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clearfix] == 개요 == 장창. 창 중에서도 유난히 긴 창을 뜻하는 것으로, 보통 집단으로 기병을 막는데 사용되었으며 보병 상대로도 방어적인 용도로 널리 사용되었다. 파이크하면 좁게는 중세 말에서 근대 초까지 쓰인 5~6미터의 장창을 말하지만 넓게는 그냥 당대에 유난히 긴 종류의 장창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례로 고대의 [[사리사]]도 넓게는 파이크라고 불리고 중세에 간간이 쓰였던 대기병용 장창도 파이크라고 칭한다. == 상세 == 창의 일종으로 중세 말에서 근대 초기까지 두루 쓰였다. 길이가 5~6미터에 달해 이보다 전에 등장했던 여러 장창에 비해서도 매우 길다는 특징이 있다. [[파일:attachment/pikepikepikeee.jpg|width=600]] 그림의 오른쪽 [[스코틀랜드]] 병사가 든 긴 창이 파이크이고, 왼쪽의 짧은 쪽이 [[잉글랜드]]에서 많이 썼던 폴암인 [[빌#s-2|빌]]이다. 일반적으로는 파이크가 유리했지만 그림처럼 창대 안쪽으로 파고드는 데에 성공했다면 입장이 정반대가 되었다. 1513년 [[플로든 전투]]에서 잉글랜드의 빌과 스코틀랜드의 파이크가 맞붙은 바 있는데 전장이 언덕 지형이었던 데다 늪지대까지 있어 파이크가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무기의 중심이 냉병기에서 흑색화약을 이용한 [[총|화기]]로 바뀌면서 창병의 역할도 [[보병]] 방진의 핵심에서 보병 화력의 주축인 총병을 호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갑옷]] 기술이 발달하면서 [[할버드]], [[글레이브]], [[빌#s-2|빌]] 등 이전의 폴암류 무기로 방어구를 잘 갖춘 기병을 저지하기가 어려워졌다. 이 때 차라리 기병의 [[랜스]]보다 더 긴 창을 들려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스코틀랜드]]나 [[스위스 용병|스위스 용병대]]의 전훈 등을 통해 입증되면서 중세 말부터 도입되기 시작하여 르네상스와 종교전쟁 시대가 되면 창병의 무기가 파이크로 통일된다. [[마케도니아 왕국|마케도니아]]의 [[사리사]]와 길이가 비슷하기 때문에 유사하거나 영향을 받은 무기로 생각하기 쉽지만 시간적, 공간적[* 사리사는 기원전 마케도니아에서 출현하여 발칸 반도나 중동, 넓게 봐도 북아프리카 등 헬레니즘 문화권에서 사용된 반면 파이크는 서, 중, 남유럽에서 주로 쓰였고 동쪽으로 갈수록 사용 빈도가 줄어 중동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심지어 동유럽이 중심지이고 서유럽 국가들과 수백년 동안 계속 싸웠던 [[오스만 제국]]조차 군대에 파이크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았다.] 간극이 크다. 일단 외형부터 파이크는 이전까지 쓰인 창보다 날이 작아 아예 송곳 수준의 날만 달린 경우도 있었고, 중간을 분리할 수 있었떤 사리사와는 달리 파이크는 나무로 만든 단순한 일체형 창대에 날을 단 물건이었다. 일부 스위스 용병 등 더 쉽게 운반하고 관리하기 위해 사리사와 유사한 조립식 파이크를 사용한 경우도 있기는 했다. 따라서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고, 각자의 전장 환경에 적응하며 [[수렴 진화]]한 것에 가깝다. 용도에도 차이가 있다. 사리사 [[팔랑크스]]는 다른 병과 없이도 그 자체로 적의 공격을 받아내는 모루의 역할을 했지만 파이크 방진은 여러 보병 병과가 모여 모루의 역할을 하는 방진에서 화력을 담당하는 아퀘버스나 [[머스킷]] 총병들이 사격 후 재장전을 하는 동안 적의 보병이나 [[기병]]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방패 겸 장애물 역할을 맡았다. 창병은 고대로부터 전장에서 창병끼리 충돌하는 경우가 많았다. 근대화 이전에는 창병 부대가 다른 병과 부대에 비해 큰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매우 흔했다. 다만 파이크가 등장한 시기는 느리지만 꾸준히 화기가 보급되며 기병과 중장보병의 빛이 바래는 시기였다[* 그렇게 보급이 더뎠던 화약무기만을 가지고도 창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검이나 폴암의 시대는 순식간에 끝났다.]. 갑옷도 고대에 비해 가볍고 보호범위도 줄어들게 되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장창병 방진이 전장에서 서로 마주쳐 싸우는 Push of Pike 전투가 왕왕 발생했다. 이런 전투는 일단 시작되면 양 측이 서로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했는데, 방진을 무너트리고 도망치기 시작하면 안 그래도 큰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서로 후퇴하지 않고 끝까지 맞붙을 때가 많았다. 이런 경향은 머스킷이 완전히 보급되어 제식병기의 지위를 차지하고, [[총검]]이 개발되어 총이 창의 역할까지 대신할 수 있게 되기까지 지속되었다. [[동유럽]] 쪽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았다. 스텝 초원이 넓게 펼쳐진 동유럽에서는 기병이 활개치기 좋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병 전술이나 보병의 무기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 [* 파이크 방진을 이루려면 기병의 돌격에 맞서 버티고 방진을 유지하기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이 필수인데 동유럽 귀족들은 서유럽에 비해 크게 가난한 농노들에게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그런 훈련을 시키지 않았다.] 전술 역시 총을 든 보병의 화력을 중심으로 기병이 보조 역할을 하던 서유럽과 달리 기병의 속도와 돌격력을 중심으로 총을 든 보병의 화력이 기병을 지원하는 전술이었을 정도로 차이가 컸다. 폴란드의 경우 보병과 기병의 비율이 3:7일 정도로 보병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져 보병은 '''포대나 지키는 애들''' 정도로 취급했다.[* 실제로도 폴란드-리투아니아군의 주요 전술은 마차를 이용해 임시 방어벽을 만들고 그 안에서 포병과 보병이 우주방어를 하며 적 주력의 공격을 막는 동안 기병이 우회하여 적들을 격퇴하는 전략이었다.] 그래서 보병들도 대부분 화승총 등으로 무장했다. 파이크를 아예 쓰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서유럽과 같이 집단적으로 운용하지는 않았던 것. 시간이 지나면서 아예 파이크 대신 [[버디슈]]를 쓰기도 했다. 러시아의 경우 목책으로 기병의 접근을 막거나 버디슈를 사용했지만 스웨덴 같은 군사 선진국으로부터 파이크 방진을 받아들이려는 시도도 한 적이 있다. 파이크가 호위하는 화승총이 전장에 등장하면서 상대인 기병의 전술도 변했다 [[프랑스]]의 경우 위그노 전쟁 초기만 해도 중갑 기병이 기병 전력의 주류였지만 위그노 전쟁 말기 프랑스 기병대는 피스톨을 주무장으로 삼아 [[카라콜]] 기동 [* 총으로 쏘고 퇴각했다가 장전하고 다시 돌아오는 기동]을 주 전술로 활용하게 되었다. 다만 사거리가 짧고 명중률이 낮은 피스톨을 사용하던 카라콜 전술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결국 다시 총 한 발 쏘고 나서 돌격하는 전술이 자리잡게 되었다. [[카라콜]] 문서 참조. 파이크의 방어능력과 공격력은 우수한 편이지만, 그 거대한 크기로 인해 세밀한 기술을 사용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양손으로 잡기에 한손무기만으로는 위협하기 어려웠으나 장병기나 양손무기로 지레의 원리를 이용해 끝단부를 타격할 경우 조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이 때문에 파이크 부대간의 싸움에는 [[도펠죌트너]](양손검사)와 같이 파이크의 창대를 베거나 쳐내는 양손검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병사, 검과 방패를 다루는 병사, 폴암을 다루는 병사, 동양에서는 창을 걷어내기 위한 [[당파(무기)|당파]]와 같은 무기를 다루는 병사 혹은 전시대 중무장 보병처럼 갑옷과 방패로 무장하고 파이크의 숲을 헤집는 중보병들이 상당기간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17~18세기가 되면서 아퀘버스 총기가 사라지고 보다 강력한 머스킷이 주력이 되면서 파이크병간 전투가 감소하게 되고, 귀찮게 따로 타겟티어(양손검-검+방패 보병)를 운용하느니 차라리 총병에게 칼을 들려주는 식의 통합적인 운영으로 바뀌면서 이러한 검보병은 사라진다. 다만 파이크 자체도 화기의 발달로 총의 신뢰도와 사거리 명중률이 늘어나고 선형진의 등장으로 쇠퇴하다 머스킷 총구에 다는 [[총검]]의 발명으로 그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부착상태에서도 사격이 가능한 소켓형 배요넷이 등장하면서 [[전열보병]]이 파이크 방진을 완벽하게 대체해 결국 파이크는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지게 되었다. 파이크를 가장 나중까지(1720-30년대) 실전 무기로 유지한 나라는 [[스웨덴]]과 [[러시아]]였다. 이후 [[영국]] 등의 몇몇 나라에서는 고참 부사관의 상징으로 사람 키보다 조금 큰 하프 파이크 등이 사용되었기도 하지만, 19세기 중반이 되면 의장용으로 물러나게 된다. == 매체 == 보통 파이크병이 등장하며 창병의 발전형으로 많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나 [[문명 시리즈]]. 또한 대기병의 극한에 달한 무기답게 기병에게는 쥐약과도 같은 효과를 자랑하는 병과로 나오기도 한다. [[분류:창(무기)]][[분류:보병 무기/고대~근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