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영7 링크 박스.png | 어제부터 계속 잠이 오질 않는다. 방에는 창문도 없어서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도 분간할 수 없었다. |
| 「레이첼」 성공! |
| 레이첼에 의해 완전히 달라진 작은 기계에선 희미한 푸른색의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
| 빛은 마치 마법처럼 선을 따라 빠르게 이동했고 벽 위의 수많은 전선들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마치 한 사람의 골격이 빛을 내는 것처럼 보였다. |
| 「지휘사」 대단하... |
| 감탄이 새어나오기도 전에 갑자기 벽이 흔들리더니, 천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
| 「레이첼」 빨리 가자! |
| 레이첼은 주위의 모든 것들을 소매에 집어넣은 뒤 나를 데리고 뛰쳐나갔다. |
| 어두운 술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테이블 위의 장미들은 모두 시들어 있었다. 순간 다른 공간으로 착각할 정도로 고요했다. 마치 모든 사람들에게 잊혀진 공간처럼. |
|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붉은색이었다. 하늘에 거대한 구멍이 생긴 듯 붉은 비가 쏟아내려졌다. |
| 「레이첼」 말도 안 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안 되겠어. 어서 내 실험실로 가자! |
| 술집을 뛰쳐나와보니 이 세상은 이미 폐허로 변한 뒤였다. |
| 먼지와 불길 속에서 도시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시꺼먼 몬스터들이 거리에 득실거렸고, 하늘에선 피가 비처럼 내리고 있었다. |
| 「지휘사」 무슨...... 왜...... |
| 사고 능력을 상실한 것처럼 머리가 하얘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
| 「어린 아이」 끼아아——! |
| 공포에 질린 어린아이의 비명소리가 내 의식을 깨워줬다. 멀지 않은 곳에서 몬스터가 송곳니를 내보이며 작은 형체를 향해 다가가 물어뜯—— |
| 금색의 빛이 번쩍였다. 몬스터의 몸은 두 갈래로 갈라진 채 바닥에 쓰러졌다. |
| 「레나」 여기 하나 더! |
| 레나는 몇 사람을 이끌고 뛰어왔다. 그들은 공포에 떠는 아이를 품에 안고 신속히 자리를 이탈했다. |
| 「레나」 ......! |
| 레나의 눈이 나랑 마주쳤고 그렇게 잠시동안 멍하니 나를 바라봤다. |
| 「레이첼」 빨리 뛰어! |
| 내가 반응하기도 전에, 레이첼은 나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갔다. |
| 「레나」 ...... 잠시만! 저기...... |
| 레나는 뭐라고 외치는 것 같았지만 도시가 무너져내리는 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
| 얼마나 뛰었는지 모르겠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가면 갈수록 점점 사람도 몬스터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 「레이첼」 후...... 후...... 여기면...... 분명...... 됐다...... 위험했어...... 까...... 까딱하면 잡혀갈 뻔했네...... |
| 「지휘사」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
| 「레이첼」 아직 몰라, 실험실로 돌아가서 조사해봐야 해. 이 길을 쭉 따라가면...... |
| 레이첼은 갑자기 멈춰섰고, 멀지 않은 하늘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
| 레이첼이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옮겼다. 칠흑같이 어두운 하늘에서 붉은 별이 마치 붉은 눈동자처럼 빛나고 있었다. |
| 눈을 비볐다. |
| 「지휘사」 착각인가? 저 별...... 점점 커지는 것 같은데? |
| 「레이첼」 ...... 아니...... 착각이 아니야. |
| 붉은 별이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었다. 금세 그 크기가 주먹만 하게 변했다. |
| 「레이첼」 적색의 재앙의 별...... 직접 보게 될 줄이야...... 우리가 벌써 죽은 건가? |
| 한바탕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몸은 거센 바람에 휩쓸려 땅에 쓰러졌고, 얼굴은 가느다란 나뭇가지들에 긁혀 상처가 났다. |
| 레이첼은 바람에 휩싸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나무를 안고 있었다. |
| 바람이 잠잠해지자 눈을 떴따. 거기엔 모래 폭풍 가운데 라이온이 조용히 붉은 혜성을 주시하고 있었다. |
| 그것이 정말로 "혜성"일 때의 얘기지만. |
| 「지휘사」 라이온! |
| 강력한 바람을 맞으며 라이온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하고 싶었다. |
| 「라이온」 빨리 가! 어서 피해! |
| 라이온의 외침이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
| 세상이 갑자기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무언가에 부딪힌 것 같은 거대한 굉음으로 덮혔다. 귀가 윙윙 울리기 시작했다. 몸이 지면으로 넘어지고, 파편과 불길이 세상을 집어삼켰다. |
| 흐릿한 시선 중, 충돌하여 형성된 거대한 구덩이 속에서 한 사람의 형체가 서서히 일어섰다. |
| 「? ? ?」 ...... |
| 「? ? ?」 .................. 착륙, 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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