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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동의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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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이은성이 집필한 허준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
이은성이 묘사한 허준의 스승 유의태는 1965년 노정우 박사가 <인물한국사>에 발표한 논문 <허준>에서 허준의 스승 유의태를 읽고 지어낸 이름이다. 2000년 2월 1일 노정우는 유이태의 후손 유철호에게 진주에 거주하는 한의학자 허민으로부터 전화 통화하면서 들은 산청의 전설적인 명의 유이태를 진주 근처의 대성 진주 유(柳), 의로울 의(義), 클태(泰), 유의태(柳義泰)로 이름을 지어내어 허준의 스승으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노정우는 자신의 논문 오류를 알고 '거창 유씨에 미안하다.'라고 유철호에게 밝혔다. 따라서, 이것을 알고 소설 동의보감을 읽어야 한다. 허준은 산청에 온 적도 없고 산청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으며, 허준의 조모 친정은 산청군 신안면이 아니고, 경기도 시흥시 서면(현재 광명시청 근처이다)에 있었다.
이은성은 1975~76년에 방영된 MBC 드라마 집념에서 허준의 생애와 동의보감의 집필 과정을 그렸다. 이어 이를 영화화한 1977년 영화 집념의 각본도 집필했다. 이를 바탕으로 1984년부터 부산일보에서 발행하는 '일요건강'에 '소설 동의보감'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은성은 허준이 의원이 되고 동의보감을 편찬한 뒤 죽음에 이르기까지 생애를 춘(春)ㆍ하(夏)ㆍ추(秋)ㆍ동(冬) 4권으로 완간하고자 하였으나, 1988년 추권까지만 쓴 상태에서 서울 올림픽 특집극을 집필하다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1] 으로 갑작스럽게 숨을 거두었다. 사실 추권의 분량이 춘과 하에 비해서 짧은 걸 알 수 있는데, 추권도 완전히 완성이라곤 할 수 없다.[2] 남은 유고는 1990년 창작과 비평사에서 발매됐다.
한국어 문장이 펼칠 수 있는 표현력을 극한까지 끌어내는 한국 대하소설의 명작 중 하나로, 특히 여러 상황을 절묘하게 한 문장 안에 모두 표현함으로써 종합적인 묘사를 하는 작가의 솜씨는 놀라움 그 자체이다. 허준이 창녕 성대감 댁에 불려가 정경부인의 중풍을 고치는 그 순간을 묘사한 부분을 감상해보자.
읽다보면 극중 인물들의 갈등과 대립에 손에 땀을 쥔다는 것이 어떤지를 알게 해준다. 또한 당시 시점에서 방대한 자료 조사를 토대로 조선시대의 문화, 궁중 예법 등을 상세히 묘사하였으며, 이는 후대의 다른 작품에서 꽤나 많이 인용되었다.[3]성대감이 열어젖힌 그 방안에는 반신불수에서 가까스로 자리에 일어나 부축받은 채 매듭이나 맺다 풀었다 하던 노마님께서 허준이 야차(夜叉) 같은 모습으로 "일어서시오."를 연호하고 있는 그 앞에서 엉거주춤 일어나 있었다. 부축하려는 딸을 허준이 고함쳐 내치자 이윽고 노마님은 허준의 유도를 따라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처럼 두 다리를 후들거리며 대청 마루로 나서고 있었다.
"손 내리지 마시오. 무릎을 드시오. 더 더 무릎을 드시오. 고개를 드시오."
허준의 고함과 자기 눈을 의심하는 그 경악에 찬 가족들의 눈길 속에서 반신불수였던 마님이 허준을 따라 육간대청을 한바퀴 돌며 마구 눈물을 쏟고 있었다. 감격한 아들과 딸이 어머니를 외쳐댔고 성대감이 "허의원, 허의원!" 하고 체모도 잊은 채 허준을 쓸어안았다.
--이은성, 소설 동의보감 상권, 창작과비평사 (1990), pp. 298-299.
발간 당시에는 한의학 붐을 일으킬 정도로 화제가 되었고 후에도 스테디셀러를 언급할 때 자주 거론되는 책이다. 특히 현재까지 나온 허준에 대한 역사적 인식과 창작물은 대체로 이 소설 동의보감으로 형성된 이미지가 매우 크다.
허준이 충청도 진천의 버드내라는 마을에서 환자들을 돌보다가 과거 시험을 놓치게 되는 부분은 7차 교육과정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도 실렸던 바 있다.[4]
2. 줄거리[편집]
2.1. 상권[편집]
2.1.1. 산음으로[편집]
용천 군수 허륜의 얼자 허준은 군수의 자식이라는 위광에 힘입어 사대부의 복식을 하고 용천에서 거들먹거리고 있으나 신분의 한계 때문에 입신양명은 언감생심이고 동헌의 이방조차 할 수 없는 자신의 현실에 좌절하여 용천의 왈패들과 어울리며 술에 취하고 주색잡기에 여념없는 퇴폐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정적들의 공격으로 귀양을 간 전 종친부 부령 겸 시약청 조제 이정찬의 딸 이다희와 우연찮게 만나게 된다. 이정찬이 시약청의 조제로 입직하던 날 명종의 승하로 정적들의 모함으로 귀양을 가게 된 아버지를 따라 유배지까지 따라갔던 다희는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자 적소를 이탈하여 과거 아버지를 고쳐준 적이 있는 의원 유의태를 찾아 용천까지 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유의태는 원래 영남 산음 사람으로 중국산 약재를 구하기 위해 잠시 의주에 들렀을 뿐, 진작에 의주를 떠난지 오래라 다희는 다시 아버지를 모시고 적소로 돌아가다가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어 용천에 발이 묶이게 된 것이다.
한편 아버지로부터 양민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알아주겠다는 말을 듣게 된 허준은, 우연찮게 알게 만난 미녀 다희에게 관심을 보이고 수하인 양태를 데리고 다희가 숨어있는 도공촌에 들르게 된다. 양태는 천한 신분의 분풀이를 하기 위해 다희 부녀를 취조하고 다희를 겁탈하라고 종용하지만 다희에게 진심으로 반했던 허준은 거부하고 발길을 돌리려 한다. 이때 다희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쓰러지면서 다희는 허준에게 도움을 청하였고 양태가 급히 의원을 데려와 치료하려 하지만 이미 숨을 거둔 후였다.
허준은 장례를 도와주고, 허륜으로부터 다희의 옛 정혼자가 다희 부녀를 찾아다니고 있다는 말을 듣고 다희와 함께 다희의 옛 집을 보기위해 한양으로 가기로 한다. 한양으로 떠나기 전 아버지로부터 산음 현감에게 보내는 서찰과 정착할 집을 살 거액의 돈을 받고 배를 타고 한양으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길잡이로 따라나선 장번사령이 돈을 모두 가지고 달아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장번사령을 잡기 위해 길을 나선 허준과 다희 앞에 다희의 옛 정혼자인 김상기가 나타난다.
이때는 다희와 허준이 혼인하기 전 이었는데 반색하며 나타난 김상기는 다희에게 아버지의 신원이 회복된다고 알려준다. 이 말을 들은 허준은 다희가 자신을 떠날 것이라고 여겨 속으로 절망하는데 잠시 기뻐한 다희는 김상기에게 알려줘서 고마 당신들이 파혼을 고한 후 아버지는 죽어갔고 자신도 죽었다며 자신에게는 이제 평생을 함께하자고 약속한 정인이 있다고한 알려준 후 허준과 함께 산음으로 떠난다. 허준은 다희가 신원이 회복됨에도 천민 신분인 자신을 선택한 것을 듣고는 다희와 혼인한 뒤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겠노라 속으로 다짐한다.
산음으로 내려간 허준은 기대를 품고 산음 관아를 찾아가지만 허륜의 친구라는 정 현감은 이미 노모를 모시기 위해 몇달 전에 사직했다는 말을 듣고 좌절한다. 하지만 험상궂게 생겼으되 마음씨가 좋은 산음 공방 구일서의 도움으로 그의 집에 방을 얻어 산음에 정착하게 된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배탈로 쓰러진 어머니를 치료하기 위해 허준은 유의태의 의원을 방문한다. 거기서 귀신같이 환자가 앞으로 살지 죽을지, 고칠 수 있다면 병이 어떠며 치료법이 어떤지를 살펴내는 유의태를 보고 허준은 저도 모르게 배멀미로 배가 꼬인 것 뿐이니 뜨거운 물로 발이나 씻으면 그만이라는 유의태에게 배를 탄 적이 없다고 하지만 유의태는 그런 허준을 보고 냉소를 지을 뿐이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후 구일서에게 유의태 밑에서 의술을 배우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유의태의 의원에 찾아간 허준에게 들어온지 오래된 자칭제자 장쇠, 영달, 꺽새 등은 감히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것이라면서 먹물 티가 나는 허준을 무차별 구타한다. 이에 허준은 용천에서 배운 택견으로 이들을 제압하지만 뒤에서 병부잡이 임오근이 장작개비로 머리를 후려쳐 기절한다. 하지만 유도지가 허준의 무술을 보고는 호기심을 느껴 의원에 들어오는 걸 허락하고 허준은 의술에 입문하게 된다.
2.1.2. 유의태 밑에서 7년[편집]
허준은 약초꾼으로 첫 산행에 나서지만 도라지 몇뿌리 외에 아무런 소득이 없었고 그를 망신시키려는 꺽새의 음모로 가짜 약초만 가득 가지고 하산하게 되어 유도지 앞에서 망신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유의태는 변명하려는 고참 제자들에게 네놈들 수법은 이미 알고 있다고 묵살한 후 허준이 캐온 도라지의 상태를 칭찬하면서 그를 약재 창고의 책임자로 임명한다.
분개한 제자들이 항의하자 유의태는 의원은 33가지 물을 알아야 하는데 너희들이 아는 물은 몇가지나 되느냐고 간만에 제자들에게 물의 가짓수를 가르쳐주면서 의술 강의를 하게 되고 허준은 그 모습에 감동받아 의술에 대한 심지를 굳히게 된다. 그리고 아들 도지에게 8의론을 가르쳐주면서 유도지를 큰 의원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유의태의 따스함 모습을 엿보고 "저마다 의원이노라 행세할지라도 이 세상이 진실로 기다리고 바라는 의원은 오로지 한 부류 심의 뿐"이라는 그의 철학에 감동을 받게 된다.
약재창고를 꿰어 찬 허준을 왕따시키는 제자들의 성난 눈깔 속에서 허준은 계속 의술에 정진하고, 유의태 친구라는 괴승 삼적대사 김민세를 만나게 된다. 유도지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거 시험을 치러 갔다가 낙방 후 술 취한 폐인으로 전락한다. 허준은 이 소동 와중에 유도지의 방에서 걸레질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병부를 베끼다가 유의태에게 들킨다. 유의태는 허준이 자신의 방을 몰래 드나드는 것이 아니냐고 매섭게 추궁하지만 허준이 유도지의 방을 청소하다가 줏은 것이라고 변명하자 의심을 거둔다.
허준은 자신의 뛰어난 필체 덕분에 부산포나 임오근을 몰아내고 자신이 병사 마루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유의태는 허준의 글솜씨를 오만방자한 붓재주라고 비웃으면서 서툰 언문이라도 약이름 또박또박 쓰면 그게 약방문이라고 야멸차게 대꾸한 후 "증과 험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인걸 모르고 입으로 외고 머리로 기억만하여 의원양 들어? 가증한 것들."이라고 면박 주고 나가버린다. 하지만 유도지가 허준의 글솜씨를 눈여겨보게 되면서 이후 허준과 유도지가 친구가 되는 부수적인 효과를 낳는다.[5][6]
이 무렵 구일서가 세도가 댁 무덤을 파헤친 백정 변돌석이라는게 밝혀지면서[7] 나로도로 달아나게 되고, 허준은 그의 도주를 도우면서 인체 해부를 갈망했던 부술의 달인인 안광익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다. 구일서가 떠난 후 6년 동안 허준은 허겸, 허숙영 남매를 슬하에 두고 유의태 밑에서 지낸다.
허준네 어머니는 떡장수를, 아내는 삯바늘질을 하면서 힘겹게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었고 병사에도 변화가 있어 장쇠[8] , 부산포[9] 가 떠나고 상화와 병문, 병덕 형제가 새로 들어온다. 임오근과 도지의 서로 간에 알력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역시나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허준은 둘 사이에 끼어 난감한 처지인데 가장 역할을 못해 자괴감에 빠진다. 그러던 중 떠났던 부산포가 허준에게 아들 낳게 해주는 사업[10] 을 같이 하자고 찾아오면서 허준은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부산포의 말에 크게 고민하지만, 그 날 밤 겨드랑이에서 악취가 나는 액취를 부끄러워한 처녀가 목을 맨 것을 부모가 발견해서 들춰업고 찾아오면서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허준은 처녀를 살려냄은 물론이고 액취를 고치는 단방문도 가르쳐주었는데, 이것이 소문이 나면서 환자들이 허준의 집을 드나들게 된다.
이에 유의태의 부인 오씨가 허준이 자신의 집을 배반했다면서 번 돈을 모두 내놓고 쫓아내라고 난동을 부리지만 유의태는 허준의 처방전을 보더니 그간 노심초사한 흔적이 보인다며 오히려 칭찬해준다.
오씨는 그 뒤에도 돈을 내놓으라고 발광했지만 다른 제자들이 허준의 집을 방문하고 환자들에게도 물어본 바 허준이 일체의 사례를 받지 않았다는 답변을 해서 허준이 무고함이 밝혀진다. 무안함에 얼굴이 붉어진 오씨가 스승의 허락도 구하지않고 의술을 했다고 지적하자 유의태는 냉소를 지으며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도지도 오씨가 창피했던지 외면한채로 병사로 들어가버리자 아무말도 못하고 씩씩거리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데 허준은 유의태의 반응을 보고 자기 의술이 인정받았다는 것을 기뻐한다.
이날 유의태의 집에 유의태의 친구 안광익과 그의 연인이자 삼적대사 김민세의 처제 궁녀 정씨가 찾아오면서 허준은 문제의 안광익과 드디어 대면하게 되며, 안광익이 양예수의 처방을 임의로 바꾸었다가 고문을 당해 절름발이가 되었으며, 신성군의 등창을 멋대로 째서 치료했다가[11] 대역부도의 죄를 쓰고 투옥되었으나 신성군의 등창이 완치되면서 풀려났으되, 안광익을 믿고 신성군을 내어준 궁녀 정씨는 미친 자의 칼에 임의로 왕자를 내어준 죄를 추궁받아 음독자살을 기도하였으나 안광익이 살려내어 그녀를 업고 궁궐담을 넘어 내의원을 박차고 나왔다는 과거사를 알게된다. 안광익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유의태는 유도지가 제법 재주가 있지만 의원으로의 그릇이 부족하다면서 한탄하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는다. 안광익은 게딱지같은 내의원 별것도 없는데 괜히 먹물 먹고 한양말 쓰면서 잘난척하는 유도지를 타일러서 백성이나 돌보게 하라면서 유도지가 유의태와 양예수가 원수지간인 걸 아느냐고 묻는다. 그 과정에서 안광익의 입으로부터 유의태가 과거 어의 양예수와 구침지희의 대결을 펼쳤다는 것을 듣게 된다.[12]
2.1.3. 유의태의 과거[편집]
20년 전, 명종 시절, 31세의 젊은 의원 유의태는 취재를 치르러 한양까지 상경하였으나, 너무나도 자신이 잘 아는 시험문제에 완벽한 답을 써냈음에도 낙방하고 벼슬의 벼자도 모르고 살아온 아버지가 자식이 관복 입고 임금님 모시게 되었다면서 "네가 되겠느냐, 네가 되겠느냐"라고 무려 수십리길을 배웅나왔던 것을 떠올리며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시험지가 분실된 것이 틀림없다고 시관인 김민세에게 따진다. 그러자 내의원에선 실수따윈 없으며, 시험지가 접수되었는지 확인해달라는 유의태의 부탁도 거절하였다. 이에 분노한 유의태가 어의 양예수가 취재를 주무른다는 더러운 소문이 사실이냐고 따져 물었고,[13] 양예수가 직접 나타나 유의태와 마주한다.
양예수는 어디 감히 촌구석 의원이 내의원 문전에서 행패냐고 꾸짖고, 어중이떠중이 불평불만을 다 들어줄만큼 내의원이 한가하지 않다고 유의태의 이의제기를 일축한다.
양예수: 네 정도 재주는 삼태기로 건질 만큼 많더니라.
유의태: 내가 묻고 있는 건 나으리의 재주도 그 삼태기로 건질 만큼 많은 재주에 속하는지 알고 싶소.
이에 유의태는 양예수에게 구침지희로 자웅을 겨루자고 제안한다.[14] 유의태는 만약 자신이 지면 눈알 하나를 파주겠다고 하였고, 양예수가 지면 유의태의 버선코에 이마를 조아리고 이름을 세번 외친 후 술 한상 차려내기로 하였다. 대결을 위해 어느 기방까지 간 양예수는 술안주도 안되는 네놈 눈깔 어디쓰느냐 라고 짐짓 큰소리를 치면서 대결 시작하지만 일곱번째 호침을 닭에게 찔러넣는 순간부터 양예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긴장하면서 유의태에게 스승이 누구냐고 캐묻기 시작한다. 양예수가 찌르지 못하자 유의태가 설마 닭이 불쌍해서 못찌르겠다는 헛소리 할거냐면서 찌르라고 마구 재촉한다.[15] 여덟번째 장침에 이르로 양예수는 아예 찌를 곳을 찾지 못하고 허둥대고 유의태는 어디를 찔러야 하는지 가르쳐주면서 양예수를 조롱한다.
아홉개의 침이 다 들어가자 유의태의 닭은 건강하게 구구거리면서 마당을 돌아다녔지만 양예수의 닭은 몇번 푸득거리더니 곧 죽고 말았다. 이에 내의원 의원들이 유의태에게 이놈은 의원이 아니라 닭백정이라고 적반하반 막말을 하면서 달아나려 했지만, 유의태는 약속을 이행하라고 양예수를 막아선다. 양예수는 짐짓 태연한 척 백번도 해줄 수 있다고 유의태는 조선 제일의 명의라고 한번 외치고 가려 하지만, 유의태가 서슬 퍼러게 두번 더 외쳐서 세번을 채우라고 요구하자 한번 더 외치고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그런 양예수의 뒤에 대고 유의태가 약속대로 술상도 내오라고 비웃고, 내의원 관원들이 약속대로 술 한상을 차려주라고 돈을 내긴 하는데 동시에 유의태를 개잡듯 두들겨팬다. 하지만 유의태는 맞으면서도 승리감에 가가대소하였고 양예수는 그 웃음소리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술까지 끊고 만다. 이후 유의태는 고향에 내려가 한양으론 발길도 하지 않고 심의의 길을 걷게 된다. 대신에 친구들의 폭행을 말렸던 김민세가 밤에 찾아와 친구가 된다.[16] 문제의 닭은 안광익이 몇년있다 찾아갔을때도 건강하게 잘 지냈다고 한다.
유의태와 양예수의 침술대결 구침지희는 산청군 생초면 월곡리 유이태 후손인 거창유씨 가문에 전해오는 이야기이다.
2.1.4. 창녕 성대감[편집]
구침지희 얘기에 한창 빠져 있던 허준에게 갑자기 아들 허겸이 달려와 아내 다희가 동네 우진사에게 도둑으로 몰려 잡혀가 고문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한다. 격노한 허준은 우진사 댁으로 달려가서 영문을 데라고 하지만 우진사의 하인들은 우진사의 권세를 등에 업고 허준을 개처럼 다루면서 마당으로 끌고 간다. 자초지종이 무엇인고 하니, 우진사 마누라의 저고리 비단 한감이 없어졌는데, 평소에 한양 시절에 아껴둔 옷감을 팔던 다희가 삯바느질하러 와서 훔쳤단 누명을 쓴 것이었다. 이에 허준이 자신이 병자들을 돌봐주고 받은 것이라서 둘러대고 자신이 허륜의 얼자임을 숨기고 산청까지 온 사실은 숨겼으나, 양반에게 눈빛이 무엄하다고 역시 매질을 당한다. 마침내 허준 부부와 같이 매질당하던 진짜 범인인 늙은 여종이 사실 자신이 흠쳤다고 자백해서 고문은 끝났으나 피투성이가 되어 쫓겨나는 허준 부부에게 우진사 내외는 보상은커녕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분명히 허준이 누명을 쓴 것임에도 산청 사람들은 허준을 도둑놈으로 음해하면서 허준 내외를 노골적으로 따돌렸고, 그 소문이 병사로 퍼지자 꺽새, 영달도 좋다고 찧고 까불면서 주접을 떤다.
한편 신분의 벽을 느낀 허겸은 허준이 써준 천자문을 불태워버리고 자꾸 병사로 아버지를 찾으러 온다. 허준은 괜히 공짜밥먹는 재미를 들여주지 않기 위해서 허겸을 애써 모른체 하지만 허겸은 자꾸 아버지에게 달라붙으면서 그간 할머니랑 자다가 아버지랑 자겠다고 자꾸 졸라대고 막막한 신분의 벽에 허준은 처자식과 노모만 없었다면 그냥 변돌석을 따라가 나로도에서 낚시나 하면서 살수 있었을 것이라고 좌절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던 어느날 유의태가 갑자기 허준을 불러 창녕 성대감 댁에 가서 중풍 든 마님을 치료하라고 지시한다. 반드시 유의태를 데려오라는 분부를 받은 성대감의 아들이 대체 이자가 누군데 데리고 가라는 것이냐면서 항의하자 유의태는 믿어볼만한 아이라면서 지금 당장은 병사에 위급한 환자가 많아 갈 수 없으 먼저 허준이 치료를 하고 있으면 자신이 4,5일 후에 따라가겠다고 한다. 허준은 유의태를 위해 준비된 가마를 타고 창녕으로 가게 되었으며, 허준 일가는 물론 병사 전체가 허준이가 큰갓 쓴 양반들이 가져온 가마타고 성대감네에 가게 되었다고 발칵 뒤집힌다. 특히 임오근이 질투에 차서 허준이만 아니었으면 자기가 가는 것이었다면서 어쩔 줄 몰라했고,[17] 오씨가 상화를 불러서 허준이 단순히 심부른 간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성대감댁 마님을 치료한 것인지 당장 실토하라고 추궁한다. 이에 유도지가 심부름이면 상화가 갔지 언제 허준이 갔냐면서 아버지가 자신보다 허준이를 더 믿는 모양이라고 역시 질투심에 씹어뱉는다. 분을 참지 못한 오씨는 유의태에게 찾아가서 드잡이를 하는데 대화가 가관이다.
오씨: 허준인지 그 아이가 당신에게 무어요?
유의태: 무어라니?
오씨: 그 놈을 창녕 모모한 댁으로 떠나보낸 걸 다 알고 있소.
유의태: 그게 무슨 감출 일이던가, 알고 맡고 하게.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려 들지 말고 건너가오.
오씨: 쓸데없는 일? 자식의 장래에 얽힌 일인데 쓸데없는 일이란 말이오?
유의태:...
오씨: 왜 말 못하시오. 자식도 의원 아니오. 자식이 의원이람 아비란 사람이 의당 일부러 잘 낫는 병자를 골라주어 그 집 젊은 의원 병 잘 고친다는 소문이 나도록 해줘야 옳고 여기저기 대가집일랑 일부러라도 기횔 만들어 내 자식을 보내어 안면을 넓혀주고 이름이 드러나도록 해줘야 옳지.
유의태: 부인 말이 일리가 있네.
오씨: (패악을 부리며) 지금 와서 일리가 있다니 무슨 일이오. 나도 다 들었소. 지금 허준이가 간 집이 창녕에서는 모모한 대감댁이라는 걸 내가 모르는 줄 아오.
유의태...?
오씨: 그런 아까운 데를 자식을 젖혀놓고 다른 것들을 보낸 사유를 말하란 말이오.
유의태: 돌아가시오.
오씨: 대답해요.
유의태: 중풍의 혈행을 다스리는 건 침이오. 그리고 그 침을 잡는 법은 도지의 분야가 아니고.
오씨: 어째요?
유의태: 또 대가집 대가집 하나 그 대가집이란 일이 성공이 됐을 때는 사례가 후한 법이나 반면 실패했을 땐 그 추궁도 매운 법이외다.
오씨: (반색하며) 아니 그럼?
유의태: 그럼 이라니?
오씨: 옳지 그럼, 허준이 그놈을 이 기회에 아예 죄를 씌워 내쫓을 셈으로?
유의태: 죄를 씌운다는 건 또 무슨 소린가?
오씨: 그놈은 애초부터 우리 집을 배반했던 놈 아니오.
유의태: (실소) 죽도록 좋은 일만 골라서 해도 못다 하도록 사람의 일생이 짧은데 어찌 뻗어나는 싹을 짓밟는 악행을 하리.
한편 창녕에 다다른 허준은 도열한 성대감댁 권속들의 마중을 받으면서 으리으리하기 그지없는 성대감의 아흔아홉칸 저택으로 들어서게 된다. 저택에 들어가니 하인들 뿐만 아니라 문중의 갖은 선비들까지 들어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성대감이 위엄있지만 부드럽게 허준을 환영하면서 듣던 것보다 젊다고 한다. 성대감의 아들이 허준이 유의태가 아니라 유의태의 제자라고 소개하자 성대감은 격노하여 창녕엔 의원이 없어서 산음까지 사람을 보낸줄 아냐면서 제 어미의 병인데 어찌 이리 무심하냐고 아들을 꾸짖고, 당장 다시 사람을 보내서 유의태를 잡아오라고 지시한다. 서릿발같은 분위기에 집안 어르신들조차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눈치만 살피는데, 사랑방으로 들어가려는 성대감에게 허준이 안받아준다면 할 수 없지만 자신 또한 의원이라고 항변한다. 허준을 안내한 늙은 선비가 허준에게 어느 안전이라고 언성을 높이냐고 꾸짖지만 허준은 병은 의원이 고치지 높은 벼슬의 위세로 고치는 것이 아니라고 맞받아치고 선비들이 일제히 허준에게 삿대질을 해대며 호통친다.
그러자 허준에게 관심을 보인 성대감은 네 재주가 스승보다 낫다는 말이냐고 비웃고, 허준이 자신 또한 의원이지 유의태를 욕보이는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 돌아가려 하자 성대감이 허준에게 서라고 명령한다. 허준을 안내해온 백발 선비가 어서 허리를 굽히지 못하겠냐고 호통치자 허준은 자신도 모르게 병을 고치러 왔지 굴신하러 온 것이 아니라고 반항하고 말고 선비들조차 경악한다. 자기도 모르게 반항한 허준 스스로도 자신이 미쳤나 싶어 고개를 숙이고 성대감의 처분을 기다리지만, 성대감은 병자를 보여주라고 지시한다. 성대감의 직접 설명을 받으며 중풍에 걸린 마님의 진맥을 무려 반식경이나 살핀 허준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경우 인기척을 없애고, 배개를 반의 반으로 낮추며, 환자의 눈을 피로하게 하는 지나치게 밝은 불빛을 줄이고, 환자가 제일 수치스러워하는 것은 대소변을 받는 일인데 요강을 즉시 비워 공기를 환기하고, 환자에게 수치심을 주지 않게 조치한다.
다음날 허준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물어본 성대감은 허준이 직접 물을 떠와서 약을 달인다는 말에 유의태 이름은 들었어도 유의태 제자 이름은 들은 적이 없으니 만약 조금이라도 일이 서툰 것같다면 즉시 유의태를 데려오기 위해서 허준이 어떻게 약을 조제하는지 보러 찾아간다. 허준이 인사함에도 받아주지도 않고 안방에 들어간 성대감은 어머니를 돌보던 딸에게 오빠들 시키고 이제 가서 잠 좀 자라고 하는데, 딸이 허준도 잠을 못잤다고 두둔하자, 정성으로 낫는 병이면 진작에 나았고, 의원이 병을 치료하기 전엔 의원 대접할 필요가 없다고 묵살하는데, 허준이 들어와 성대감에게 환자가 이제 겨우 잠들었으니 환자의 잠을 방해하지 말고 나가라고 지시한다. 일개 의원이 지시하는 상황에 어이없는 건 둘째치고 성대감은 약처방이 유의태가 내려준 것인지부터 묻지만, 허준은 유의태가 환자를 보지 못해서 처방을 할 수 없으니 자신이 지었다고 대답한다. 이에 성대감은 온갖 의원들이 와서 자신이 치료할 자신이 있다고 독한 약을 마구 먹여 환자를 괴롭히는 것을 봤다면서 치료할 자신이 있는지를 추궁한다. 허준은 솔직하게 자신 없다고 하고 배운 의술과 정성으로 애쓰는 소임을 다할 뿐, 다짐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성대감에게 당장 나가라고 마주 호통을 치고, 성대감은 무명의 의원의 패기에 신선함을 느끼면서 안방에서 나간다.
허준의 패기와 정성에 성대감 댁의 허준에 대한 대접도 날이 갈수록 좋아져 처음에 행랑채에서 머물면서 식사는 청지기방에서 개다리소반에 반찬 두어개 정도 받았으나, 이틀 후에 큰아들의 작은 사랑으로 숙소가 바뀌었으며, 며느리들의 지휘 아래에 종 둘이 통영산 소반 위에 가득 음식을 올리고 거기에 번상에 부가 반찬까지 올리는 등 귀빈으로 대접을 받게 된다. 한약으로 마님의 기력이 회복되자 허준은 목욕재계를 하고 침을 놓기 시작한다. 허준은 성대감에 젖가슴 사이에 상완이란 혈자리를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성대감은 이를 수락한다. 이어 배꼽 아래 한치 음교에 침을 놓아야 한다고 허준이 설명하자 성대감도 안색이 창백해졌고 죽은 듯 누워있던 마님이 차라리 못나아도 침을 맞지 않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외친다. 허준은 숱한 부인들이 죽을 병에 들어도 부끄러운 곳을 보이지 않아 목숨을 잃는다면서 아직 세상에 여자 의원이 없으니 참고 견뎌야 한다고 외친다. 결국 성대감은 아들들을 물리고 손수 아내의 하반신을 노출시켜 침을 맞게 한다. 침 시술이 끝난 후 성대감이 허준과 겸상을 차려놓고 저녁을 먹자고 하지만 녹초가 된 허준은 세수를 하자마자 기절해서 잠들고 만다.
한편 8일째 되던 날 약속했던 유의태 대신에 임오근이 오는데, 임오근은 청지기에게 마님의 환후가 한결 가벼워졌단 말에 경악하고, 성대감이 유의태가 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도 그러려니 하는 모습에 또 경악한다. 그리고 성대감 식구들이 허준을 마치 일가인양 다정하게 극진히 모시는 것을 보고 거의 절망을 느낀다. 그리고 열흘째 되던 날 새벽, 허준은 중풍이 들어 수년 운신도 하지 못했던 마님을 마침네 걷게 만드는데 성공한다. 집안은 그야말로 감동의 울음바다가 되고 창녕 사람들은 허준을 약사여래처럼 우러러보게 된다.
3. 등장인물[편집]
3.1. 허준[편집]
주인공. 소설적 허구가 반영되어 실제 허준의 삶과는 다르다는걸 감안하고 봐야한다.
용천 군수 허륜의 얼자로 한량같은 삶을 살았으나[18] 훗날 아내가 되는 이다희, 그리고 의술 스승이 되는 유의태와의 만남으로 점점 변화하게 된다.
유의태 밑에서 7년동안 의술을 공부했고 면천을 위해 어의가 되고자 일단 내의원 과거시험을 목표로 잡게 된다.
그러나 최초의 내의원 과거시험을 보러 갈 때 '버드네' 라는 마을에 엮여서 여러모로 고초를 겪는다.[19] 발단은 버드네란 마을 어귀에 들리게 되었을때 그에게 통사정한 농부 부부의 호소를 허준이 듣고 넘어가준 것이었다. 농부 부부만 고쳐주려고 가려고 했지만 허준이 농부 부부를 고쳐준게 소문나자 마을 사람들이 너나할거 없이 허준 앞으로 와서 자기들도 봐달라고 아우성을 치며 발길을 붙잡은 것. 허준은 이들을 보느라 한양까지 가야하는데 써야할 며칠을 낭비하게 된다.[20][21]
겨우 버드네를 떠나 한양 가려고 했더니 길잡이 해준다는 청년이 사기를 쳐서[22] 또 그의 노모를 돌봐주느라 시간을 많이 지체하다가 청년이 그에게 말을 구해다준다고 절도죄를 저질러[23] 졸지에 함께 감옥에 가게 된다.
그러나 그 고을 현감[24] 이 나중에 허준의 사정과 버드네 사람들의 호소를 듣고 허준을 풀어준 다음 말까지 줘서 겨우 한양으로의 길을 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의 출발이 너무 늦었던 탓인지 시험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과거시험을 놓치게 된다. 허준은 그 길로 고향에 돌아오게 되지만, 한때 그를 내쳤던 스승 유의태가 그의 소식[25] 을 들은 후 마음을 바꿔서 그를 다시 제자로 받아준다.[26][27]
유의태 밑에서 허준은 버드네 시절처럼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고 실력 좋은 의술을 선보이는 의원으로 유명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버드네에서 마지막으로 봐주게 된 청년네 노모가 청년의 실수로 실명하게 되고[28] 그 청년이 자기 노모 고치라고 악을 쓰며 허준에게 따지러오는 사태가 발생한다. 허준은 유의태의 지도 하에 눈먼 노모를 치료하는 과정을 거치고[29] 사람들에게 유명해진다.[30]
나중에 허준은 스승 유의태가 반위(암)로 죽어가다가[31] 자살하자,[32][33] 그의 유지를 받들어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했다.[34]
유의태 사후 허준은 다시 한 번 내의원 과거시험에 도전하고 수석으로 합격한다. 그러나 당시 내의원의 실세인 어의는 과거 스승과 의술실력 경쟁을 했다가 진 양예수였다. 양예수 일파의 견제를 받아 그는 수석 합격자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고 혜민서란 곳에 발령된다.[35][36] 그러나 허준은 혜민서 발령에도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일을 열심히 한다.[37][38]
허준은 혜민서에서 일하다가[39] 구안와사 증세를 가진 환자를 치료하게 된다. 환자가 치료기간 도중 허준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고 군것질을 해 하루가 좀 더 걸려서 낫긴 했으나 보통 닷새 안에 치료될 증세를 나흘만에 치료한 것. 마침 어의 양예수는 공빈 김씨의 남동생 김병조의 구안와사를 치료하던 중이었는데, 양예수의 세력을 꺾고 허준을 대항마로 삼으려는 정작 덕분에[40] 허준이 양예수 뒤를 이어 김병조의 치료를 맡게 된다. 이후 허준은 김병조의 패악질에 고생하고,[41] 중간에 김병조가 구안와사 외에도 암 초기라는 사실까지 알게 되어[42] 암도 치료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게 된다.
허준은 치료과정에서 김병조의 패악질에 시달려 발을 다치기도 하고[43] , 김병조를 꾸짖고 자기 편을 들어주던 공빈이[44] 김병조에게 흔들려 도로 압박당할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그러나 치료과정에서 선조가 나서서 다시 허준을 도와 김병조의 패악질을 막아준다. 그러나 정한 기한 내에 김병조의 병의 차도가 보이질 않아 위기에 처한다.[45] 허준은 자신의 실패를 이용하려는 양예수 일파에게 김병조 치료 실패의 책임으로 손목이 잘려나가 의원 일을 영원히 못할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허준이 위험해지자 그를 위해 몸을 날려 허준을 도와준 내의원 친구와 그를 따르는 의녀 미사 등 주변인이 어찌어찌 짧게나마 시간을 벌어준다. 그 와중에 김병조의 상태가 확실하게 나아지고,[46] 허준은 결국 풀려난다.[47] 허준이 김병조의 병들을 낫게 한 것으로 인해 그는 내의원 직급도 상승하고 주변 사람들의 신임을 얻으며 유명해졌다.
허준은 한때 사이가 서먹해진 유도지와 다시 재회하게 된다. 유도지는 중국 사신을 따라갔다가[48] 중국의 의술서를 가져와서 허준에게 건네준다. 허준은 중국의 의술서를 보고 학구열이 동해서 중국에 방문하고 싶어하고, 정작의 도움으로 기어이 중국에 가게 된다. 허준은 자신이 가지게 된 의술서의 저자 이시진을 만나고 싶어했지만 끝내 만나지는 못한다.[49] 그러나 허준은 그의 소식을 들은 뒤 자기도 조선 전체의 약초들을 찾아 정리하는 등 조선의 의술서를 만들어볼 꿈을 가진다.
3.2. 유의태[편집]
허준의 스승으로 묘사된 유의태(1652-1715년 2월 27일)는 숙종 어의를 지냈으며, 홍역 치료의 태두로서 조선인 최초로 홍역 치료서 <마진편>을 저술하였고, 질병 예방을 주창하였으며, 일생동안 5도(정도, 효도, 시도, 의도, 수도)를 실천하였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귀천, 친소, 민간과 빈부를 차별하지 않고 백성을 위하는 위민 정신,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정신을 펼치면서 죽었던 사람을 살린다는 신의, 환자가 의원을 따르게 하여 병을 치료하는 심의로 불려진 산청의 전설적인 명의 유이태 이름에서 파생된 이름이다.
허준의 의술 스승.[50] 그의 신념은 모든 병을 고치는 의사와 모든 환자를 차별없이 치료하는 것이다. 허준의 스승답게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51] 내의원 양예수와 의술을 겨뤄 이긴 적이 있다. 그러나 양예수 일파에게 찍혀서 내의원이 될 실력을 지녔음에도 과거에 낙방하게 된다.[52]
매우 깐깐하고 철두철미한 성품을 지녔다. 병자를 긍휼히 여기는 헌신이야말로 의원의 첫째 자질임을 강조하며,[53] 고위 양반과 엮인 허준이나 개인의 영달을 쫓아 가난한 민중들을 돌보지 않고 취재를 보러 떠나버린 자기 친아들과 수제자와는 의절하기도 했다. 허준의 경우 허준이 과거시험까지 포기하고 가난한 민중들을 무료로 돌봐준 것을 알고 마음을 돌려 그를 다시 보게 된다. 그러나 아들과 수제자인 임오근의 경우 자기들의 태도를 반성하지 않고 그의 비방만 원하는 모습을 보이자 아무것도 주지 않고 의절해버린다.
그의 태도에 실망한 부인과도 사이가 틀어지고[54] 수제자인 임오근마저 유의태의 슬하를 떠날 것을 결심, 그간의 정을 고려해 유가고약의 비법이라도 가르쳐 줄 것을 청했으나 유의태가 그마저 들어주지 않자 유의태에게 상해를 입히고 금품까지 갈취해 떠난다. 이후 유의태는 아들과 의절하게 된 원인이 허준임을 개의치 않고 허준의 의술을 시험해보기까지 하며 그를 자기 제자로 도로 받아주고, 허준이 치료해줬다가 사후처리가 잘못되어 맹인이 된 환자를 허준이 다시 치료하는데도 도움을 주며, 나중엔 말기암 환자가 돼서 죽어가게 되자 자살하여 허준에게 갓 사망한 시체를 해부할 기회까지 준다.
소설에선 풍체가 큰 김민세, 안광익, 허준[55] 과 달리 왜소한 신체로 묘사된다.
3.3. 허준의 가족들[편집]
- 손씨
허준의 어머니는 영광김씨이다.
- 이다희
- 겸이
3.4. 유도지[편집]
유의태의 친아들. 허준과 동문수학한 사이이며 교제를 맺기도 했다. 중권에서 그는 내의원 과거시험에 붙어 합격하지만, 금의환향하고 돌아왔다가 아버지 유의태에게 오히려 박대당한다. 그가 유의태와 달리 속물적인 마음가짐으로 내의원이 되어 개인의 영달이나 챙기려 한 것을 유의태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기 때문. 반대로 그의 어머니 오씨는 그에게 기대를 많이 걸고 그를 아낀다.
이후 유도지는 아버지에게 정말로 실망해 유의태와 의절하고, 내의원에서 왕자를 맡아돌보는 요직을 담당하게 된다.[57] 나중에 그와 동문수학 사이의 허준이 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한동안 서로 접점 없이 지냈다. 그러다가 내의원 내부의 인사이동 시기가 다가오자 유도지는 허준과 손을 잡고자 한다.
이유인즉슨 허준과 유도지 모두 유의태의 관련자인데, 내의원 실권을 쥔 어의 양예수는 유의태와 의술을 겨루다가 패배한 이후 유의태에게 악감정을 품었기에 자기와 허준 모두 유의태 관련자라는 이유로 양예수에게 찍혀 나쁜 자리(혜민서)로 떨어질걸 우려해서였다. 그래서 유도지는 급한 마음에 허준과 접선해 편먹기라도 하려고 했던것이다. 그러나 허준은 유도지와 입장이 비슷한 대다수 내의원들과 달리 양예수에게 찍혀 나쁜 자리로 떨어지는걸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았고 둘이서 편먹는건 무산된다. 그러나 유도지의 우려와 달리 양예수는 유도지를 혜민서에 떨구지 않고 다른 왕족을 돌보는 자리를 맡겼다.
부친인 유의태와 달리 의원으로서의 자질은 그다지 출중하지 못하다. 내의원 취재를 보러 떠나기 직전 유의태의 지기인 김민세가 던진 질문에 명쾌히 답하지 못해 '학습이 모자란다'라는 평을 듣는다. 유도지가 내의원에 임관한 이후, 어의 양예수는 유도지의 역량이 그 아버지이자 자신의 앙숙인 유의태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점을 알고서 유의태에게 던지는 야유의 뜻[58] 으로써 유도지를 궐내 요직에 배치하기도 했다.
유도지는 유의태와 사이가 매우 나빠진 채로 의절했으며, 내의원에 임용된 허준과도 이전의 떨떠름한 관계를 유지하며 애써 거리를 둔다. 유의태의 작고 소식을 허준으로부터 전해듣고도 일부러 부친의 무덤조차 찾지 않았다. 그러나 사신 행차를 따라 파견 의원으로서 명나라에 다녀온 후로는 허준과의 사이가 급격히 누그러진다. 허준이 김병조의 구안와사 및 반위를 치료할 때 양예수와의 극한갈등 속에서 한사코 유의태의 가르침을 옹호한 것을 알고는 감명을 받은 것이다.[59]
이후 유도지는 허준을 찾아와 아버지와 의절했던 과거에 대해 애통한 감정을 토로한다. 이미 보직이 높아진 허준에게도 예우를 갖춰 대하며 사신 행차길에서 입수한 귀중품들을 선물하는 등 이전의 앙금은 해소된 모습을 보인다. 이 선물들 중 서적인 <중원의인전>은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의학사와 의원들에 대해 기록한 것으로 허준의 각별한 관심을 끌었으며, 허준이 온갖 병의 치료법에 대해 체계적인 기록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겠다는 발상을 하는 단초가 된다.
유도지는 작가 이은성의 부고로 완결되지 못한 극후반의 전개에서도 계속 등장할 예정이었다. 미완결 분량을 요약한 내용에 따르면 어의가 된 허준은 유도지를 보좌의관으로 지명해 측근으로 두는데, 이는 은사인 유의태를 기리는 인사임용이었다. 그러나 유도지는 정유재란이 발발하자 몸을 사린 나머지 신하로서의 체통도 사명도 버리고 도망가버린다.(...) 국난 중에 신하가 몽진 행렬을 이탈하는 행위는 삭탈관직이나 그 이상의 처벌을 받아도 이상할 것 없는 중죄이나 어떻게든 정상참작 내지는 복권이 될 예정이었던 듯하다. 선조가 승하한 이후 허준이 귀양길을 떠나자 유도지 또한 동행하여 동의보감의 편찬에 한몫 거들게 되기 때문.
3.5. 김민세(삼적대사)[편집]
유의태의 지인으로 안광익과 함께 3인방이 절친한 친구이다. 유의태의 다른 지인이기도 한 안광익과 결혼한 궁녀 정씨의 언니와 결혼한 사이(매부)이기도 하다.
현재 그는 걸승 차림을 하고 문둥병 환자들을 돌보며 문둥병 치료에 힘을 쏟고 있다. 원래 스님이 아니라 내의원 의관 출신이라 출가 후에도 육식을 거리낌 없이 하여 봉은사 주지인 휴정이 그의 악식을 타박하기도 했다. 그래서 술을 곡차, 고기를 떡이라 부르면서 먹고있다. 몸집은 안광익 처럼 큼직한편으로 곰처럼 큰 몸에 손은 기형처럼 작다고 묘사되어있다.
과거의 그는 내의원 소속으로 젊은 나이에도 그 실력 덕에 양예수의 눈에 들어 편애를 받고,[60] 어의 자리를 거머쥘 가능성이 있는 뛰어난 의원이었다. 하지만 그가 궁녀 정씨의 언니와 결혼하고 난 뒤 3년만에 어렵게 본 아들이 실종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그의 인생이 달라지게 된다.
김민세의 아들이 자취를 감춘 후, 김민세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아들의 실종이 문둥병 환자들과 관련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61] 김민세는 아들의 흔적을 찾다가 아들의 신발이 있는 어떤 문둥병 환자 가족의 집까지 오게 된다. 김민세는 그 가족이 자기 아들을 죽였다고 생각했는지, 그들의 집에 있는 쇠스랑으로 문둥병 환자 가족 넷[62] 을 모두 죽여버린다. 이후 그 집을 나온 김민세는 자기 아들의 옷을 걸치고 있는 문둥병 환자 소년을 발견한다.
김민세와 마주친 소년은 자기는 사람을 해치지 않고 물고기와 뱀만 잡아먹는다고 항변하고, 걸친 옷[63] 은 아버지가 줬다고 말한다.[64] 마침 그들이 있던 강가엔 비가 오고 있었기에 김민세는 문둥병 소년을 데리고 길을 건넌 후 그 소년을 숨겨둔다. 그리고 그는 아들의 신발만 들고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그간 있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에 김민세의 아내는 충격을 받고 아들의 신발을 빼앗아들어 그 길로 우물에 뛰어들어 자살하게 된다.[65]
김민세는 (추측이지만) 자기 아들의 원수의 아들이자 자기를 원수로 두게 된 문둥병 소년을 양자로 거두게 된다.[66] 그는 이후 양예수의 밑에서 물러나 문둥병을 고치기 위해 떠도는 인생을 살게 된다. 일단 좀 위험한 관계의 우려가 있는 양자도 길상이라 불리게 되어 김민세와 동행하게 된다.
김민세는 허준과 만난 후 허준에게 면천할 방법으로 내의원이 되는 길을 알려주고, 허준은 이 말에 따라 내의원 과거시험을 보러가게 된다. 허준도 그의 태도에 감명받은듯하나, 김민세와 같은 길을 걷는걸 바로 택하지는 않았다.[67]
3.6. 안광익[편집]
유의태, 김민세와 함께 절친한 친구이자 뛰어난 의원이다. 잠깐 언급되지만 고향은 강원도 정선.
작중에서 이 3인방의 의술은 비할데가 없으나 어린시절부터 사람의 신체에 심취하여 더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살아있는 인체의 내부를 보고싶어 한다. 부술에 매우 능하며 당시 사상적 한계로 금기시된 칼을 이용한 수술에도 능하고 살이 터지거나 부러진것을 꿰매어 잇는것도 용한 인물, 호랑이도 침 하나로 잡을 만큼 뛰어나 유의태도 인정할 정도지만 유의태의 구침지희 일화를 듣자 침술은 자신보다 유의태가 더 낫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또한 관상에 능하다고 표현되어 있다.
종잡을 수 없는 괴인 기믹이 강하다. 엄격함이 강조되는 유의태, 덕성이 강조되는 김민세와 달리 이 사람은 현실주의와 의술을 닦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밸리즘을 보여주며 시신 해부를 망설이는 허준에게 네가 그리 숭배하는 유의태라고 환자 죽인 적 없을 것 같냐고 비웃기까지 한다.
기골이 크고 장대하며, 광대뼈가 불거져나오고, 왕방울 같은 큰 눈에 이글거리는 눈빛, 메기 같은 큰입에 털복숭이여서 산적 같은 얼굴이지만 특이하게 치아는 쥐 이빨처럼 하얗고 작으며 가지런하다고 한다. 김민세와 동서관계로 김민세의 아내는 궁녀 정씨의 언니고, 안광익의 아내는 궁녀 정씨다.
첫 등장은 궁녀 정씨와 걸인 행상으로 유의태 집에 의탁하는것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언급 상으로는 백정 마을로 스스로 들어가 치료를 해주며, 대가로 남의 무덤을 파해쳐서 해부하는걸 의뢰하는 등 구일서와 인연이 있는것으로 나온다.
원래 내의원 의원이었는데 사사건건 양예수 및 양예수의 졸개들의 처방에 시비를 걸었고, 양예수가 처방한 약을 자기 멋대로 몰래 바꾼게 들통나서 하옥돼서 다리 하나가 그때 박살난다. 이후 갓 태어난 신성군의 등에 종기가 나서 엎드리지조차 못하고 앓고 있자 옥체에 칼을 댈 수 없다고 고약만 처방하는 내의원들의 모습에 칼을 들고 왕자의 방으로 찾아가 종기를 째서 고름을 짜내서 단박에 왕자를 치료해냈다. 이 때문에 왕자에게 칼을 들이댔다고 대역부도의 죄를 쓰고 의금부에 투옥되지만 왕자의 등창이 씻은듯이 치료되면서 즉각 석방된다. 하지만 왕자의 유모 궁녀 정씨는 미친자의 칼에 임의로 왕자를 내준 죄를 추궁받고 약을 먹고 자결을 시도한다.[68] 이에 안광익은 정씨를 치료해낸 다음에 떠나는데 그전부터 정씨와는 서로 내심 사랑하는 사이였던지 안광익이 떠나자 궁녀 정씨가 대궐담을 넘어 안광익을 찾아 오면서 함께 야인으로 살게 된다.
인체를 해부하고 싶은 것이 소원인데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할 수 있는데도 유의태의 시신은 허준이의 몫이라며 해부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파문된 허준에게 자신의 제자가 되어 부술을 배울 생각이 있냐고 제안한 적이 있으며, 이후 유의태가 죽자 9개월간 허준과 함께 전국을 일주하며 김민세와 함께 그를 가르치고 취재에 응시하러 한양으로 가는 허준과 작별했다고 간단히 언급되는 것이 마지막 등장이다. 원작에선 말년의 허준과 함께 질병 구제를 같이 하는 설정이었다고 한다.
3.7. 궁녀 정씨/부인 정씨 자매[편집]
김민세의 아내(언니)와 안광익의 아내(여동생)으로 안광익의 아내는 원래 궁녀였다.
김민세의 아내 부인 정씨는 아들이 참혹하게 죽은 사실을 알게 되자 아들의 신발을 가슴에 품고 우물로 몸을 던저 자살한다.
안광익의 아내 궁녀 정씨가 출궁하게 된것은 왕자 신성군의 몸에 종기가 생겼을때 일어났던 일이다. 당시 신성군을 담당하던 궁녀 정씨는 안광익이 칼을 대는 시술을 하는걸 방조하였고 안광익은 왕자가 완치되어 죄를 물지 않게 되었으나 궁녀 정씨는 이를 방조한 죄로 하옥되었다. 이에 약을 먹고 자결을 시도하나 안광익이 치료해주고, 또한 정씨를 업고 궁궐 담을 넘어 탈출하게 된다.
궁녀 정씨가 안광익의 치료를 눈감아 준것은 안광익이 정씨 자매의 부모를 치료해준적이 있어서 그 의술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광익을 따라 유의태 집까지 도망온 궁녀 정씨는 이후 잠시 유의태 집에 의탁했다가 김민세가 보살피는 문둥병 환자가 모인 마을로 들어가 안광익과 김민세를 도와서 문둥병 환자를 치료하는데 전념하며 이 와중에 안광익과 결혼하게 된다.
궁녀 출신이지만 의술에 대해 약간 아는것이 있는것으로 묘사되며, 눈매가 곱고 하얀 피부의 기품있는 모습과 몸가짐을 하고있다고 묘사된다.
3.8. 임오근[편집]
유의태 문하의 제자 중 최고참으로서[69] 병사에서는 황초잡이[70] 를 보직으로 맡고 있다.
허준이 의술을 익히고자 유의태의 수하를 방문했을 때, 텃세를 부리는 장쇠 등과 주먹다짐을 벌이자 장쇠에게 합세해 장작개비로 허준을 후려쳐 기절시키며 등장한다. 첫 등장부터 작중에서 퇴장할 때까지 허준과는 여러모로 악연을 맺는 인물이다.[71] 자기중심적인 인성 탓에 유의태의 의원을 찾는 병자들에게도 좋은 인상은 주지 못하고 있는데, '유의태의 수제자라고 모가지 뻣뻣이 하고 돌아다니던 눈알이 당나귀 멩쿠로 노오란 놈'이라는 욕이나 다름없는 뒷담화를 병자로부터 듣기도 한다.
의술은 대단치 않으나 유의태의 제자들 중에서는 가장 나은 학식을 갖추고 있다. 꺽새, 영달, 장쇠 등이 보여주듯 유의태의 제자들 상당수는 글조차 깨우치지 못한 문맹이다. 그러나 유의태의 제자 중 부산포와 임오근만큼은 읽고 쓰는 데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묘사된다.[72] 그리고 임오근은 부산포의 속된 인간성으로 보아 자신의 경쟁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 내심 자신만이 유의태의 후계자 자격을 갖췄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자부심은 결국 임오근과 허준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원인이 된다.
등장 초기에는 장쇠와 영달 등과 합세해 끈질기게 허준에게 텃세를 부리지만, 시간이 지나자 주막에서 시간이나 때우는 다른 일꾼들과는 달리 발품을 팔아 약초에 대한 지식을 익히는 허준의 열정을 인정한다. 이후 과거의 악연을 털고 허준과 가까워지며, 유의태의 부인 오씨에게 허준이 약초 공부에 쏟는 노력과 정성을 언질해주기도 한다.
유의태 밑에서 여러 해를 머물렀음에도 정작 가진 의술은 보잘것없다. 8년을 보고 배운 짬밥 덕에 약재의 품질 감별 정도를 그럭저럭 해낼 뿐, 정작 병자를 진맥하고 치료하는 요령엔 문외한이나 다름없으며 의학적 지식 또한 책에서 본 짤막한 내용을 겨우 읊는 경지를 넘지 못하고 있다.[73] 유의태의 부재를 틈타 만만해 보이는 치질 환자를 직접 진료하겠다고 나서다 유도지에게 '알지도 못하면서 왜 나서나'라는 면박을 당하기도 한다. 이에 지지 않고 유도지에게 맞서지만 유의태가 돌연 나타나 침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말문이 막힌 모습을 보인다.
시간이 지나 임오근은 허준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게 된다. 유의태의 제자임에도 병자들을 사사로이 진료했다는 의혹을 받은 허준이 질문에 막힘없이 답변하며 결국 유의태로부터 인정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임오근은 허준보다 8년을 유의태 문하에서 더 배웠다는 자부심이 무너진 것은 물론, 내심 눈독을 들였던 유의태의 후계자 자리마저 허준에게 뺏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었다.
이후 유의태가 창녕 성대감의 부인을 진료할 사람으로 다름아닌 허준을 지목한 일은 임오근의 질투에 기름을 붓는다.[74] 허준만 없었다면 임오근 자신이 성대감 댁에 파견되었을 거라는 망상은 덤.[75] 결국 임오근은 유의태가 자신을 제쳐놓고 허준을 수제자로 삼았다는 확신이 들 경우 유의태의 문하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아울러 수틀리면 유의태의 보호를 받는 안광익의 수상쩍은 행적을 관가에 고발해 유의태까지 파멸시키겠다는 흑심을 품는다.
며칠 뒤 유의태의 지시로 경과 확인을 위해 성대감의 집을 방문한 임오근은 허탈감에 빠진다. 내심 허준의 치료가 실패하길 바랬던 임오근의 기대와는 달리, 허준이 성대감 일가의 극찬 속에서 성대감 부인의 풍병을 고쳐낸 것이다. 성대감은 고마움의 표시로 내의원 입격에 도움이 될 천거의 글, 소개장을 허준에게 써 준다. 그리고 허준처럼 내의원 입격에 뜻을 두고 있던 임오근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멘붕에 빠진다. 그는 자신 몫의 소개장까지 받아줄 것을 허준에게 빌다시피 요청하나 허준은 애초에 될 일이 아니라고 여겨 거절한다. 임오근은 격노한 나머지 허준의 뒷통수를 돌로 내려찍으며 피 터지는 난투극을 벌인다. 이 다툼 이후로 허준과 임오근의 관계는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틀어지고 만다.
앙심을 품은 임오근은 그 길로 유의태에게 돌아가 허준이 받은 소개장의 정체를 고자질한다. 결국 유의태는 세도가의 권력을 빌어 의원이 되려는 자는 내 문하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허준을 파문하고 만다. 허준이 파문된 이후로는 유의태를 음해하려던 계획을 접고 계속 유의태 휘하에서 잡일을 맡는다.[76] 수제자의 차림새를 하고 있다는 작중 묘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 허준이 파문된 시점에서 유의태의 수제자로 공인받은 듯하다. 그런 와중에도 허준에 대한 앙심을 잊지 않아서 허준을 찾아오는 병자들을 거짓말로 헛걸음치게 만들기도 한다.[77]
그러나 임오근의 리즈시절은 길지 않았다. 유도지가 내의원 취재에 입격하는 과정에서 애원하는 병자를 뿌리치고 간 것이 탄로나자 유의태가 격노한 것이다. 유의태는 아들과 의절한 것은 물론, 유도지와 동행했던 임오근 또한 그 자리에서 파문한다.[78] 게다가 영달과 꺽새 등 다른 제자들이 이 일로 임오근을 위로하긴커녕 오히려 임오근의 수제자 자리를 뺏을 기회가 왔다고 여겼다.
결국 임오근은 막다른 곳에 몰렸음을 알고 마지막으로 유의태의 방을 찾는다. 그 자리에서 임오근은 고향으로 돌아가 생계라도 이어갈 수 있게 의원으로서의 지침과 유가고약의 제조법을 알려달라 요청한다.[79] 그러나 일찍이 허준에게 그랬듯 한번 눈밖에 난 자에게 매몰찬 유의태는 임오근의 통사정을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분노한 임오근은 촛대가 박힌 송곳으로 유의태에게 상해를 입히고, 문갑 속의 돈을 훔친 뒤 병사 안의 병부[80] 까지 탈취해 달아난다.[81] 소설 속 임오근의 등장은 여기까지이며 이후의 행보는 나와있지 않다.[82]
허준과 상화 정도를 제외하면 유의태의 제자들은 사실 모두가 '의원으로서 삼가야 할 품행'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인물들이며, 임오근 또한 예외는 아니다. 임오근이 그나마 다른 제자들에 비해 나은 점은 영달이나 꺽새 등의 다른 제자들처럼 진료를 미끼로 병자의 돈을 뜯어내는 수작을 벌이지는 않는다는 것 정도이다.[83] 주워들은 얕은 지식으로 섣불리 의원 행세부터 하려는 공명심, 의원의 체신을 세운답시고 병자에게 친절한 제스쳐는 가급적 하지 않는 뻣뻣함 등은 작중 등장인물들에게조차 비판받는 임오근의 흠결이다.
3.9. 양예수[편집]
선조의 어의.
그는 내의원의 최고봉이자 실세로 실력은 어의답게 뛰어나지만 의원으로써의 마음가짐보단 권력욕과 명예욕이 더 강한 인물이다. 그의 목표라 함은 3대째 왕을 모시는 어의가 되는 것.
양예수는 이임보[84] 의 조선판이라 할만큼 내의원 내에서 철저하게 정치질을 했다.[85] 자신에게 견제되지 않을법한 실력자들이나 실력자가 아니어서 견제의 이유가 없는 내의원들은 잘해주지만 유의태처럼 자기 눈에 찍히거나 견제대상이 된 이에겐 가차없다. 허준도 양예수의 정치질에 피해를 봤다.[86] 양예수의 이런 행보를 관리 정작은 맘에 들어하지 않아 훗날 허준을 대항마로 세울 계획을 꾸린다.
양예수는 원래 자기 후계자였던 김민세의 자리를 위해 유의태를 견제하여 내의원이 되지 못하게 술수를 부린 적이 있었으며, 이에 분노한 유의태와 의술 실력을 겨뤘다가 패배하는 바람에[87] 유의태와 그의 직계 제자 허준에 대한 강한 악감정을 갖고 있다. 김민세가 문둥병 환자 가족에게 자기 아들을 잃은 후 나환자들을 고치기 위해 양예수 밑을 영영 떠나버려서 다른 후계자를 기르는 중이라 결과적으로는 상관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지만, 양예수는 아직도 그에 대한 증오를 품고 있어 유의태의 아들 유도지가 실력이 없음을 알고도 조롱의 의미로 왕족을 돌보는 자리로 배정시켜주고, 허준에겐 혜민서라는 비인기 부서로 발령보내는 등 술수를 부렸다.
이후 선조의 총애를 받는 공빈 김씨의 남동생 김병조가 구안와사 건으로 내의원의 진료를 받게 되자 본인이 그를 담당해 자기의 명예를 드높일 꿍꿍이를 품는다. 양예수는 물론 다른 의원들에게도 구안와사는 보통 닷새 안에 낫는 쉬운 병이었지만 양예수는 구안와사를 고치기 어려운 병인 것마냥 가식을 떨고, 이 와중에 김병조가 구안와사 외에 반위(암)을 앓고 있다는 것도 진단했으나 이걸 숨긴다.[88] 그러나 본인이 구안와사를 어려운 병인것마냥 말한게 동생을 걱정하던 공빈을 자극해, 공빈이 안절부절하다 결국 허준을 끌어들이게 됨으로써[89] 자승자박 꼴이 난다.
결국 김병조의 치료는 양예수에서 허준에게로 넘어가버린다. 그러나 허준이 김병조를 약조한 기한 내에 고치지 못한 것 같자 양예수는 이때다 하고 허준의 손을 잘라내 영원히 의원 일을 못하게 만들려 한다. 하지만 김병조가 완치되었다는 사실이 먼저 닿아 허준은 구사일생, 양예수는 어의에서 전의감으로 물러나게 된다. 사실상 3대 왕의 어의를 맡겠다는 그의 꿈은 이 시점에서 물거품이 된 것이다. 추가로 양예수가 자리이동을 하게 되어 그의 내의원 내부에서의 실권이 줄어들어 이전처럼 대놓고 정치질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양예수는 어의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내의원에서 권력을 어느 정도 쥐고 있어서 임진왜란 대피 시점에서도 허준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고 매몰차게 대한다.
3.10. 구일서[편집]
본명은 변돌석이 라는 백정으로 안광익이 아버지를 치료해주고 대신 사람의 신체를 해부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들어주고자 도굴을 하다가 아버지도 죽고 도망자 신세가 된다
구일서라는 가명으로 산천땅에서 자리를 잡아 허준을 도와준다. 그러나 결국 본명이 탄로나 다시 쫒기는 신세가 되며, 거제도로 도주한다. 훗날 정여립의 반란에 적극 호응하여 민란을 일으킨다고 한다.
3.11. 내의원 과거시험 치러가던 의원들[편집]
허준이 첫 내의원 과거(의과)시험을 치러가는 길에 만난 의원들. 처음엔 허준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허준의 소문은 일단 알고 있어서, 허준의 정체가 드러나자 바로 시선을 쏟는다. 자신들이 모여있던 곳에 가난한 농부 부부가 들이닥쳐서 자기 가족 좀 치료해달라 사정하자 허준을 제외한 대다수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나마 허준의 명성을 믿고 따라나서서 농부 부부네 아버지를 치료하는 것을 도와준 것이 정상구와 우공보로, 이 두 사람[90] 이 나오는 부분은 국어 교과서에서도 나온다.
- 정상구
허준, 우공보와 비교하면 셋 중 가장 개인주의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는 허준이 버드네의 빈민들을 봐주다가 시간을 지체할 거 같자 혼자서 자리를 떠서 과거를 보러가기를 택하는 부분에서 잘 드러난다. 이후 나오지 않는 걸 보면 낙방한 듯하다.
- 우공보
허준 때문에 들르게 된 버드네 마을에서 몰려드는 빈민들 덕에 시간 지체하기 싫었던 정상구가 먼저 떠나자, 조금 더 오래 남아서 허준과 함께 빈민들의 치료를 돕는다. 하지만 둘이서 빈민들을 돌보다가 시간을 더 지체하게 되자 결국 견디다 못해 허준에게 갈길을 제촉한다. 정상구만큼은 아니지만[91] 이쪽도 현실주의적이고 개인적인 측면이 허준보다 더 강한 편이다.[92]
그러나 허준은 빈민들의 치료를 우선시해 시간을 더 지체할 것을 감수하고,[93] 그에게도 도움을 받은 빈민들은 허준에게만 매달리면서 오히려 그를 욕한다.[94] 결국 우공보는 허준을 더 기다릴 수도 없고 마을 사람들에게도 도와줬는데도 오히려 욕이나 먹자 화가 난 끝에 허준을 뒤로하고 혼자 길을 떠나게 된다. 이후 나오지 않는 걸 보면 낙방한 듯하다.
3.12. 버드네 마을 사람들[편집]
허준이 내의원 과거시험을 치르러 한양으로 가는 길에 만나게 된 '버드네' 라는 마을의 빈민들.[95] '무지렁이' 란 수식어가 나올 만큼 배운 것 없고 가난에 찌들고 아프지만 그렇기에 평소 제대로 의원의 신세를 지지 못해 진료가 매우 고픈 이들이다. 자기들의 사정이 우선인 탓에 이기적이고 적반하장적인 면모도 보이지만,[96][97] 본성이 나쁜 사람들은 아니며 오히려 순박하고 나름 은혜와 양심을 아는 면모도 보여준다.[98]
- 농부 부부
자기들 때문에 허준 일행의 발이 마을 사람들에게 묶일 위기에 처하자 걱정되었는지 자기 입장만 호소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허준 일행의 사정을 대변해주고, 같이 마을 사람들을 도왔음에도 결국 박대당한 우공보를 이 둘만 끝까지 배웅해준다.
- 농부의 아버지
- 버드네 마을 사람들
가난하고 무지하기 때문에 가벼운 병도 고칠 기회가 없었으며[101] 이들 중엔 꾸준히 살펴야할 중증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102] 허준 일행의 입장보단 자기들이 진료받고 병을 고치고 싶은 마음이 우선인지라 허준 일행의 사정을 알아도 신경 안 쓰고 자기 병 고쳐달라고 아우성을 쳤지만, 허준이 자기들을 위해 헌신하자[103] 할 수 있는만큼의 도움과 보답을 하려 한다.[104]
나중에 허준이 말 절도범 누명을 쓰고 옥에 갇히자 마을 사람들 모두가 관가로 가서 그의 억울함을 호소해, 허준이 풀려나는것에 도움을 준다. 결국 허준은 풀려나고도 과거시험을 놓쳤으나, 좌절한 것도 잠시. 한양에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마을에 들러 지난번에 미처 못 치료한 환자들마저 말끔히 싹 다 진료하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간다.
- 마을 촌로
허준의 바쁜 사정을 듣고서도 슬쩍 마을 사람들의 입장을 호소하며 마을 사람들을 한나절[105] 이라도 봐줄 것을 부탁하는 모습을 보인다.
허준이 환자들을 보자 마을 사람 몇몇과 함께 허준의 진료를 돕고, 허준을 위해 귀한 씨암탉을 잡고, 허준이 먹으라고 저녁상을 차려주기도 한다. 별것도 아닌 질환으로 허준을 귀찮게 하는 환자들에게 욕도 퍼부어주는 등 버드네 주민들 중에서는 허준의 고생을 덜어주려고 노력하는 인물. 버드네 마을 사람들 중 아직 치료 못 받은 사람들이 자기 차례가 올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허준과의 이별시간을 늦추려 하자 허준을 위해 그들을 가로막아준다. 이후 촌로는 마을 사람들 몇몇과 함께 허준과 이별할 땐 장원급제를 빌어준다.
- 만석
이후 만석의 노모가 끼어들어서 싸움이 무산되고, 그의 노모의 상태를 본 허준은 내버려둘 수가 없어서 결국 치료를 해준다. 이후 허준을 위해 말을 구해다 주겠다고 하는데 허준은 그가 말을 가지고 있는 줄 알고 반색하며 부탁했지만, 말을 구해오겠노라 하고 말을 훔쳐왔다가 포졸들에게 체포되어 허준까지 말 절도 교사범 누명을 쓰고 감옥 가게 만든다.[107] 이 누명 건은 다행히 버드네 사람들의 탄원을 들은 진천현감 김상기가 해결해준다.
허준이 다시 산음에 돌아와 스승 밑에서 의원 일을 할 때 갑자기 자기 노모를 데리고 찾아와 화를 내며 자기 노모 고쳐내라고 한다. 이유인즉슨 허준의 처방전에 부자[108] 가 포함되어있던 것이었다.[109][110] 이 사건 때문에 허준네 고을 사람들에게 삽시간에 허준의 나쁜 소문이 퍼지고 한동안 허준의 평가는 추락하게 된다.[111]
이후 그는 허준이 어머니 병을 고칠 때까지 허준네 집에서 술주정을 부리며 죽치고 있다가, 어머니의 병이 낫자 바로 기뻐하며 울고 웃는다.
- 만석의 어머니
그러나 만석이 계속 희석하지 않은 부자탕을 과다복용시킨 탓에 실명하게 된다.
이후 허준이 그녀의 눈을 고치자[112] 떨어지던 허준의 평가가 도로 호전된다.
나중에 허준을 존경해 따르는 의녀 '미사'가 스스로 버드네 사람들과 같은 지역 출신이라고 밝힌다. 미사가 허준을 존경하게 된 데에도 버드네에서 허준이 무상진료를 해준 일과 관련이 있다.
이들의 행적을 요약하자면 여러모로 허준에게 곤경도 주고 기회도 준 사람들. 허준은 이 사람들 돌보다가 과거시험도 놓치고 말 절도범이란 누명도 썼지만 이들을 위해 개인의 영달을 버리고 헌신한 끝에 유의태의 눈에 다시 들었다. 그리고 허준의 처방전과 환자 사후처리 문제로 인해 버드네 출신의 자기 환자가 맹인이 되는 사고가 벌어졌지만 그 환자를 완벽하게 고쳐냄으로써 다시 한 번 명의로써의 입지를 다지고 평가를 회복한다.
3.13. 이명원[편집]
허준보다 햇수로 3년 선배로 부자연한 감정을 떠나 동료로서의 우정을 보인다
3.14. 미사[편집]
허준이 내의원이 된 지 얼마 안 되어서 만난 의녀. 버드네 마을과 같은 지역 출신이기에 허준의 소문을 듣고 그에게 큰 존경심을 품게 되었다.[113] 허준의 내의원 시절 초기부터 임진왜란 피난 시절까지 온갖 고생을 같이 하면서 허준을 충실히 따른다.
3.15. 정작[편집]
소윤의 거물 정순붕의 아들으로 실존인물이다.
소윤 몰락 후에 의원의 길을 걷는다. 즉 양반 출신 의원, '유의'이다. 양예수의 독재에 맞서 내의원을 개혁을 꿈꾸면서 허준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다.
3.16. 선조[편집]
당시 조선의 왕. 후궁 중 공빈 김씨를 매우 총애해 공빈의 동생 김병조에게도 어의를 붙여주는 특혜를 배풀었다. 그러나 공빈 김씨가 죽고 나자 다른 후궁의 슬하에서 본 어린 왕자들에게 더 관심을 주는 모습이 나온다.
임진왜란이 시작되고 왜군이 수도까지 점점 다가오자 원래 역사에서처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궁을 버린 후 피난간다.[114]
3.17. 공빈 김씨[편집]
허준이 내의원이 되었을 적에 선조에게 가장 총애받던 후궁. 그녀는 선조와의 사이에서 가장 먼저 아들을 둘(임해군, 광해군)이나 본 후궁이었고 선조의 총애를 등에 업어, 왕족도 아닌 자기 남동생 김병조에게 내의원 어의를 붙여줄 정도의 영향력이 있었다.
그녀는 성격이 크게 모난 사람은 아니나 동생 걱정이 과하고 동생 일에 공사구분을 흐리게 한다는게 문제였다. 그녀가 가진 '총애받는 후궁' 의 권세는 그녀의 동생 김병조가 내의원인 허준에게 선을 넘는 패악질을 부르는데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115] 그녀 자신은 김병조보다는 공사구분을 하는 편이기에 김병조가 허준에게 부상까지 입히자 이 건으로 김병조를 꾸짖고 허준을 보호해줌으로써 허준의 우군이 된다.[116][117]
이후 셋째아이(딸)를 출산하다가 난산 과정을 겪고 사망한다. 확실한건 태아가 출산될 때 머리가 아닌 다른 신체부위부터 나왔다는 것이지만,[118] 어째서인지 그녀의 자세한 사망 원인은 왕실 내에서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에둘러졌다.[119] 실제로 그녀가 난산을 겪고 사망한 이유는 그녀가 춘약(...)을 복용한 것이 몸을 악화시켰고 출산 때까지도 악영향을 준 것이었다. 공빈 김씨가 스스로 몸을 악화시켰다가 죽게 된 것은 왕의 총애를 잃지 않기 위한 그녀 나름의 발버둥의 결과였다.[120]
그녀의 사후 선조의 관심과 총애는 그녀가 낳은 아들들(임해군, 광해군)에서 다른 후궁들과 그녀들이 더 늦게 낳은 왕자들에게로 옮겨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