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뇌의 활동량이 엄청나게 증가해, 사고 능력이 발달하는 건 물론 예전에 한 번 얼핏 본 책의 제목이나 사전의 단어 뜻 같은 사소한 것도 금방 떠올리고 이러한 것들을 조합하여 그야말로 천재가 된다.
[3] 이 약을 먹은 직후부터 보고 들은 걸 모두 기억하는 것뿐만 아니라, 약을 먹기 전에 겪었지만 잊고 살던 경험도 뭐든 떠올릴 수 있게 된다.
[4] 현실에서 이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약은 메스암페타민인데 이쪽은 체감 시간을 확 늘려줘 남들보다 생각할 시간이 수배 정도가 되고 집중력 또한 올라간다. 한때 ADHD 치료제로 사용되었을 정도.
거기다 상황에 대한 판단력도 뛰어나지니 위급상황에서 순식간에 해결책을 찾아내는 게 가능하다.
[5] 예를 들어 칼을 든 전문 킬러에게 쫓기는, 아무런 무기도 없는 평범한 여성 린디는 도저히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바위 뒤에 숨어서 벌벌 떠는데, 약 한 알을 먹자마자 곧바로 숨은 곳에서 나와 일직선으로 도망치다 스케이트를 타던 아이를 안아 올려 뒤로 휘둘러 스케이트 날로 얼굴을 베어버리고 도망치는 데 성공한다.
TV에서 얼핏 본 무술 동작을 생각해내 그걸 그대로 실행해 싸움에서 이기는 것도 가능하다. 근력이 올라가진 않지만 몸을 효율적으로 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약물이 다 그렇듯, 부작용이 있다. 우선 당장 약효가 끝나는 순간마다 그 반동으로 기분이 나쁘고 무기력하게 느껴지게 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약을 끊었을 때 더 큰 반동이 나타난다. 주인공의 전처 멜리사가 그 예인데, 약을 먹고 똑똑해져 사장까지 된 건 좋았지만 이 정도 과부하를 유지하면 큰일날 것이라고 직감해 약을 끊는다. 그랬더니 머리가 아프고, 토하고, 집중력 결핍까지 나타나 결국 몰락해 겨우 먹고사는 비참한 삶을 산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약을 단기간에 많이 사용했을수록 반동이 더 크기 때문에 갑자기 끊으면 심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 우선은 천천히 복용량을 줄이다 끊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해도 어느 정도 이상의 부작용은 피할 수 없는 듯. 게다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복용했을 때의 부작용도 있다. 중반의 에디는 갑자기 영상 빨리 감기를 한 듯 자기 몸이 어느샌가 움직여져 있는 느낌이 들곤 하더니, 진짜 마약이라도 먹은 것처럼 밤새도록 멋대로 온갖 곳을 돌아다니다 기억이 뒤죽박죽되고 몸도 엉망이 되어 깨어난다.
이 약을 사용한 겐나디에 의하면 보통은 그냥 삼켜서 약효를 보지만, 녹여서 혈관에 주사하면 훨씬 더 효과가 좋다고 한다. 겐나디는 채무자들에게서 돈을 받아내는 말이 어눌한 깡패였지만, 이 약을 몇 번 뺏어 복용하더니 급이 높은 뒷세계의 거물이 된데다 어휘력도 훨씬 좋아졌다.
참고로 약명이 저런 데다 따로 속칭도 없어서 다소 기억하기 어렵다. 아직 약이 정식 제품으로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
[6] 간단히 말해 아세틸살리실산에 아직 아스피린이라고 이름 붙이기 전 상황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영화를 본 사람들은 영화 제목을 따서 '리미트리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반인을 거의 지능형 슈퍼히어로(혹은 빌런)급으로 만들어주는, 판타지에 가까운 약물이다. 그러나 그 능력으로 무언가를 배우거나, 돈을 만들어내거나, 타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등 일반적으로 있을 법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기 때문에 묘한 현실감이 있다. 실제 있을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딘가에는 저런 약물이 실제 있거나 혹은 곧 개발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절묘하고 매력적인 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