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는 한강과 낙동강 두 강의 발원지(검룡소, 황지연못 -사실 정확히는 너덜샘-)로 여겨지는데, 물은 중력을 거슬러 위로 흘러올라가지 못하므로 강이 산을 타고 올라가 능선을 넘어갈수는 없다. 그리고 한강과 낙동강은 명백하게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 백두대간 서쪽 지역을 지나가는 강이다. (지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태백시가 백두대간의 능선 서쪽에 위치함은 상식적으로 조금만 생각해보면 명백한 사실이다. (만약 태백시가 능선 동쪽에 위치한다면 이는 두 강이 산을 거슬러 올라갔다는 뜻이므로 반중력공학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 다만 애초에 '백두대간'이라는 개념이 지질학(자연지리)적 개념인 '산맥'개념, 즉 '지반 운동, 지질 구조와 관련하여 직선상으로 형성된 산지'와는 별개로 설령 다른 기원을 통해 형성된 산맥이라 하더라도 겉보기에 능선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있으면 하나의 산줄기로 여기면서 탄생한 일종의 인문지리적 개념인 것처럼, 영동 지방과 영서 지방 개념 역시 '능선 동쪽이면 영동, 서쪽이면 영서' 라는 자연지리적으로 명확한 구별보다는 생활권과 생활환경이라는 인문지리적 기준에 따라 사용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간단히 말해 한반도의 다른 지역들과 비교적 평탄한 지형으로 연결된 영서 지방에 비해 태백산맥이라는 험준한 지형을 넘어야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영동 지방의 특징이고, 이 때문에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영동과 영서는 별개의 행정구역이었으며 근대 말기~현대 초기까지도 영동지방이라고 하면 상대적으로 거리감과 고립감이 심한 지역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따라서 한국 인구의 대부분이 사는 '태백산맥 동쪽 지방' 사람들의 기준에서 보면 '힘들게 산길을 타야 갈 수 있는 저 지방'은 영동 지방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기 쉬웠던 것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