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랑(영화)/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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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퇴보, ‘달콤한 <인랑>’
<쉬리> 이후 20년, 한국 블록버스터의 두 번째 고지
모범적인 애니 원작의 실사 영화 [2]
- 김종철 (익스트림 무비) (★★★★)
호랑이를 그릴 것처럼 시작해서 고양이를 그리며 끝난다.
레트로 퓨처 서울의 비극
총기가 감각을 깨우고, 사랑이 감정을 식힌다
- 허남웅 (씨네21) (★★★)
2018년, 오시이 마모루 감성의 유효성을 가늠해보다
- 임수연 (씨네21) (★★★)
원작을 넘어선 시각적 성취, 아쉬운 드라마
- 장영엽 (씨네21) (★★★)
불충분한 배경 설명에 메시지 따로, 감정 따로
애니메이션 실사화 작품으로 보기 드문 완성도를 자랑하나 마니아적이지도 대중적이지도 않은 애매한 포지션과 과한 멜로 감성이 발목을 잡는다.
<인랑>은 비주얼적으로는 완벽했다. 원작이 지닌 시대적 배경을 미래의 서울로 옮기면서 그에 따른 음울한 사이버 펑크 세계를 구성한 방식은 원작 <인랑>의 대체 역사적 설정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렸다. 미래의 서울을 표현한 장면과 원작의 세트를 재현한 대목은 한국 영화의 기술력이 시각, 정서적으로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해야 될 이야기가 많고 비중을 둬야 할 인물들의 존재감 또한 지나칠 정도로 높았다. 물론 원작에서 다뤄지지 않은 세밀한 이야기와 비중이 낮은 캐릭터를 부각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지만, 그 요소가 지나칠 정도로 많다면 과유불급이 되어버린다. 정보기관과 섹트의 대결, 그 안에 담긴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일일이 언급하고 부각하기 보다는 핵심적인 상황과 인물을 설정해 나머지는 부가적인 묘사로 넘어가는 유연성을 활용해야 했다. 김지운 감독은 이러한 유연적인 움직임보다는 투박한 이야기 흐름을 이어나가기보다는 굳이 강조하지 않았어도 될 정보기관 간의 세력 다툼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인물들의 사연을 다루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산만하게 느껴지는 배경에 대한 설명과 묘사, 인물 부각은 정서적 공감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고, 그로인해 원작과 다른 결말에서도 이상한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임중경과 이윤희의 관계가 단순한 사랑 관계로만 느껴진 것은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두 사람에 대한 심리적 묘사에 좀 더 할애해 신경 써줬다면 <인랑>은 원작을 새롭게 재해석한 우리만의 SF 드라마가 되었을 것이다.
- 최재필 (무비라이징) (★★★)
비주얼은 준수한 편이지만, 통일을 앞둔 혼란스러운 미래라는 설정이 실제 정치가 보여준 성과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기묘한 상황이 됐다. 뭉툭한 서사와 올드한 로맨스까지 총체적으로 영화의 앞길을 막는다.
- 박꽃 (무비스트) (★★☆)
용두사미가 된 오마주의 잘못된 예. 영화 처음 등장하는 내레이션부터 피로감이 몰려온다.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 정지욱 출처
애니메이션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스케일로 완벽하게 실사화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김지운 감독의 장점인 장르를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을 살리지 못했다. 엔딩 장면도 고개를 젓게 된다.
- 시오타 토키토시(塩田時敏) 출처
원작의 배경과 설정을 한국의 현 정세를 고려해 재해석한 시도는 유의미하다. 다만 원작에 힘입은 캐릭터의 입체적 구현에 비해 권력과 단체의 암투라는 또 다른 원작의 중요한 배경이 단순하게 도식화된 부분은 아쉽다. 애초부터 김지운 감독에게 정치적 해석의 깊이를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었을 터. 반면 원작과 다른 결말에서는 김지운 감독의 전작에서 반복됐던 개인의 인상적, 미학적 선택이 여전히 강조된다.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는데 있어 특유의 스타일로 공간을 효과적으로 창조했고 누아르와 액션을 주축으로 한 장르 변주의 미장센은 영화의 분위기를 장악한다. 클로즈업에 기댄 캐릭터의 감정선과 멜로를 가장한 드라마는 원작과 비교되며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멜로가 늑대를 삼켰다
김지운 감독은 원작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캐릭터들의 사연과 동선에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한반도의 특수한 정치 상황과 멜로 라인을 듬뿍 가미한 영화는 그러나 살을 붙이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오히려 앙상해지는 역효과를 낳았다. 정치와 멜로와 액션이 유기적으로 엮이지 못하고 충돌하면서 어정쩡한 기류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각색은 인물들이 움직이는 동기를 설득력 있게 납득시키지 못한다. 먼저, 특기대와 공안부 사이 흐르는 갈등의 요체가 뚜렷하게 잡히지 않아 긴장감이 전반적으로 흐릿하다. 강동원과 한효주 사이의 멜로라인도 충분히 무르익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다 보니, 보는 사람을 부자연스럽게 만들어버린다. 영화가 구현하고 있는 미장센과 액션 시퀀스는 탄성을 내지르기에 충분하나 이야기가 이를 떠받들지 못하면서 기술적인 장점이 휘발된 경우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지닌 애니메이션 <인랑>의 실사화 감독으로, 김지운만 한 적임자가 없으리란 기대가 있었기에 그 아쉬움도 크다.
-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
장르의 무게감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액션. 한반도는 통일의 기운에 휩싸이지만 격렬한 정치적 대립은 폭력 양상으로 치닫는다. 여기서 <인랑>은 공안부와 특기대의 대립을 통해 이야기의 큰 틀을 구상하고, 여기에 음모의 플롯과 멜로의 스토리라인을 더하는데, 그 결합이 썩 설득력 있게 다가오진 않는다. 조금 안타까운 건, 어떤 장르를 접하더라도 특유의 ‘활기’를 불어넣었던 김지운 감독의 개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너무 무거운 장르의 콘셉트 때문은 아닌가 싶다.
-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
원작의 충실한 재현
영화 <인랑>은 애니메이션이 만들어낸 디스토피아와 폭력의 이미지를 충실하게 재현한다. 근미래의 우울함으로 쌓아 올려진 공간의 무드가 돋보이는 미술과 스펙터클한 액션의 성취는 이 영화가 원작의 어떤 지점에 매료되었는지 정확히 보여준다. 그러나 인간과 늑대의 길 사이에서 흔들리는 주인공의 고뇌와 느리고 우울한 원작 안에서도 겉돌던 멜로는 영화에서도 역시 서로 조응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한다.
-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
영화 개봉 후 평가가 상당히 좋지 않다. 네이버 관람객 평과 각종 리뷰에서는 같은 강동원 주연 영화인 골든 슬럼버 급이라는 반응도 존재한다.[4] 대부분 명작으로 평가받는 원작을 완전히 망쳐놨다고 비판한다.[5]리얼은 피했지만, 이건 피하지 못 했다.
ㅡ 네이버 네티즌 평가 中
현재 각종 리뷰와 댓글을 보면 알 수 있듯 대다수가 영화의 완성도가 낮고 재미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평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저평가 되고 있다는 반응도 존재한다. 사실 영화 내에서 멜로의 비중이 생각보다는 크지 않은데, 확실하게 둘이 사랑을 주고받는다고 할 만한 장면은 초반 몇 장면에 국한되며 그 이후는 결말부까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갈 곳을 잃어 정신적으로 한계에 몰려 있는 히로인이 일방적으로 임중경에게 의지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반부에 같이 도망가자고 울부짖는 히로인의 모습은 관객의 눈물을 짜내기 위한 신파라는 느낌보단 말 그대로 절망적이고 처절한 모습으로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