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언의 명륜/귀환/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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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언의 명륜/귀환/1일차
 | @저번날2@


파일:1px 투명.svg자홍색의 무서운 하늘, 무엇이든 삼켜버릴 것 같은 거대한 흑문.

파일:1px 투명.svg깨어났을 땐, 밖의 세상은 이미 심판의 날에 함락당한 종말의 도시 같았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중앙청과 동방거리가 분담해서 시민 대피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우리는 재앙 범위가 더 커지기 전에 이 흑문을 정화해야 돼.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저 흑문은 이미 몇 명으로 처리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군요......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더욱이 이 흑문은 히로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 같고, 야오가 본 그 유해도 나타나겠죠. 힘을 보탤 수 있게 해 주세요.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많은 위험이 따를 거야.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목숨을 잃게 되겠지, 설령 그렇다 해도 나와 함께 마지막 결전을 치를 거야?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준비는 이미 끝내놨지. 이게 운명이라고 해도, 난 이제 믿지 않는다고.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게다가, 형 혼자 우쭐대는 모습을 내가 보고만 있을 리 없잖아?

파일:1px 투명.svg사황은 형제를 바라보며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했지만, 결국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별의 궁전을 전투 지점으로 선택했어, 그곳이 우리의 주 전투 거점이 될 거야. 하지만 실패할 시, 포위당해서 퇴로 막혀버리겠지.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나와 지휘사 (이)가 여기에 있으니, 유해는 반드시 이곳으로 올 거야.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종 형제는 거리에서 유린하는 몬스터들을 유인하기만 해 줘. 그러면 시민들도 지킬 수 있을 테고, 또 적들로 하여금 우릴 얕잡아 보게 해서 그녀를 방심시킬 수도 있을 테니.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그 유해는 뭔가 이상하리만큼 비정상적이라고, 너 혼자서 상대하기엔 버거울 거야.

파일:라게츠 아이콘.png「라게츠」
사부님은 혼자가 아니야, 나도 있거든.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라게츠......

파일:라게츠 아이콘.png「라게츠」
사부님의 후계자는 전장에서 도망치는 겁쟁이가 아니야!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우리의 생사를 함께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을게. 하지만 진정으로 힘을 보태길 원한다면, 나 또한 그 이의 마음을 거절할 수는 없어.

파일:1px 투명.svg「지휘사」
분명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려고 할 거야. 내가 그 중 첫 번째고, 분명 더 많은 신기사들도 힘을 보태고 싶어 할 거야.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 네 말이 맞네, 지휘사 .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우리 함께 싸우자.

파일:1px 투명.svg

파일:1px 투명.svg종한구와 종야오의 꾀에 이끌려 몬스터들은 점점 별의 궁전 사방으로 모여들었다.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대충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많다니...... 생각도 못했다고요!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저 인해전술엔 약하단 말이죠......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그 몬스터는 아직 오지도 않았어. 그렇게 오래 살았으면서 이런 곳에서 쓰러지는 건 정말 웃긴 일이겠지? 망치지 말라고, 형.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하하...... 그런데 이게 얼마만에 등을 맞대고 싸우는 거죠?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왜, 배신 당하는 게 습관이 되어서 등을 맡기고 싶지 않은 거야? 참아, 이런 종말의 전투에서 다음 같은 건 없을 거야, 형.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만약 이게 마지막 순간이라면...... 그것도 나쁘지 않네요.

——생존——

별의 궁전 진입 저지
전투종료
파일:1px 투명.svg굉음과 함께, 거대한 몬스터가 드디어 별의 궁전 밖에 착지했다.

파일:1px 투명.svg유해 누르는 다른 이들에게는 흥미가 없는 듯 곧바로 별의 궁전 안으로 날아들어왔다.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호오...... 넌 이런 장난감으로 명리를 찾는 건가?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걱정 마, 난 그냥 인간이 이렇게 보잘것 없는 능력을 가진 장난감을 얼마나 맹신하는지 보려는 것 뿐이야.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중요하다 여긴 것들이 파괴될 때, 비로소 절망을 느끼거든.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분명 흑핵을 다 모았는데, 어째서 하늘엔 아직도 전대미문의 흑문이 떠 있는 걸까......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분명 큰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흑핵을 정화했는데, 왜 아직도 사방은 검은 안개로 가득할까......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네가 반칙을 했으니까, 나도 살짝 "반칙"이라는 걸 해 봤어.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반칙이라니...... 대체 무슨 소리를......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히로"의 몸에 모여 있는 변수——너, 이걸 바꿔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지?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넌 히로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걸 알고, 죽을 날을 이용해서 곧바로 히로를 죽게끔 하면 모든 것을 바꾸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안 그래?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너는 봐서는 안 될 것을 봤고, 말해선 안 될 것을 말했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어.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네가 이 이상 분수를 넘는 행동을 하기 전에, 널 없애버려야 겠어.

——보스——

유해 누르 처치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위험해!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이 힘...... 그것이 말한 "반칙의 힘"은 도대체......

파일:1px 투명.svg우리의 공격에도 유해 누르는 마치 조용한 정원을 거닐듯 전혀 아무렇지 않게 움직였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는 그녀의 매 공격에 모든 힘을 기울여야 했다.

파일:1px 투명.svg유해 누르가 가볍게 손을 들어 휘둘렀다.

파일:1px 투명.svg그것은...... 세상을 뒤집고, 생명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힘이었다.

파일:1px 투명.svg그 공격이 엄습했을 때, 다들 마음속으로 죽음을 예상했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됐다.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호오......?

파일:1px 투명.svg죽음이 우리를 비켜갈 수 있게 해준 것은——사황의 법진 결계였다.

파일:1px 투명.svg사방을 둘러싼 별들이 모두 밝게 빛나며, 흑핵의 힘과 함께 끊임없이 결계를 강화하고 있었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너...... 도대체......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아직도 모르겠어?

파일:1px 투명.svg앞뒤로 적의 공격을 받으면서 바깥쪽 방어선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고, 마침내 방어막을 벗어난 몬스터들이 별의 궁전 바깥에서 안쪽으로 밀려 들어왔다.

파일:1px 투명.svg이곳에 있는 신기사의 환력 소모도 만만치 않았다, 온 힘을 다해 조절하고 있었지만 점차 힘이 따라주지 않았다.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여긴 맡겨둘게, 나는 밖에 있는 놈들을 막겠어, 내 체질이면 지휘사가 없어도 바깥의 검은 안개에 적응할 수 있어.

파일:라게츠 아이콘.png「라게츠」
죽지나 마! 특히 너는...... 우리 사부님이 오감 중 하나를 희생하면서 어렵개 구해낸 목숨이란 말이야!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걱정 말라니까, 네 사부의 호의를 낭비할 생각은 없어.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잘 버텨, 지휘사 . 저들의 환력 균형은 모두 너한테 달려있으니까.

파일:1px 투명.svg「지휘사」
...... 걱정하지 마, 절대 아무도 유해화 되도록 두지 않을 거야!

파일:1px 투명.svg종야오는 멍해지더니, 낮은 소리로 웃었다.

파일:1px 투명.svg종한구가 그를 바라봤지만 그는 뒤돌아 뒷모습을 보이며 손을 흔들 뿐, 고개를 돌리진 않았다.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얼마나 더 버텨야 하죠......?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십이지 별자리들의 회전이...... 안정될 때까지.

파일:1px 투명.svg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생각보다 오래 버티잖아, 이 작은 방 덕분인가.

파일:1px 투명.svg지금까지 싸우면서, 사황과 종한구만이 아직 서 있을 수 있었다.

파일:1px 투명.svg하지만 종한구의 안색은 창백했고, 몸에는 이미 자흑색 결정 부스러기 나타나기 시작했다.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괜찮아요——걱정하지 마세요. 이 목숨은 아직 살아있어야 해요, 절대 몬스터의 모습으로 변하진 않을 거예요.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제 유해화만은 야오가 대신 감당해줄 수 없어요. 야오의 손에 죽는 것보다, 조용히 유해가 돼서 죽게 된다면...... 역시 그 아이가 받아들일 수 없겠죠.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 아직 전기는 있어.

파일:1px 투명.svg별판의 끊임없이 회전하는 힘 아래, 별의 궁전 중앙의 성상계가 떨리기 시작했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천도를 추구하는 것 자체는 무의미한 행위고, 옳고 그름엔 의미없어.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만약 이 일을 "부정"당한다고 하면, 난 그 결과를 부정하겠어!
전투종료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그렇게까지 격렬하게 저항하다니, 감동할 지경이네......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음?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혼자서도 거의 끝내가는 건가, 히로, 내 쪽은 아직 끝내지 못했는데......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그래, 물론 네 쪽을 우선해야지.

파일:1px 투명.svg말을 마치자마자 유해 누르는 팔을 휘둘러 거센 일격을 가했지만, 그 일격은 다시 한 번 사황에 의해 가로막혔다.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유해 누르」
그럼...... 시간이 조금만 늦어져도 문제는 없겠지.

파일:1px 투명.svg유해 누르가 날개를 펴고,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흑문을 향해 날아갔다.

파일:1px 투명.svg별의 궁전엔 몬스터의 잔해가 널려있었고, 일순간의 위기에서 벗어나자 모두 정신을 차렸다.

파일:1px 투명.svg종한구는 제자리에 서서, 자신의 손바닥을 멍하니 바라봤다.

파일:1px 투명.svg「지휘사」
사황, 종한구, 모두 괜찮아?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야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파일:1px 투명.svg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종한구가 별의 궁전 밖으로 뛰쳐나가는 걸 보았다.

파일:1px 투명.svg그 후, 종한구가 멈춰 섰다.
그의 뒷모습이 한순간 메마르고 쓸쓸한 고목처럼 보였다.

파일:1px 투명.svg그 앞을 본 우리도 발걸음을 멈췄고, 제자리에 서서, 몇 초간의 충격이 지나간 후에야 상황을 깨닫고 다시 앞으로 달려나갔다.
파일:영7 CG 249.png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시간이 없어...... 그러니까...... 한 번만 말할게.

파일:1px 투명.svg별의 궁전 밖에서, 상처투성이 소년이 몬스터의 시체 더미 위에서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파일:1px 투명.svg몬스터가 입힌 상처는 아주 조금뿐이었다. 그 이상으로 몸 전체를 뒤덮고 있던 것은——청흑색의 그을린 상처였다.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이미..... 죽은 게 한 번뿐은 아니었지만, 아직 형한테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해본 적이 없었어.

파일:1px 투명.svg종한구가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더니,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은 듯 사황에게 시선을 옮겼다.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사황......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 설마, 종야오의 죽을 날을 바꾸지 않은 건가요......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네 술법은...... 정말 쓸만했다고, 사황......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맞아......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그가 너를 대신해서 유해 누르의 공격을 감당해내기 힘들었을 거야.

파일:1px 투명.svg사황은 가벼우면서도 억제하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너희 형제 중 한 명은 반드시 재앙을 맞이하게 되어 있어. 하지만 그가 너보다 빨리 약속을 해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너한테 넘겨줬어. 그렇지 않았다면, 여기에 쓰러져 있던 건 너였을 거야.

파일:종한구 아이콘.png「종한구」
어째서......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여기에 남을 사람은 한 명이면 족해.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내 죽을 날을 바꿨다고 해도, 내 혼백은 네 거니까, 마지막엔 결국 너와 함께 묻히게 됐을 거야.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하하..... 형, 지금 형의 표정은 정말 볼만해.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후회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고통으로 가득찬 듯한......
너의 이런 표정을 봤으니, 난 만족해...... 지금 바로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야.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 나는 절대로 널 용서하지 않아.
너도 날 용서할 필요 없어.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그러니까 넌 그런 마음을 짊어지고, 한순간 한순간을 지옥에서 살도록 해.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난 그저, 다시 한 번......

파일:1px 투명.svg꽤 오랜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나서, 그는 어조를 바꿔 말했고, 낮고 약한 목소리는 바람에 묻혀 자취를 감추었다.

파일:종야오 아이콘.png「종야오」
...... 마지막으로 한 번 먹여주고 싶었어.

파일:1px 투명.svg

파일:1px 투명.svg하늘에 떠 있는 흑문은 여전히 엄청난 위세로 압박해왔다.
새로운 몬스터가 또 끊임없이 흑문에서 고개를 내밀었고, 도시 각 지역으로 떨어졌다.

파일:1px 투명.svg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후, 종한구는 종야오를 데리고 지면으로 돌아왔고, 별의 궁전은 하늘에 떠 있는 흑문을 향해 점점 다가갔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 저 형제들도 운명의 한 형태야.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누가 살아남든, 심지어 둘 다 살아남든, 원만한 행복은 얻을 수 없어. 그들 사이의 인과를 둘러싸고 있는 건 삶과 죽음이 아니라 애증이야.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설령 생사를 걸고 전환의 기회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변수는 아주 작아서, 그들은 무한한 인과의 윤회 속에서 계속 서로를 찾는 것을 고집했을 거야.

파일:1px 투명.svg「지휘사」
어쩌면 이것 또한 그들이 선택한 "도(道)"겠지......

파일:1px 투명.svg「지휘사」
적어도 이번의 종야오는...... 자신의 의지와 본심에 따라 떠났으니까.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하하...... 너도 이해력이 점점 느는구나. 만약 기회가 있다면, 내 밑으로 들어오지 않을래?

파일:1px 투명.svg「지휘사」
엣?!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 농담이야, 농담. 하지만 라게츠는 정말 기대하던데.

파일:1px 투명.svg「지휘사」
괘, 괜찮은 거야?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하하...... 일반인이 도중에 입문하는 건 꽤 힘들지만, 너라면 분명 문제 없을 거야.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 분명, 문제 없을 거야.

파일:1px 투명.svg흑문의 코앞까지 도착했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이 최대의 흑문 뒤에는 흑문의 핵이 있을 거야, 그것을 정화하지 못한다면, 이 일은 확실히 해결할 수 없어.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사부님의 점괘는 여전히 틀리신 적이 없네.

파일:1px 투명.svg사황은 법장을 들고, 흑문에서 가장 가까운 관광 타워 옆에 오랫동안 서 있었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이럴 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잘 모르겠어.

파일:1px 투명.svg「지휘사」
이럴 때?

파일:1px 투명.svg사황이 몸을 돌리자, 삼청조의 깃털의 맑은 빛이 그녀의 희미한 웃음 위에 비추어졌다. 눈처럼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내 곁은 떠난 이들은 늘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나서, 이런 것에 대해 배워본 적이 없었어.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그래서 난 줄곧 내가 떠날 때가 되면, 반드시 정식으로 작별 인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왔어——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지휘사 , 너는 나에게 수많은 것들을 알게 해 줬어. 어쩌면 이번에도 네가 나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이번에는 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해 보고 싶어.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감사의 뜻도 좋고, 그리움도 좋고, 서운함도 좋아. 어쩌면 그것들은 이미 내 인식의 범위를 넘어섰는지도 모르지만......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너를 만나게 돼서 정말 기뻐.

파일:1px 투명.svg사황이 고개를 들자, 흑문의 방향에서 이미 히로와 유해 누르의 모습이 있는 것이 보였다.

파일:히로 아이콘.png「히로」
사황 양, 전부터 자네와 제대로 얘기를 나누어보고 싶었네. 어차피 우리는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니까.

파일:1px 투명.svg사황은 그를 한 번 훑어봤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죽으려고 작정했다는 걸 말하는 건가?

파일:히로 아이콘.png「히로」
...... 그 분야도 꽤나 비슷한 것 같군.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도의를 위해 죽는 것과 죽으려고 작정하는 건 같은 개념이 아니야.

파일:히로 아이콘.png「히로」
실없는 농담이야, 자네는 소문대로 정말 진지하군. 당연히 다른 세계로 가는 걸 말하는 거지.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몇 시간 전만 해도 너의 유해는 그렇게 말하지 않던데.

파일:히로 아이콘.png「히로」
이런, 그건 날 조금 오해하고 있는 것 같군.

파일:히로 아이콘.png「히로」
누르한테 들었네, 자네가 이 세상을 넘어선 단서들을 엿보았다고 말이야. 그 안에 나에 관한 비밀도 있다지? 정말 대단하군.

파일:히로 아이콘.png「히로」
하지만 자네는 어느 길을 고를거지? 혼란스러운 나의 운명을 바로잡을지, 아니면 이 세계를 구할지. 자네는 이 두 가지를 전부 해낼 수 없어.

파일:히로 아이콘.png「히로」
하나는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세상. 자네는 그 한 사람에게 있어 이 세계가 무엇을 의미할 지 잘 알고 있겠지.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있는 세상. 물론 자네가 추구하는 더 높은 경지의 세계는 아니겠지만.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너는 이미 이 난제에 대한 답을 내놨을 거야. 그러니 이 윤회 속에서 생사에 연연하지도 않고, 두려움도 없었겠지.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장난감을 얻지 못하면 아예 부숴버리는 어린 아이처럼......

파일:1px 투명.svg사황을 중심으로 전대미문의 거대한 법진이 펼쳐지고 있었다.

파일:1px 투명.svg신기가 점차 완전히 해방되었고, 환력이 일파만파로 요동쳤다.

파일:1px 투명.svg삽시간에, 삼청조의 깃털에서 뿜어져나오는 강한 빛에 찔려 눈을 질끈 감아야 했다.

파일:1px 투명.svg귓가에 들리는 바람소리에는, 잘 들리지 않았지만 중간에 작별 인사가 섞여있는 것 같았다.

파일:1px 투명.svg「지휘사」
사황!?

파일:1px 투명.svg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강렬한 빛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억지로 눈을 떴다——

파일:1px 투명.svg도시 상공은 모두 밝은 빛에 덮여 있었다. 이건 사황의 결계가 응결되어 점점 도시 전체를 뒤덮고 있는 것이다.

파일:1px 투명.svg그녀의 뒷모습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히로를 데리고 하늘에 있는 거대한 균열 속으로 들어갔다.

파일:1px 투명.svg온 도시가 그녀의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그들은 아니었다.

파일:1px 투명.svg

파일:1px 투명.svg흑문에는 마치 모든 것을 삼킬 것만 같은 암흑이 있었고, 찰나의 순간 신기에 의해 유지되던 법진의 빛에 뒤덮였다.

파일:1px 투명.svg신기의 빛은 사라지지 않았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사황은 자신이 어떤 곳에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 (여기는, 어디지)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 (온통 새하얗다. 하지만 난 이미 시력을 잃었지. 그러면 지금의 나는 또 무엇으로 "보는" 걸까.)

파일:1px 투명.svg새하얀 세계를 오랫동안 떠돌다, 그녀는 천천히 멈췄다.

파일:1px 투명.svg눈 앞의 광경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아니, 그녀는 이미 눈 앞의 "광경"이 정말로 존재하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파일:1px 투명.svg이곳은 시간이 없다. 즉, 무한한 시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일:1px 투명.svg이곳은 공간도 없다. 즉, 무한한 공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일:1px 투명.svg그럼 여기서 수 년, 수십 년, 아니, 그 이상의 시간 동안을 생각한다 해도, 실제로는 아주 잠깐일 뿐이다.

파일:1px 투명.svg얼마나 지났을까. 어쩌면 그저 한순간이 지났을 뿐일지도 모른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 (알겠다. 여기 있는 모든 건 규칙이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그럼, 여기서라면, 어쩌면......)

파일:1px 투명.svg언제부터인지, 삼청조의 깃털이 다시 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이 공허하고 새하얀 곳에서 팔을 흔들었다.

파일:1px 투명.svg그녀가 이곳에 머무른 지 영겁의 세월이 흐른 후, 그녀는 처음으로 몸을 움직였다.

파일:1px 투명.svg그녀의 자세는 마치 제사의 춤을 추는 듯 했다. 이번에 그녀가 바꾸는 것은 "세계"의 죽을 날이다.

파일:1px 투명.svg눈이 사라졌다.

파일:1px 투명.svg귀도 사라졌다.

파일:1px 투명.svg입술, 혀, 피부, 뼈, 혈액도 모두 정지된 유구한 시간 속에서 사라졌다.

파일:1px 투명.svg감각 기관이 하나하나 떨어져 나갔고, 결국 "무(無)"의 경지로 들어섰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 (조금은, 아쉽네......)

파일:1px 투명.svg의식마저 "무(無)"의 경지로 들어서는 마지막 순간, 그녀가 떠올린 것은 어느 순간 어떤 소년/소녀가 그녀에게 손을 뻗는 장면이었다.

파일:사황 아이콘.png「사황」
(마지막까지, 그 두 손이 닿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구나......)

파일:1px 투명.svg

파일:1px 투명.svg사황이 흑문으로 사라지는 순간, 환력이 눈사태처럼 범위 내에 있는 모든 사람을 향해 덮쳐왔다. 천지를 뒤덮는 모습이 마치 모든 사람들의 생명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파일:1px 투명.svg라게츠는 죽을 힘을 다해 내 앞을 막아섰고, 두 손으로 법장을 꽉 쥐고 있었다.

파일:라게츠 아이콘.png「라게츠」
절대로——절대로 법진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지휘사 !

파일:1px 투명.svg소녀의 가녀린 몸이 차가운 광풍 속에서 뿌리를 내린 소나무처럼 결연하게 박혔다.

파일:라게츠 아이콘.png「라게츠」
나는 사부님의 가장 자랑스러운 제자야,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들을 지켜낼 거야!

파일:1px 투명.svg주화가 눈부신 빛을 발하여 용솟는 환력을 막아냈다.
드디어, 이곳에 온 건가。
파일:영칠 CG 251.png

그런 육신으로 거기까지 도달하다니,
정말 무서운 여인이야......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세계의 비밀을 말할 수 없겠지.

오감을 모두 잃고,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꼭두각시처럼 안길 거야.

천도에 역으로 먹혀버리는 건, 이미 아주 좋은 결말이야.

기쁘고 축하할 일이야, 정말 기쁘고 축하할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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