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생화학]] [목차] == 개요 == '''히포 신호전달경로 / Hippo signaling pathway''' 다세포 생물의 조직, 신체 기관의 크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 내 신호전달경로. 초기 [[발달]]과정이나 신체 조직의 성장 과정에서 세포가 적절한 크기만큼 분열, 성장할 수 있게끔 조절하는 것은 개체의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이런 과정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나타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암]]. 그렇기 때문에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들은 이 신호전달경로를 통해 분열을 적절히 조절하며 조직들마다 고유한 크기와 형태를 갖게끔 하는 것이다. 이 경로에선 YAP/TAZ 단백질이 가장 중요한 단백질로 작용한다. YAP/TAZ 단백질은 세포 분열을 촉진하고 [[아포토시스]]를 억제하는 유전자의 [[전사]](transcription)를 촉진하는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 TF) 단백질이다. [[초파리]]를 [[돌연변이]] 시켰을 때, 장기 기관들이 거대해진 표현형(phenotype)을 보이는 돌연변이들이 발견되었는데, 이들로부터 해당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는 주요 단백질들을 여럿 분리해낸 것이 최초이다. 이름 역시 기관의 조직들이 거대해져 마치 그 모습이 [[하마|]](hippocampus)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것. == 상세 == === 기작 === 앞서 말했듯이, 해당 경로의 핵심은 YAP/TAZ의 활성 조절이다. 이를 간략하게 서술하자면 다음과 같다. * 히포 경로 ON : (세포질 내) MST1/2 활성 → LATS1/2 활성 → YAP/TAZ 인산화 → YAP/TAZ 분해 or 14-4-3 단백질과 결합해 세포질 유지 * 히포 경로 OFF : (핵 내) 비인산화된 YAP/TAZ와 여러 TF/DNA의 상호 작용 → 세포 분열 촉진 유전자 발현 ==== MST 인산화 효소의 활성화 ==== 외부 여러 신호들에 의해 MST1/2 단백질이 [[인산화]]되면, 자가인산화(autophosphorylation) 과정을 통해 활성화된다.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단백질이 MST1/2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해준다. * STRIPAK 복합체는 MST1/2를 탈인산화시켜 비활성화시킨다. * RASSF1A는 그런 탈인산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 SAV1는 STRIPAK에 대항하여 MST1/2를 활성화시킨다. * 또한, MAP4K4/5/6 family는 STRIPAK을 억제한다. ==== LATS1/2 인산화 효소의 활성화 ==== 활성화된 MST1/2나 MAP4K은 LATS1/2 단백질의 소수성 모티프(hydrophobic motif)부분을 [[인산화]]시킨다. 인산화된 LATS1/2는 MST1/2와 유사하게 자가인산화 과정을 거쳐 활성화된다[* 이와 달리, SRC 단백질에 의해 LATS1/2의 [[티로신]] 잔기가 인산화되면 비활성화된다.]. 활성화된 LATS1/2는 세포질 내의 YAP/TAZ 단백질을 인산화시킨다. 이렇게 활성화된 LATS 인산화 효소는 세포질에 있는 YAP/TAZ 단백질을 인산화시킨다. 인산화된 YAP/TAZ 단백질은 그대로 분해되거나, 14-3-3 단백질과 결합해 [[세포질]] 유지(cytoplasmic retention) 과정에 돌입한다 반대로, 히포 경로가 OFF된 상태에서는 탈인산화된 YAP/TAZ 단백질이 핵 내에서 TEAD 단백질 등을 비롯한 여러 [[전사인자]]와 결합해 세포 분열을 촉진하고, [[아포토시스]]을 억제하는 단백질들의 발현을 촉진함으로써, 계속해서 세포가 분열할 수 있게끔 해준다[* 서술상 편의를 위해 경로가 ON/OFF 된다는 식으로 썼지만 실제로 해당 경로가 스위치처럼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세포질 내와 핵 내에 있는 YAP/TAZ 단백질의 양, LATS 인산화 효소와 같은 해당 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상대적으로 우세한 쪽으로 해당 경로의 진행 방향이 결정되는 것이다.]. 즉, 조직이 적당한 크기로 자랄때까지는 히포 경로가 OFF되어있다가, 적당한 크기에 도달하면 경로가 ON되어 더이상의 세포 분열이 이뤄지지 않게끔 하는 것이다. === 조절 === 다세포 생물의 세포들은 인접한 세포들과 상호작용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이때 세포-세포간이나 세포-ECM(extracellular matrix)과의 접촉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계적인 신호(Mechanical signal)도 히포 경로를 조절하는 주요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아래는 그 예시들. * 세포가 조밀하게 밀집되면, LATS1/2 인산화 효소 활성이 증가해, YAP/TAZ를 인산화시켜 히포 경로를 ON 시킨다. 또한, [[밀착 연접]](tight junction)과 관련된 안지오모틴 복합체(angiomotin complex, AMOT)가 YAP에 직접 결합해 핵에서 격리시키거나, LATS 인산화 효소 활성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YAP를 억제한다. * [[상피 세포]]의 경우, 유체의 흐름 패턴에 따라 발생하는 전단응력[* Liquid shear stress. 유체와 맞닿은 물체에서 유체가 흐르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발생하는 저항력]에 따라 YAP/TAZ의 활성이 조절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세포의 극성(polarity)이나 세포 접촉(adhesion)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이나 LPA(Lysophosphatidic acid), S1P(sphingosine-1-phosphate) 등 세포 외부 물질들에 의해 촉발된 [[GPCR]]의 신호[* RhoA는 히포 경로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에 의해서도 해당 과정이 개시될 수 있다. === 의학적 활용 === 세포 분열과 관련된 경로인 만큼, [[암]]과 관련성을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도 많은 [[암]]에서 YAP/TAZ 돌연변이가 관찰되고 있다. 해당 경로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아포토시스]]에 대해 둔감해져 종양들이 쉽게 죽지 않고, 심지어는 약물 치료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또한, [[면역학]] 분야에서도 MST1/2이 [[림프구]]의 접착, 이동 및 CD4+ [[항원]] 인식의 조절 등 여러 면역 과정에 작용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관련 연구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독특한 점은 YAP 단백질은 세포의 항바이러스 반응에 관여하는 [[선천 면역]](innate immunity)을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반면 TAZ 단백질은 보조 [[T 세포]](Helper T cell)의 분화를 촉진하는 정반대의 효과를 보이는데 이런 점을 미뤄보아, 두 단백질간의 기능 조절을 통해 면역 반응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말했듯이 유체 흐름도 경로의 초기 신호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심혈관과 관련된 의학적 연구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도 혈류가 비정상적이면 YAP/TAZ가 활성화되어 [[동맥경화]](atherosclerosis)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