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화제작을 11년 만에 극장에서 만난다는 것만으로 의미 있다. 4시간 28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두 편으로 나눈 게 아니라 1부는 쿠바 혁명, 2부는 볼리비아 혁명을 다뤄 개별적으로도 완전한 영화다. 1부가 인터뷰와 연설, 게릴라 전투를 교차하면서 체 게바라가 외친 혁명 정신에 힘을 실었다면, 2부는 혁명을 전파하고자 했던 지도자 체 게바라의 좌절을 따라가면서 한 인간이 지닌 불굴의 신념에 다가선다. 그렇기에 2부는 혁명의 실패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혁명의 아이콘으로 이미지만 소비되어온 체 게바라 본연의 모습을 담기 위해 분투한 스티브 소더버그 감독의 역작. 베니시오 델 토로의 연기는 체 게바라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