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거란 전쟁/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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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회차별 명대사
2.1. 1회
2.2. 2회
2.3. 3회
2.4. 4회
2.5. 5회
2.6. 6회
2.7. 7회
2.8. 8회
2.9. 9회
2.10. 10회
2.11. 11회
2.12. 12회
2.13. 13회
2.14. 14회
2.15. 15회
2.16. 16회
2.17. 17회
2.18. 18회
2.19. 19회
2.20. 20회
2.21. 21회
2.22. 22회
2.23. 23회
2.24. 24회
2.25. 25회
2.26. 26회
2.27. 27회
2.28. 28회
2.29. 29회
2.30. 30회
2.31. 31회
2.32. 32회


1. 개요[편집]


KBS 대하드라마고려 거란 전쟁》의 명대사를 모아 놓은 문서이다.


2. 회차별 명대사[편집]



2.1. 1회[편집]



고려 중갑기병 돌격! 고려 검차! 돌격!


- 강감찬

명분이란 건 힘에서 나오는 거요. 힘이 있으면 아무 이유나 갖다 붙여도 다 명분이 되는 것이고, 힘이 없으면 아무리 대의를 부르짖어도 초라한 항변에 불과한 거요.


- 강조

2.2. 2회[편집]


그럼 한테 줄 대는 자들보다 많다는 거냐?


- 목종

귀주로 가 있거라. 귀주에도 같은 미친놈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니.


- 양규

강감찬: 거란은 분명히 고려를 다시 침범해 올 걸세.
김종현: (눈을 크게 뜨고 놀라며) 어찌 그리 확신하십니까?
강감찬: 그게 말을 타고 떠도는 자들의 본성일세. 터를 잡고 농사 짓는 자들은 지켜야 살지만, 그자들은 침략하고 정복해야만 살 수 있네.
김종현: 그럼 언제 다시 쳐들어 올 거라고 생각하시옵니까?
강감찬: 머지 않았네. 지금은 틀림없이 명분을 찾고 있을 걸세. 솜털만한 구실이라도 생기면 곧장 군사를 일으킬 걸세.


- 거란의 2차 침입을 예견하는 강감찬

소배압: 고려는 복종을 모르는 나라이옵니다. 그자들은 폐하께 충성을 서약하고서도, 송나라에 사신을 보내 우리 거란을 함께 공격하자고 제안했던 자들이옵니다. 더 늦기 전에 반드시, 정복해야 하옵니다.
한덕양: 허나, 태후께서 와병 중이시옵니다.[1] 고려를 정벌하시는 일은 잠시 미루어 두시옵소서.
성종: 태후께선 일평생을 오로지 이 거란을 위해 사시었소. 늘 맨앞에서 말을 달리시며, 수많은 영토를 정복하시었소. 이제는, 그 무거운 짐을 내가 대신 짊어질 것이오.[2] 이제는 이 아들이, 고려를 정복하여 어머님을 기쁘게 해 드릴 것이오.
한덕양: 폐하! 허나, 지금은 전쟁을 벌일만한 명분이 없사옵니다.
성종: 이 찾으시오!
소배압: (성종을 쳐다보며)
성종: 항하의 모래알 속에서 하나를 골라내야 한다 해도, 반드시 찾아내시오.
소배압: (거란어로) 예, 폐하![3]
성종: 어머님께서 서방정토로 떠나시기 전, 반드시, 고려를 정복할 것이오.


- 임종을 앞둔 소태후 앞에서 고려 정벌의 의지를 다짐하는 성종

나는 용손이오. 그래서 가능했던 일이오.


- 현종


2.3. 3회[편집]


김종현: 확실한 건 아닙니다. 그저 뜬소문일 수도 있습니다.
강감찬: 그래도 당장 개경으로 가 봐야겠네. 정말로 성상 폐하가 시해당하셨다면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네.
김종현: 공 혼자 가셔서 뭘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소문대로 변란이 있었다면 이미 다 끝난 일일 겁니다.
강감찬: 변란을 진압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말이네!
김종현: 예? 전쟁이요?
강감찬: (말에 오르며) 그래. 아직도 모르겠는가? 성상 폐하는 거란 황제의 책봉을 받으셨네. 그런 분을 해치면 거란 황제에게도 반역을 한 게 되네. 그럼 거란이 그토록 기다리던 명분을 던져주게 되는 거란 말일세. 성상 폐하는 꼭 무사하셔야 하네. 아무리 못난 군주여도 이 고려를 위해 살아계셔야 하네.
(이후 강감찬은 '이랴'라는 소리와 함께 말을 몰고 황급히 개경을 향한다.)


- 전쟁을 막으려 동분서주하는 강감찬

양규: 그럼, 결심을 굳히신 겁니까?
강조: 그래. 개경으로 진격해서 김치양을 처단하겠네. 그리고 대량원군을 새 황제로 세우겠네. 오래 전부터 혼탁한 황실을 바로잡고 싶었네. 이제라도 그 일을 해야겠어.
양규: 그래도 이건 엄연한 반역입니다. 명도 없이 군사를 움직이는 것도 반역이고, 신하가 황제를 세우겠다는 말도 반역입니다. 그걸 각오하신 겁니까?
강조: 그래. 각오하고 있네.
양규: 헌데, 절 왜 찾아오신 겁니까?
강조: 내가 군사들을 빼내면 국경에 빈틈이 생길 게야. 자네가 그 빈틈을 잘 메워 주게.
양규: 그런 일이라면 전령을 보내도 충분한 일이옵니다. 절 찾아오신 진짜 이유가 무엇이옵니까? 제가 함께하길 원하시옵니까?
강조: 자네까지 역적으로 만들 생각은 없네.
양규: 허면 왜 찾아오신 겁니까?
강조: 그냥... 얼굴 한 번 보고 싶었어. 내가 반역자가 되어도 날 전처럼 대해줄 수 있겠나?
(양규가 침묵한다.)
강조: 역시 그건 힘든가? (양규의 고뇌하는 얼굴을 보고) 그래, 알겠네.
양규: 도순검사. (떠나려던 강조가 멈춰선다) 저는 국경을 지키는 장수입니다. 싸우라는 명이 내려오면 싸우고, 지키라는 명이 내려오면 지킬 뿐입니다.
강조: (양규를 한 번 돌아보고는) 그래, 그거면 됐네.


- 정변을 결심한 강조, 양규와의 대화

(궁궐을 점령한 강조가 무장한 채로 궐에 들어오고, 이현운이 그를 막는 유충정을 처단한 후, 강조만 남고 모두 궁에서 나간다. 강조가 목종, 천추태후에게 다가가 예를 갖춘다)
목종: 도순검사, 대체 왜 이러는 거요?!
강조: 그리 되었사옵니다. 소신도 바라지 않던 일이옵니다. 폐하께서 조금만 더 일찍 결단을 내리셨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이 고려를 바로잡았다면, 소신도 반역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옵니다.
목종: 도순검사!!!
강조: 개경 밖으로 모시겠사옵니다. 태후 폐하를 모시고 함께 나가주시옵소서.


- 목종을 폐위시키는 강조

어머니...


강조의 군사에게 시해 당한 목종의 유언

현종: 그대는 누구요?
강조: 서북면 도순검사, 강조라 하옵니다.
현종: 아아... 그대가 도순검사시구려. 성상 폐하는 어디 계시오? 어서 뵙게 해주시오. 보위에 오르라는 명을, 속히 거두어달라 말씀드릴 것이오. 성상 폐하께서 아직 살아 계신데, 내가 어찌 황제의 자리에 오른단 말이오. 지금 어디에 계시오? 어서, 날 안내해 주시오.
강조: (긴 침묵)
현종: 왜... 그러시오? 안에 안 계시오?
강조: 예, 안 계시옵니다.
현종: 그럼 어디에 계시오? (강조의 침묵) 도순검사!
강조: 오늘, 승하하셨사옵니다.
현종: 뭐, 뭐라구요?
강조: 소신이 반란을 일으켜서, 그분을 시해하였사옵니다.


-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서 현종에게 반란을 고하는 강조[4]

2.4. 4회[편집]


현종: 경이 날 황제로 옹립한 공은 높이 사오. 허나, 짐의 일까지 대신할 필요는 없소.
강조: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현종: 이미 경이 다 결정하여 놓고, 나의 윤허를 청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소? 앞으로는 그러지 않았으면 하오. 이제부터 모든 걸, 내가 직접 살펴볼까 하오. 그게 황제로서의 책무 아니겠소?
강조: 폐하께서 무슨 능력으로 그리 하실 겁니까?
현종: 뭐, 뭐요?
강조: 폐하께서는 단 하루도 태자로 살아보신 적이 없으시옵니다. 단 한번도,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배워보신 적이 없으시옵니다. 헌데, 무슨 능력으로 국사를 직접 돌보시겠다는 겁니까? (책을 내리치며) 군사에 관한 것은, 장수들에게 맡기시면 되옵니다. 백성을 돌보는 일은, 재상들에게 맡기시면 되는 것이옵니다. 허니, 괜한 노고를 자청하지 마시옵소서.
현종: (격한 어조로) 괜한 노고라니? 그럼 대체 난 뭘 하란 얘기요? 말씀해 보시오. 황제가 되어 국사를 살피지 못한다면, 대체 황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오!
강조: 국사를 돌보는 일 말고도 하실 일은 많사옵니다. 연회를 즐기셔도 되고, 사냥을 나가셔도 되옵니다.[5]
현종: (격노하며) 중대사!!! 이러려고 날 황제로 옹립한 거요? 날 꼭두각시로 앉혀 놓고, 경이 황제 노릇을 하기 위해서요? 대의를 실현하기 위해 거병하였다더니, 실은 황실의 권력을 탐했던 것이오? 차라리 경이 용상에 앉으시오. 더는 날 내세우지 말고, 경이 용상을 차지하란 말이오. 만백성들을 향해 경의 본심을 드러내란 말이오!!
강조: (역시 격노하여 청자를 부수며) 진정 그걸 원하시옵니까? 원하시면 그렇게 하겠사옵니다. 이미 한 번 황제를 시해한 몸입니다. 헌데, 두 번은 못할 거라 생각하시옵니까?
현종: 주, 중대사...
강조: 할 일이 필요하시옵니까? 황제가 되셨으니, 권력을 휘두르고 싶으시옵니까!?
(현종은 두려움에 의도치 않게 의자에 앉아버리고, 강조는 그 앞에 있는 탁자를 세게 친다.)
강조: 그 짧은 혜안으로 조정을 들쑤시고, 그 미미한 통찰력으로 군정을 뒤흔들고 싶으시옵니까?! 그러다! 입안의 혀처럼 구는 자들에게 둘러싸여... 이 나라를 망쳐놓고 싶으시옵니까!?
(강조의 말에 현종은 아무 말도 못하고 두려움에 떤다. 현종을 노려보다 천천히 물러나는 강조.)
강조: (붉은 눈시울과 반쯤 울먹이며) 국사를 돌보시는 일은 소신에게 맡기시고 속히 후사나 보시옵소서. 혼인하여 아들을 낳으시고 그 아들에게 순조롭게 아비의 자리를 물려 주시옵소서. 그 쉬운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여 황실이 혼란에 휩싸이고 그 때문에 충직했던 장수가 반역자가 되게 만들지는... 마시옵소서. 그게, 폐하가 할 일이옵니다.


- 대립하는 현종과 강조

(예부시랑 강감찬이 중대사 강조에게 거란에 보낼 사신 표문을 검토받는다.)
강조: 이 표문을 지은 사람이 바로 공이시오?
강감찬: 예, 그렇사옵니다.
강조: 헌데 왜 선대 황제께선 병으로 승하하셨다고 적었소? 내 눈치를 보느라 그런 거요?
강감찬: 전쟁을 막기 위함이옵니다. 중대사께서 자행하신 일거란 황제의 책봉을 받은 고려 국왕을 해친 일이옵니다. 거란이 알면 분명히 이걸 구실로 삼아 전쟁을 일으킬 것이옵니다. 아마도 고려 국왕을 해친 역신을 처단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겠지요.
강조: 그딴 명분 없어도 전쟁은 예정된 일이오.
강감찬: 기회를 엿보는 것과 기회를 잡는 것은 다른 일이옵니다. 중대사께서는 저들이 원하는 명분을 만들어주셨사옵니다.
강조: (여유롭게 웃으며) 앞뒤 안 가리고 말하는 건 여전하구려. 그럼 전쟁이 벌어지면 온 고려 사람들이 날 탓하겠구려?
강감찬: 누굴 탓할 시간도 없을 것이옵니다. 저 멀리 흙먼지가 일어 바라보면 어느새 우리 목에 창을 겨누고 있는 것이 거란의 군사들 아니옵니까? 속히 사신을 출발시켜 주시옵소서. 시간이 없사옵니다.
강조: (잠시 숨을 고르더니 강감찬에게 표문을 다시 건네주며) 출발시키시오.
(강감찬이 표문을 받고 나가려는데, 문득 벌떡 일어나는 강조.)
강조: 거란군은 내가 섬멸할 것이오! 다가오는 전쟁이 진정 내가 뿌린 씨앗이라면, 내 손으로 모두 거둘 것이오.
강감찬: 한 사람의 능력으로 막을 수 있다면, 전쟁이라 부르지도 않사옵니다. 온 고려총력을 다해야 하는 일이기에 전쟁이라 부르는 것이옵니다!
(둘이 서로 힘을 주며 응시하고, 강감찬은 잠시 강조를 응시하다가 돌아서 나간다.)


- 강조에게 전쟁의 위험을 경고하는 강감찬

현종: 어서 오시오. 안 그래도 따로 한 번 만나고 싶었소. 지난번엔... 고마웠소. 은대와 중추원이 사라지는 것을 막지는 못하였지만, 그래도 경 덕분에 내가 뭘 윤허하는지는 잘 알게 되었소.
강감찬: 폐하...
현종: 물론... 안다 해도 달라질 건 없지만 말이오.
강감찬: 폐하, 그렇지 않사옵니다.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옵니다. 조정이 어찌 돌아가고, 나라가 어떤 상황인지를 아셔야, 빼앗기신 폐하의 권능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옵니다.
현종: 예부시랑...
강감찬: 거란에 사신을 다시 보내기로 했사옵니다. 사신이 가져갈 표문이니, 직접 살펴보시옵소서.[6]


- 현종과 대면하는 강감찬.

현종: 그래... 거란의 동태는 어떠하오?
고려 사신 1: 아무래도 일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 같사옵니다. 거란 전역에서 말거래를 금하는 칙령이 내려졌사옵니다. 남경의 시장에서는 거란의 관리들이 건포를 모두 사들여 동이 났사옵니다. 이는 필시, 전쟁 물자를 비축하는 것이옵니다.
현종: 그럼... 저들이 전쟁을 결심했단 말이오? 그런 명분이 없지 않소...? 그자들은 아직, 이 고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 않소?
고려 사신 2: 아뢰옵게 황공하오나, 이미 실상을 파악한 듯하옵니다.
현종: ...뭐요?
고려 사신 2: 여진 부족 하나가, 거란의 황제를 찾아가 고려의 사정을 낱낱이 전했다 하옵니다. 지난 황제께서 어떻게 승하하셨는지도, 모두 고했다고 들었사옵니다.
고려 사신 1: 사정을 알아보니, 동북면에 있는 하공진 등의 장수들이 국경을 침탈하는 여진 부족을 토벌하다가 고려에 귀부하던 여진인들마저 몰살했다 하옵니다. 이에 앙심을 품고 벌인 일이라 하옵니다.
현종: 세상에... 귀부하던 자들을 왜 죽인단 말이오? 왜 죄없는 자들을 참살한단 말이오? 이런 일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소... 우리에게 신의를 맹세한 자들을 무참히 학살한다면, 거란이 고려의 신의를 팽개치고 침략해오는 것과 무엇이 다르오? 그자들을 당장 유배토록 하시오![7]


- 거란에서 돌아온 사신들에게서 상황을 전해듣는 현종.

현종: 지금 누구 마음대로 동원령을 내리겠다는 것이오! 이 무슨 권한으로 전쟁을 시작한다는 것이오! 경이 무슨 자격으로! 이 고려를 전쟁의 참화 속으로 몰아넣는단 말이오! 경 하나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신하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소?! 경이 저지른 반역을 감추려 수없이 압록강을 넘어가는 사신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소?! 그걸 날마다 지켜보고서도 감히 전쟁을 입에 올리는 거요...?! 경 때문에 죄 없는 군사들이 죽어가고... 경 때문에 온 백성이 피눈물을 흘려도 상관없다는 거요?! 다시는, 전쟁을 입에 올리지 마시오. 내 아무리 힘 없는 황제라해도... 그것만큼은 묵과할 수 없소! 아시겠소!!! [8]


- 동원령을 내리겠다는 강조에게 일갈하는 현종.

2.5. 5회[편집]


유진 : 우리 성상께서 베푸시는 주연이오. 먼 길 오시느라 노고가 많으셨으니, 마음껏 즐기시오.
한기 : 대량원군 전하[9]의 호의는 감사하나, 지금은 양국의 관리들이 마주앉아 술잔을 기울일 때가 아닌 것 같소.
유진 : 우리 고려의 관리들이 거란의 황제 폐하를 위해 드릴 말씀도 있소이다.
한기 : 드릴 말씀이 무엇이오?
채충순 : 여진들은 본래 승냥이 같은 습성을 갖고 있는 자들이오. 그런 자들이 거짓으로 고한 사실을 가지고 고려를 정벌하신다면, 거란의 황제께서는 훗날의 역사에 크나큰 오점을 남기시게 될 겁니다.
한기 : (비웃으며) 허허허... 우리 폐하께서도 이미 여러 방면으로 사실을 확인하셨소. 말 몇 마디로 진실을 감추려 하지 마십시오.[10] 부끄러운 줄 아시오!
최항 :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일이기에 이리 당당하게 말씀드리는 거요! 우리 고려에서 진짜로 정변이 일어났다면, 어찌하여 대량원군께서 저 용상에 앉아 계시겠습니까? 역사에 기록된 그 어떠한 반역자도, 용상을 탐하지 않고 순순히 물러난 적은 없소이다. 안 그렇소이까?[11]
유진 : 한 공, 이건 분명 (한기에게 술을 따르려 병을 기울이며) 명분 없는 전쟁이...
한기 : (손으로 유진이 술을 따르려는 것을 가로막는다)[12]
유진 : 하... 명분 없는 전쟁이오. 고려는 지금껏 단 한 번도, 귀국에 대한 신의를 저버린 적이 없소. 헌데도, 거란의 황제께서 여진인들의 참소만 믿고 고려를 정벌하려 하신다면, 다른 나라들이 이를 어찌 받아들이겠소? 성심을 다해 상국을 예우한 결과가 전쟁이라면, 그 어떤 나라가 귀국을 신뢰하며, 앞으로 관계를 이어 나가려 하겠소?
한기: 크흠... (고개를 돌리며 수염을 쓸어넘긴다)[13]
최사위: 이 고려에도, 용맹한 군사들과 지략이 출중한 장수들이 수없이 많소.
한기: 지금 그게, 무슨 뜻으로 하시는 말씀이오?
최사위: 막상 전쟁이 일어나면, 귀국의 피해도 상당할 것이오.
한기: (일어나서 탁상을 치며) 최 공!
최사위: 그럴 때! 중원의 송이 공격을 가해 온다면, 어찌 하실 거요?
최항: 지금은 거란과 고려가 전쟁을 벌일 때가 아니오. 오히려 양국이 우의를 돈독히 하며, 송을 견제해야 할 때요! 귀국의 황제 폐하께, 이 점을 잘 설득해 주시오. 진심으로 거란국을 위해 드리는 말씀이오!


- 거란 사신단과 대면하는 고려 재상단[14]

강조 : 어인 부름이시옵니까?
현종 : 중대사.
강조 : 예, 폐하.
현종 : 내가 알기로는 경이 거병을 하였던 이유가 대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했소.(궁궐 안으로 무장한 내관들이 몰래 잠입한다.) 일말의 사심도 없이, 오로지 고려를 위하는 마음으로 벌인 일이라 들었소. 그것이 사실이라면 내가 경에게 요구하고 싶은 일이 있소.
강조 : 그것이 무엇이옵니까?
현종 : 이 고려를 위해 경의 목숨을 내어놓으시오.(곧 내관들이 들이닥쳐 강조의 목에 칼을 겨눈다) 경 때문에 벌어진 일이오. 허니, 경이 책임지고 이 난국을 타개하시오. 순순히 경의 목숨을 바쳐 경이 진정 이 고려를 위하는 신하라는 걸 증명하시오.
강조 : 폐하께서 원하신다면, 그리 하겠사옵니다. 허나 이 자리에서 죽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곧이어 이현운과 휘하 병사들이 들이닥쳐 내관들을 제압한다.)
강조 : 소신이 꼭 죽어야한다면, 고려를 위해 싸우다 죽을 것이옵니다. 폐하의 칼에 죽는다면, 영원히 역적으로 남을 뿐이옵니다. 이번 일은 없었던 일로 하겠사옵니다. 황제가 백성을 구하기 위해 벌인 일을 어찌 탓하겠사옵니까? 그 어떤 결단도 내리지 못하는 무능한 군주보다는 나은 일이옵니다. 그럼 편히 주무시옵소서.


- 자신을 제거하려는 현종을 역으로 제압한 강조

강조 : (퇴궐하려던 한기를 불러세우며) 멈추시오! 그럼 지금, 내 목을 가져가시오! 내가 그 역신 강조요. 허니 지금 여기서 내 목을 베시오!
한기 : 무슨 말을 하는 거요?
강조 : 칼을 가져오거라!
(정전 밖을 지키던 군사가 칼을 가져온다)
강조 : (한기에게 칼을 건네며) 자, 뽑으시오. 뽑아서 내 목을 치시오! 어서! (한기가 칼을 받기를 주저하는 것을 보고) 왜 망설이는 거요? 날 베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게 거란의 황제가 아니오? 내 목 하나를 가져가기 위해 40만 대군을 일으킨 게 그대들의 황제 아니오?[* 상국인 거란의 황제 야율융서를 폐하도 아니고 그냥 황제라고 부른다. 즉 사대관계 같은 거 다 필요없이 적국으로 간주하겠다는 뜻.] 헌데 왜 망설이는 거요, 왜?
한기 : 물러나시오.
강조 : 어서 베시오. 어서 내 목을 베서 그토록 염원한 대의를 실현하시오!
한기 : 나는 그저 폐하의 명을 전하는 사신이오. 대의를 실현하시는 일은 황제 폐하께서 직접 하실 것이오!
(강조가 칼을 땅바닥에 내던진다)
강조 : 그럼, 내가 거란으로 가겠소. 날 묶어서 데려가시오!
한기: 뭐, 뭣이오?
강조 : 어서 데려가시오, 순순히 동행하겠소.
한기 :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
강조 : 왜 말이 안 된다는 거요? 말해 보시오, 뭐가 말이 안 된다는 거요? 어서 말하시오! 이 고려의 황제 폐하와 신하들 앞에서 분명하게 말하시오! 거란이 진정 원하는 게 뭐요? 나요? 아니면 전쟁이오?
한기 : 대량원군 전하, 어서 이 자를 물리쳐 주시옵소서! 소신은 대 거란 황제 폐하를 대신하여 온 사신이옵니다! 그런 사신을 이리 능멸하고 겁박하는 것은 황제 폐하에 대한 모독이옵니다! 어서 이 자를 물리치시어 황제 폐하에 대한 신의를 보이시옵소서!
현종 : 그 전에 대답부터 하시오.[15] 거란이 진정 원하는 게 뭐요? 황제 폐하를 대신하여 대답해 보시오. 대 거란국 황제의 명예를 걸고 분명히 말해 보시오. 이 전쟁의 목적이 무엇이오?
한기 :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답하지... 않겠사옵니다!
현종 : 뭐요?
한기 : 이곳에서 당한 일을 소상히 아뢸 것이옵니다. 고려의 군주와 신하들이 모두 한통속이 되어 황제 폐하를 모욕하였음을! 낱낱이 고할 것이옵니다!
(한기를 비롯한 거란 사신들이 퇴궐하고 강조가 현종 앞에 나아간다)
강조 : 동원령을 내려 주시옵소서! 전쟁을 준비하겠사옵니다![16]


- 한기를 압박해 거란의 진정한 목적이 강조 한 명이 아니라 전쟁임을 알아낸 강조와 현종

현종 : 흥화진이 그런 곳이구려.[17] 그럼, 도순검사의 임무가 막중하겠구려. 그래, 어서 가보시오.
양규 : 폐하, 떠나기 전에 한 가지 청이 있사옵니다.
현종 : 뭐요? 어서 말해보시오.
양규 : ...도통사에게도 잘 싸우라는 격려의 말씀을 한 번 내려주시옵소서. 그럼 도통사에게 큰 힘이 될 것이옵니다. 도통사는 이 전쟁을 폐하와 함께 치루고 싶어하옵니다. 그래서 폐하께서 임명하실 빈 자리를 마련해둔 것이옵니다. 반역에 대한 분노를 잠시 거두시고, 잘 싸우라는 말씀 한 마디만 내려주시옵소서. 그럼 도통사는 목숨을 걸고 승리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럼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양규가 현종에게 인사 올린 뒤 먼저 자릴 뜨려한다)
현종 : 도순검사.
양규 : 예, 폐하.
현종 : 잘 싸워주시오. 부탁하오.
양규 : 폐하, 소장은 폐하의 신하이옵니다. 부탁하실 것이 아니라 명하시면 되옵니다. 명을 내려주시옵소서!
현종 : 그래, 알겠소. 잘 싸우시오. 흥화진을 꼭 지켜내시오. 절대로 거란 놈들에게 내어주지 마시오.
(양규가 무릎을 꿇고 무장의 예를 갖춘다.)
양규 : 예, 폐하. 반드시 지켜내겠사옵니다.


- 현종과 양규의 대화[18]

김종현 : 동원령이 내려졌습니다. 지금 당장 이 고을에 사는 정용과 보승은 물론이고, 군역이 있는 장정들을 모두 소집해 주십시오.
박진 : 개경의 황제께서, 기어이 전쟁을 벌이시는군!
김종현 :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성상 폐하께서 전쟁을 벌이시는 게 아니라, 거란 놈들이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 아닙니까!
박진 :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막아야 하는 게! 개경의 조정이 해야 할 일 아니던가!
김종현 : 호장 어른!
박진 : 지난 번 거란과 전쟁 때, 큰아들 놈을 잃었네!! 헌데 이번엔, 둘째까지 바치란 말인가!!!
김종현 : 황제 폐하의 명입니다. 속히 따르십시오. 병적에 적힌 사람 중에 한 명이라도 빠진 자가 있으면, 절도사께 보고하여 엄벌에 처하시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어서 움직이십시오.
박진 : (김종현이 나가자마자 절도사의 명령이 적힌 서한을 문에 던져 팽개친다.)


- 토호 박진과 김종현의 대화[19]

(강조가 작전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물러나려하자 현종이 이를 멈춰세우고 강조 앞에 선다.)
현종 : 전장에 나서는 장수에게 부월을 하사한다 들었소.(현종이 양 내관이 내온 부월을 집어든다.) 받으시오.
(강조가 무릎을 꿇으며 무장의 예를 갖추고 뒤의 무장한 신하들도 무릎을 꿇는다. 현종은 그런 강조에게 부월을 건네준다.)
현종 : 꼭 승리하시오. 승리하여 고려의 백성들을 구원하시오. 그대가 온 고려의 백성들을 구한다면, 단 한 명의 황제를 시해한 죄는 모두 사라질 것이오.
강조 : ...폐하...!
현종 : 다시는 그 누구도 경을 반역자라 칭하지 않을 것이며, 나 또한 경을 향해 더는 역적이라 부르지 않을 것이오. 진심으로, 경을 이 고려의 충신으로 생각할 것이며, 경을 이 고려를 구한 영웅으로 생각할 것이오. 그러니 부디.... 잘 싸우시오.
(현종의 격려에 강조는 크게 감격한다.)
강조 : ....예....폐하...!


- 강조에게 자신의 부월을 하사하며 격려하는 현종


2.6. 6회[편집]



2.7. 7회[편집]


(내관 양협으로부터 조정 관리들이 가족들을 개경 이남으로 피신시키고 있다는 소식에 대노한 현종은 유진의 집에 들이닥쳐 그의 식솔들이 피난하려는 것을 막아세운 다음 조정 신료들을 불러모은다.)
현종: 거란군이 남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게 불과 몇 시진 전이오. 아직 삼수채에 있는 고려의 본군 앞에 당도하지도 않았소! 그런데도 경들은 벌써부터 식솔들을 피난시키고 재물들을 빼돌리는 거요?! 조정의 관리들조차 이렇듯 고려군을 믿지 못하는데 백성들이 어찌 고려군을 믿고 평점심을 유지하겠소?! 나는 군사에 관한 것에는 아는 바가 없소. 그리고 전쟁도 겪어보지 못하였소. 허나 그렇다 하여도 내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소. 싸워보기도 전에 도망칠 궁리부터 하는 쪽은 절대로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오!
유진: 폐하, 소신들은 그저 만약에 대비하였을 뿐이옵니다.
현종: 뭐요?
유진: 식솔들을 피난시켰을 뿐이옵니다. 소신들은 도망치지 않았사옵니다. 처자식의 안위를 걱정하느라 전전긍긍하기보다는 홀가분하게 단신으로나마 폐하의 곁을 지키는 것이 더 이롭다고 생각했을 뿐이옵니다.
현종: 지금... 그걸 말씀이라고 하시오?
유진: (무릎을 꿇고 눈을 부릅뜬 채) 소신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있나이다. 황제 폐하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목숨을 던질 각오가 되어 있사옵니다. 얼마전 김치양의 군사가 궁궐을 포위했을 때에도 소신들은 승하하신 황제 폐하의 곁을 떠나지 않았사옵니다. 폐하, 소신들도 사람인지라 핏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사옵니다. 허나, 소신들의 목숨은 언제든 황제 폐하를 위해 바칠 것이옵니다. 그것만큼은 믿어 주시옵소서...
(유진은 자신을 따갑게 쳐다보는 강감찬을 의식하고 그에게 시선을 돌린다. 강감찬은 여전히 고깝지 않은 표정으로 유진을 쳐다본다.)


- 가족들을 피신시킨 조정 대신들에 분노하는 현종

(조회가 파한 뒤, 강감찬이 밖에도 유진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유진: 그래...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어디 해보시오. 본래, 하고 싶은 말은 다 쏟아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아니오?
강감찬: 조정의 관리가 목숨 걸고 수호해야 하는 것은 황제 폐하의 안위만은 아니옵니다. 위로는 황제를 섬기고 아래로는 백성을 보살펴야 하는 것이 조정의 관리이옵니다.
유진: 허면 내가 백성들을 해치기라도 했다는 거요?
강감찬: 관리들의 가족이 개경을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백성들이 크게 동요했을 것이옵니다. 늘 적이 오기 전에 한 발 먼저 달려오는 것이 두려움이옵니다. 조정의 관리가 식솔들을 피난시킨 것은 그 두려움의 빗장을 풀어 백성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전선의 후방을 어지럽힌 중죄이옵니다!
유진: (발끈하며) 예부시랑!
채충순: 영공, 그만 하시죠. 이러다 일이 더 커지겠습니다.
유진: (어처구니 없다는 듯 웃으며) 정말 독불장군이구려... 독불장군!
(유진은 먼저 떠나고, 최항이 나서서 강감찬의 태도를 지적하기 시작한다)
최항: 강 공, 왜 그러게 모나게 구시오? 좌복야는 누가 뭐래도 조정의 기둥이오. 여러 변란과 전란을 겪으면서도 조정에 헌신한 분이란 말이오.
강감찬: 저도 아옵니다. 그래서 폐하 앞에서는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이옵니다. 허나, 한낱 달변으로 지은 죄를 감추려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옵니다.
최항: 허허, 사람이니까 하는 실수요. 핏줄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본성 아니오?
강감찬: 그렇게 에둘러 두둔하지 마십시오. 영공들께서도 가족들을 피신시킨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최항과 채충순의 표정이 굳어진다.)
최항: (한숨을 쉬며) 공은 정말 가까이 힘든 사람이구려. 제발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들지 마시오.
(최항과 채충순이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뜬다.)


- 유진과 재상들에게 날을 세우는 강감찬

양규: 통주로 이어지는 내륙의 봉화로는 이미 거란의 수중에 들어갔을 것이다. 허나 철주(鐵州)로 이어지는 해안가의 봉수대들은 아직 건재할 것이다. 이 쏙새산 정상에 있는 봉수대를 탈환하여 봉화를 올릴 것이다.
정성: 그럼 북문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 쪽 숲에도 이미 거란군이 매복하고 있사옵니다.
양규: 자네가 동문으로 군사들을 이끌고 나가서 적을 그 쪽으로 유인하게. 그럼 내가 그 틈에 이 쏙새산의 봉수대를 탈환하여 봉화를 올리겠네.
정성: 장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이옵니까?
양규: 지금 삼수채의 고려군은 절반 이상이 전투 경험이 없는 광군들이네. 그런 군사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자신감이 필요한 걸세. 그럴 때 이 흥화진이 40만의 거란군을 격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군사들의 피가 끓어오를 것일세. 봉화를 올리세. 그럼 그것이 갇혀 있는 우리가 삼수채의 본군에게 전해주는 승리의 횃불이 될 걸세!
휘하 제장들: 예, 알겠습니다!
정성: ...예, 알겠습니다.


- 흥화진의 건재함을 후방에 알리고자 분투하는 양규


2.8. 8회[편집]


(백성들에게 승전보를 알렸듯 패전 소식도 알려야 할지를 고민하는 현종에게 강감찬은 패전 소식은 백성들에게 함구할 것을 권한다. 현종은 이전에는 백성들과 함께 하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반문하지만, 강감찬은 이 모든 것이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한 것임을 강조한다.)
현종: 전승을 바라는 마음은 나 역시 절실하오. 그러나 그것을 위해 백성들에 대한 신의를 버린다면 자칫 승전보다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소.
강감찬: 폐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은 없사옵니다. 황제가 백성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선정은 외적을 격퇴하여 백성들의 터전을 수호하는 것이옵니다.
현종: 그럼 전쟁이 끝난 다음엔 어찌 해야하는 것이오? 이 전쟁이 끝난 다음에도 우리 고려는 계속 이어져 나가야 하오. 헌데, 이미 황제와 백성 간의 신의가 무너져 있다면 무슨 힘으로 이 나라를 재건하고 지탱해 나갈 수 있단 말이오?
강감찬: 그건 승리한 다음에나 생각해야 하는 문제이옵니다. 그것까지 챙기시려는 것은 폐하의 욕심이시옵니다.
현종: (약간 화가 난 목소리로) 뭐요?
강감찬: 지금은 부디 이 전쟁에서 이기는 것만 생각하시옵소서.
현종: 백성에 대한 신의를 지키면서도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소. 아니, 오히려 그런 승리가 더 값진 승리일 것이오. 헌데 경은 어찌하여 그 중요한 것을 전승의 제물로만 생각하는 것이오?
강감찬: 폐하, 승리하기 위해 치른 대가가 아무리 크다 해도, 패배한 다음에 겪는 고통에는 절대로 미치지 못하는 것이옵니다.
현종: 패전의 고통이 아무리 극악하다 하여도, 황제와 백성간의 신의만 살아 있다면 이겨내지 못할 것은 없소!
강감찬: (언성을 높이며) 그건 폐하께서 전쟁을 너무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이옵니다! 폐하께서 막연히 생각하시는 것보다 천 배 만 배 더 고통스러운 것이 전쟁이옵니다! 인간이 살아서 겪는 유일한 지옥이 바로 전쟁이란 말이옵니다! 폐하께서 지금 당장 솔직하게 패전의 소식을 전한다면 놀란 개경의 백성들이 서둘러 피난 길에 오를 것이옵니다. 그럼 남도의 백성들까지 두려움에 휩싸여 도망칠 것이옵니다. 그럴 때, 전장에서 군사들을 더 보내달라 청해오면 어찌하시겠사옵니까? 후방이 다 무너져 내렸는데 무슨 수로 전장의 장수들을 지원하실 것이옵니까?
(현종이 더 반박하지 못한다.)
강감찬: 폐하께서 지키려는 백성들과의 신의가 오히려 백성들을 지옥에 빠뜨릴 수도 있사옵니다. 전쟁이란 그런 것이옵니다. 제 아무리 숭고한 가치도 승전에 도움에 되지 않는다면 가차 없이 버려야 하는 것이옵니다. 그러고도 이기기 힘든 것이 바로 전쟁이옵니다! 폐하, 부디 승리만을 생각하시옵소서. 소신도 오로지 그것만을 생각하고 있사옵니다...!


- 앞으로 펼쳐나갈 고려의 미래를 보는 현종과 참혹한 전쟁의 현실을 지적하는 강감찬

(강조, 이현운, 노전 등 패장들이 야율융서 앞으로 끌려온다. 야율융서가 진 밖으로 나오고, 예를 표하라는 말에 패장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지만 강조는 꿋꿋이 서 있다가 강제로 숙여진다.)
야율융서: 그대가 강조인가?
강조: ... 그렇다!
야율융서: 듣던 대로군. 네가 아주 잘 싸웠다고 들었다. 짐은 너와 같은 장수가 항상 필요하다. 어떠냐? 이젠 짐을 위해서 싸워보겠느냐?
강조: 난, 고려의 신하다!
(야율융서가 강조의 기개를 보며 웃더니 도끼를 들고 위협적인 표정으로 다른 패장들을 둘러본다.)
야율융서: 다른 자들도 모두 마찬가지인가? 모두 죽음을 바라고 있는가?
이현운: 아아.. 아니옵니다! 따르겠사옵니다!
강조: 도통부사...?!
이현운: (고함치듯) 폐하께서 받아만 주신다면 이제 고려를 잊고 새 황제 폐하를 위해 충성을 다할 것이옵니다. 새 일월(日月)을 본 자가 어찌 옛 산천을 그리워하겠사옵니까? 부디 폐하의 신하로 받아주시옵소서...!
강조: 이-현운!!!!!!!
(강조가 분노하여 이현운에게 발길질하다가 거란 병사들에게 제압당한다.)
야율융서: (다른 패장들을 쳐다보며) 너희들은 어찌할 것이냐? 어서 답하라!
(다른 패장들도 모두 항복을 선언하고, 강조는 믿기지 않는듯 휘하 장수들을 돌아본다. 야율융서가 강조에게 다가간다.)
야율융서: 한 번 더 묻겠다. 너의 용맹함 때문에 한 번 더 기회를 줄 것이다. 답해 보거라. 나의 신하가 되겠느냐?
강조: 왜 또 묻는 것이냐? 대거란의 황제가 어찌 이리 구차하게 구는 것이냐? 어서 죽여라! 도끼나 휘두르는 야만인의 신하가 되느니 사지가 찢어발겨도 고려의 신하로 남을 것이다. 이 반역자를 믿고 대군을 맡겨주신 고려의 황제 폐하를 위하여 죽어도 영원히 충성을 다할 것이다!
야율융서: 야만.... 야만...?
(야율융서가 분노하여 강조를 도끼로 내려 찍고 사정없이 난도질한다.)


- 강조의 최후

(어전에서 다른 신하들과 마찬가지로 친조를 주청한 강감찬에게 충격을 받은 현종. 결국 그를 따로 불러 독대한 뒤 추궁한다.)
강감찬: 친조를 청하시옵소서. 그래야 이길 수 있사옵니다.
현종 : ...뭐요?
강감찬: 곽주와 영주가 너무 빨리 무너졌사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서경이옵니다. 하나, 서경을 지키려면 동북면의 군사들이 필요하옵니다.
현종: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요?
강감찬: 적을 기만하자는 것이옵니다. 적을 속여 시간을 벌고 그 사이에 반격을 준비하자는 말이옵니다. 거란의 황제에게 친조를 청하시옵소서. 그러면 거란의 황제는 고려가 굴복했다고 생각하여 진군을 멈출 것이옵니다. 그 사이에 동북면의 군사들을 서경으로 이동시켜 서경을 지키게 하는 것이옵니다.
현종: 친조를 청하는 순간 우리 고려는 항복하는 것이오. 한데 친조를 청하여놓고 군사를 이동시킨다는 게 대체 무슨 말이오?
강감찬: 고려는 단지 친조를 청했을 뿐이옵니다. 말 그대로, 고려의 군주가 거란의 군주를 직접 찾아가겠다고 했을 뿐이옵니다. 친조를 청하는 표문 어디에도 항복이라는 글자는 들어있지 않을 것이옵니다.
현종: 그게 무슨...그럼, 친조하겠다는 약속은 어찌 하는 거요?
강감찬: 날짜를 못박지 않은 약속이옵니다. 구속받으실 필요 없사옵니다.
현종: 예부시랑.
강감찬: 친조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것이옵니다. 폐하께서 거란주의 발 아래 엎드리시면 그 순간부터 폐하는 거란주의 일개 신하가 되는 것이옵니다. 그리고 우리 고려는 자주적인 황제의 나라가 아니라 거란의 속국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옵니다.
현종: 그럼, 거짓 약속을 하란 말이오? 정말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이오? 아무리 적국과의 관계라 해도 외교에는 최소한의 신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오?
강감찬: 신의를 먼저 저버린 것은 거란이옵니다. 어린아이도 비웃을 거짓 명분을 내세워 이 고려를 침략해 온 것이 바로 저들이옵니다. 그런 자들에게까지 공명정대한 외교를 펼칠 이유는 없사옵니다.


- 기만책을 제시하는 강감찬

현종: 대체 경은 어떤 사람이오? 처음에는 아버지처럼 자상한 늙은 신하였소. 그 다음에는 바른 말하기 좋아하는 고집쟁이 신하였소. 한데, 이제 보니 승리에만 미쳐 있는 광인 같소.
강감찬: 예, 폐하. 맞사옵니다. 소신은 미치도록 승리하고 싶사옵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 전쟁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사옵니다.


- 강감찬에 대한 현종의 감상


2.9. 9회[편집]



2.10. 10회[편집]



2.11. 11회[편집]


야율융서: 장수들이 모두 사라졌는데 저자들은 대체 누구의 명으로 싸우는 것이냐?
대도수: 누가 명하지 않아도 싸울 것이다. 국경을 침범한 야만족을 어찌 그냥 두겠느냐!
야율융서: (비웃으며) 너도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널 죽이지 않을 것이다. 살아서 고려가 멸망하는 꼴을 보게 할 것이다. 네놈의 고국인 발해국처럼 말이다.


- 발해 유민 출신인 대도수를 비웃는 야율융서

(서경이 함락되지 않았는데 개경으로 진격하라는 명을 내린 야율융서. 소배압은 놀란다.)
소배압: 폐하.
야율융서: 짐의 명대로 하시오. 여기서 시간을 허비할 필요 없소. 내일 당장 개경으로 진격하시오.
소배압: 서경을 함락시키지 않고 개경으로 진격할 수는 없사옵니다. 거점도 마련하지 않고 적진 깊숙히 들어가는 것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옵니다. 폐하의 안위를 위하여 드리는 말씀입니다.
야율융서: 거점은 곽주로 충분하오. 진격하시오.
소배압: 폐하.
야율융서: (강한 어조로) 짐의 말대로 따르시오. 날이 밝는 대로 개경으로 진격하여 속히 고려 국왕을 잡아들이시오. 그러면 이 전쟁은 끝나는 거요.
(자리를 뜨는 야율융서)
소배압: 선봉도통. 네가 개경으로 진격하자고 고한 것이냐?
야율분노: 왕을 잡으면 전쟁은 끝나는 겁니다. 저는 폐하께 그걸 일깨워드렸을 뿐입니다.
소배압: 그게 그렇게 쉬울 것 같으냐? 너는 고려가 아직도 그리 만만한 나라로 보이느냐? 네 놈이 또 이 전쟁을 망치는구나. 또!


- 무리한 진격을 명하는 야율융서

(거란이 개경으로 진격해 오자 현종은 백성들을 피신시키고 자신은 마지막 칙서를 내린 뒤 자결하려고 시도한다. 이를 양협에게 듣고 경악한 강감찬이 어전의 바깥 문을 두드리며 울부짖는 와중에 현종은 단검을 뽑는다.)
현종: 짐이 마지막 명을 전하니 모든 신하들은 충심으로 따르라. 짐이 남쪽으로 피신하면 적이 짐을 따라 남하하여 남녘의 백성들을 해칠 것이다. 짐이 적의 포로가 되면 저들은 짐을 인질로 삼아 이 고려를 굴복시킬 것이다. 짐은 이제 고려를 위해 죽을 것이다. 백성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떠날 것이다. 그러니 슬퍼 말고 어서 피하라. 그리고 항전을 이어가라. 시간은 고려의 편이니 고려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그리고 적이 물러간 후에는 용의 후손에게 황제의 자리를 잇게 하라.[20]
강감찬: (울부짖으며) 폐하!! 폐하, 어리석은 생각 마시옵소서. 폐하를 잃고는 승리할 수 없사옵니다. 황제를 잃은 백성은 싸울 수가 없사옵니다! 그것조차 헤아리지 못하시옵니까!! 폐하...폐하, 무엇이 두려워서 이러시옵니까? 백성들의 원망이 그리 두려우십니까? 재앙을 몰고 온 황제라는 손가락질이 그리 두려우십니까! 그것까지 이겨내야 하는 것이 바로 황제이옵니다. 한데 어디로 도망치려 하시옵니까? 전란에 빠진 백성들을 버려두고 어디에 홀로 숨으시려는 것이옵니까!! 폐하! 폐하!! 폐하...!!
(절규하다가 무릎을 꿇으며 오열하는 강감찬.)
강감찬: 폐하...폐하는 살아계셔야 하옵니다. 이 고려에는 폐하가 필요하옵니다...백성을 위해 죽음을 각오할 줄 아는 황제가 필요하옵니다. 폐하...소신에게도 폐하가 필요하옵니다. 이 늙고 고집 센 신하조차 품어주시는 황제가 필요하옵니다...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군주가 필요하옵니다...!! 폐하!!


- 자결하려는 현종과 강감찬의 절규

(위의 대사 이후 도끼를 들고 달려온 황보유의가 어전 문을 부수고, 강감찬은 황급히 어전 안으로 뛰쳐 들어간다.)
현종: 하지 못했소...죽지를 못했소.
(강감찬, 맥이 풀려 현종을 끌어안는다. 현종은 강감찬의 품에서 오열을 터뜨린다.)
현종: 나도 어리석다 생각했소. 허나 방법이 없었소...이것 말고는, 선택할 수가 없었소.
강감찬: 폐하...
현종: 도망치고도 싶었소. 이 황제의 자리가 너무 버거웠소. 더는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누가 되더라도 나보다는 나을 거라 생각했소.
강감찬: 아니옵니다. 폐하는 잘해왔사옵니다. 저는 폐하가 늘 자랑스러웠사옵니다...
현종: 예부시랑...
강감찬: (눈물을 흘리며) 오늘의 실수를 가슴에 새기시옵소서. 그리고 더 단단해지시옵소서. 폐하는 황제시옵니다. 소신의 마지막 군주시옵니다.


- 황제의 무게


2.12. 12회[편집]


(양규와 고려 장수들, 서경 백성들에게 현종이 죽었으니 항복하라며 거짓 정보를 전하는 거란 사신. 하지만 때마침 강감찬이 나타나 이를 반박하며 분위기를 수습한다.)
양규: ...어찌 된 일이오?
거란 사신: 이 자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오. 고려 국왕은 틀림없이 훙서하셨소!
양규: 그럼, 지금 즉시 돌아가서 성상 폐하의 시신을 서경으로 보내시오. 그럼 믿겠소.
(머뭇거리는 거란 사신)
양규: 아니면, 거란의 황제께 내 말을 전하시오. 거란군은 단 한 명도,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 거란의 거짓말에 분노한 양규의 선전포고


2.13. 13회[편집]



2.14. 14회[편집]



2.15. 15회[편집]



2.16. 16회[편집]



2.17. 17회[편집]



2.18. 18회[편집]



2.19. 19회[편집]



2.20. 20회[편집]



2.21. 21회[편집]



2.22. 22회[편집]



2.23. 23회[편집]



2.24. 24회[편집]



2.25. 25회[편집]



2.26. 26회[편집]



2.27. 27회[편집]



2.28. 28회[편집]



2.29. 29회[편집]



2.30. 30회[편집]



2.31. 31회[편집]



2.32. 32회[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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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덕양은 소태후의 내연남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똑같은 내연남이지만 오만방자하게 태후를 핍박하는 김치양과 달리, 평범한 관복 차림으로, 진심으로 노년의 태후를 걱정하는 늙은 남편처럼 묘사된다. 실제로 성종은 한덕양에게 야율씨 성을 하사하고, 왕위를 내리며, 황자에게 그의 제사를 잇도록 하는 등 계부 이상의 파격적인 은전을 베풀었다.[2] 요성종 치세에서 소태후의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친정'에서 政과 征의 의미를 동시에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장면 바로 뒤에서 고려 재상들의 회의에서도 거란 태후가 병이 들어 섭정을 거둘 것이고, 이제는 거란 황제의 시대라는 발언이 나온다.[3] 한족 신하가 명분을 강조하며 전쟁을 반대하자, 거란족 신하에게 임무를 맡기는 모습이다. 군주의 의지를 보다 잘 이해한 이는 거란족인 것. 물론 한덕양은 관료제적인 평화만을 선호하는 유약한 신하가 아니라, 송과의 전쟁에서 용감하게 나선 명장이었다. 그리고 소배압 역시 재상과 행정가로서도 능력을 보인 유능한 관리였다.[4] 이 직후 현종이 정전으로 들어가기를 주저하면서 도망치려는 듯 뒷걸음질 하는 모습이 클로즈업 된다. 1화부터 극의 대부분을 도망다니느라 바쁠 현종의 순탄치 못한 앞날이 암시된다.[5] 이것이야말로 강조가 목종을 폐위하고 반란을 일으켰던 이유였다. 강조라는 인물 자체의 모순성을 드러내는 부분.[6] 군주가 직접 국사를 살피도록 격려하는 강감찬과 초보 군주인 현종의 무지를 무시하는 강조의 차이점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장면. 이 대사를 하고 나서 강조에게 협박당한 직후 첫번째 표문을 살펴보지도 않았던 현종은 직접 표문을 읽는다. 화면 연출의 측면에서도 같은 장소임에도 강조와 대면할 때는 한밤중에 어둡고 긴장되게 그려지는 반면, 강감찬과의 만남은 날이 밝을 때 온화하게 묘사된다.[7] 훗날 윤관이 여진 정벌에서 범한 실책과 유사하다. 현종의 외교적인 통찰력을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살생을 미워하는 승려 시절의 모습이 미숙하게 남아있다 할 수 있다. 이전부터 고려-여진 관계가 서로 배신을 반복하는 긴장의 연속이었고, 하공진 등의 동북면 장수들이 전쟁에서 세우는 공로를 생각하면 이 점이 더욱 두드러진다.[8] 원인을 제공한 강조에게 당당히 일침을 하여 애민정신을 보이는 한편으로, 아직 미성숙한 외교적 통찰력을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거란이 사실을 알게 되어 전쟁의 명분을 갖춘 이상 강조에 대한 분노와는 별개로 전쟁은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되었기 때문에, 동원령을 내리고 침략을 대비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후 5화 예고에서 강조를 죽이면 거란이 침공해오지 않을것이라 생각하는 장면에서 이 시점의 현종이 아직 국가간의 외교관계나 군사부문에서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9] 시작부터 현종을 고려 국왕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낸다.[10] 거란의 명분 역시 진실을 감추는 것이다.[11] 그동안 강감찬과 함께 강조를 면전에서 비난한 인물이 최항이었다. 그러한 그가 전쟁을 막기 위해 외교적인 거짓말을 하는 것.[12] 이 시점에서 고려 재상단은 명분론을 제기하는 대신, 전쟁을 벌이면 거란도 입게 될 실질적인 피해를 거론하며 설득하기로 전략을 바꾼다.[13] 비웃는 모습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한기가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당황한 장면이기도 하다. 이원 체제이자 연합 국가인 거란에게 신의를 잃는 건 분명히 치명적인 일이기 때문.[14] 한국 사극에서 몇 안 되는 외교 회담 장면이다. 전쟁을 이미 벌이기로 결심한 강국과 그를 알면서도 어떻게든 끝까지 대응하려는 소국의 모습이 드러난다.[15] 현종이 처음으로 한기, 더 나아가 거란에게 위축되지 않고 위엄을 보이는 장면이다.[16] 4화에서 "동원령을 내리겠사옵니다!"라고 하면서 현종의 허가 없이 독단적으로 동원령을 내리려는 의사를 내보였던 것과는 달리, 현종의 앞에서 직접 거란의 본심을 드러내 보인 다음 현종에게 직접 동원령을 내려줄 것을 간청한다.[17] 아직 주요한 국경 요새도 제대로 모르는 초보 군주의 면모가 나타난다.[18] 그리고 양규의 최후를 생각하면 처음이자 마지막 대화일 것이다.[19] 여전히 중앙의 조정을 대놓고 경멸할 정도로 지역에서는 유력하지만, 힘을 점점 잃어가는 호족의 사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요전쟁 당시 조정은 호족들이 동원하는 병력에 의존해야 했지만, 반대로 전쟁으로 인한 막대한 인적 손실은 호족들이 힘을 잃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런 이들에게 개경의 승전은 오늘날 사람들이 보듯이 영광스러운 게 아니라, 그 뒷장면에서 징병으로 눈물을 흘리는 민초의 모습에서 나오듯, 슬프고 가증스러운 일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강감찬의 조력자로 선역에 해당하는 김종현도, 이 장면에서는 고압적으로 중앙의 명령을 전달하는 사람일 뿐이다.[20] 이는 직접 발언하지 않고 목소리로 표현했다. 그리고 이 대사가 지나갈 무렵, 슬로우 모션으로 어전을 향해 가는 강감찬의 절규 어린 표정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