스턴트 신파에 이용당했다는 배신감이 들 거예요. 이 영화 속 감정은 모두 껍데기에 죄다 인스턴트뿐이고 영화의 주제의식인 '희생'에 대해서도 너무 억지에 너무 얕아요. 실망입니다. 정말 너무 실망했어요.
올라타면 용을 써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런 체험
이용철 | ★★★☆ (7.0)
코로나 시국의 은유로 이륙해, 한국 사회의 재난에 관한 대처로 착륙하다
허남웅 | ★★★☆ (7.0)
불가항력을 흡수한 장면과 그에 맞서는 얼굴들이 단점을 상쇄한다
김소미 | ★★★☆ (7.0)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는 더 나은 선택을 상상하게 한다
임수연 | ★★★ (6.0)
각처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빼면 대체로 순항
정재현 | ★★★ (6.0)
중반 이후 항로를 변경해 승부를 거는 사회드라마에서 의아할 정도로 피상적이며 위험하다.
이동진 | ★★ (4.0)
집단주의 사상에 기반한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전달하려 한다는 비판이 있다. 작중에서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인물들을 조명하는 과정에서 집단주의 사상으로 해석 가능한 메시지가 전달된다는 것이다."아빠, 우리 그냥 내리지 마요."
착륙하지 말고 비행기 내에서 죽음을 받아들이자는 주장을 들은 어린 딸 박수민이 아빠 박재혁에게 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