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山巖, Volcanic Rocks [목차] == 개요 == [[화성암]] 중에서 비현정질(aphanitic)[* 0.1mm 정도보다 작은 미정질이거나 유리질인 경우.]로 된 [[암석]]을 이르는 말이다. 분출암(extrusive rock)이라는 표현도 쓴다. 대부분의 화산암은 지표에 분출하여 쌓인 암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그렇지는 않으며, 지하에서 굳었지만 환경에 따라 비현정질이 나오기도 한다. == 특징 == [[파일:external/amiljkovic.wikispaces.com/basalt_massive.jpg]] ▲ 비현정질 조직을 보여주고 있는 [[현무암]]. 암석을 구성하는 광물입자를 눈으로 식별하기 어렵다. [[파일:external/publications.iodp.org/03_F21.jpg]] ▲ [[현무암]]을 편광판을 겹쳐 본 단면. 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광물이 빼곡히 들어찬 배경(석기, groundmass)에 큼직큼직하게 자란 [[감람석]] [[반정]](phenocrysts)이 눈에 잘 띈다.[* 화려한 색깔을 띠는 덩어리가 대부분 감람석이다. 새카만 덩어리는 빛이 투과하지 않는 철-티타늄 산화광물(Fe-Ti oxides)들이다.] 보통 광물이 0.1 mm 혹은 그 이하의 크기로 나타나면 야외 조사에서 광물을 식별할 수가 없다.[* 전형적인 광물인 경우 1 mm크기로만 자라도 무슨 광물인지 알 수 있을 때가 있다. 지질학에서 맨눈으로 식별 가능하다는 뜻은 지질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루페(확대경)를 통한 관찰을 포함한다.] 암석을 구성하는 광물이 너무 작아서 이를 식별할 수 없을 지경이 되면 비현정질(aphanitic)이라고 한다. 심한 경우에는 아예 광물이 없고 유리질로 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흑요석]]. 그리고 이런 비현정질 조직을 갖는 암석을 화산암이라고 부른다. 반드시 암석 전체가 비현정질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간중간에 큰 광물이 박혀있을 때도 매우 흔하다. 위 두 번째 사진[* 박편 스캔 사진이다.]에서 보듯이 전체적으로는 비현정질이지만 중간에 완전히 크기가 다른 큰 광물이 박혀있는 경우가 있다. 사실 암석 전체가 비현정질인 경우보다 이런 식으로 큰 광물이 박혀있는 경우가 더 흔한데, 광물 크기가 이봉형(bimodal)이라고 말한다. 분포가 두 개의 봉우리를 갖는다는 뜻이다. 이 중에서 결정 크기가 더 큰 쪽을 가리켜 "[[반정]]"이라고 부르고, 작은 쪽을 가리켜 "석기"라고 부른다.[* 표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bimodal한 분포를 갖는 건 화산암에서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심지어 [[화강암]]도 bimodal 분포를 보인다. 당장 인도 옆을 싸고 있는 화강암 블록을 보면 유달리 큰 결정이 박혀 있는 걸 볼 수 있다. 다만 이때는 일반적으로는 '석기'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반정과 석기는 보통은 비현정질에서 많이 사용된다. 또한 변성암에서도 bimodal 분포를 보이기도 하는데, 이 때는 반정이 아니라 반상변정(pophyroblast)이라고 한다.][* 반정이라는 단어는 '''반'''점처럼 자란 결'''정'''이라는 한자 단어다.] 그리고 그런 조직을 반상조직이라고 부르는데, 화산암에서는 특히 흔한 조직이다. 반상 조직 중에서 작은 쪽이 특히 비현정질일 경우가 화산암이 된다.[* 작은 쪽이 아주 비현정질은 아니지만 조립질이라고 부르기도 뭐한 애매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hypabyssal이라는 단어이다. 한국에서는 반심성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diabase나 diorite가 대표적인 예이다.] 어떤 경우는 반정의 함량이 무척 높아서 부피비로 50% 이상이 반정으로 된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화산암으로 분류한다. == 형성 원리 == 현정질과 비현정질은 사실 쉽게 말하면 광물의 개수와 크기를 생각해야하는 문제이다. 현정질 혹은 조립질의 암석은[* 광물이 눈으로 보일 정도로 큼직큼직하게 자라서 암석을 구성하는 것이다. 화성암에서 이를 [[심성암]]이라고 부른다.] 광물의 개수가 적고 대신에 각 결정의 크기는 크다. 반대로 비현정질은 광물의 개수는 (너무) 많지만 각각의 결정 크기는 무척 작다. 이를 좀 더 암석학적으로 말하면, 조립질 암석은 광물 성장(crystal growth)은 잘 일어난 반면에 결정핵생성(nucleation)은 억제된 것이며, 화산암은 반대로 광물 성장은 어렵지만 결정핵은 많이 만들어진 경우에 속한다. 이를 결정하는 것은 용융체와 주변 환경의 온도 차이이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과냉각 정도(ΔT)에 의해 결정된다. 광물은 용융점에 도달했다하여 곧바로 결정화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온도가 광물의 용융점보다 어느 정도 이상 떨어져야 비로소 만들어지게 된다. 이는 광물이 성장하기 위한 씨앗, 즉 결정핵이 표면적이 부피에 비해 매우 크기 때문에 표면에너지가 매우 높아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이상 과냉각이 되어야만 이 불안정 영역을 넘어서서 안정적으로 결정을 쌓아올리게 된다. 한편 광물의 성장은 새로운 물질이 곧잘 공급되어 결정이 자라날 때 영양결핍이 되지 않도록 유지해줘야한다. 이는 확산이 잘 일어나야함을 의미하는데 확산은 보통 온도가 높으면 더 잘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과냉각도가 낮으면, 확산을 통한 광물 성장은 잘 일어나지만 온도가 높아서 결정핵이 쉽게 부서지게 된다. 그래서 마그마에서는 결정핵을 새롭게 형성시키는 것보다 기존에 자라던 광물이 더 자라는 환경을 조성한다. 그런데 과냉각도가 커지게되면 확산은 점점 억제되는 반면에 결정핵은 쉽게 안정화되기 때문에 결정핵은 많이 만들어지는 반면에 이들이 다른 곳에 이동하여 광물을 덧자라게 해주지는 못한다.[* 교통수단이 잘 발달하면 응집된 큰 도시를 만들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부족국가가 와장창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보자.] 보통 화산암은 [[화산]] 활동의 산물이다. 화산이 분출하면서 뿜어내는 용암이 가장 전형적인 화산암을 만드는 기작이다. 지하의 마그마에서야 과냉각도가 낮아서 결정 몇 개가 큼직큼직하게 자라고 있었겠지만, 지표로 뿜어져나오게 되면 과냉각도가 급격히 커지면서 광물 성장이 억제된다. 이 때 암석이 굳어가면서 광물은 재빨리 결정핵을 우수수 만들어내게 된다. 이 때문에 아주 작은 광물 결정이 무척 많은 비현정질 조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과냉각도가 확실하게 보장되는 환경이라면 지표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화산암 같은 암석을 만들 수 있다. 주변이 차가운 암석으로 된 곳으로 파고드는 암맥(dyke)은 지하에서 굳었지만 비현정질 조직을 갖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존재한다.] 참고로, 화산쇄설물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암석은 화산암과 구분하기도 한다. 보통 넓은 의미의 화산암은 화산쇄설물과 용암을 모두 포함하기도 하지만, 화산암은 비현정질의 암석을 말하는 반면, 화산쇄설암(pyroclastic rocks)은 작은 화성 기원의 파편이 응집된 것을 말한다. 두 암석은 그 조직이 상이하며, 화산쇄설물이 모이는 조직을 특히 쇄설질(fragmental)이라고 구분한다.[* 엄밀한 조직상의 분류로는 두 분류가 상이하지만, 성분상의 분리로 가게 되면 덜 엄격해진다. 성분상의 구분을 하게 되는 이유가 화산쇄설물과 화산암이 같기 때문에 그 구분이 모호해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학술적 표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암상을 다르게 취급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화산암의 분류 == 화산암은 보통 전암성분[* 암석을 대표한다고 판단하는 암석조각 전체의 성분비를 구한 값.]을 이용하여 구분하게 된다. 그 이유는 [[화성암]] 항목을 참고하라. [[화성암]] 항목에서도 설명했듯이 많은 화산암 분류는 그 시작이 전암 분석이다. [[파일:external/f.tqn.com/600TASvolcanic.jpg]] ▲ 전형적인 총알칼리 도표(Total Alkali-Silica Diagram)의 모습. X축에는 SiO2의 질량비(%)를, Y축에는 Na2O와 K2O의 질량비(%)를 합한 값을 입력하게 된다. 전암 분석(Whole-rock analyses)자료는 보통 전체 성분을 100%라고 놓고, 1% 이상의 질량비를 차지하는 산화물 성분을 나열하게 된다. 이 중에서 SiO2와 Na2O, K2O 세 성분의 질량비를 위의 도표대로 넣어, 해당 점이 어느 영역에 찍히는 지를 판단, 암석의 이름을 결정하게 된다. 우리가 흔하게 알고 있는 암석 계열인 '''[[현무암]]''', '''[[안산암]]''' 그리고 '''[[유문암]]'''은 총알칼리 도표에서 가장 알칼리 함량이 낮은 아래 영역의 계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앞 글자를 따 BADR 계열이라고 말한다.] 이 계열의 경계선을 보면 기준이 SiO2 질량비가 각각 45%, 52% 그리고 63% 정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경계를 따라 왼쪽부터 차례대로 '''초고철질, 고철질, 중성질,''' 그리고 '''규장질''' 화산암이라고 부르게 된다.[* 염기성, 산성이라는 표현은 옛표현이며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대충 이 BADR 계열을 가리켜 '''준알칼리 계열'''(subalkaline series)[* 혹은 비알칼리 계열.]이라고 말한다. 전형적인 섭입대 화산암이 보통 이 준알칼리 계열에 들어가게 된다. 한편 이보다 [[알칼리]] 함량이 높은 화산암은 (당연히) '''알칼리 계열'''(alkaline series)이라고 부른다. 알칼리 계열은 여러 수준이 알려져 있는데, 보통 '''조면현무암'''(Trachybasalt) 영역에서 '''[[조면암]]'''(trachyte)로 나아가는 계열과, 바사나이트(basanite) 내지는 테프라이트(tephrite) 계열에서 '''향암'''(phonolite)으로 넘어가는 계열이 잘 알려져 있다. 비록 알칼리 계열에서 시작할지라도, 규소 함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 조면암에서 유문암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 때 만들어지는 유문암은 유문암의 넓은 영역 중에서도 알칼리가 높은 쪽에 분포하므로 특별히 알칼리유문암이라고 말한다.[* 참고로 [[백두산]]의 상층부 암상이 전형적으로 조면현무암에서 조면암, 알칼리유문암으로 가는 암석 진화 계통을 따르고 있다.] 참고로 이 정의는 생각보다 확립된 지 오래되지 않은 명명법[* Le Bas et al., 1986; Le Maitre et al., 2002 etc.]이기 때문에 1980년대 중반 이전의 연구 결과나 그 논문을 보게 되면 기이한 암석 이름들이 나타날 수 있다.[* Tristanite, Essexite 등이 그런 예이다. (전공진입자들을 위해 첨언하면) 사실 교과서에는 아직 실리지만, hawaiite 같은 단어도 요새는 공식적으로는 지양하는 표현이다. IUGS 공식명칭을 권고하기 때문이다. 다만 hawaiite, mugearite, 및 benmoreite 계열은 화산암 연구 뿌리가 깊은 지역(예컨대 이탈리아)에서 자주 사용되던 단어라서 아직도 심심치 않게 사용한다. 더군다나 이 단어에 내포된 의미(Na2O/K2O ratio)가 나름 중요하기 때문에 이 표현들은 알아두면 좋다.] 이 총알칼리 도표에서는 특이한 환경의 암석은 포함시키지 못한다는 (사소한) 한계가 있다. 예컨대 세립질 카보네타이트나 스필라이트(spilite)등이 그 예이다. 이 단어들은 흔히 볼 암석은 아닌지라 번역된 한국어도 잘 없다! [[분류:암석학]] [[분류:화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