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과 불의 노래/비판 (r13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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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진행 속도에 대한 비판
3. 전개와 개연성에 대한 비판
4. 설정과 세계관에 대한 비판



1. 개요[편집]


조지 R.R. 마틴미국 판타지 소설 시리즈인 얼음과 불의 노래에 대한 비판을 다루는 문서.

얼음과 불의 노래는 잘 만든 수작이지만 문제가 없는게 아니며 오히려 굉장히 많고 작품이 나오면서 문제점들이 드러나 비판을 많이 받고 있다. 사실 작가 본인도 이 작품은 판타지로 실제 역사에 비해 과장하거나 축소한 설정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으며, 역사적인 사실과 멋진 이야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멋진 이야기를 선택하겠다고 한 적 있다. 그럼에도, 유독 극성 팬들 일부가 작품 특유의 선전성과 무자비함에 도취되어 '중세의 현실' 운운하면서 얼불노 이외의 작품을 평가 절하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분명 비판받아야 할 점이다.

얼불노에 묘사된 세계는 소위 '대중적 중세주의'에 입각하여 만들어진 사회로서, 작품의 모티브가 된 10~15세기 영국의 실제적 현실보다는 현대인이 상상하는 더럽고 어둡고 미개하고 잔혹하며 빈곤한 중세적 사회상을 반영한 세계다. 따라서 GRRM은 얼불노를 쓰면서 중세를 온전히 옮겨왔다기보단 장미전쟁 시대 영국의 어두운 면 중 일부를 작가 입맛에 맞게 취사 선택해서 세계관을 만들었다고 보는게 정확하다. 무엇보다 마틴의 장점은 왕정 사회의 혼돈기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스토리텔링 능력에 있는 것이지, 고증을 잘하는데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2. 진행 속도에 대한 비판[편집]


가장 결정적인 비판으로 4권부터 전개가 질질 끌어진다는 점이 있다. 4권과 5권을 합치면 엄청난 분량이 되지만 1~3권에 비해 등장인물은 늘어나고 다루는 지역도 넓어져 작중 시간은 1~3권에 비해 훨씬 느리게 진행된다. 그리고 이는 아래의 출간 속도 문제와 맞물려 팬들이 완결을 걱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2011년 5권 드래곤과의 춤 발매 후 12년이 지났는데도 신권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일단 2011년에 5부가 무사히 출판됐으므로 사람들은 6부만 한없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작가인 조지 마틴이 글을 쓰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 1부는 1996년에 나오고 3부까지 2년동안 꾸준히 내놨지만 4부를 2005년에 출간하고 5부를 2011년에 출간하는등 점점 더 글 쓰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어 작가가 의지를 상실한거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1] 사실 작가가 글을 느리게 쓴 것도 있지만 소설이 점점 더 유명해지면서 소설의 흐름을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GRRM 자신은 반지의 제왕에는 아라고른이 오래오래 현명하게 다스렸다고만 할 뿐 아라고른의 세금 정책 등이 나오지 않았음을 비판하는 등[2] 리얼리즘적인 자세를 견지하지만, 작가와 팬들이 과도하게 리얼리즘에 대해서 광고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시선도 있다. 다른 판타지 소설의 비현실성에 대해 비판하면서 정작 작가의 본작도 고증면에서 대충 넘어가는 부분도 많고 판타지라고 쳐도 리얼리즘에 어긋나고 개연성이 안맞는 부분도 굉장히 많은데 판타지인데 굳이 거기에 집착하느냐며 변명을 해서 넘어가려는 것. 가장 큰 문제점은 얼불노만이 현실적이라고 찬양하면서 작품을 비판하는 사람들과 다른 판타지를 비하하기까지 하는 극성팬들이다.

하지만 팬들에게 중요한 문제는 작가 생전에 완결이 안될것 같다는 점이다. 왜냐면 1부는 1996년, 2부는 1997년, 3부는 2000년에 출간되었고, 4부는 5년이 뚝 떨어진 2005년에, 5부는 6년이 걸린 2011년에 내놓았다.[3] 6부는 2023년까지도 내놓지 않고 있다. 참고로 5부는 나오고 6부가 안 나오는 동안 드라마 왕좌의 게임은 시즌 2~8이, 외전 격인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시즌 1이 방영되었으며 시즌 2는 각본 완성 및 촬영에 돌입한 상태다.[4]

이러다보니 작가의 고령화와 맞물려 작품의 완결 확률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1부 출간 당시 GRRM은 40대 후반의 중년이었지만 6부 집필 중(?)인 현재는 70대 중반인 비만 노인이다. 완결 전 작가가 사망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 단순히 글 쓰는 속도가 느린 것보다도, GRRM이 얼음과 불의 노래에 관심을 잃어서 미적대는게 제일 심각한 문제라는 추측도 나온다. 왜냐면 5,6부가 나오지 않는 동안 GRRM은 세븐킹덤의 기사, 불과 피[5]를 집필하고 게임 엘든 링의 제작에 참여했으며 왕좌의 게임, 하우스 오브 드래곤의 각본 자문을 맡았다. 얼음과 불의 노래 스핀오프인 덩크와 에그 시리즈와 와일드카드 실사 드라마 제작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작가가 고령이어서 1년을 헛되이 쓸 수 없는 상황에 그가 돈벌이를 위해 손대는 프로젝트만 하염없이 늘어가고 있다보니 작품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관심이 갈수록 떨어지게 만든다.


3. 전개와 개연성에 대한 비판[편집]


작가의 작위적인면이 너무 많고 스토리 전개가 허술하며 개연성이 없는 면이 매우 많아 비판을 받는다. 예를 들자면 1부부터 3부까지의 전개가 지나치게 스타크 가문에 불리하고 라니스터 가문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도록 작위적으로 진행되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1부 시점에서 바라테온-툴리-아린[6]의 강력한 동맹세력이 스타크 가문을 뒷받침했고 에다드 스타크는 왕국의 2인자인 핸드 자리까지 차지했지만 왕국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7] 수많은 뻘짓을 거듭하다가 허무하게 권력을 빼앗기고 사형당하고 만다. 다섯 왕의 전쟁이 일어난 후에도 바라테온 형제는 자기들끼리 내전, 툴리 가문은 상당한 수준의 대가문인데도[8] 전쟁 시작하자마자 라니스터 가문한테 제대로 된 대응도 못하며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전력의 절반을 말아먹는것과 아린 가문과 베일 영주들은 대영주 섭정이 반대한다고 계곡에 숨어서 나오지 않거나 도와주려는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그 많은 동맹들 중 도움이 되는 놈들이 없게 되었다.

대너리스의 정복이나 다섯 왕의 전쟁 등 사건 진행도 전체적으로 보면 지나치게 빠르다는 비판을 받는다. 다섯 왕의 전쟁은 5년도 안 되는 기간에 주요 전선 정리가 다 끝나고 소강상태로 빠져드는데 너무 빠르지 않냐는 것. 대너리스의 경우 드래곤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점령지를 제대로 유지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기에 진군이 빨랐던 것이며, 초한전쟁처럼 전 대륙을 무대로 하면서도 몇 년 내에 결판이 난 역사적 사례도 존재한다는 반론도 있다. 다섯 왕의 전쟁은 5부 시점까지도 아직 종결과는 꽤 거리가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러한 빠른 사건 진행은 처음에 브리튼섬 크기의 무대를 구상했다가 점차 무대가 대륙만해지면서 나타난 문제이거나 원래 검의 폭풍 이후 계획되었던 5년의 중간 공백기가 삭제된 것의 영향일 수 있다.

특히 가장 개연성이 없고 무리수로 비판받는 것은 테온 그레이조이의 병사 수십 명에게 스타크 가문의 본성 윈터펠이 털린 것. 명색이 스타크 가문의 중신이자 윈터펠을 수비하던 성주 로드릭 카셀이 제대로 된 방어 병력도 없이 전 병력을 이끌고 윈터펠을 비운 것, 훨씬 수가 적은 볼턴 가문의 병력에게 전멸당한 것은 스타크 가문을 지나치게 무능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많이 나온다. 반면 라니스터 가문은 롭 스타크에게 전술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밀리면서도 아슬아슬하게 블랙워터 전투에서 킹스랜딩을 구원하는 데 성공하며 대륙의 지배자 위치를 굳건히 한다. 이는 산사, 아리아, 브랜의 스토리라인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전개이기는 했지만 누가봐도 너무 개연성이 없다보니 개연성에 대한 비판이 존재하게 만들었다.

사실 작중에서 작가가 작위적으로 진행한 예는 외전인 본편 이전의 시대를 다룬 불과 피에도 있다. 칠왕국이 건국될 때부터 아에곤 1세가 척박한 땅이라는것을 알면서도 수도와 왕령지로 정하는 이상한 결정을 내리고[9], 왕실이 끝까지 왕령지 확대, 수도 이전, 친위대 강화와 같은 왕권 강화를 하지 않고 용에게만 매달리는 것, 도르네 정복전에서 있었던 마르텔 가문의 잘못된 대처, 그리고 도르네 전쟁에서 칠왕국보다 압도적으로 열세인 도르네[10] 이상하게 일방적으로 선전하여 칠왕국이 참패하고[11], 용들의 춤에서 열세인 흑색파가 이상할 정도로 선전하여 승리하는 것[12], 비세리스 1세와 바엘로르 1세의 이해할수 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행위와 실책들, 고작 암살자 2명한테 왕궁이 손쉽게 털리고 왕자가 살해되고 폭도들이 무고한 어린 왕자를 이유없이 살해하는 등등.[13]


4. 설정과 세계관에 대한 비판[편집]


전반적으로 작가가 작중에서 설정한 크기나 숫자 측면에서 현실감이 부족한 면이 굉장히 많이 보이는데, 산도르 클리게인의 마상창술 대회 우승 상금이 말도 안 되게 큰 금액인 4만 드래곤 금화라고 하는 등[14] 화폐 관련 묘사가 한 예이다. 플로렌트 가문이 최대 2,000명의 병사밖에는 동원하지 못한다는 스타니스 바라테온의 언급도 리치의 동원력과 플로렌트 가문의 위상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적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칠왕국의 수도인 킹스랜딩의 인구 숫자가 비판을 많이 받는데 척박한 땅을 가진 국왕령에서 어떻게 50만이나 되는 거대도시가 만들어질수 있냐는것이다.[15] 게다가 왕실 친위대이자 도시 경비대의 숫자도 너무 적은데 고작 2천명으로 50만이나 되는 거대도시의 방위와 치안을 200년이 넘게 유지한것이 말이 안된다.[16]

여기에 등장인물들의 과도하게 어린 나이 또한 비판 대상 중 하나이다. 10대 초반임에도 훨씬 나이든 어른들의 욕망의 대상이 되는 산사 스타크,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이나 산사보다도 3살이나 어린데도 웨스테로스를 가로지으며 끈질기게 살아남는 아리아 스타크가 대표적인 예이다.[17] 게다가 8살밖에 안되는 라에니라 타르가르옌한테 술 담당관을 맡기는 설정은 누가봐도 지나친 무리수다.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세계 구축이기는 하지만 찾아보면 개연성이 떨어지는 설정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그 밖에도 웨스테로스의 크기가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않아 유럽에서 남아메리카로 왔다갔다 하기도 하며, 날짜 또한 제대로 묘사되지 않는데 팬들이 쓸데없이 논쟁할까봐 안넣었다고 하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헷갈린다. 이는 안 그래도 구멍 투성이인 설정을 더욱 꼬이게 만들어 이런 불가사의한 규모는 원작은 물론 드라마에서도 결국 설정 구멍으로 나타났다.

경제에 대한 설정도 문제인것이 전반적으로 세계관의 경제 구조가 중세답지 않게 너무 원시적이고 부실하다. 웨스테로스와 에소스엔 경제의 주력이 어떤 산업인지 제대로 묘사하지 않고 평민과 귀족 사이에 존재하는 제 3의 경제 주체(상업, 금융 종사자)의 비중이 몹시 적다. 이러다보니 국가 경제의 근간을 떠받드는 농민은 대체로 영세한 농노로 추정된다. 즉, 제대로 된 자본주의가 굴러가기 힘든 사회이다. 그런데도 강철은행처럼 전 대륙의 패권에 영향을 끼치는 거대 금융 산업체는 존재하고, 칠왕국 전체가 동일한 화폐를 쓸만큼 경제 공동체적 성질을 발전시킨것이니 말이 안되는 것이다. 중세 EU + 세계은행

세계관의 기후에 대한 설정도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받는다. 왜냐면 웨스테로스는 설정상 수년의 여름과 수년의 겨울이 번갈아서 오는 세계다. 당연히 이런 환경에서 중세 사회가 인구를 대규모로 부양할 수가 없다. 15세기 유럽보다 웨스테로스의 농토 생산량이 훨씬 높다 쳐도, 겨울에 생산량이 격감하여 식량이 줄어드는 걸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중세 사회상 식량 장기 보관 기술이 뛰어나지도 않으니 여름에 생산물을 대량으로 저장해서 겨울을 몇 년씩 버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15세기 수준의 기술로는 건조한 밀을 4-5년 정도 보관하는 것이 한계다. [18] 평민들이 기르는 농작물이 호밀, 보리, 홉 등 현실에서도 존재하는 '봄/여름' 전용 작물이지 판타지 속 곡물이 아님을 감안하면 몇 년짜리 겨울에는 무조건 기근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더군다나 사람이 곡물만 먹고 살지도 않을테고 현실의 인구 규모는 식량 생산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식량 생산량이 높지 않고 저장 능력도 낮은 전근대 사회에선 이상 기후가 2~3년만 지속되어도 극적인 인구 감소를 겪었다. 기근이 찾아오면 사망자와 유랑민이 늘어나며, 노동력을 상실한 농토는 생산량이 격감하니 경제는 축소되고, 경제가 축소되면 유랑민은 더더욱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진다. 작중에서 계속 들어오는 경고는 10년짜리 겨울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인데, 사실이라면 칠왕국은 '다른자' 침입이나 왕위 계승 전쟁은 제쳐두고 눈앞에 닥친 대기근부터 걱정해야 한다. 여름이 수년이나 반복되는 설정도 문제인것이 이때도 심각한 폭염, 가뭄,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가 와서 겨울만큼 큰 재앙이며 기근을 만들어낸다. 작가 마틴은 진정한 재앙을 외면한 채 이전투구에 몰두하는 인간상을 그리려고 한다지만, 고대부터 현대까지 기근은 역병과 더불어 무슨 일이 있어도 외면할 수 없는 대재앙의 영수였다(...) 경제의 근본인 농업이 수년~10년 동안이나 중단되고 파탄날 운명인데 왕족과 대영주, 소영주들 중 대비책을 세우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죄다 권력 쟁탈에만 몰두하는 상황이 굉장히 부자연스럽다.

사법에 대한 설정도 부실해서 비판받는데 세계관은 중세치고 사법 제도가 부실하다. 기본적으로 얼불노 시리즈에서 제대로 적용되는 법은 일부 인물에게만 의미가 있는 계승법, 상속법, 탈영자 처벌법 정도이며, 범죄에 대해선 군주와 귀족이 직접 판결하며 즉결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또한 현실의 중세에서는 함부로 내리지 않는 잔혹한 형벌을 군주와 귀족들이 흔하게 집행해버린다. 그나마 정식 재판[19]은 3부에서 단 한 번 묘사되는데, 재판을 주도하는 사람은 왕족, 협의회 의원, 각 지방 대영주들이고 판사나 변호사, 검사가 없으며 교리를 들어 재판의 정당성과 찬반을 논할 성직자도 없다. 행정 주체가 사법 주체와 동일하니 사실상 재판의 결과가 행정 주체의 뜻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중세의 현실과는 정반대인 것이다(....) 실제 중세의 왕권은 사소한 재판 하나만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해도 휘하 대신들이랑 거대 봉신과 교황, 타국 국왕들에게 견제당할 정도로 약한 경우가 훨씬 흔했다.[20] 성문법이나 관습법 모두 기초적인 편이다. 그렇다고 칠왕국이 교리와 법을 동일시하는 신정국가도 아니다. 신정국가로 보기에는 교권과 분리되어 영주들과 이성과 과학을 추구하는 지식인 집단인 학사들이 세력화가 되어 너무 강한 편이고, 작중 등장하는 칠신교 교리는 실물법을 뒷받침하기엔 지나치게 단순한 차원에 머문다. 이는 칠신교가 카톨릭보다는 기독교 유입 이전에 유럽에 존재했던 기복신앙과 훨씬 유사한 면모를 보이기 때문이다. 본작은 봉건제 사회에서 일어나는 군주 간의 권력 쟁탈전을 주요 소재로 다룬다. 그러나 고도화된 법률과 제도를 만들어 놓지 않은 '야만적인' 공동체가 거대한 봉건 왕국의 형태로 수백년씩이나 존재할 수가 없다. 군신 간의 계약을 세세하게 조정하거나 왕족이랑 신하들의 반역을 막는 법이 없으면 봉건제 자체가 성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건 중세 왕권이 약하거나 말 안들으면 타르가르옌이 드래곤으로 싹 다 때려잡을 능력이 되거나 권력자들의 배반이 난무했다는 사실과는 별개의 이야기로, 중세인들이 무슨 일을 하고자 할땐 당연히 '법적 근거가 뒷받침되는 명분'을 갖고 있어야 했다.[21] 현실의 중세 유럽에선 장기간 내려온 관습법과 체계화된 가톨릭 교리가 국가와 군주와 신민을 엄격하게 구속했다. 군주와 귀족이라 해도 재판을 함부로 결정할 수 없었고 농노들도 영주에게 소송을 걸 권리가 있었다. 이를 방증하듯 중세 대학에서 제일 중요하게 다룬 두 학문 중 하나는 법학이고, 다른 하나는 법학에 윤리 사상적 기반을 제공하는 신학이었다.

언어 설정도 문제인것이 웨스테로스가 유럽 전체~남아메리카 수준으로 큰 대륙이라면서 정작 지역별 언어나 방언은 하나도 없고 죄다 공용어로 통일되어 있다. 톨킨 1승 지역별/시대별 언어 변화나 방언, 피진에 대한 묘사는 전무하다고 봐도 좋다. 이 때문에 북부인과 남부의 도르네인, 산악 씨족과 킹스 랜딩 귀족이 어려움 없이 소통할 수 있고, 심지어 장벽 이남과 단절되어 산지 오래인 야인들도 일부는 공용어를 쓸 줄 안다. 작중 통역사 노릇을 하는 사람은 대너리스가 부리는 조라 모르몬트미산데이 정도인데 이들은 전부 웨스테로스 바깥에 있으니, 외국어는 웨스테로스 바깥에서나 쓰이는 언어라는 소리다. 심지어 계급 간 언어 차이도 별로 없어서 평민과 귀족도 말이 잘 통하고, 말씨나 화법으로 신분을 짐작하는 경우도 흔하지 않다. 정작 공용어의 모델이 된 영어는 사용자의 출신지, 계층, 학식 수준, 사는 시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언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작중의 공용어가 얼마나 이상한 언어인지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웨스테로스가 실제론 와이트섬보다 작은 것 아니냐고 팬덤에서 농담을 하기도 한다.마틴옹이 원래 얼불노를 스케일 작은 작품으로 시작했다는 증거이다

그 외에도 일부일처제서자를 입적하는 것을 금지하는, 부계 우선 장자 상속제를 택하는 칠왕국의 사회에서 상류층 가문들이 무려 수천년 단위로 대가 안 끊기고 이어지는 것도 이상하고[22] 수십, 수백 번의 분가를 겪지 않고 단일한 성 아래 이어져나간다는 설정 역시 비현실적이다.

일명 'Dead ladies club'이라 불리는 어머니 세대의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묘사가 작품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대표적으로 주요 등장인물들인 존 스노우, 대너리스 타르가르옌, 티리온 라니스터의 아버지들이 중요 등장인물로서 풍부한 묘사가 제공되는데 비해 어머니 쪽은 훨씬 부족할 뿐더러 모두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작중의 핵심 미스테리를 담당하는 리안나 스타크, 죽은 뒤에도 자주 언급되는 조안나 라니스터는 그렇다 치더라도 라엘라 타르가르옌 왕비나 엘리아 마르텔 왕세자비, 아샤라 데인 등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사실이 없다. 이외에도 1부 주인공 에다드의 어머니 리아라 스타크는 오랫동안 이름도, 가문조차도 알려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도란 마르텔의 어머니이자 조안나와 라엘라의 친구였다는 도른 여대공은 아직까지도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다. 마이너한 인물들까지 포함하면 캐틀린 스타크의 어머니인 미니사 휀트, 브리엔느 타스의 어머니, 로버트 3형제의 어머니인 카사나 에스터몬트 등도 포함된다. 사망하지는 않았지만 남편 도란 마르텔과의 반목으로 친정으로 돌아가 이야기에 전혀 등장하지 않는 아리안느와 쿠엔틴의 어머니 멜라리오, 아들들을 잃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하여 마찬가지로 친정으로 돌아간 테온과 아샤의 어머니 알라니스 할로우도 있다. 아무리 중세의 산모 사망률이 높았다지만[23] 지나치게 여성 캐릭터들을 많이 사망시키거나 스토리에서 배제시켰다는 비판이 주로 제시되곤 한다. 불과 피에서는 알리산느 타르가르옌 왕비 등 주요 여성 등장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알리사 벨라리온 왕비처럼 기존의 임신-사망 패턴이 또다시 나타나는 것을 비판하는 독자들도 있다.

도른인, 도트라키노예상의 만 거주민 등 에소스의 여러 민족들이나 여름 제도인들에 대한 묘사가 지나치게 오리엔탈리즘에 기반했다는 비판도 있다. 여러 이국적 문화에 대한 묘사에서 에로티시즘이 동반되는 비슷한 패턴이 한 예이다.

종교나 신화에 대해서도 묘사가 빈약하다. 창조 신화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 특히 칠신교의 경우 전형적인 중앙 집권화된 중세 가톨릭을 모티브를 한 판타지 종교임에도 불구하고 묘사가 빈약하여 교파간의 충돌이나 교리의 해석 차이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기껏해야 근친혼을 받아들일지 말을지밖에 나오지 않는다. 교황에 해당되는 하이 셉톤의 종교적인 권위 또한 대체 어디서 오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특히 무장 교단 반란이 가장 개연성이 없고 부실한데 무장 교단이 마에고르의 무자비한 토벌에도 세력이 약화되기는 커녕 계속해서 반란을 일으키고 저항하는것이랑 재해리스 1세의 교단 군사권, 재판권 박탈에는 왜 반발이나 저항이 없다는게 이상할 지경.
[1] 4권 후기에다가 5권은 2006년에 나올거라 말 해두고선 2011년까지 소식이 끊겼다[2] 엄밀히 말하자면 비판이라기보다는 방향성의 차이를 제시한것이다. 뜬금없긴 하지만. 사실 오히려 디테일에 관해서는 반지의 제왕이 훨씬 앞선 것도 있다. 가령 호빗족은 그 기원이 불분명함에도 생일풍습이라든가, 각 가문의 계보도 및 호빗만의 생활양식이 뭔지 초장부터 아주 자세하게 설정했다. 정작 세금제도를 언급한 얼불노는 세계관 내에서 제대로 된 세금정책은 나오지 않으며, 생활양식은 중세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는지라 디테일한 설명은 안 하는 경우도 많다.[3] 특히나 4부 후기에다가 5부는 2006년에 나올 거라 말해두고선 2011년까지 소식이 끊겼다. 하도 연재기간이 늘어지다보니 4부 출간 당시 태어난 사람들이 이제 준성인이 되어버렸다.[4] 이렇게 연재 기간이 이보다 더 긴 미국 성인 판타지는 33년간 집필된 스티븐 킹의 다크 타워 시리즈 정도다 이조차도 완결났다. 그러나 다크타워 시리즈는 최고로 연재 공백기가 4-5부 사이의 6년에 불과하고, 5, 6, 7부의 출간 텀은 각각 1년 밖에 안 된다. 무엇보다 스티븐 킹이 4부를 마치고 차에 치어서 재활하느라 1년 넘게 글에 손도 못댔다는 걸 생각하면 다크타워는 얼불노와 경우가 다르다. 결정적으로 스티븐 킹은 다크타워를 연재하는 33년간 다른 소설도 수십편 집필해서 완결을 냈고, 개중에는 <스탠드>처럼 다크타워보다 분량이 많은 작품도 있다.[5] 심지어 이 두 책도 완결은 나지 않았다(....) 세븐 킹덤의 기사 같은 경우 12편의 중단편으로 이야기를 완결짓는게 작가의 목표라고 하지만 실제로 책에 실린 것은 3편이며, 1편과 3편의 출간 시기는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6] 아린 가문은 1부 시작시점에서 사실상 동맹을 해제하였다. 사실 이 동맹도 로버트의 반란 때 생겨난 동맹이지 용들의 춤에서는 바라테온이 툴리-아린-스타크와 적대적이었다.[7] 물론 에다드가 수관이 되기 이전에 국왕인 로버트가 말아먹은게 크다보니 에다드로서도 어쩔수가 없었다.[8] 용들의 춤에서 녹색파를 상대로 많은 승전을 거둔 가문이다. 흑색파의 승리도 툴리 가문이 결정적으로 했다. 심지어 녹색파의 드래곤인 바가르에게 리버랜드가 초토화되어 막심한 피해를 입었는데도 이런 업적을 이룬 것이다.[9] 더 큰 문제는 이를 왕비들과 신하들이 반대한다는것 조차 없다는것이다. 상식적으로 왕비들과 신하들이 척박한 땅이라는것을 모를리가 없고 반대하는게 정상이다.[10] 동원할수 있는 군사력이 1만에 불과하고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할 정도로 열세였다. 그렇다고 경제력이 좋냐면 그것도 아닌데 도르네는 칠왕국에서 강철 군도, 북부, 국왕령만큼 생산력이 떨어지는 척박한 땅이다. 특히 도르네 전쟁에서 도르네는 기근까지 와서 아사한 사람도 많이 나왔을 정도로 경제 사정이 나빴다.[11] 그것도 도르네한테 아무런 요구조건도 없이 그냥 평화 협정을 맺는것이다. 바엘로르 1세의 굴욕적인 평화협정 강행은 누가봐도 무리수 설정이다.[12] 그러다보니 레딧에서도 용들의 춤이 작위적이라며 비판하는 의견이 있다.#[13] 재해리스의 죽음도 문제이지만 나중에 벌어진 마엘로르의 죽음 역시 문제인것이 아무리 성난 폭도들이라도 자신들한테 해도 입히지 않은 무고한 어린아이를 잔혹하게 죽일 정도로 막장인것은 아니다. 특히나 폭도들은 마엘로르가 아무 상관없다는것을 모를리가 없고 굳이 죽일 이유도 없는데 왜 잔혹하게 죽이는 것이 의문스러운 상황.[14] 특히 금화 4만개는 굉장히 큰 거액인데 칠왕국의 재정이 파탄난 상황에서 이런 거액을 지불할 능력이 되냐는 비판이 제기되기 쉽다.[15] 농담 아니고 국왕령은 위키에서도 아무런 특산물도 언급되지 않으며 경제의 원동력이 킹스랜딩에서의 교역선이 많이 드나드는것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다.[16] 결국 이렇게 너무 적은 수의 병력은 용들의 춤에서 벌어진 폭동을 진압못하여 왕족들과 귀족들이 도주해야 했고 본편에서 벌어진 2차 킹스랜딩 폭동도 간신히 진압했으나 많은 사상자가 나오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 이렇게 문제가 생길것은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수있는데 왜 200년이 넘게 개선할 생각을 하지 않았냐는 것이다.[17] 이는 원래 검의 폭풍 이후 계획되어 있었던 5년의 공백기를 취소한 흔적이기는 하다.[18] 6부에서 장벽 집사장 보웬 마시캐슬 블랙에 3~4년치 식량을 저장해두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장벽에 근무하는 경비대원은 1000명 미만이고, 가혹할 만큼 추운 동네라 저만한 음식을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냉동 고기가 염장 고기보다 오래 간다는 작중 묘사를 볼 때 기본적으로 캐슬 블랙 이남에선 식량의 보관 기한이 더 짧을 것이다.[19] 귀족이 국왕 시해를 저지른 사건을 다루니 형사 재판 중에서도 상당히 중하게 시행해야하는 문제였다.[20] 일례로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는 왕세자인 프리드리히 2세가 자신을 화나게 해서 처형하려 했는데 왕비랑 귀족들, 신성 로마 제국 황제가 나서서 강력히 반대하여 처형하지 못하고 수감으로 그쳐야 했다.[21] 이는 현대의 정치에도 똑같이 적용된다.[22] 당장 이혼과 재혼이 자유롭고 필요에 따라 양자까지 들이는 등 상속 구조가 널널한 고대 로마에서도 가문이 끊어지는 일이 빈번했고, 일부다처와 서자 계승, 친척 입양이 허용되는 동양 왕조들도 적자가 없어서 서자로 대를 500년 이어가는게 한계였다. 그나마도 계속 직계에서 후계자를 낸게 아니라 중간 중간 방계에서 계승자를 찾아 대를 이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래도 후손이 없어 가문이 끊어진 경우가 흔하다.[23] 중세 산모사망에 대한 데이터는 구하기 힘들지만 15세기 피렌체의 산모사망률은 출산 1000번당 14.4번 수준이었다고 하며(Forgeng and Singman, Daily Life in Medieval Europe, 1999, 18p), 초기 근세인 17세기, 18세기에는 1~1.5% 수준이었다고 한다. # 등장인물 대부분은 의학기술의 혜택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고위 귀족들이며, 마에스터 등 의학 수준은 중세보다 더 높게 묘사되기도 한다. 얼음과 불의 노래/세계관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