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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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가톨릭 교회의 교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서적. "가톨릭 교리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쉽게 말하자면 교회 차원에서의 공식적인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사제와 신자 간에 문답을 통해 교리를 가르치거나 국가·지역(교구) 별로 출간한 교리서를 활용했지만, 급변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통일된 교리서에 대한 요구가 생기면서, 1992년에 교황청을 중심으로 현대적인 표준 교리서가 편찬되었다.
이 밖에도 평신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간추린 교리서가 다양하게 있으며, 정치·경제·환경 등의 사회적 문제를 다룬 '가톨릭 사회 교리서'도 있다.
2. 역사[편집]
개요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가톨릭교회가 지금의 통일 교리서를 가지게 된 것은 오래지 않은 일이다. 현재의 표준 교리서가 처음 나온 것은 1992년의 일이다. 그 전에는 각 지역 교회별로 독자적인 교리서를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볼티모어 교구[2] 에서는 《볼티모어 교리 문답서》[3] 라는 제목의 교리서를 발간해서 사용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내용상 불일치, 교리서 난립 등의 문제로 가톨릭교회의 단일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었다. 또한 현대 사회의 다변화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환경에 알맞게 교황청 차원에서 교리를 정리할 필요성도 있었다. (※ 사실 예전에도 비오 5세가 출판한 《트리엔트 교리서》라는 표준 교리서가 있었지만,[4] 그 이후로는 각 지역별 교리서가 더 많이 쓰였다.)
가톨릭 교리서 발간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시기는 교회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미래를 향한 길을 찾기 위해 새로운 이정표가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1962년부터 1965년까지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변화된 문화적 상황에서 이제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믿고 교회는 무엇을 가르치는지, 더욱이 교회가 무엇을 가르칠 수나 있는지, 교회 전체가 근본적으로 변화된 문화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에 관해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했습니다. '그리스도교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아닐까?', '사람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성에 입각해 신앙을 따를 수 있을까?' 독실한 신자들조차 이러한 의문들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요한 바오로 2세 성인 교황님은 대담한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그리하여 전 세계 주교들이 그 질문들에 답변하는 것과 동시에, 책 한 권을 함께 써야 한다고 결정하셨습니다. 또한 저에게 주교들의 작업을 조율하고, 여러 원전의 모음이 아니라 주교들의 기고문들로 구성된 완전한 책을 집필하도록 살펴보라는 임무를 맡기셨습니다. 그 책은 《가톨릭 교회 교리서》 (Catechismus Catholicae Ecclesiae) 라는 다소 예스러운 제목이 붙었지만, 내용만큼은 반드시 흥미롭고 새로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가톨릭 교회가 무엇을 믿고 있으며, 어떻게 이성에 입각해 믿을 수 있는지를 보여 줄 수 있어야 했습니다.
저는 그 임무를 맡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계획이 성공할지 의구심을 품었던 것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전 세계에 흩어진 저자들이, 전 세계 독자들이 읽을 만한 책을 공동으로 집필한다는 계획을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지', '지리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지적이고 정신적인 면에서도 서로 다른 대륙에 사는 이들이, 통일성이 있으면서도 모든 대륙에서 이해할 수 있는 텍스트를 어떻게 함께 만들 수 있을 것인지' 도무지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주교들은 단순히 개별 저자의 입장이 아니라, 자신들이 속한 지역교회의 동료 주교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가운데 집필해야 했습니다. 그 계획이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이 지금도 제게는 기적 같습니다.
우리는 1년에 서너 차례 일주일간 모였고, 그동안에 집필한 내용에 관해 열정적으로 토론했습니다. 물론 제일 먼저 책의 구성을 확정했는데, 구성은 단순해야 했습니다. 그래야 우리가 정한 대로 저자들이 각각 명확한 과제를 할당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고, 또한 그들의 저술을 복잡한 체계에 끼워 맞출 필요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중략) 이는 수백 년 동안 교리를 가르친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우리가 '무엇을 믿고 있는지' (신경), '그리스도의 신비를 어떻게 거행하는지' (전례), '그리스도를 통해 어떻게 생명을 얻는지' (교리),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기도)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5]
책을 발간하기까지 숱한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를 말씀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물론 그 책에 대해 여러 면에서 많은 사항들을 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은 부족하며,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그 책은 다양성 속의 일치를 드러내는 대작(大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도들 이래로 2천년 가까이 교회를 지탱해 온 신앙이라는 똑같은 악보가 있었기 때문에, 서로 다른 목소리로 하나의 합창단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라틴어로 편찬된 표준 교리서 원본은 1992년에,[7] 영문판[8] 은 1994년에, 한국어판은 1996년에 나왔다. 1997년에는 라틴어 개정판이 출간되었고, 그에 발맞춰 한국어 개정판은 2003년에 출간되었다.
3. 설명[편집]
교황청 차원의 표준 교리서의 존재는 가톨릭교회의 일치 지향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개신교의 경우도 침례교 정도를 제외하면 교회 공동체의 공적 해석의 중요성을 부정하지 않지만,[9] 국제적인 일치보다는 지역별 독립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다만 오해하면 안 될 것이, 교리서(Catechism)는 어디까지나 권위가 있는 출판서적이지 불변하는 가톨릭 교의(Dogma) 그 자체가 아니다. 즉 교리서를 아무리 공들여서 만들었다 하더라도 결국 사람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가톨릭 교회에서는 교리서의 오류 가능성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따금 성경 내용에 충실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 교리서를 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형제에 대한 가톨릭의 입장을 분명하기 위해 2018년에 교황 프란치스코가 "현대사회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형제를 용인할 수 없다" 라고 바꾼 경우가 있다. #
표준 교리서 외에도, 온갖 사회적 이슈를 다룬 《간추린 사회 교리》가 있다. 정치·경제·가정·환경 등의 사회 분야에 대해 가톨릭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인데, 정치적 스탠스를 굳이 따지자면 중도에 가까운 서적이다. 다만 이쪽은 교리서와는 달리 믿을 교리를 직접 다룬 것은 아니고 논의의 폭이 더 넓다. 즉 교의적인 정통과 이단의 문제라기 보다는, 정치사회[10] 에 대해 교황청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밝힌 책에 가깝다.
이외에도 각국 주교회의나 교구 및 신학교, 내지는 가톨릭계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편찬한 축약버전이나 청소년·성인 교재용 교리서가 따로 있다.
표준 교리서 축약판 중에 대표적으로 교황청에서 발간한 《가톨릭 교리서 요약편》(문답형식)과[11] 한국 주교회의에서 발간한 《간추린 가톨릭 교리서》(고등학교 교과서ㆍ참고서와 유사한 형식)이 있다. 둘의 차이점을 비교하자면, 교황청의 《가톨릭 교리서 요약편》은 가톨릭 교리를 잘 요약했지만[12] 설명이 상당히 압축적이라서 초심자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13] 다만 말이 어렵다거나 한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교리를 압축적으로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는 의미이므로, 시간 내서 정독하거나 교리를 복습하기에는 굉장히 편한 책이다. 문체 역시도 문장이 짧고 간단명료해서 읽기 쉽다.
《간추린 가톨릭 교리서》는 《가톨릭 교리서 요약편》보다는 상대적으로 설명이 친절하고 연관 성경구절들도 함께 제시되어 묵상하기에도 좋은 편이라 예비신자 및 새 신자가 쓰기에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부록을 논외하자면) 비가톨릭 그리스도인의 구원 문제와 영성체 문제, 사형제, 모령성체, 여성서품 반대 등에 대한 논점이 부실하거나 누락된 결점이 있기도 하다. 또한 교황청 공식 요약본에 비하면 웹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예비신자 교리를 위한 교리서에는 한국 천주교에서 주로 쓰이는 것으로 3종류가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펴낸 《한국 천주교 예비신자 교리서》와 가톨릭대학교출판부에서 펴낸 《가톨릭 예비신자 교리서》, 그리고 서울대교구 사목국에서 펴낸 《함께하는 여정》이 있다. 이들은 굳이 예비신자 교리가 아니더라도, 성인 견진 교재나 신학교 입학시험용 교재로도 자주 쓰인다.
현대인의 감각에 맞게 편찬하고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직접 추천한 "YOUCAT (유캣) 시리즈"도 있다. 오스트리아 주교회의에서 편찬한 교리서 시리즈로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교리서인데, 청년 교리서라고는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연령대면 누구나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고, 가톨릭 입문서로는 이만한 책이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많이 팔리고 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 때부터 첫 권을 선보여,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총 6권이 출간되었다. 종류는 다음과 같다.
- YOUCAT 청년 교리서 (노랑색)
- 표준 교리서를 청년 신자를 위해 요약·정리한 교리서.
- 일부 본당에서는 중고등부, 청년부 교육교재로도 쓰인다.
- YOUCAT 고해성사 (보라색)
- 청소년 및 예비신자용/새신자용 고해성사 가이드
- YOUCAT 견진성사 (주황색)
- 청소년 및 새신자용 견진성사 가이드
- DOCAT (두캣) 사회 교리서 (파랑색)
- 사회 교리서를 읽기 쉽게 요약·정리한 교리서
- YOUCAT 성경 (빨강색)
- 성경 읽기를 권장하기 위한 성경 가이드
- YOUCAT 프렌즈 (하양색)
- 초등학생 전후의 청소년을 위한 교리서
YOUCAT 한국어판은 당연히 2005년에 발간된 가톨릭 새번역 성경을 인용하고 있으며, 영문 표준판은 RSV-CE를 중심으로, NRSV는 보충적으로 혼용하며(RSV-CE의 비중이 훨씬 높음)[14] , YOUCAT 영문판은 RSV-2CE를 인용한다.
4. 종류 (한국어판 기준)[편집]
국내에 출간된 교리서들 중 주요한 교리서는 다음과 같다.
※ 가격은 정가 기준으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