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런 예거/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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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부에서의 목적 및 사상[편집]
모든 유미르의 백성들에게 고한다. 나의 이름은 엘런 예거. 시조 거인의 힘을 매개로 모든 유미르의 백성에게 말하고 있다. 파라디 섬에 있는 모든 벽의 경질화가 풀리고. 그 속에 묻혀있던 모든 거인은 걷기 시작했다. 나의 목적은 내가 나고 자란 파라디 섬 사람들을 지키는 데 있다. 하지만 세계는 파라디 섬 사람들이 사멸하길 바라며, 기나긴 시간 동안 커질대로 커진 증오는 이 섬뿐만 아니라, 모든 유미르의 백성이 죽어 씨가 마를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 바람을 거부한다. 벽의 거인들은 이 섬 밖에 있는 모든 땅을 밟아 울릴 것이다.
거기 있는 생명을 이 세상에서 구축할 때까지.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나였다. 나와 네가 똑같을 거라 생각했나본데.. 착각이야. 타인에게 자유를 뺏길 바에는 나는 그 녀석한테서 자유를 뺏을 거다. 아버지가 나를 이렇게 만든 게 아니라, 난 태어날 때부터 이랬다.'
'증오에 의한 복수의 연쇄를 완전히 끝낼 유일한 방법은 증오의 역사를 문명째로 이 세상에서 없애는 거야. 네게 섬의 제물이 되기 위한 아이를 낳게 하고 자식끼리 잡아먹게 하는 일을 맡기는 것은 내가 못하게 할 거다.'
1부에서는 파라디 섬[1] 의 자유를 억압하는 거인들의 구축이 목적이었다면, 2부에서는 파라디 섬 세력의 진정한 적인 섬 바깥 세계 대륙 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이 엘런의 목적이다. 다만 벽 바깥 세계를 파괴하는 건 이전처럼 복수가 아닌 확실한 섬의 평화 확보를 위해서다.[2]
시조 유미르가 엘런 편으로 돌아서고 대지의 악마와 결합함으로서 구사일생한 후 시조의 거인으로 각성하면서, 2부 내내 감춰져 있던 엘런의 진짜 속내가 드러났는데 그건 바로 파라디 섬에 사는 에르디아국 사람들을 제외한 섬 바깥 대륙의 모든 것을 통째로 짓밟는 것이었다. 방벽을 세우고 백성의 기억을 앗아간 칼 프리츠는 세계의 평화를 위해 후손들을 희생하기로 한 것이었으나, 반면에 방벽 속의 초대형 거인들로 땅울림을 발동한 엘런은 파라디 섬의 평화를 위해 파라디 섬을 제외한 모든 문명을 짓밟는 것을 택한 것이었다.[3]
땅울림으로 마레에 집결한 세계연합군을 격파시키는 점에서는 104기 동료와 지크, 옐레나의 목적과 합치하지만 엘런은 세계를 멸망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그들과 목적이 다르다.
물론 날아간 엘런의 머리와 결합된 대지의 악마가 정체불명인 점에서 은근슬쩍 자신의 목적을 위해 엘런을 조종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긴 하다.
이에 대한 평가는 꽤나 갈리는데, 평가 자체는 후술. 등장인물들 중 장은 '이 대학살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것은 우리다.'[4] 라고 판단했지만 아르민이나 한지는 전대미문의 대학살은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어쨌든 막아야 한다는 뜻이 통해 테오 마가트와 그 휘하의 마레 전사대와 연합해 이를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1.1. 평가[편집]
엘런이 2부에서 본격적으로 마레의 동향조와 같이 역으로 전쟁범죄를 일으키면서 독자들의 비판이 시작되었다.Ist das der Engel, der vom dämmernden Himmel hinunter flog?
그것은 황혼에서 내려온 천사인가?
Ist das der Teufel, der aus der Felsen spalte heraus kroch?
그것은 대지에서 솟아난 악마인가?
일단 사람을 죽이는 데에 거리낌이 없는 성격에 대해 말하자면 사실 1부, 그것도 극 초반부인 2권에서부터 자유를 억압하는 대상에 대해선 이미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여줬었다. 미카사의 집을 습격한 납치범들, 거인, 마레인, 벽 밖의 에르디아인 등등 그 대상은 계속 변해왔지만 1부에서 이런 면모는 납치범들을 죽일 때로 단 한 번밖에 없어서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다. 물론 당시에도 엘런이 사이코패스가 아니냐는 말이 간간히 나오곤 했다. 나무위키의 과거 문서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 장면이 주는 진짜 의미이자 독자들이 집중해야 할 주제는 '당시 엘런의 납치범들에 대한 살인은 "미카사와의 운명적인 만남" 이 아니고 "작품의 근간이 될 주인공의 사상" 인 것'이다. 이때는 거인의 기억을 계승하기도 전이니 더욱 확실해진다. 오히려 1부 내내 죽여온 거인들이야말로 엘런의 성향을 감춰줄 장치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왜냐하면 '엘런의 입장에선' 엘런이 죽인 사람들과 거인은 하등 다를 바가 없고 작품 외적으로도 이들의 차이는 도덕적 잣대를 적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 정도밖에 없기 때문이다.[5] 덕분에 엘런이 변했다고 생각한 독자들도, 작품 내 캐릭터들도 보기 좋게 작가에게 낚였다.
아무튼 이러한 연유로 엘런은 증오의 연쇄가 낳은 괴물로 변모한 게 아니다. 여기서 시사하는 바는 크면서 비정상적인 부분이 심해진 건 사실이지만, 엘런 자체는 태어날 때부터 그런 인간이었다는 것이다.[6]
이것보다도 엘런의 대한 평가에 대한 주요 논지는 학살에 맞춰져 있다. 라이너를 용서해놓고 결국엔 레벨리오 학살을 벌이는데 이는 라이너를 용서한 사람의 태도라고도 볼 수도 없다. 정 그 자리에서 공격을 했어야 했다면 라이너와 팔코를 그 자리에서 먼저 피하게 해주고 나서 하는 게 옳은 일인데 엘런은 오히려 반대로 한 행위가 모순된다며 비판을 받았다. 다만, 오해해서는 안되는 것이 이는 틀린 해석이다.[7] 일단 엘런은 라이너의 사정을 이해하고, 복수심을 풀었을지언정 라이너의 학살을 완전 좋게 본 것은 아니다. 라이너의 손을 잡고 거인화 하기 직전 엘런은 "역시 난 너와 같다." 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자신도 라이너처럼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기꺼이 죄 없는 사람도 죽여 손을 더럽힐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 것이며, 이 말은 곧 라이너가 그렇게 손을 더럽히게 된 과정을 똑같이 밟음으로써 세상은 생각보다 더 잔혹하다는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라이너의 선택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8]
여기서 엘런의 이러한 선택도 이해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닌데, 이후 레벨리오 전투를 벌이기 전부터 파라디 섬 세력은 선택지가 없었고, 이들에 대한 세계의 반응과 취급은 시궁창이었다.[9] 그런 점에서 엘런의 판단은 독단적이고 충동적으로 보여진 면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꽤나 신중했고 많은 생각을 했으며 또한 치밀했다.[10] 히스토리아에게 전의를 밝혔지만 그녀의 설득으로 어느 정도 미뤄졌으며, 각국 정상회담에 들어가 세계의 목소리를 일단 들어보기로 했으나 전 세계의 에르디아인 혐오만 알게 되었다. 대륙의 에르디아인의 인권을 옹호하는 단체에게조차 파라디 섬의 에르디아인은 악마이자 땅울림의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 멸절의 대상이었을 뿐이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대화를 해보자는 얘기는 엘런에겐 배부른 소리로만 들렸을 것이고, 이미 섬 외부와 내부의 사생결단은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게다가 땅울림의 발동 이후 그를 막기 위한 마레와 조사병단 연합의 모순점은 작가가 옐레나를 배치해 그들의 만행과 이중성을 언급하며 해소했고, 단순히 "학살은 안 돼!"라는 한지 조에의 말은 도덕적으로나 옳은 말이지, 살인은 나쁘다는 이유로 세계연합군이 침공해도 가만 있었으면 파라디 섬의 에르디아 국이 당할 일이었다.
엘런이 병단을 이탈해 행동하는 것 또한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조사병단의 수뇌부는 지크의 임기가 다 끝나가는 마당에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는데, 그렇다고 싸울 준비를 한 것도 아니고 무턱대고 '대화를 해야 한다'는 말만 되뇌이고 있다.[11] 지크의 임기가 끝날 때 왕가의 핏줄에게 거인의 힘을 계승하지 않으면 땅울림은 발동조차 할 수 없고, 왕가의 핏줄에게 거인의 힘을 계승하게 되면 히스토리아와 그 후손들을 희생해야 했다. 더군다나 프록과 함께 옐레나와 밀회했을 땐 이미 병단의 중추는 지크가 척수액이 든 와인을 먹여 장악한 상황이었다. 엘런 입장에선 병단이 인질이 된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단독 행동 말고 다른 답은 없는 상황이었다.[12]
설령 마레에 단독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빌리 타이버가 왕가의 혈통과의 관계는 분명치 않지만 시조의 힘을 행사한 적이 있다는 라이너의 보고를 들은 이상 이걸 트집 잡아서 엘런이 땅울림으로 세계를 멸망시킬지도 모른다고 선동하며 선전포고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로의 실마리조차 제대로 풀지 못한 연합이, 행여나 엘런을 막고 나서의 상황조차 책임 못질 불확실한 사상과 행보에 비교가 많이 된다.[13] 특히 마레병으로 잠입할 때 스스로 이를 악물고 다리를 베거나 눈에 총알을 박는 등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연합의 이도저도 아닌 목적과 사상은 엘런과 견고함부터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아무 대책없이 이상주의를 내새우는 점 때문에 연합도 독자들로부터 비판을 받는다.
라이너를 이해했다는 말처럼 엘런의 상황은 어쩔 수 없었다라는 것에 기반이 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된다. 라이너를 이해하게 된 계기는 섬 안의 인류를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말한 것들은 짚고 넘어가는 취지이지 엘런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전시 상황이었으니 군인에 대한 살인은 넘어가더라도 엘런의 민간인 학살은 행해지자마자 누구도 아닌 엘런을 가장 아끼는 미카사의 입에서 비판받았고 엘런이 땅울림을 위해 벽을 부순 이후에도 똑같은 규탄이 계속 언급되었다. 비록 조사병단의 일부 인사들이 강조해온 도덕적 관념이 끝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총력전의 상황에서 전혀 기능하지 못한, 허울뿐인 빛 좋은 개살구였을지라도 그 가치마저 부정해야 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인류의 80%를 깨끗하게 밀어버렸고, 그마저도 연합에게 저지당해서 80%에 그친것을 생각하면 엘런이 죽인 사람 수는 현실의 학살자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터무니없는 수준이다. 엘런을 후계자로 내세웠던 그리샤 예거조차도 땅울림은 기겁했을 지경이었다.
또한 예거파나 엘런을 추종하는 에르디아인들의 행적을 제외하곤 엘런이 직접적으로 관련된 레벨리오 수용구 기습과 땅울림은 대부분의 장면에서 학살을 행하는 엘런이 아닌 학살을 당하는 사람들의 시점에서 보여지는데 사람들이 날아오는 건물의 파편과 거인의 육체에 짓뭉게져 죽어가는 해당 장면을 작가가 지나칠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했다는 건 근본적인 목적과 상황이 어찌되었든 간에 그 방식 자체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1.1.1. 131화 이후[편집]
131화의 내용을 설명하자면 2부로부터 1년 전, 정확히 말하자면 파라디 섬에 대한 증오 발언에 대한 연설을 듣고 조사병단 일행으로부터 모습을 감춘 후의 행적이 나오는데 땅울림의 시행을 비롯해 2부에서 행해왔던 행적들에 대해 매우 큰 죄책감을 느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과연 자신을 태어나 준 것 만으로도 특별하다 생각한 어머니도 같은 생각을 할지, 과연 소수의 에르디아인만을 위해 비교조차 안 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 옳을지에 대해 고뇌하고, 얻어 맞던 램지를 구하기 전에 땅울림을 저지를 자신이 정의인양 굴어도 괜찮냐고 생각하는 등, 상술한 '엘런이 죽인 사람들과 거인은 하등 다를 바가 없고 작품 외적으로도 이들의 차이는 도덕적 잣대를 적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 정도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내용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아이를 구하지만 죄악감이 극에 달해 아이에게 눈물을 흘리며 사죄를 하는데[14] 그것보다도 엘런은 벽 바깥 세상에 인류가 생존했음을 듣고 실망했다는 사실 또한 고백했다.나도 마찬가지였어, 라이너. 어중간한 쓰레기 자식이야. 아니, 달라... 그 이하야...
자신이 구한 아이에게 사죄하기 전에 한 독백
결국 엘런이 땅울림을 시전하여 지구의 모든 지표를 짓밟아 문명을 송두리째 구축하고 있으나 무리한 거인화와 수복의 여파인지 마치 트로스트 구 공방전 당시처럼 의식이 없는 상태이고[15] 1부 극초반의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심상이 묘사되는데 엄청나게 비대한 거인의 육체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16] 을 그토록 보기 원했던 바깥세상이라 생각하며 이것을 진정한 자유라 느낀다.
이는 1부 마지막에 엘런이 벽 바깥의 적, 즉 인류를 모두 죽이면 자유로워질 수 있냐는 의문과 일맥상통하며 또한 앞서 공개된 엘런의 심리[17] 와도 맞아 떨어진다.
2부에서의 엘런의 행동이 미래의 기억대로 행동한 것임이 밝혀지고, 완전한 시조의 힘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거스르지 못하고 미래의 기억대로 행동하고, 과거를 훗날 자신이 땅울림을 일으킬 수 있도록 유도시켰다.
즉, 2부에서의 엘런은 인간의 힘과 역대 진격과 시조 계승자들은 물론, 엘런 자신조차 거스르지 못하는 시조와 진격이 가진 초월적인 힘들을 간섭시키게 만들어 스스로 자기 자신을 탄생시킨 괴물인 동시에 에르디아의 역사의 비극이 낳은 괴물이 맞으며,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하는 정신이 크게 작용하였다고 보는 것이 옳다.
에르디아인이 사멸하면 평화가 올지도 모른다는 것도 알지만 자신이 그것을 절대 인정할 수 없으니[18] 친구들이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19] 땅울림을 했다는 것도 나온다.[20]
하지만 위와 같이 138화에서 엘런이 미카사에게 진심을 털어놓을 때 서술 트릭으로 보이는 대사를 함으로써 섬 바깥 인류 몰살이 진짜 목적이 아님을 암시했다.나는, 히스토리아를 지옥에 빠트리고, 영원한 살육을 계속하지도... 섬 바깥 사람을 대학살하지도 못 했어...
138화
1.1.2. 139화 이후[편집]
자세한 내용은 진격의 거인/결말 논란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네 차례다. 이런 역할에도 차례가 있는 건지... 그만 두면 또 누군가가 금세 그 자리를 채우지. 그러니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수밖에."
원작의 마지막 화인 139화에서 엘런의 진실이 새롭게 드러나게 되었다.
엘런의 발언들[22] 을 미루어보아 인간 등장인물들 입장에서 이유 불명으로 원래는 전 지구의 육상 생물들을 멸망시키는 것이었지만[23] 모종의 이유로 벽 바깥 인류를 전쟁 수행 불가능 상태로 만들고[24] 자신이 연합에게 살해당하고, 미카사가 어떠한 행동을 하게 유도함으로써 미카사가 이 세상에서 거인의 힘을 없애게 만든 후[25] , 유미르의 협력[26] 으로 자신을 죽여 살아남은 인류의 영웅이 될 연합에게 미래를 맡기는 것으로 끝났고 실제로 엘런의 목적, 엘런이 훈장수여식에서 본 자신의 악행의 결말이 이렇다. 133화에서의 라이너의 추측이 들어맞은 셈이다. 확실히 거인의 힘도 없는 평범한 갓난아기 엘런의 눈이 빛나는 장면[27] 과 이유를 모르겠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시피 예거파와 다르게 세뇌 같은 타의적 요인에 의해서 학살을 저지른 것 뿐,[28] 엘런에게 원래 민간인까지 학살할 이유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반 거인들이 통제를 안 받고 날뛴 것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짓밟는 것에 대한 조짐일 가능성이 크고, 어떻게 보면 이 때 최초로 예거파에게 공격을 가한 셈이다.
때문에 엘런은 진격과 시조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얽히고설키게 하는 초월적인 힘에 의해 정해진 대로 인류 대학살이 일어나고 거인의 힘이 사라지는 미래를 유도함으로써 유미르 프리츠를 해방시켜 거인의 힘을 없애고, 세계 인구의 8할을 학살함으로써 파라디 섬이 당장 침공당하는 일을 방지하고, 소중한 동료를 싸움에 휘말리게 함으로써 연합을 결성하도록 유도했다. 127화에서 한지가 장과 미카사에게 자신은 14대 조사병단 단장이라고 말한 이후에 장과 미카사 앞에 나타난 죽은 마르코와 조사병단원은 엘런이 시조의 힘을 사용해 동료들이 인류를 구할 마음이 확실하게 들도록 만들기 위해 등장시킨 것으로 보여지고, 138화에서 미카사에게 섬 바깥 사람들을 대학살하지 못 했다고 얘기한 것이 이를 위한 복선이었던 것이다. 아르민 일행을 영웅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보면 자신 때문에 본래 대학살할 생각이 없었던 아르민을 대학살자로 만든 것에 대해 자신이 전대미문의 대학살자가 되어 아르민 일행에게 죽음으로써 아르민을 영웅으로 만드는 것으로 속죄하는 것으로도 보여질 수 있다. [29]
최종화에서의 엘런의 모습은 예거파가 평상시에 생각한,우상화하는 모습과는 달랐고 비록 진격과 시조의 힘에 의해 정해진 대로 인류 8할 학살을 저질렀지만 죽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있고 싶다는 더 이상의 자신의 사적인 욕망과 행복보다는 피해자들의 심정을 이해하며 용서받을 리가 없다(살아남을 자격이 있을 리가 없다)면서 피해자들의 마음을 더 중시하고 스스로 인류 8할 학살 이후 살아남는 방법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을 죽일 아르민과 포옹하고, 아르민이라면 벽 건너편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하거나 연합을 원망하지 않는 등, 엘런을 지키기 위해 상대가 동료일지라도 적대적인 행위를 마다하지 않는 예거파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인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엘런은 예거파를 배신한 것이나 다름없다. 많은 독자들이 간과한 것이 있는데 학살을 통해서라도 섬을 지킨다는 목적은 프록 및 예거파와 합치했을지 몰라도 신생 에르디아 제국과 관련된 생각과 발언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엘런은 프록이 국민들의 증오를 선동시키고 자신을 벤치마킹(?)해가며 더없이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악행들로 섬을 어지럽혀도 거기에 찬동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을지언정, 결국 딱히 만류하지 않고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점에선 하나도 다를 게 없는 공범이다.
엘런의 땅울림의 결과로 세계는 연합국을 결성했으며 연합은 세계 평화 교섭 단체로 발전했고, 뮬러 장관처럼 엘런이 에르디아의 역사의 비극이 낳은 괴물임을 인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파라디 섬은 예거파가 정권을 쥔 채 군국주의적 국가가 되었고, 히스토리아 역시 에르디아와 세계 둘 중 하나가 사라질 때까지 이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심지어 엘런도 당분간 전쟁은 하지 못 한다고 했을 뿐, 미래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부정하진 않았고, 아르민도 전쟁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139화 추가본이 공개되면서 엘런과 아르민, 히스토리아가 예상한 대로 먼 미래에 전쟁이 일어난 모습을 통해 대학살을 통한 섬의 평화는 영원히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30] 파라디 섬은 잠시 동안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결국 미카사와 아르민 104기 동료들이 죽고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외부 세력이 전쟁 수행 가능 상태까지 발전하자 그들의 공격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31][32] 그리고 완전히 사라진 줄 알았던 거인의 힘 역시 엘런의 참수된 머리에 대지의 악마가 기생하며 끈질기게 살아남았고, 대지의 악마는 엘런의 머리가 묻힌 나무를 다시 거대하게 만들며 살아남은 파라디섬 출신 에르디아인 소년병이 대지의 악마와 접촉 이후 새로운 거인의 시대가 도래할 것을 암시했다.[33]
엘런과 104기, 전사대 사후 수십년이 지나 파라디 섬이 초토화된 것은 엘런 뿐만이 아니라 파라디 섬의 잘못도 있다. 미카사가 죽은 뒤에 상당히 오랜 시간[34] 이 지난 만큼이나 겨우 침공할 정도로 그때까지 아무 대책도 없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파라디 섬의 잘못이 훨씬 더 크다는 가설이 있지만, 이것 역시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한 이야기일 뿐 공식적인 전쟁이 원인은 불명이며 작가 이사야마 하지메도 진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확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대지의 악마와 접촉하여 거인의 힘을 손에 넣을 것으로 추정되는 파라디 섬 에르디아인 소년병과 그 외의 살아남은 파라디 섬 에르디아인들 역시 고향인 파라디 섬을 멸망시킨 적군에 대한 복수심으로 뭉쳐서 또 다시 세상을 짓밞는 계기가 되어 또 다시 2천 년 전부터 반복되어 오던 비극의 역사가 재반복되어 작중 등장인물들의 후손들이 그 고통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그리고 연합의 노력과 칼 프리츠와 엘런 예거의 이상은 완전히 부정당하게 되었다.
당장 마지막화인 139화에서 아르민과 좌표에서 둘만의 대화를 하며 회포를 풀 때 "너희를 밀어내는 데 필사적이느라 그런 몹쓸 짓을 했지만, 본인도 스스로에게 의문을 품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자유를 욕망하며 학살마저 태연히 즐기는 남자아이에서 죄의식을 가진 성인의 모습으로 돌아온 후 아르민을 마지막으로 포옹하면서 "난 죽은 뒤의 일은 모르지만 너희라면 끝까지 벽 너머의 세상으로 갈 수 있다."는 말로 스스로를 "벽 너머의 세상으로 가지 못한 자."로 격하시켰듯이 엘런 역시 스스로가 원래부터 정해져 있는 운명을 파쇄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말려들어 악행을 저지른 명백한 노예가 맞음을 시인하고 있다.
결국 엘런의 삶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대한 힘에 의해 지배받았고 사후에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내려는 듯이 어릴 적의 추억이 깃든 나무는 엘런이 그렇게 없애고 싶어했던 거인과 대지의 악마의 새로운 탄생지로 변질되었음을 암시한다. 독자들 사이에서는 엘런의 학살은 "상황이 상황이니 어쩔 수 없다." "어쨌거나 학살은 학살이다." 같이 여러 논지가 난립하고 호불호가 갈리지만, 작가인 이사야마 하지메는 단행본 엔딩에 후일담의 장면을 더 추가하여 과거가 어찌됐든 미래의 전쟁은 과거의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것과 엘런의 방식 역시 엘런 크루거의 말처럼 같은 실수, 같은 비극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