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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날2@ 고른 성별에 따라 상대가 달라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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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 그녀 |
| 삐삐삑—— 전술 단말기에서 소리가 났다. 스크린에 알 수 없는 메시지 표시가 나타났다. |
| 「지휘사」 응? 왜 이렇게 된 거지... |
| 「? ? ?」 도움을 요청한다. |
| 꿈 속 그림자가 갑자기 전술 단말기 스크린에 나타났다. |
| 「지휘사」 와! ... 아, 당신이구나? |
| 「? ? ?」 그렇게 놀랄 필요 있어? 널 도와준다고 했잖아. |
| 그렇다면...... 그 꿈과 꿈 속의 대화는 모두 사실인가? |
| 「? ? ?」 벌써 친구를 하나 만들었구나. 지금까진 아주 잘 했어. |
| 「? ? ?」 이 편지를 보낸 모토키 교수가 네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어. 네 친구, 그리고 다른 신기사들과 그를 도와줘. |
| 「지휘사」 잠시만, 당신은 대체 누구... |
| 전술 단말기는 평상시처럼 회복되었고 대화 내용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도움 요청】 대학 캠퍼스의 도서관이 흑문사건이 있던 날 파괴되어, 많은 양의 희귀서적이 유실될 위험에 처했습니다. 도서관 신축공사를 맡을 기업, 개인을 구하고 있습니다. 지원자는 학교를 방문해주세요. 책임자 : 모토키 교수 |
| 대학 캠퍼스로 오자, 피닉이 교문 앞에 서 있었다. |
| 「지휘사」 피닉? 날 기다린 거야? |
| 「피닉」 후후, 지휘사님이 도서관 건설 위탁을 수락해서 모토키 교수님을 찾아간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
| 「피닉」 마침 제 실험실도 그 근처에요. 제가 안내할게요! |
| 「지휘사」 피닉이 모토키 교수를 안다고? |
| 「피닉」 네. 학부 과정에서 교수님의 민속학 상식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 매우 흥미로웠죠. 특히 벚꽃 축제에 관한 소개가 그랬어요. |
| 「지휘사」 벚꽃 축제? |
| 「피닉」 지휘사님, 벚꽃 축제라고 들어 보셨나요? 예전에 이 도시에서 가장 성대하게 열렸던 1000년 역사의 전통 축제라고 해요. |
| 「피닉」 사람들은 축제 기간에 함께 벚꽃을 구경하기도 하고, 떨어지는 벚꽃 잎을 모아 물에 씻어 기원을 하기도 했죠. |
| 「피닉」 하지만 아쉽게도 20년 전부터 축제는 열리지 않게 되었다고 해요. 그렇게 축제를 아는 사람은 점점 더 줄어가고 있고요. |
| 「피닉」 모토키 교수님이 이 벚꽃 축제 연구의 귄위자랍니다. |
| 피닉과 함께 학교를 지나는데 곳곳이 흑문에 의해 훼손된 흔적이 보였다. 그래도 수리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
| 「피닉」 바로 앞이 모토키 교수님의 강의실 건물이에요... |
| 피닉은 말을 하려다가 멈췄다. |
| 「피닉」 사실, 지휘사님... 알려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다들 모토키 교수님은 융통성도 없고 완고하며 수업도 지루하고 점수에도 엄격한 사람이라고 하죠. |
| 「피닉」 하지만 최근, 그 분이 벚꽃 축제를 다시 열 생각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이 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교수님을 비웃고 있어요. 당신도 그 분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
| 「피닉」 전 사실 교수님은 매우 따뜻한 분이라고 생각해요. |
| 피닉은 내가 모토키 교수를 오해할까 봐 걱정되어 날 기다린 것 같았다. |
| 「피닉」 아 물론, 저도 도서관이 하루 빨리 지어지기를 바란답니다. |
| 「피닉」 그러니, 부탁할게요! |
| 말을 마친 뒤, 피닉은 미소를 띄운 얼굴로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
| 약속 시간이 되기도 전에 모토키 교수는 이미 커다란 나무 밑에 나와 있었다. 희끗한 머리에 단정한 양복...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
| 「모토키 교수」 자네는 도서관을 지으러 온 사람인가? 본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공사 자금이 많이 딸린다네. 분명 손해 보는 장사일 것이야... 손해를 보고 싶지 않다면 빨리 발을 빼는 편이 좋을 걸세. |
| 「우류」 모토키,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거예요. |
| 「지휘사」 아, 우류... |
| 「우류」 지휘사님, 안녕하세요. |
| 「지휘사」 우류가 왜 여기에 있죠? |
| 「우류」 모토키 교수와 얘기 중이었어요. 모토키는 제 친구에요. 고아원의 일도 여러 번 도와줬었죠. |
| 「지휘사」 그렇게 된 거였군요. |
| 「모토키 교수」 아직 여기에 남아있다는 건, 이 위탁에 흥미가 있다는 걸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자, 그럼 자세한 얘기를 나눠봅세. |
| 「모토키 교수」 저 오래된 도서관은 흑문 사건으로 꽤 큰 타격을 입었네. 그런 탓에 많은 진귀한 문서들이 훼손될 위험에 처해 있지. |
| 「모토키 교수」 그래서, 빠르게 새로운 도서관을 지어 자료를 보관하고 싶다네. |
| 「우류」 죄송하지만, 한 마디만 할게요. 이런 일은 학교가 앞장서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최소한 투자라도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
| 「모토키 교수」 휴...... 이미 여러 번 요청해봤네만, |
| 「모토키 교수」 흑문 사건 이후 학교도 꽤 큰 타격을 입어서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모양이더군...... |
| 「우류」 그렇다면... 시간이 좀 지난 뒤에 고쳐도... |
| 「모토키 교수」 안 돼, 안 된다고...... 그 도서관에는 내가 몇십 년 동안 모아 온 벚꽃 축제에 관한 자료들이...... 세상에서 단 한 권밖에 없는 책들인데...... 이대로 가다간 다 망가지고 말 거야. |
| 「우류」 휴우, 그래서 벚꽃 축제를 가장 기대하시는 거였군요. |
| 모토키 교수는 작게 한숨을 쉬며 대답하지 않았다. |
| 「우류」 어쨌든, 도서관을 수리하는 일은 도와드리죠. 거기에 지휘사님, 그리고 다른 신기사의 힘까지 보태면 문제 없을 거예요. |
| 「우류」 그럼... 지휘사님, 함께 대학 캠퍼스에 도서관을 지어 보자고요. |
Ο모토키 교수는 우리가 그를 도와 대학 캠퍼스에 진귀한 서적을 보관하기 위한 공공 도서관을 건설하길 바란다. |
| 「우류」 새로운 도서관이 지어졌군요. 저도 이제 아이들을 돌보러 가야 할 것 같아요. |
| 「우류」 지휘사님, 캠퍼스에 있는 옛 도서관의 책을 새로 지은 도서관으로 옮겨 주시겠나요? |
Ο새로운 도서관이 완성됐다. 대학 캠퍼스에서 살펴보자. |
| 「모토키 교수」 이렇게 빨리 고쳤다고?! 고맙네...... 정말 고맙네! |
| 도서관이 완공됐으니 이제 자료들도 무사할 것이다. 모토키 교수는 점잖게 우리를 향해 머리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
| 「모토키 교수」 하지만 이 책들...... 심하게 훼손된 듯 하군. 아무래도 다시 복원하기는 힘들겠어...... |
| 「지휘사」 아... 서적 복원이라면, 시비르 선생님이 할 수 있을지도. |
| 종이를 지배하는 힘을 가진 시비르 선생님의 능력 아래 처참하게 찢어진 책들은 완전히 새롭게 탄생했다. |
| 「시비르」 이러면 괜찮을 거예요. |
| 「모토키 교수」 잘 됐어! 정말 고맙네! 신기사들은 정말 대단하군! |
| 「시비르」 어라? 이 책... 매우 특별해 보이네요. |
| 시비르 선생님은 작고 깜찍한 노트 하나를 들고 있었다. 열어보니 각종 낙서가 가득했다. |
| 「시비르」 아이의 그림이... 왜 도서관에 있을까요? |
| 누레진 페이지에 유치한 그림이 있었다. |
| 알록달록한 벚나무 아래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부모의 손을 잡고 있고, 세 식구는 행복하게 웃고 있다. |
| 「모토키 교수」 실례지만, 나에게 보여줄 수 있겠나? |
| 모토키 교수는 조심스럽게 노트를 넘겨 받았다. |
| 「모토키 교수」 이건...... 내 딸의 노트야. |
| 「모토키 교수」 그 당시, 난 아이가 종종 노트에 무너가를 그리는 걸 보곤 했네. 하지만 나에게 보여주지는 않더군.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이 사실을 점점 잊어버렸지. |
| 「모토키 교수」 하지만 오늘, 이런 곳에서 보게 될 줄이야...... 내 연구 자료에 섞여 들어가 있던 모양이군. |
| 모토키 교수는 열심히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어 나갔다. |
| 그리고 한참 뒤, 그는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바라봤다. |
| 「모토키 교수」 난...... 소원이 있어...... 아무에게도 말 한 적 없지만...... 나도 이 소원이 너무 황당하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지...... |
| 「모토키 교수」 하지만 이번에 말 하지 않는다면 아마 영원히 말하지 못 할 거야...... |
| 줄곧 침묵을 지키던 모토키 교수는 상당히 불안한 듯 했다. |
| 「지휘사」 걱정 마세요.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
| 「모토키 교수」 난...... 다시 벚꽃 축제를 열고 싶네. |
| 「지휘사」 벚꽃 축제요? |
| 전에 피닉 얘기했던... 모두 함께 벚꽃 잎을 씻는 축제 말인가? |
| 「시비르」 하지만... 벚꽃 축제는 벌써 20년 동안이나 중지된 걸요. 왜 다시 개최하려는 거죠? |
| 「모토키 교수」 ...... 그냥...... 개인적인 문제 때문이라네. |
| 긴 침묵이 지나고, 모토키 교수님은 갖고 있던 주머니에서 사진을 한 장 꺼내 우리에게 주셨다. |
| 사진 속에서는 젊은 시절 모토키 교수님이 곤히 자는 딸을 안고 있었고, 그의 아내는 그에게 기대어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
| 「모토키 교수」 내가 참가한 마지막 벚꽃 축제였지. |
| 「모토키 교수」 이 사진을 찍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네. |
| 지잉——책상 위에 둔 전술 단말기가 깜빡인 것 같다. |
| 「모토키 교수」 꽃이 떨어져 바닥으로 돌아가는 것은 귀환, 그리고 가족의 단합을 의미하지...... 왜인지는 모르겠다만, 우리 딸은 벚꽃 축제에 가면 엄마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네. |
| 「모토키 교수」 하지만 그 당시...... 나에게 벚꽃 축제는 아픈 기억일 뿐이었어. |
| 지잉——전술 단말기의 눈부신 하얀 빛이 온 방을 뒤덮었다. |
| .................. |
| ............ |
| ...... |
| 새하얀 빛 속에서부터 젊은 모토키 교수와 한 소녀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
| 「소녀」 아빠, 아빠! |
| 「소녀」 내일 같이 벚꽃 축제 가자! 엄마는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
| 「모토키 교수」 ... 미안해. 아빠가 내일 회의가 있어서...... 내년, 내년에는 꼭 같이 가 줄게. |
| 「소녀」 하지만 다들 올해가 마지막 벚꽃 축제라고... |
| 「모토키 교수」 다들 매년마다 그렇게 말을 하지. 하지만 벚꽃 축제는 여전히 열리고 있잖니? |
| 「모토키 교수」 자, 착하지...... 내년에는 꼭 같이 가자. |
| ............ |
| ...... |
| 그러나 이듬해, 정말로 벚꽃 축제는 중지되었다. |
| 「소녀」 아빠, 정말 내년에는 벚꽃 축제가 열릴까? |
| 「모토키 교수」 ... 내년, 내년에는 분명 열릴 거야! |
| 「소녀」 응, 그럼 아빠... 내년에는 나랑 벚꽃 축제에 가야 해! |
| 「모토키 교수」 그래...... 꼭...... |
| ............ |
| ...... |
| 하지만 3년째에도, 4년째에도...... 벚꽃 축제는 열리지 않았다. |
| 한 해. 또 한 해. 비슷한 대화, 비슷한 거짓말.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
| 한 해가 끝날 때마다, 소녀는 성장했다. |
| 결국... 아이는 벚꽃 축제에 대해 더 물어보지 않게 되었다. |
| 아마 드디어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벚꽃 축제는 이미 과거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과, 엄마도 더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
| 모토키 교수는 해를 거듭할 수록 늙어 갔고, 마침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
| ............ |
| ...... |
| 새하얀 빛 속에서 모토키 교수는 혼자 사진을 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
| 「모토키 교수」 아빠는 널 속이지 않았단다. 아빠가 돈을 많이 벌어 뒀으니, 이 돈이면 분명 다시 벚꽃 축제를 열 수 있을 거야. |
| 「모토키 교수」 내년, 내년에는 진짜 벚꽃 축제를 열어주마! |
| 「모토키 교수」 내년에는 함께 벚꽃 축제에 놀러 가자꾸나...... 그곳에서 엄마가 기다릴 거야...... |
| 띠리링... |
| 「전화」 여보세요, 모토키 교수님 맞으신가요? ... 이런 말을 드려서 정말 유감입니다. 방금 시가지에서 흑문의 습격이 있었는데, 거기서 당신의 딸이...... |
| 습격당했습니다. |
| 치지직......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
| 흰 빛이 사라짐과 동시에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왔다. |
| 「모토키 교수」 ...... 이게 내가 벚꽃 축제를 열고 싶은 이유라네. |
| 모토키 교수는 여전히 평온하게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
| 설마 누구도 방금 전 그 광경을 보지 못한 건가? 아니면...... 그냥 내가 환각을 본 것 뿐인가? |
| 「모토키 교수」 황당하겠지...... 이미 다 늦고 의미도 없어진 일을...... 하지만...... |
| 「모토키 교수」 난 그래도 벚꽃 축제를 열고 싶네. 딸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어.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만 해...... |
| 「모토키 교수」 그렇지 않다면, 난 남은 일생도 계속 후회 속에서 살게 되겠지...... |
| 「모토키 교수」 내가 벚꽃 축제를 개최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나? |
- ▷ 수락하자.
| 「지휘사」 우리가 소원을 이뤄 줄게요! |
| 모토키 교수는 순식간에 모든 힘이 빠진 것처럼, 의자에 쓰러지듯 앉았다. |
| 그는 여전히 낙서로 가득 찬 노트를 굳게 쥐고 있었다. |
| 「모토키 교수」 고마워...... 정말 고맙네...... |
- ▷ 거절하자.
| 내가 거절하려고 한 순간, 눈 앞에 한 줄기의 흰 빛이 번쩍였다...... |
| 「? ? ?」 도움이 필요한 도시의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들의 소망을 들어줘. |
| 만약 벚꽃 축제가 열린다면, 정말로 내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까? |
| 난 그 그림자가 한 말은 믿지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이 일은 해볼 가치가 있다. |
| 「지휘사」 이렇게 된 이상, 할 수 있는 데까지 도와 드릴게요. |
| 모토키 교수는 순식간에 모든 힘이 빠진 것처럼, 의자에 쓰러지듯 앉았다. 그는 여전히 낙서로 가득 찬 노트를 굳게 쥐고 있었다. |
| 「모토키 교수」 고맙네...... 이건 내 일생의 마지막 소원일세. 꼭 이뤄야만 하는 소원...... |
| 「? ? ?」 벚꽃잎을 깨끗이 씻어 묻어야 한다고? 듣기만 해도 귀찮은데, 어쩐지 이런 축제가 제전이 없어졌나 했어! |
| 「? ? ?」 아, 농담이야, 화내지 마. |
| 「? ? ?」 본론으로 들어가서, 방금 모토키 교수님의 기억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
| 그 하얀 빛은... 역시 환상이 아니었다. |
| 「? ? ?」 그건 네 전술 단말기에 숨겨진 기능이야. |
| 「지휘사」 어떤 기능인데? |
| 「? ? ?」 기억 통합 시스템을 이용해, 기억 간의 주파수를 동조화 해서 기억 전송과 공유 기능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능이지. |
| ... 전혀 못 알아듣겠다. |
| 「? ? ?」 아직 이해가 안 가는구나. |
| 「? ? ?」 요컨대, 네가 신기사와 함께 이 도시 주민들을 돕고 그들의 소원을 들어줬을 때, 전술 단말기를 통해 너와 상대방의 기억이 연결되고, 상대방의 기억을 볼 수 있다는 거야. |
| 「지휘사」 확실히... 뭔가 엄청나긴 하네. |
| 「? ? ?」 한 번 잘 사용해 봐. 더 많은 사람들이 네 도움을 기다리고 있으니. |
경험하는 모든 일상들
【수첩】
대학 캠퍼스에서 모토키 교수를 도와 도서관을 건설한 뒤, 벚꽃 축제를 다시 개최하고 싶다는 그의 소원을 알게 됐다. 그러나 벚꽃 축제를 개최하려면,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우선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귀자!
| 「모토키 교수」 자네와 신기사들의 도움 덕에, 벚꽃 축제 기획 작업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네. |
| 「모토키 교수」 우선 해야 할 일은 이벤트 계획을 세우는 것이야. 하지만 벌써 20년이나 지난 데다...... 흑문 사건으로 인한 파괴 때문에 그 당시의 구체적은 모습은 이 길이 없어졌지...... |
| 「지휘사」 제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을까요? |
| 「모토키 교수」 동방거리는 벚꽃 축제의 발원지나 마찬가지지. 그러니 그곳에서 조사한다면 뭔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
| 「모토키 교수」 나도 찾으러 가 보기는 했다만...... 그곳의 사람들은 날 반기지 않는 듯 하더군. |
| 「모토키 교수」 만약 동방거리에 갈 일이 있다면, 관련 자료 수집을 부탁하네. |
【도움 요청】 저는 동방거리에서 온 스노하라입니다. 요즘 악몽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이 악몽의 실체를 밝히고 싶습니다. 자세한 건 동방거리에 오시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내용은 반드시 비밀로 해주셔야 합니다. |
| 동방거리의 약속장소에 도착했을 때, 그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의뢰인은 젊은 남자였다. |
| 「스노하라」 이런 이상한 편지가 왔는데도 도와주러 오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
| 스노하라는 30세 전후이며 곧은 몸에 단정한 의복을 갖춰 입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좋은 인상이었다. 하지만 다소 피곤해 보이는 것이 신경 쓰이는 일이 있는 것 같았다. |
| 「지휘사」 편지에 최근 계속 같은 꿈을 꾼다고 적혀 있더군요. |
| 「스노하라」 휴, 이 꿈 때문에 제 생활이 엉망이 됐어요. |
| 「스노하라」 사실 곧 결혼할 예정이에요. 저와 제 약혼녀는 2년 전에 만났어요. 전 그녀를 매우 사랑해요.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
| 「스노하라」 최근에... 갑자기 이상한 꿈을 계속 꾸기 시작했어요. 꿈 속에서 벚꽃 숲이 펼쳐지고, 그곳엔 한 소녀가 있었어요. 마치 절 부르는 것 같은... |
| 「스노하라」 처음엔 단지 꿈일 뿐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갈 수록 선명해지고 있더라고요. |
| 「지휘사」 요즘 기분이 안 좋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신 거 아닌가요? |
| 「스노하라」 병원에 가서 심리 의사도 만나 봤지만, 다들 제가 정상이라고 하더군요. 다들 안정제만 처방해 줄 뿐이었어요. |
| 「스노하라」 심지어 동방거리의 퇴마사 분도 찾아뵈었지만... |
| 「지휘사」 동방거리의 퇴마사? 설마... |
| 「종한구」 네, 바로 저랍니다. |
| 「스노하라」 종 사장님... 오... 오셨군요... |
| 종한구를 본 스노하라가 갑자기 긴장했다. 아무래도 종사장이 스노하라에게 트라우마를 남긴 것 같다... |
| 「종한구」 걱정 마세요, 현몽이나 빙의는 아니니까요. 제가 보기엔, 그건 당신이 잃어버린 기억이에요. |
| 스노하라는 몸을 일으켜 창문 밖으로 바라보며 열심히 회상했다. |
| 「스노하라」 하지만 전...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조차도 모르겠어요... |
| 「스노하라」 제 약혼녀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녀에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결혼 날짜는 점점 다가오고 있어요. 그 결말이 어떻든, 결혼 전에 이 일을 해결하고 싶어요. |
| 스노하라는 결심을 굳힌 듯, 고개를 들고 우리를 바라봤다. |
| 「스노하라」 여러분, 부디 제 꿈의 진상을 밝혀주세요. 이게 제 소원이에요. |
| 「종한구」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하는 거라면... 꽤 비쌀 텐데요. |
| 「스노하라」 보수에 대한 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미스터리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
| 「종한구」 음, 꽤 시원시원하네요. |
| 「종한구」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당시 남겨둔 물건을 통해 기억을 자극하는 거죠. |
| 「스노하라」 그건 좀 어렵겠군요... 어린 시절의 물건은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아서... 모두 제 옛 집에 있죠. |
| 「지휘사」 그럼 옛 집을 수색해 보면 단서가 나올지도... |
| 「스노하라」 그게 문제입니다. 그쪽 거리는 흑문 사건이 있고 나서, 아직도 봉쇄돼서 자유롭게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이에요. |
| 「종한구」 그랬단 말이죠. 그런 사소한 일은 그에게 맡기시라구요. 그는 정말 대단하니까요! |
| 「지휘사」 응? 자... 잠깐만... |
| 「종한구」 몸 조심하세요! 응원할게요! 돈 받으면 반띵으로, 좋죠? |
| 「종한구」 좋아요, 그럼 어서 스노하라 군과 출발하도록 하죠. |
전투승리
| 「스노하라」 이곳에 제가 살던 집입니다. |
| 눈 앞에는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저택이 있었다. |
| 「종한구」 설마 대부호의 상속인이셨을 줄은... |
| 「종한구」 이럴 줄 알았으면 가격을 좀 더 높게 부를 걸... |
| 「스노하라」 농담하지 마세요. 이건 그냥 집일 뿐이라구요. 사실 이 집은 제게 있어 감옥과도 마찬가지였답니다. 제 어린 시절을 가둔 감옥 말이죠. |
| 「스노하라」 제 집은 저에게 매우 엄격했죠. 어릴 때부터, 제 활동 반경은 이 담벼락 안으로 한정되어 있었어요. |
| 「스노하라」 학교를 갈 때 조차 하인이 배웅해주었죠. 매일 똑같은 날들을 살아가며 자유라고는 한 톨도 느낄 수 없었어요. |
| 「스노하라」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이 집을 떠나 독립했습니다. |
| 「스노하라」 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 집을 물려받게 되었죠. 하지만 한 번도 돌아온 적이 없습니다. |
| 긴 복도를 지나 스노하라가 있는 방에 도착했다. |
| 「지휘사」 여긴... 스노하라 씨의 방? |
| 「스노하라」 맞아요. 하지만 전 이곳에서의 나날들은 거의 기억나지도 않아요. 어차피 그리 좋은 기억도 아니었으니까요. |
| 「종한구」 책이 꽤 많은데요. |
| 「스노하라」 어릴 땐 책을 좋아했어요. 오직 책 속에서만 바깥의 자유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었죠. |
| 「종한구」 그랬군요. 이게 돌파구가 될 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이 책 더미들 속에서 당신의 기억에 관한 물건을 찾아보도록 하죠. |
| 역시 이건 전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십여 년간 아무도 정리하지 않은 서재이다 보니 이미 먼지로 가득하여 기침이 끊이질 않았다. |
| 더욱 화가 나는 것은... 종한구는 혼자 의자에 앉아 노래를 흥얼대는데, 돕겠다는 생각은 하나도 없어 보였다는 것이다. |
| 「지휘사」 스노하라 씨, 단서는 찾으셨나요? |
| 「스노하라」 뭔가... 이 책의 이야기들... 매우 익숙하네요. |
| 「종한구」 그렇겠죠. 당신이 보던 책이었으니까. |
| 「스노하라」 하지만... 저도 잘 모르겠어요. 뭔가... 중요한 걸 놓친 것 같은데... |
| 「지휘사」 아! 여기! 이 책에 사진이 꽂혀있어요! |
| 「스노하라」 음? 이건... |
| 사진 속의 스노하라는 7, 8세 정도의 아이로 보였다. 벚꽃나무 아래에서 이가 빠진 자리를 드러내며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
| 「스노하라」 이 사진은 분명 벚꽃 축제 때 찍은 사진이에요. |
| 「스노하라」 제가 어릴 때, 매년 벚꽃 축제 시즌에만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거든요. 저에게 있어 가장 즐거운 날이기도 했죠... |
| 스노하라는 침묵을 지키며 사진을 바라봤다. |
| 「스노하라」 벚꽃 축제... 벚꽃 축제라... |
| 스노하라는 필사적으로 섬세하고 거미줄 같은 기억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다. |
| 그러다 갑자기 그는 뭔가를 떠올린 듯, 책 더미를 뒤지기 시작했다. |
| 「지휘사」 뭐 찾으세요? |
| 「스노하라」 책이... 아니, 공책이에요! ...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엄청 중요한 물건임이 틀림없어요! |
| 「스노하라」 어디에 있지? 대체 어디에... |
| 스노하라는 책장을 모두 뒤졌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
| 「종한구」 저도 찾는 걸 도와드리죠. 이거 들어주세요. |
| 종한구는 나침반 같이 생긴 작은 상자를 스노하라에게 건넸다. |
| 「스노하라」 이건 뭐죠? |
| 「종한구」 이 나침반은 전설 속 바다의 보물이에요. 지금 당신이 가장 원하는 물건을 가리켜 주죠. |
| 「종한구」 하지만, 우선 머리 속에서 당신이 원하는 걸 떠올리셔야 해요. |
| 스노하라는 눈을 감고 잠시 동안 회상에 잠겼다. 그리고 곧, 반신반의하며 나침반의 안내에 따라 책상 옆으로 이동했고, 몸을 숙이고 열심히 찾기 시작했다. |
| 탁. 책상 밑에 비밀 공간이 있었다니. 스노하라는 그곳에서 공책을 한 권을 꺼내 들었다. |
| 「지휘사」 어? 진짜 찾았다! |
| 「종한구」 당연하죠. 제 골동품 감정이 얼마나 정확한데요~ |
| 스노하라는 조심스럽게 공책을 펼쳤다. 공책에는 어색한 글씨체로 여러 이야기들이 적혀 있었다. |
| 꽃잎 하나가 종이 사이에서 미끄러져 팔락거리며 떨어져 내렸다... |
| 주머니의 전술 단말기가 진동하기 시작했고, 새하얀 빛이 눈을 가렸다. |
| .................. |
| ............ |
| ...... |
| 벚꽃이 나풀거리며 바닥, 그리고 어린 소녀의 몸 위로 떨어져 내렸다. |
| 「스노하라」 어이! 야! 왜 여기서 자고 있는 거야? |
| 「어린 소녀」 ... 응? 내가... 잠들었었어? |
| 「스노하라」 저기, 넌 네가 자는 것도 몰라? |
| 「어린 소녀」 아... 또 잠들었네. |
| 「어린 소녀」 나도 참... 일년 중 벚꽃 축제에만 놀러 나올 수 있는데... |
| 「스노하라」 너도 벚꽃 축제 때만 나올 수 있어? |
| 「스노하라」 우리 엄마 아빠는 더 심하셔... 아예 못 나오게 하시거든... 꽃잎을 씻느라 바쁘실 때 몰래 나오는 수밖에 없어. |
| 「스노하라」 넌? 네 부모님도 그래? |
| 「어린 소녀」 나는...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어서 돌아가야겠어... |
| 「스노하라」 자... 잠깐만. 이름이 뭐야? |
| 「어린 소녀」 난 안즈라고 해... |
| 「스노하라」 안즈! 다음에 또 보자! 여기에서 기다릴게! |
| ............ |
| ...... |
| 「스노하라」 야, 일어나! |
| 「안즈」 어... 응? 나 왜 또 잠들었지... |
| 「스노하라」 정말... 네가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으면서, 또 자면 어떡해! |
| 「안즈」 하지만 난 스노하라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걸... 난 이 세계의 재미있는 일들을 더욱 많이 듣고 싶어! |
| 「스노하라」 흥, 그만할래... |
| 「안즈」 나 안 자! 절대! |
| 「안즈」 제발, 계속 이야기를 해 줘... 응? |
| 「스노하라」 어휴... 어쩔 수 없지. 그럼 계속 얘기해줄게... |
| ............ |
| ...... |
| 「안즈」 벚꽃 축제가 끝났네. 나... 더 이상 네 이야기를 들으러 못 와. |
| 「스노하라」 응... 나도 내일부턴 못 나와... |
| 「안즈」 그럼... 안녕. |
| 「스노하라」 안녕... |
| 스노하라는 안즈가 떠난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결국 쫓아갔다. |
| 「스노하라」 안즈! 내년... 내년에도 올 거지? |
| 「안즈」 내년... |
| 「스노하라」 내년에도 꼭 와야 해! |
| 「스노하라」 여기서 기다릴게. 계속 기다릴게! |
| 「안즈」 응! 내년에 봐! |
| ............ |
| ...... |
| 다음 해, 벚꽃은 약속대로 피었다. |
| 「안즈」 정말 왔구나! |
| 「스노하라」 당연하지. 약속은 약속이라고. |
| 「스노하라」 그리고... 이것 봐! 이야기도 많이 준비해왔어! |
| 스노하라는 준비해 둔 공책을 들고 삐뚤빼둘한 글씨체로 각종 이야기를 기록했다. |
| 「안즈」 우와, 이렇게 많이? 언제까지 얘기 하려고... |
| 「스노하라」 이번에 얘기 못한 게 있으면 내년에 얘기해줄게. |
| 「안즈」 응, 약속했어. |
| 「스노하라」 하지만, 자면 안 돼. |
| 「안즈」 안 그래! 난 스노하라의 이야기가 좋은 걸! |
| ............ |
| ...... |
스노하라의 공책에는 이야기가 점점 더 많이 쌓여가고 있었다. |
비록 단 며칠을 위한 이야기였지만, 스노하라는 1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선별했다. |
5년째가 되던 날, 벚꽃 축제가 중단됐지만, 스노하라는 벚꽃 숲에서 안즈가 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안즈는 나타나지 않았다. |
이야기는 점점 쌓여 공책을 가득 채울 정도가 되었다. |
| 「스노하라」 이렇게 중요한 기억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니... |
| 「종한구」 자책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땐 겨우 열 살이었잖아요. |
| 「종한구」 기억이라는 녀석은 백사장 위의 모래성과 같아서, 시간의 물결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는 법이에요 |
| 「스노하라」 아무래도 안즈를 찾아가 봐야겠어요. |
- ▷ 정말 그녀를 찾고 싶으신가요?
| 「스노하라」 ... 전 반드시 찾아야 해요. |
- ▷ 세월이 꽤 지났는데... 그녀를 찾을 수 있을까요?
| 「스노하라」 어려울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답을 찾고 싶어요. |
| 「스노하라」 아니면 평생 이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 할 테니까요. |
| 「지휘사」 하지만, 안즈를 어떻게 찾죠? |
| 「종한구」 동방거리에서 사람을 찾고 싶거든 가리에한테 물어보세요. |
| 「종한구」 그녀는 동방거리에서 꽤 유명하다고요. 거기에 술집의 종업원인 만큼, 아는 사람도 꽤 많고요. |
| 「종한구」 그녀에게 물어보면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
| 「종한구」 전 그럼 여기까지만 돕도록 할게요. 정말이지, 하루치 장사분을 다 날려먹었네요. |
| 만장정... 원래 장사 잘 안 됐잖아... |
| 가리에가 일하는 술집에 도착하자, 우리를 발견한 가리에가 열심히 손을 흔들며 맞이해줬다. |
| 「가리에」 이야, 지휘사 ~ 니 한 잔 하러 온 기가? |
| 「지휘사」 아니, 오늘은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왔어. |
| 「지휘사」 혹시 안즈라는 소녀... 들어봤어? |
| 「가리에」 안즈라는 여자아이? 흠... 처음 들어보는디... |
| 「스노하라」 아, 시간이 꽤 흘렀으니 안즈도 이제 25살 정도겠네요. 아이가 아니죠. |
| 「가리에」 25살 정도라면... 내 들어봤다. |
| 「가리에」 그 아는 왜 찾는 기꼬? |
| 스노하라는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
| 「가리에」 그랬구마... 알았데이. 안즈의 집에 데려다 줄겨. |
| 「가리에」 근디... 니 생각이랑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데이. 준비 됐나? |
| 스노하라는 결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 「가리에」 그렇다믄, 낼 따라오라. |
| 가리에는 우리를 골목으로 데려오더니, 눈에 잘 띄지 않는 문을 두드렸다. |
| 문을 열고 나타난 사람은 60세 정도로 보이는 할머니였고, 매우 초췌해 보이며 두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
| 「증조모」 무슨 일이시죠? |
| 「스노하라」 실례합니다... 이곳이 안즈의 집인가요? |
| 안즈의 이름을 들은 할머니의 눈빛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
| 「스노하라」 전 안즈의 옛 친구인 스노하라라고 합니다. |
| 「증조모」 스노하라? 스노하라...... |
| 순간적으로, 할머니의 눈이 환해졌다. 마치 한 가닥 희망을 잡은 것처럼 보였다. |
| 「증조모」 스노하라? 당신이... 스노하라라구요? 아주...... 아주 오랫동안 찾아다녔습니다...... |
| 「스노하라」 절 찾았다고요? |
| 「증조모」 이 오랜 시간 동안, 계속 찾아다녔지요. |
| 「증조모」 당신의 저택에도 한 번 가 봤지만, 결국 쫓겨나 버렸죠. |
| 「증조모」 그리고 그제서야 당신이 이도시를 떠나 대학에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편지를 써서 연락을 취하려고도 해 봤지만, 모두 감감무소식이었죠. |
| 「증조모」 하지만 지금까지도...... 당신만이 안즈를 구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
| 「스노하라」 안즈가 왜요? 안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
| 「증조모」 계속 모르고 있었군요... 그렇게 된 거였군요... 설마 안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줄이야... |
| 「증조모」 이리로 들어오세요. 안즈를 만나게 해 드릴게요. |
| 「증조모」 저곳이 안즈의 방이에요. |
| 스노하라는 발을 올리다 멈칫했지만, 결국 내디뎠다. |
| 방문을 열자 안즈가 침대에 누워 깊게 자고 있었다. 호흡과 함께 몸은 가볍게 움직이고 있었다. |
| 하지만 침대 주위로 있는 수많은 의료기기들이 이 아름다운 광경에 한 줄기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
| 「증조모」 스노하라도, 안즈도 어른이 됐군요. |
| 「스노하라」 그녀가 어떻게 된 거죠? |
| 「증조모」 그냥 자고 있는 것 뿐이에요...... 아주...... 아주 긴 꿈을 꾸고 있는 것 뿐이죠. |
| 할머니는 손수건으로 가볍게 안즈의 얼굴을 닦았다. |
| 「증조모」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안즈는 이상한 병에 걸렸어요. |
| 「증조모」 잠에 드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졌죠.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을 땐, 이미 하루 중 깨어있는 시간이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어요. |
| 「증조모」 저희는 안즈를 데리고 온갖 의사를 다 만나 봤지만... 아무도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죠. |
| 「증조모」 안즈의 병은 나날이 심각해졌고... 매일 깨어있는 시간도 점점 더 짧아졌어요.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를 다니지도, 놀지도 못하고 매일 긴 잠에 빠져 지냈죠. |
| 「증조모」 당신이 바로 안즈의 첫 번째 친구이자 유일한 친구였어요. |
| 「증조모」 벚꽃 축제는 안즈가 가장 즐거워한 날이에요. 당신을 보기 위해, 당신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커피든 차든... 심지어는 바늘로 자신을 찔러 가면서... 당신을 만날 때 깨어있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죠. |
| 「증조모」 그리고 그 날, 벚꽃 축제가 열리지 않은 그 날부터...... 안즈는 당신을 만나러 갈 수 없게 되었어요. |
| 할머니는 침대 옆 탁자에서 공책을 집어 들고 우리에게 건네주었다. |
| 스노하라의 공책처럼 여러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
| 「증조모」 매번 벚꽃 축제에서 돌아올 때마다 안즈는 당신이 해 준 이야기들을 이 노트에 적어뒀죠. |
| 「증조모」 가끔 깨어있을 때엔, 안즈는 항상 제게 이 노트의 이야기를 읽어 달라고 했어요. |
| 「증조모」 하지만...... 깨어나지 않은지도 벌써 몇 년이네요...... 의사들도 이미 포기했어요. |
| 「스노하라」 그러니까, 절 찾으신 건... |
| 「증조모」 이게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에요. |
| 「증조모」 안즈는 스노하라의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으니까...... 스노하라가 안즈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 어쩌면...... |
| 안즈의 어머니가 우리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는 희망이 가득했지만, 한 줄기의 망설임도 보이는 듯 했다. |
| 스노하라는 공책을 들고 침대 옆에 앉았다. |
| 「스노하라」 최선을 다해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
| 방 안은 고요했다. 스노하라의 떨리는 목소리만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
| 갑자기 안즈의 눈꺼풀이 떨렸다. 손도 살짝 움직인 듯했다. |
| 그리고 순식간에 다시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
| 안즈는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고, 스노하라는 여전히 평온하게 이야기를 들려줬다. |
| 책장이 팔락거리자, 흰 빛을 내뿜는 벚꽃 잎 하나가 그 사이로 흘러 나왔다. |
| ............ |
| ...... |
| 「스노하라」 저기, 또 자는 거 아니지? |
| 「안즈」 아냐... 깨어있어... |
| 「스노하라」 잘 들어,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지니까! |
| 「안즈」 응, 잘 듣고 있어... 절대 잠 안 잘게... |
그렇지만 꿈 속 세계는 정말 아름답고, 벚꽃도 영원히 지지 않아. |
난 여기서 기다릴게. 나중에 꼭 다시 네 이야기를 들려줘. |
| 「? ? ?」 그 뒤로는? |
| 「지휘사」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안즈는 여전히 잠에 빠져 있었어. |
| 「지휘사」 어쩌면 안즈의 꿈 속에서 벚꽃축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지도 몰라. 모든 것이 20년 전, 그 벚꽃 축제가 열리던 오후에 멈춰 있는 걸지도 모르지. |
| 「지휘사」 그리고 스노하라는 곧 약혼녀와 결혼식을 맺고 새로운 여정을 떠날 예정이야. |
| 「? ? ?」 결국 마지막까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네. |
| 「지휘사」 하지만 스노하라의 도움 덕에 모토키 교수도 동방거리에서 진귀한 기록들을 수집할 수 있었어. 역시 대부호네. 서적 자료 같은 것들을 모두 갖추고 있더라고. |
| 「지휘사」 이대로 가면, 벚꽃 축제를 정말 다시 열 수 있을지도 몰라. |
경험하는 모든 일상들
【수첩】
동방거리에서 스노하라가 꿈 속 기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줌과 동시에, 벚꽃 축제에 관한 오래된 기록들도 많이 수집할 수 있었다. 이제 벚꽃 축제를 준비할 시간이다. 더 많은 친구들을 찾아 도움을 받자!
【도움 요청】 저는 샤오부라고 하구요, 올해 11살이에요. 도움이 필요한데, 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시가지로 와서 저를 찾아주실 수 있나요? |
| 시가지의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캡모자를 쓰고 커다란 여행 가방을 든 소년이 혼자 주변을 경계하며 서 있었다. |
| 「지휘사」 네가 샤오부니? |
| 「샤오부」 당신이 지휘사님인가요? |
| 「샤오부」 쉿! 조용히... 따라와요! |
| 말을 하며 샤오부는 사람이 없는 골목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
| 「지휘사」 어떻게 된 일이야... |
| 「샤오부」 비밀, 지켜주셔야 해요. |
| 「샤오부」 음... 전 루크라는 강아지를 키웠어요. 항상 저와 함깨 했고 학교가 끝날 때까지 공원에서 기다리다가 함께 집에 돌아가고는 했죠. |
| 파박... 여행 가방 안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 같다. |
| 「샤오부」 하지만 어느 날, 흑문 사건이 일어났다며 공원에 들어갈 수 없게 됐어요...집으로 돌아와서 루크가 보이지 않자, 루크가 공원에서 절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걸 알게 되었죠. |
| 「샤오부」 하지만, 경찰이 절 공원으로 들여보내주지 않았어요... |
| 파박...... 가방 안의 움직임이 더 커졌다. |
| 「지휘사」 그래서, 가방 안에는 뭐가 들어있는 거야? |
| 「샤오부」 아, 이 안에 있는 건 루크에요! 다만... |
| 「니유」 아, 또 만났네. 아침에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어보려 하니까 갑자기 도망가버려서... |
| 순찰 중인 니유가 지나가다가 우리를 발견했다. |
| 「샤오부」 으앗... |
| 니유를 본 샤오부는 당황스러운 듯 가방을 끌어안고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곧 케로베로스에 의해 포위당하고 말았다. |
| 「니유」 케로베로스! 그렇게 사납게 굴지 말라니까... |
| 그러나 케로베로스들은 여전히 샤오부를 둘러싸고는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
| 가방 속 움직이는 소리가 훨씬 커졌다. |
| 쾅, 한 줄기 빛이 스치고 가방이 갈가리 찢어졌다. |
| 루크는 안쪽에서 튀어나와 케로베로스와 대치했다. 다만 루크는 귀여운 강아지가 아니라... 거대한 이빨을 가진... |
| 「니유」 몬스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
| 「샤오부」 이 아이가 제 강아지, 루크예요... |
| 「지휘사」 루크가... 몬스터? |
| 「샤오부」 아뇨, 아니에요. 루크는 강아지에요... 하지만 몬스터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
| 「샤오부」 루크가 실종된 뒤, 전 항상 루크가 돌아올 거라고 믿고 공원 입구에서 기다렸어요. |
| 「샤오부」 그리고 어느 날, 루크가 돌아왔어요! 다만... 몬스터의 모습으로 말이죠... |
| 「니유」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충분히 당황스러운데... |
| 「샤오부」 제발 루크를 원래대로 되돌려 주세요! 제발요! |
| 「지휘사」 음... 네가 그렇게 말해도... |
| 「루크」 킁!!! |
| 루크는 갑자기 케로베로스의 포위를 뚫고 다급하게 길을 따라 도망갔다. |
| 「샤오부」 루크! |
| 「니유」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길에서 뛰어다닌다면 분명 혼란스러워질 거야. 어서 쫓아가야겠어! |
| 니유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은 뒤, 케로베로스와 함께 쫓아갔다. |
| 이때, 시가지의 번화한 거리에서 소란이 일기 시작했다. |
| 갑자기 사람들 사이에 몬스터가 달려든 것이다. 비명이 사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들려왔다. 그리고 그 몬스터의 뒤를 쫓는 것은... 아이 하나, 소녀 하나에 삼두견이라는 기묘한 조합이었다. |
| 상황을 발견한 경찰과 경비원들 역시 이 기묘한 추격전에 합류했다. |
| 「세츠」 여어, 지휘사, 재밌어 보이네. 마라톤 참가 중이야? |
| 「지휘사」 후... 후... 세츠? 우리 지금 몬스터 한 마리 쫓고 있는 거 안 보여...? |
| 「세츠」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몬스터 한 마리를 쫓는다고? 다들 여유롭네. |
| 「세츠」 그럼 난 구경이나 해 볼까! |
| 「지휘사」 너야말로 여유롭... 으악! |
| 추격하던 사람이 갑자기 그 자리에 멈추자, 뒤를 따르던 사람들이 그 뒤에 부딪혀 엉망으로 나뒹굴었다. |
| 「니유」 후우, 후우... 드디어 따라잡았다... |
| 「루크」 킁!!! |
| 구석까지 쫓긴 루크는 강력한 빛을 발산했고, |
| 루크 근처의 벽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그 구멍을 통해 루크는 공원으로 도망갔다. |
| 「샤오부」 루크! |
| 그러면서 샤오부도 쫓아가기 시작했다. |
| 「니유」 이런, 이 공원, 흑문 때문에 봉쇄된 곳이야! |
| 「지휘사」 샤오부! 멈춰! 위험해! |
| 그러나 샤오부는 루크를 따라 봉쇄 지역을 향해 달려갔다. |
| 「니유」 저긴 흑문도 흑문이지만 강력한 몬스터들이 득실거리는 곳이야. 빨리 샤오부를 데려와야 해. |
| 「세츠」 걱정 마. 질서 유지는 나에게 맡기고 너희는 어서 사람 구하러 가라구. |
| 「니유」 세츠? 중요한 상황에선 꽤나 믿음직한 걸! 그럼 부탁할게. 단, 게으름은 금물! |
| 공원의 흑문 봉쇄구역은 안개로 캄캄하게 뒤덮여 있었다. |
| 「지휘사」 샤오부! 어디에 있어! |
| 사방에서 몬스터의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
| 「니유」 이런, 들켰나? |
| 「지휘사」 어쩌지, 도망갈 수 없어... |
| 갑자기 루크가 우리의 곁에 나타났다. |
| 「루크」 킁! |
| 「지휘사」 따라오라는 것 같은데... |
| 「니유」 음... 어쩔 수 없네. 어서 이곳을 벗어나야지. |
| 루크와 안내 덕분에 몬스터를 피해 흑문 깊은 곳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 |
| 「지휘사」 샤오부! |
| 샤오부는 나무 숲에 숨어 있었고, 그런 그를 몬스터가 포위해 갔다. |
| 「루크」 킁... |
| 「니유」 우리가 샤오부를 구해주기를 바라는 거야? |
| 「루크」 킁! |
| 「니유」 우리에게 맡겨! |
전투승리
| 「샤오부」 루크! 무사해서 다행이야... |
| 「루크」 킁! |
| 루크는 샤오부의 품으로 달려들이 기쁜 듯이 애교를 부렸다. |
| 설마, 강아지 루크가 몬스터 루크가 된 건가? 아니면 원래 다른 몬스터인 걸까? |
| 하지만, 진상이 무엇인지는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
| 「니유」 이런, 몬스터들이 모이고 있어. 빨리 나가자. |
| 일행은 숲에서 조용히 나아갔지만, 몬스터의 포효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
| 「샤오부」 어쩌지? 따라잡히겠어... |
| 루크는 갑자기 샤오부의 품에서 벗어나 우리의 뒤쪽으로 갔다. |
| 「루크」 킁! |
| 우리가 도망칠 때까지 지켜주겠다는 것 같다. |
| 「니유」 자 그럼, 어서 가자고! |
| 「샤오부」 하지만 루크가... |
| 샤오부의 손을 잡고 왔던 길을 따라 출구 방향으로 뛰었다. |
| 뒤에서 거대한 소리가 들려왔다. 몬스터의 울부짖음과 싸우는 소리였다. |
| 「지휘사」 곧... 곧 나갈 수 있을 거야... |
| 쾅...... 공원 전체가 흔들렸다. |
| 드디어, 봉쇄선을 지나 안전 구역으로 돌아왔다. 지켜보던 사람들 사이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
| 「샤오부」 루크... 루크가 아직 안에 있어요! |
| 흐릿한 흑문의 안개 속에서, 상처투성이 루크가 나타났다. |
| 「루크」 킁... |
| 「샤오부」 루크... 루크! 돌아왔구나. |
| 루크의 몸에서 갑자기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지만, 전혀 개의치 않은 듯 계속해서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
| 전술 단말기가 다시 심하게 진동하고 하얀 빛이 시야를 가렸다. |
| .................. |
| ............ |
| ...... |
| 「샤오부」 우... 음... 루크라고 하자!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해, 루크! |
| 「루크」 멍멍! |
| ............ |
| ...... |
| 「샤오부」 루크! 누가 먼저 커지는지 내기하자! |
| 「루크」 멍! |
| 「샤오부」 흥, 절대 지지 않을 거야! 우리 같이 우유 마시자! |
| ............ |
| ...... |
| 「어머니」 샤오부, 종일 루크랑만 놀아서는 안 돼. 친구를 사귀어야 한단다. |
| 「샤오부」 하지만... 루크는 제 가장 친구에요! 다른 사람들이 모두 절 싫어하고 괴롭힐 때도, 루크만큼은 함께 해줬단 말이에요... |
| ............ |
| ...... |
| 공원 밖의 벤치에서 샤오부는 루크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리다 결국 잠이 들었다. |
| 「루크」 나 왔어. |
| 「샤오부」 루크... |
| 「루크」 항상 기다려줘서 고마워, 주인님. |
| 사람 없는 골목, 흐린 가로등 아래... 루크가 샤오부에게 기대 잠들어 있었다. |
| 「샤오부」 루크... |
| 「루크」 잘 자. |
| 「샤오부」 루크... 루크!!! |
| 기억이 사라졌다. |
| 샤오부는 바닥에 꿇어 앉았다. |
| 그의 앞에 있는 루크는 본래의 귀여운 강아지로 돌아와 있었다. |
| 숨은 이미 멎은 상태였지만. |
| 시가지, 공원 구석의 숲 속. |
| 「샤오부」 제 소원을 들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
| 「지휘사」 하지만... |
| 「샤오부」 ... 여러분이 벚꽃 축제를 조사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비록 제가 태어났을 때엔 이미 벚꽃 축제가 중지되긴 했지만, 할머니한테 들은 적이 있어요. |
| 「샤오부」 벚꽃 축제의 흩나리는 벚꽃은 떠나간 사람을 상징한다고 알려주셨죠. 그 꽃잎들을 주워 깨끗하게 씻은 뒤 나무 밑에 묻으면 그들이 돌아오는 것을 환영하는 의미래요. |
| 「샤오부」 ... 그러면, 벚꽃 축제에서 루크를 볼 수 있는 건가요? |
| 「지휘사」 응, 분명 그럴 거야. |
| 바람이 불자 나뭇잎이 루크의 무덤 위로 떨어져 내렸다. 마치 부드럽게 이불을 덮어주는 듯이. |
| 「? ? ?」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벚꽃 축제를 원하고 있어. |
| 「지휘사」 하지만 벚꽃 축제에서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근거 없는 전설일 뿐이잖아. |
| 「? ? ?」 어쩌면... 진짜 만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몰라. 중요한 건 사념 그 자체이지. |
경험하는 모든 일상들
【수첩】
시가지에서 루크를 샤오부에게 데려다 주었지만 해피엔딩을 맞지는 못했다. 전설에 따르면 벚꽃축제는 사념을 현실로 만들어 준다고 한다. 사람들의 사념을 위해 더 많은 신기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도움 요청】 난 이 도시를 지나가던 선원이야. 이곳에서 가장 맛있는 카레가 먹고 싶어! 그동안 해왔던 의뢰에 비하면 별로 안 어렵겠지? 항구 도시에 있는 경태를 찾으러 오라구! |
| 「모토키 교수」 벚꽃 축제가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아름다운 벚꽃과 사방에서 모여드는 다양한 먹거리 덕분이었지. |
| 「모토키 교수」 본래 다양한 먹거리들이 모여 있는 항구도시 쪽에서 우리와 손을 잡기 원하는 주방장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
| ... 항구도시는 우리의 예상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
| 흑문 사건의 영향 때문인지, 사람이 바글거리던 거리는 개미 한 마리 조차 보기 힘들었고, 대부분의 가게는 임시휴업을 내걸고 있었다. 몇몇 문을 열고 있는 가게마저 역시 휑하니 비어 있었다. |
| 「지휘사」 곤란하네요... 항구도시의 음식을 찾으려면, 먼저 항구도시가 예전의 활기를 되찾아야 하는데... |
| 항구도시에서 개발을 진행하도 개발도를 4까지 올리세요. |
Ο현장 조사 후, 항구 도시의 파괴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걸 발견했다. 우선 항구 도시를 4레벨까지 개발하여, 번화한 곳으로 만들자. |
Ο개발 완료! 항구 도시도 이전의 번영을 회복했다. 항구 도시에서 가장 맛있는 카레라이스를 찾아보자! |
| 개발이 완료되고 교통과 환경이 좋아지면서 항구도시도 다시금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
| 그럼 항구도시로 가서, 의뢰인을 위해 이 도시에서 가장 맛있는 카레 맛집을 찾아보자! |
| 항구도시엔 가장 인기있는 레스토랑들이 모여있으며 개발 이후로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
| 흑문 사건 전과 비교할 순 없지만 여전히 음식을 맛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
| 사람들의 미식에 대한 욕구는 멈추지 않았다. |
| 사람이 잔뜩 모인 대회 장소에서, 유독 두 사람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었다. |
| 그 중 한 남자는 키가 2m를 넘었고 건장한 신체를 가졌으며, 팔에는 고래 문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행동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
| 또다른 소녀는 가녀린 몸에 거대한 중포를 메고 쉴 새 없이 떠들어댔다. |
| 「경태」 오우, 정말 끔찍하군. 정말 끔찍한 맛이야! |
| 「테슬라」 으음! 맛있어요! 정말 맛있어요! |
| 그리고 그런 그들 옆에, 어이없는 표정의 내가 서 있었다. |
| 벌써 후보자 다섯 명의 요리를 먹어치운 경태는 여전히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 「지휘사」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 |
| 「경태」 당연히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카레라이스를 먹을 때 까지지! |
| 「지휘사」 하지만 이 가게들의 카레... 접경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카레라구. |
| 「테슬라」 네헤, 너무 만족스러워요! |
| 「경태」 한참 멀었어. 한참 멀었다고. 내가 먹었던 것보다 아직 한참 멀었어! |
| 「지휘사」 휴... |
| 한숨만 나왔다. |
| 그나저나 경태는 정말 부자구나... 분명 최고급 음식만 먹고 있으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다니. 심지어 테슬라의 엄청난 식비까지 부담하고 있던 것이다... |
| 다시 여러 요리사의 음식을 먹은 뒤... |
| 「경태」 아니야, 아니야. 이것도 아니야. |
| 「테슬라」 흡... 계속 먹나요? |
| 「경태」 당연하지. 무슨 100년 역사를 카레라이스든 뭐든 다 3류도 안 돼. |
| 「테슬라」 우으... 하지만... 정말... 더는 못 먹겠는걸요... |
| 테슬라는 배를 붙잡고 식탁 위에 엎드린 채 꼼짝도 않았다. |
| 「테슬라」 지휘사 님... 미안해요... 최고로 맛있는 카레를 찾으러 갈 수 없을 것 같아요... |
| 넌 와서 거저 먹고 마시기만 하고, 도움은 하나도 안 됐잖아! |
| 한편... |
| 「경태」 아니야! 아니라고! 왜 이런 쓰레기 같은 것만 내오는 거야! |
| 경태가 화를 내며 테이블을 치자, 다른 손님들이 기분 나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어서 그를 끌어내자. |
| 「경태」 뭐야! 맛없으면 맛없다고 말도 못하나? |
| 「지휘사」 휴... 정말 너 때문에 못 산다... |
| 「경태」 이런 소원도 못 들어주다니... 너무 쓸모 없는 거 아니야? |
| 「지휘사」 이곳의 카레라이스는 다 먹어 봤잖아... 그런데도 아직 맛있는 걸 못 찾았다니... |
| 「경태」 뭘 전부 먹어봤다는 거야? 저쪽에도 카레라이스를 파는 곳이 있잖아? |
| 경태는 한쪽에 있는 푸드트럭을 가리키며 말했다. 비록 간소하긴 하지만, 꽤 많은 손님이 몰려있는 곳이었다. |
| 「경태」 어이, 카레라이스 하나 줘. |
| 「소엽」 아... 아, 네! |
| 가까이 간 뒤에야, 푸드트럭의 주인이 한 소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커다란 남자 때문에 깜짝 놀란 듯, 카레를 담는 손이 떨리고 있었다. |
| 「경태」 음~ 향이 꽤 괜찮군. 상당한 수준이야. |
| 뜨거운 카레 소스를 얹은 밥에서 나는 냄새는 사람들이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 |
| 「경태」 플레이팅도 나쁘지 않아. 이런 게 바로 카레라이스지. 아까 전 그 쓰레기들보다는 훨씬 낫네. |
| 경태는 평가를 내리며 카레를 한 숟갈 퍼 올려 입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눈썹을 치켜 올린 그는... 침묵에 잠겼다. |
| 「지휘사」 망했다... 이 푸드트럭, 곧 뒤집힐 것 같은데... |
| 「경태」 아쉽구만, 아쉬워. |
| 경태는 갑자기 스스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 「경태」 아쉽구만... 조금... 아주 조금만 더 하면 완벽해질 것 같은데... |
| 「경태」 어이, 꼬마. 네 아버지도 카레라이스를 만들었었나? |
| 「소엽」 네? 어... 어떻게 아셨나요... |
| 「경태」 하하하, 딱 먹고 알아 차렸지. 네 아버지는 내 은인이다. 그의 카레는 내가 먹어봤던 최고의 카레였어. |
| 「지휘사」 아, 그렇구나. 그럼 네 소원, 이뤄진 거지? |
| 「경태」 무슨 멍청한 소리야? 이 꼬마의 카레라이스는 아직 녀석의 아버지보다 한참은 부족해! |
| 「경태」 어이, 꼬마. 네 아버지는? |
| 「소엽」 네? 아버지는... 이미 3년 전에... |
| 소엽의 눈에 눈물이 고였지만 경태는 보지 못한 듯 하다. |
| 「경태」 아, 정말 곤란하군. 그 카레라이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먹고 싶은데 말이야... |
| 소엽은 곧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
| 「소엽」 제가 만든 카레, 아직 아버지의 카레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는 건 저도 알아요... 아버지의 카레처럼 맛있는 카레를 만들고 싶었지만...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더라고요. |
| 「경태」 흥, 가장 맛있는 음식을 추구하는 것은 요리사의 숙명이지! 꼬맹이, 설마 벌써 포기한 건 아니겠지? |
| 「소엽」 ... 하지만 전... 정말 안 돼요. 처음엔 저도 열심히 공부했지만... 도저히 안 되더라구요... |
| 「소엽」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전 이 카레집을 열었어요. 매일 많은 손님이 오셨고, 제 카레를 칭찬해 주셨죠. |
| 「소엽」 그렇게 천천히... 전 제 꿈을 포기했어요. 지금 이 상태도 나쁘지 않잖아요? |
| 「소엽」 제 꿈을 포기하니 확실히 훨씬 홀가분해요. |
| 「경태」 아쉬워! 너무 아쉬워! |
| 「경태」 소엽, 네 카레는 네 아버지의 카레와 종이 한 장 차이야. 하지만 네가 여기서 포기한다면, 그 거리는 영원히 좁혀지지 않겠지. |
| 「경태」 아... 참. |
| 경태가 가방에서 병을 하나 꺼냈는데, 병에는 짙은 녹색의 가루가 들어 있었다. |
| 「소엽」 이건... |
| 「경태」 후후, 이건 아주 오래 전, 네 아버지가 알려줬던 비장의 향신료다. 수많은 곳을 돌아다닌 끝에야 겨우 찾을 수 있었던 것이지. |
| 「경태」 어이, 꼬마. 이 향신료에 너희 집안의 비법만 있다면... 아마 충분할 거다. |
| 「소엽」 이건... 이건 설마... |
| 소엽은 눈물을 닦고 굳건하게 일어섰다. |
| 「소엽」 고마워요! 더는 도망가지 않을 거예요. |
| 「소엽」 오늘,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카레를 만들어 드리죠! |
| 「경태」 좋아. 네 카레를 기다리마. |
| 경태가 소엽의 머리를 툭 쳤다. |
| 「경태」 어이, 너. 같이 가자고. |
| 「지휘사」 어? 나... 나? |
| 「경태」 네가 계속 거기 있어서 소엽이 긴장하잖냐! |
| ... 너 때문에 긴장하는 거잖아... |
| 하지만 결국 경태를 따라 떠났다. |
| 「지휘사」 소엽, 화이팅! |
| 항구도시의 해변 길... 바닷바람이 불어오고, 배가 고동을 울리며 항구를 통과하고 있다. |
| 경태는 나를 데리고 바닷가로 왔다. |
| 「경태」 저걸 봐. 저게 내가 일하는 배다. 오늘 저녁이면 출항해서 도시를 떠나지. |
| 경태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맥주를 꺼내 시원하게 들이켰다. |
| 「경태」 아마 이번에 마지막으로 오는 걸 거야. |
| 「경태」 병에 걸렸거든.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
| 「지휘사」 응? ... |
| 「경태」 뭘 그렇게 울상이야?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기 마련인데. |
| 「지휘사」 그럼 어서 병원에 가서... |
| 「경태」 그건 안 돼. 생의 마지막 순간에 손바닥 만한 방 안에서 최후를 맞이하라니, 아마 미쳐버리고 말 거야! |
| 「경태」 난 일생을 바다 위에서 살아왔어. 그러니 내 마지막 순간 역시 바다에서 보내야겠지. |
| 「경태」 이것이 바로 남자의 로망이다! |
| 경태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근육을 드러내 엄청 부끄러운 자세를 취했고,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
| 「경태」 다만... 난 마지막으로 카레라이스를 먹고 싶을 뿐이야. |
| 「경태」 벌써 20년이 지났군... 하지만 아직도 그 날의 카레라이스 맛을 잊지 못하겠어. |
| 「경태」 그 후에 몇 번이나 이 도시를 찾아왔지만, 항상 그 가게를 찾지 못하고 떠나야 했어. |
| 그래서 경태는 그렇게 강박적으로 최고의 카레라이스를 먹고 싶어했던 것이다. |
| 「경태」 이번에는 절대 미련을 남길 수 없어. 가자고! 카레라이스를 먹으러! |
| 경태는 맥주를 단숨에 다 들이킨 뒤, 컵을 바다로 던졌다. |
| 「소엽」 드디어... 성공이다... |
| 소엽은 부들거리며 카레 두 접시를 들고 우리 앞으로 걸어왔다. |
| 「소엽」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거예요. |
| 그 때보다 더 진한 카레 향이 진동했다. 황금빛 카레 아래에 뽀얀 쌀밥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니 군침이 흐른다. |
| 「지휘사」 그럼 사양말고... |
| 경태는 벌써 카레를 크게 한 숟갈 퍼서 입에 넣는 중이었다. |
| 그러나 이번에 그는 큰 소리를 내거나 책상을 내리치지도 않았다. 오히려 아무런 말도 없이 묵묵히 눈앞에 카레를 한 숟가락씩 떠먹을 뿐이었다. |
| 「경태」 한 그릇 더. |
| 「소엽」 아... 네, 알겠어요! |
| 전술 단말기가 또 한 번 진동했다. |
| 「경태」 한 그릇 더. |
| 경태가 한 그릇, 또 한 그릇 카레를 먹고 있을 때, 찬란한 빛이 시야를 가렸다. |
| .................. |
| ............ |
| ...... |
| 「안주인」 이 못된 녀석! 누가 훔쳐 먹으래! 누가! |
| 「경태」 미안해, 때리지 마... 잘못했어... |
| 「사나운 아이」 너 같이 더러운 놈이 세계일주를 하고 싶다고? 너 따위가? |
| 「경태」 윽... 흐윽... 흐어엉... |
| ............ |
| ...... |
| 벚꽃 축제. 벚꽃이 물 위로 파문을 일으킨다. 마치 아름다운 정령 같다. |
| 하지만 경태는 이곳에서 다른 사람들이 남긴 음식으로 배를 채울 생각 뿐이었다. |
| 그 때, 옆 가게에서 카레 냄새가 풍겨왔고, 그렇게 그는 멍하니 따뜻한 김이 올라오며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카레라이스를 바라봤다. |
| 「주인」 저기요! |
| 「경태」 으악! 미안해! 때리지 마... |
| 「주인」 하? 누가 때린다고요? 배 고프죠? |
| 「경태」 하나도 안 고파! |
| 꾸륵... |
| 「주인」 하하하, 배고픈 건가요? 여기, 카레라이스랍니다. |
| 경태는 빚깔 좋은 카레를 바라보며 머뭇거리다 결국 참지 못하고 허겁지겁 먹어대기 시작했다. |
| 「주인」 저들이 왜 당신을 때리는 거죠? |
| 「경태」 전 고아라서... 떠돌아 다니면서 음식을 훔쳐 먹죠... 그 날, 세계일주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절 때렸어요... 흐윽... |
| 「주인」 세계일주라... 정말 멋진 꿈이네요! |
| 「경태」 하지만... 저 같은 사람은... |
| 「주인」 제 꿈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카레를 만드는 것입니다! |
| 「주인」 하지만 누구나 좋아하는 카레를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렵군요. 어쩌면 영원히 만들어낼 수 없을 지도요. |
| 「주인」 하지만 꿈은 항상 그곳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고는 하죠. |
| 경태의 눈물이 얼굴을 타고 내려와 한 방울, 또 한 방울... 카레라이스로 떨어져 내렸다. |
| 「주인」 당신의 꿈은 분명 이뤄질 거예요. |
| 경태는 눈물이 섞인 카레라이스를 퍼먹기 시작했다. |
아저씨, 전 훗날 선원이 돼서, 배 위에서 세계일주를 하며,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고 있어요. |
새로운 곳을 갈 때마다, 카레라이스를 먹고는 해요. |
전 세계의 카레라이스를 모두 먹어봤어요... 아저씨에게 말해주고 싶어서였죠... |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카레라이스를 먹게 해주셔서 말이에요. |
| 저녁 무렵, 경태의 배가 먼 곳을 향해 길을 떠났고, 곧 석양의 지평선에서 사라져 버렸다. |
| 「지휘사」 다 경태 덕분이네! 아, 그 신비한 향신료, 대체 뭐였어? |
| 「소엽」 후후... 먹고도 모르겠나요? 사실 "다진 파"일 뿐이랍니다. |
| 「소엽」 요 수 년 동안, 전 영원히 아버지를 뛰어넘을 수 없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경태 선생님이 제가 제 자신을 뛰어넘어 제가 요리사가 되려고 했던 그 초심을 되찾게 해주셨죠. |
| 「지휘사」 소엽, 네 아버지도 벚꽃 축제에 참가 하셨었어? |
| 「소엽」 네, 맞아요. 제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죠. |
| 「소엽」 그치만, 그때 아버지가 만든 카레는 아주 맛있었다고 해요. 돌아가서 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
| 「소엽」 응? 잠깐, 당신은 어떻게 아는 거죠? |
| 「지휘사」 헤헤... 그래. 만약 다시 벚꽃 축제를 열 수 있다면, 올 거야? |
| 「소엽」 정말인가요! 당연하죠! 그럼 전 돌아가서 계속 제 솜씨를 갈고 닦아야겠네요. 더 맛있는 카레라이스를 만들기 위해서요! |
| 「지휘사」 응, 분명 할 수 있을 거야! |
| 「? ? ?」 소엽의 카레라이스는 분명 벚꽃 축제에서 엄청난 환영을 받았을 거야! 그녀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
경험하는 모든 일상들
【수첩】
항구도시에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카레라이스를 먹을 수 있었다. 소엽 역시 벚꽃 축제에 참가하겠다고 했고 말이다. 벚꽃 축제 준비가 끝나가고 있다. 계속해서 노력하자.
| 벚꽃 축제는 순조롭게 준비되고 있었지만, 모토키 교수님은 근심에 잠긴 듯 했다. |
| 「지휘사」 모토키 교수님, 걱정거리라도 있나요? |
| 「모토키 교수」 아, 아니라네. 모두의 도움 덕에 벚꽃 축제 준비도 기본적으로 다 완료됐지. 이 상태라면, 순조롭게 벚꽃 축제를 열 수 있을 것이야! |
| 「모토키 교수」 다만...... 몸이 편해지면 온갖 생각이 다 떠오르기 마련이지. |
| 「모토키 교수」 저번 벚꽃 축제로부터 벌써 20년이 지났어...... 이젠 벚꽃 축제가 뭔지도 모르는 젊은이들도 수두룩하지. |
| 「모토키 교수」 거기에다 계속되는 흑문 사건으로 사람들의 민심도 흉흉해졌고 말이야. 정말...... 벚꽃 축제에 사람들이 와 줄까? |
| 「지휘사」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시대가 변했으니. 하지만, 만약 그 때의 벚꽃 축제에 관한 "상징"을 찾을 수 있다면, 어쩌면 사람들의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도 몰라요. |
| 「모토키 교수」 바로 그거야! 그 당시 벚꽃 축제가 가장 성대하게 열렸던 곳은 역시 구 시가지의 벚꽃 공원이었지. |
| 「모토키 교수」 만약 그곳에서 벚꽃 축제를 열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지도 몰라. |
【도움 요청】 저는 바리라고 합니다. 구시가지에 살고 있고, 벚꽃 숲을 관리하고 있죠. 지금은 많이 잊혀졌지만, 한 때는 사람으로 붐비던 곳이었죠. 최근에 벚나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다 말라버리고 말았습니다. 벚꽃이 다시 피어야 할 텐데... 저를 도와주실 수 있나요? 자세한 내용은 구시가지로 오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
| 구 시가지의 도로는 매우 복잡하다. 바리의 집 위치 역시 아주 미묘하다. 한참을 헤맨 끝에, 결국 길을 잃고 말았다. |
| 「지휘사」 음... 어디로 가야 하지? |
| 「호체」 우와아아악! 거기! 비! 켜! |
| 쾅——자전거가 벽에 부딪혔고, 택배 상자가 여기저기 흩어졌다. |
| 「지휘사」 호체... 여전하네... |
| 「호체」 아... 며칠 간의 월급이 또 날아가겠네... |
| 「지휘사」 맞다, 호체, 바리라는 사람이 어디 사는지 알아? |
| 「호체」 당연히 알고 있지. 이래봬도 전문 택배 기사라고! |
| 「호체」 마침 바리 할아버지에게 온 택배도 있으니까, 자 가자! 내가 데려다 줄게! |
| 바리 할아버지 집에 도착하니, 바리 할아버지가 우리를 옥상으로 안내해 주셨다. |
| 「호체」 우와, 옥상 풍경이 정말 최곤데요! |
| 「바리」 하하, 호체는 여전히 힘이 넘치는군요. |
| 백발 노인인 바리는 여전히 정정한 듯 보였다. |
| 「호체」 하지만, 왜 우리를 옥상으로 데려오신 거예요? |
| 「호체」 바리 할아버지의 집에 좀 앉아 있고 싶었는데. 로라 할머니의 간식은 진~짜 끝내주니까요! |
| 「바리」 왜냐하면... 지휘사 님에게 부탁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로라는 몰랐으면 좋겠어서... |
| 「지휘사」 편지에 쓰신... 벚꽃이 시드는 일 말인가요? |
| 「바리」 음... 맞습니다. 저 멀리, 벚꽃 숲이 보이나요? |
| 「바리」 젊은 시절, 전 이 공원의 정원사였습니다. 이 벚꽃 숲을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돌봐왔죠. |
| 「바리」 하지만 얼마 전, 벚꽃 나무들이 모두 시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오랜 세월 동안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
| 「호체」 정말 아쉽네요. 저도 저 벚꽃 숲을 좋아했거든요. 왜 갑자기 시든 걸까요? |
| 「바리」 저도 잘... 여러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고, 벚꽃을 연구하는 전문가에게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속수무책이었어요... |
| 「바리」 저와 로라는 이미 나이가 많이 들었기에, 올해 퇴직을 한 뒤에 이 도시를 떠날 계획입니다. |
| 「바리」 앞으로 이 벚꽃 숲은 어떻게 변할까요? |
| 「호체」 정말 아쉽네요... 바리 할아버지, 제가 대신 벚꽃을 돌볼게요! |
| 「지휘사」 행동도 굼뜬데다 인내심도 없고... 이 벚꽃들에겐 네가 가장 위험하지 않을까... |
| 「호체」 흥, 하지만 나에겐 열정이 있다구! 열정이 가장 중요한 거 아니겠어! |
| 「지휘사」 그러고 보니, 너 택배는? |
| 「호체」 와아악! 까먹었다! 망했어, 또 배상해야 하잖아... |
| 호체는 허겁지겁 아래층으로 뛰어가더니 택배를 챙겨서 뛰쳐나갔다. |
| 「바리」 하하, 한 솜씨 하는군요! |
| 「지휘사」 아참, 바리 할아버지, 편지에는 이곳에서 벚꽃 축제가 열렸었다고 적혀 있던데요? |
| 「바리」 그렇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 이곳에서 매년마다 벚꽃 축제가 열렸죠. 사람들이 사방에서 몰려와 벚꽃을 줍고, 벚꽃 잎을 씻고, 땅에 그리움과 함께 묻고는 했어요... |
| 「바리」 그 후에, 벚꽃 축제는 사라지고 저희 정원사들 역시 해교됐죠. 그렇게 새로운 일을 찾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어요. 벚꽃 숲은 그렇게 누구의 돌봄도 받지 못한 채 황폐해져버렸죠. |
| 「바리」 어느 날, 지나가다가 보인 벚꽃 숲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었죠. 우리에게 행복을 안겨줬던 벚꽃 숲이 지금은 이렇게 되어 버리다니... |
| 「바리」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이 벚꽃 숲을 지키겠다고 말이죠. |
| 「로라」 바리는 쉬는 시간을 모두 벚꽃 숲에 쏟아 부었어요. |
| 「로라」 많은 사람들은 그를 이해하지 못했고, 심지어 비웃기까지 했죠. 하지만 그는 꿋꿋하게 그 길을 걸어 나갔고, 결국 벚꽃은 다시 피었답니다. |
| 「로라」 많은 사람들이 다시 벚꽃 숲에 돌아와 데이트를 하고, 노는 모습을 보고... 바리는 정말 행복해했어요. |
| 「바리」 로라, 왜 올라왔어? 혼자서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고 했잖아, 정말 위험하다고... |
| 로라 할머니는 조심스럽게 벽에 기대어 옥상 입구에 서 있었다. 비록 우리를 향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녀의 두 눈에선 아무런 생기도 찾을 수 없었다. |
| 「로라」 전 벚꽃을 보러 왔어요. 당신도 벚꽃을 좋아하나요? 이곳에서 보면 벚꽃이 정말 잘 보여요. |
| 「로라」 어때요? 올해의 벚꽃... 정말 아름답죠? |
▶ ... 맞아요, 아름답네요.- ▷ 벚꽃이 어디에 있다는 거죠?
| 「로라」 바로 저기 있어요. 빨리 봐요. |
| 로라는 시들어버린 벚꽃 숲을 가리키며 우리를 향해 미소지었다. |
| 「로라」 이곳의 벚꽃들은 전부 저희 바리가 직접 키워낸 것이랍니다. 정말 대단하죠? |
| 「로라」 저도 벚꽃을 매우 좋아해요. 매년 벚꽃이 필 때마다, 전 바리와 함께 벚꽃 웊에서 산책을 하고는 했어요. |
| 「로라」 바리가 올해 벚꽃이 정말 아름답게 피었다고... 마치 20년 전의 그 모습 같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전 이미 볼 수 없게 돼 버렸죠... |
| 로라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안경을 치켜 올렸다. |
| 「로라」 죄송해요... 대화를 방해했군요... |
| 「로라」 하지만, 저와 바리 모두 이 벚꽃 숲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해요. 그러니... 부디 바리를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
| 말을 마친 뒤, 로라는 조심스럽게 밑으로 내려갔다. |
| 「바리」 잠시만, 내가 부축해줄게. |
| 로라를 부축한 바리가 계단 입구에서 사라졌다. |
| 그리고 잠시 후에 돌아왔다. |
| 「바리」 ... 제 아내인 로라라고 합니다. 몇 년 전,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죠. |
| 「바리」 그녀도 벚꽃을 좋아했죠. 몇년 전,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고 나서도 여전히 저와 벚꽃 숲에 오곤 했어요. |
| 「바리」 그녀는 벚꽃의 향기를 맡을 수 있고, 벚꽃 잎을 만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했죠. |
| 「바리」 올해는 저희가 이 도시에 머무는 마지막 한 해입니다. 전 그녀가 계속 벚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죠. |
| 「바리」 그녀에게 사실을 알려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벚꽃이 아주 아름답게 피었다고 말해줬지요. |
| 바리는 벚꽃 숲 쪽을 향해 바라봤다. 그의 눈에는 의문과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
| 「바리」 그래서 전 이 벚꽃 숲을 구하고 싶습니다. 이건 정원사로서 뿐만 아니라 남편으로서의 책임감이기도 하니까요. |
| 「바리」 제 소원을 들어주실 수 있나요? |
| 「지휘사」 이 벚꽃 숲이 이렇게 변한 건 아무래도 흑문의 영향 때문인 것 같네요. |
| 「바리」 사실, 그 가능성도 생각해 봤었습니다. 하지만 이 근처에 흑문에 관한 보도가 전혀 없었죠. |
| 「지휘사」 음... 그것 참 이상하네요. 어쨌든, 우선 조사를 해 볼게요. |
| 「지휘사」 저희가 구 시가지에서 흑문 감측소를 건설해 볼게요. 그러면 흑문이 있는지 여부를 확실하게 알 수 있으니까요. |
Ο벚꽃 나무가 말라버린 원인은 어쩌면 흑문 때문일지도 모른다. 흑문을 찾기 위해 구 시가지에 흑문 감측소를 설치하자. |
| 흑문 감측소에서 구 시가지의 폐기된 지하철 터널에 강력한 흑문 반응이 관측됐다고 알려줬다. |
| 「지휘사」 이 흑문의 위치는... 벚꽃 숲 밑에 지하잖아! |
| 「지휘사」 벚꽃 숲이 시들어버린 건 역시 흑문 때문이었어. |
| 그렇다면, 구 시가지의 지하에 있는 흑문을 제거하자. |
Ο흑문의 위치를 확인했다. 구 시가지에서 살펴보자. |
| 「바리」 벚꽃 숲 지하에... 흑문이 있다고요? |
| 「지휘사」 네, 조사는 이미 마쳐놨어요. |
| 「지휘사」 흑문이 지하 깊은 곳에 있어서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아요. 주민들의 안전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하지만 벚꽃 숲은 흑문 때문에 시들어버렸죠. |
| 「바리」 그랬군요... 그럼 어서 중앙청에 연락하죠... |
| 「에루비」 헤헤, 그런 것쯤은 나한테 맡기시라구요! |
| 「지휘사」 에루비는 구 시가지 지하세계에 대해 아주 빠삭하니까요. |
| 「에루비」 걱정 붙들어 매세요. 벚꽃이 다시 피게 해줄 테니까! |
전투승리
| 격렬한 전투가 땅을 뒤흔들었고, 공원의 행인들은 하나 둘 멈춰서서 긴장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
| "뭐야?", "지진?", "설마... 흑문사건이 또 시작되는 건가..." 사람들이 소곤거리며 검은 안개로 둘러싸여 시들어버린 벚꽃 숲을 바라봤다. |
| 누군가 그 벚꽃 숲을 기억해낸 것 같다. |
| 그 당시에는 벚꽃이 시들이 않았고, 벚꽃이 만개해 하늘을 부드러운 색으로 물들였을 때였다. |
| 당시 사람들은 그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다. |
| 떨어진 꽃잎을 개울에 씻어 바람에 날리면 땅에 사뿐이 내려앉았다. |
| 이 벚꽃 숲... 언제부터 시들어버린 걸까... |
| 대체 언제부터 벚꽃 숲에 생기가 사라진 걸까...... |
| 마치 이 도시처럼...... |
| "저것 좀 봐!" |
|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 |
| 지진이 멈추고, 검은 안개가 서서히 걷혔다. |
| 눈부신 하얀 빛이 벚꽃 숲을 감싸 안았다. |
| 소문을 듣고 온 사람들의 눈 앞에는 마르고 시들었던 벚나무가 족쇄를 벗어버린 듯 생기로 가득 찬 풍경이 있었다. |
| 눈부신 벚꽃이 가지 끝에서 흩날리고, 온 하늘을 벚꽃색으로 물들였다. |
| 벚꽃 숲에 서 있을 때, 전술 단말기가 갑자기 격렬하게 진동했고, 눈부신 흰 빛이 벚꽃의 색채와 어울리며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
| .................. |
| ............ |
| ...... |
| 어둠이 주위를 덮자, 벚꽃 축제도 끝이 나고 벚꽃 숲에 모인 사람들도 하나 둘 씩 흩어졌다. |
| 흩날리는 꽃잎은 마치 양탄자처럼 숲 속에 깔렸다. |
| 젊은 바리는 손전등을 손에 든 채 벚꽃 숲에서 순찰을 돌며 시시때때로 멈춰 서 벚꽃 나무의 상태를 살폈다. |
| 「바리」 응? 곧 문 닫을 시간인데 왜 아직도 여기 계세요! |
| 「로라」 다... 당신은... |
| 「바리」 전 이곳의 정원사인 바리라고 해요... 혹시 도움이 필요한가요? |
| 「로라」 네... 친구랑 같이 와서 벚꽃을 보다가... 길을 잃었어요. 그리고 저도 모르는 사이에 여기까지 왔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전혀 모르는 곳이었어요. |
| 「바리」 걱정 마세요. 제가 공원 입구까지 데려다 줄게요! |
| 「로라」 네, 감사합니다. |
| 「로라」 당신이 이곳의 정원사라면... 여기 이 벚꽃들은 모두 당신이 심은 건가요? |
| 「바리」 네, 맞아요. 하하! |
| 「바리」 .................. 뭐, 사실 아직은 잡일만 하는 막내 정원사일 뿐이지만요... |
| 「바리」 하지만 언젠가는 이곳의 모든 벚꽃을 돌볼 거라구요~ |
| 「로라」 정말 기대되네요! 전 이곳의 벚꽃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
| ............ |
| ...... |
| 「바리」 앞으로 매년 벚꽃이 필 때마다 내가 데리고 와 줄게. 그리고 아이가 생기면 가족이 함께 벚꽃 축제에서 피크닉을 하는 거야! |
| 「바리」 그리고 집을 한 채 사는 거야. 벚꽃 숲이 보이는 곳으로... 그리고... |
| ............ |
| ...... |
| 몇년 뒤, 벚꽃 축제가 중지되고, 바리도 더는 정원사가 아니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벚꽃 숲을 돌봤다. |
| 바리의 보살핌 속에서 벚꽃들은 여전히 그 생명력을 뽐내고 있었다. 그 날이 오기 전까지는... |
| 「로라」 바리! 바리! 큰일이에요... 벚꽃 숲이... 벚꽃 숲이! |
| 바리가 도착했을 땐, 이미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을 지경으로 번져 있었다. 화염은 바리가 정성스레 돌봐왔던 벚꽃 숲을 삼켜 버렸고, 마침내 불길이 잡혔을 땐 이미 타버린 재만이 날리고 있었다. |
| 그 이후, 바리는 큰 병을 앓아야만 했다. 이 벚꽃 숲은 그의 마음이 담긴 곳이자 그에겐 가장 귀물한 보물이었던 것이다. |
| 하지만, 이젠 모두 끝이었다. |
| 「로라」 바리, 좀 괜찮아요? |
| 「바리」 로라, 항상 날 돌봐줘서 고마워. |
| 「바리」 난... 이제야 알았어. 과거의 나는 벚꽃 숲을 돌본다고 너에게 소홀했지. 정말 미안해... |
| 「바리」 이제서야 네가 내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 |
| 「로라」 바보 같은 말 하지 말아요, 바리. 저도 벚꽃 숲이 좋은 걸요! |
| 「로라」 자, 제가 뭘 가져왔는지 봐요. |
| 「바리」 이건... 벚꽃 묘목? 어디서 이렇게 많은 묘목을... |
| 「로라」 제가 돈을 계속 모으고 있었어요. 바리, 포기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이 벚꽃 숲을 다시 살려봐요. 언젠가는... 벚꽃이 다시 필 거예요! |
| ............ |
| ...... |
이 벚꽃 숲은 우리 아이들과 같아요. 평생 지켜나갈 거예요. |
변하지 않는 것은 바리가 계속해서 이 벚꽃 숲을 돌본다는 사실 뿐이었어요. |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매년 벚꽃이 피는 계절이 되면 바리는 절 이곳으로 데려왔죠... |
단지, 해를 거듭할수록 내 눈 속의 벚꽃이 점점 흐려지고, 어두워졌어요... |
그리고 결국... 모든 것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어요. |
바리... 전 당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 알아요. |
올해의 벚꽃을 피지 않을 거라는 걸 말이에요. |
전 느낄 수 있어요. 벚꽃 숲이 울고 있다는 걸요. 점점 더 약해지고 있죠... |
| ............ |
| ...... |
| 「바리」 로라! 벚꽃이 피었어! |
| 「로라」 네? |
| 「바리」 자, 벚꽃을 보러 가자! |
| 「로라」 벚꽃이요? |
| 「바리」 로라, 보여? 올해 드디어 벚꽃이 피었다고. |
| 산들바람이 불어오자 꽃잎이 뺨을 스쳐지나 향기가 사방으로 퍼졌다. |
| 그리움은 풍경으로 변하였고, 추억 속의 벚꽃이 마음 속에 피어나 눈앞을 더욱 밝혔다. |
| 「로라」 보여요... |
| 「로라」 보여요! |
| 「로라」 정말... 이렇게 아름다운 벚꽃은 정말 오랜만이에요... |
| 「? ? ?」 시든 벚나무에 벚꽃이 다시 활짝 피어났다니, 마치 기적 같네. |
| 「? ? ?」 기적에 관한 소문과 벚꽃 공원의 추억 때문에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다시 벚꽃 축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 |
| 「지휘사」 이번 일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줄은 몰랐어. |
| 「? ? ?」 흑문 사건이 일어난 이후, 이 도시의 사람들은 슬픔과 공포에 억눌려 있었어. 어쩌면 벚꽃 축제가 사람들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되살려 준 거겠지. |
| 「지휘사」 벚꽃 축제 준비가 드디어 끝났네. 도시의 벚꽃도 모두 활짝 피었고 말이야. 모토키 교수님의 소원... 금방 이룰 수 있겠지. |
경험하는 모든 일상들
【수첩】
그날, 도시의 벚꽃이 기적처럼 피어났다. 벚꽃은 20년 전처럼 하늘에서 춤을 추었다. 마침내 소원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벚꽃축제가 다시 이 도시에 찾아오게 되었다. 이제 더 많은 친구들을 초대해서 함께 그날의 기쁨을 공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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