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분지]][[분류:대한민국의 지명]][[분류:충돌구]] {{{#!wiki style="margin:0 0 1em 1em;float:right;font-size:.95em;text-align:center;width:400px;max-width:100%;min-width:40%;" [[파일:초계분지.png|width=100%]]{{{#!wiki style="margin:0 0 5px 0;" 초계분지의 항공사진}}}[[파일:초계 분지.png|width=100%]]초계분지의 위치}}} [목차] [clearfix] == 개요 == '''초계분지'''(草溪盆地), '''적중분지'''(赤中盆地) 또는 '''적중·초계분지'''(赤中·草溪盆地)는 [[대한민국]] [[경상남도]] [[합천군]] [[적중면]]과 [[초계면]]에 걸친 [[분지]] 지형이다. 천황산(688 m), 미타산(663 m) 및 대암산(591 m) 등의 봉우리에 둘러싸여 있으며, 특징적인 너비 7km의 그릇 모양 지형은 천체 충돌로 인해 형성된 [[크레이터|운석 충돌구(크레이터)]]인 것으로 밝혀졌다. == 지리 == 분지 내부는 평야가 있어 농경에 유리하고 현재에도 대부분의 땅이 농지로 쓰인다. 강의 흐름으로 생긴 분지가 아니기 때문에 내부를 흐르는 큰 [[강]]은 없다. 주변 산지에서 발원한 작은 물줄기가 모인 산내천이 북쪽 [[황강]]으로 빠져나가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그 덕분에 전근대 농업의 큰 문제였던 [[범람]]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선사시대]]나 그 이후 [[가야]] 등 역사시대까지 지역 주민들이 농경지로 활용하던 땅이었다. 본래 신라의 초팔혜현(草八兮縣)이었던 곳으로, 경덕왕 때 팔계(八溪)로 개칭되었다가 고려 때인 [[940년]]에 초계로 개칭되어 [[1018년]]에 오늘날 합천군의 전신이 되는 합주의 속현인 초계현이 되었다. [[1334년]] 초계군으로 승격하여 이후 조선시대 내내 초계군으로 존속하였다.[* 초계군의 관할 구역은 대략적으로 현재의 합천군 초계면, 적중면, 청덕면, 덕곡면, 쌍책면, 율곡면에 해당한다. 합천군 대양면 백암리, 오삼리도 본래는 초계군 관할이었다.] 이순신 장군이 원균의 칠천량해전 패전 이후 병사들을 모으며 전라우수영까지 퇴각할 당시 들렀단 "초계"가 바로 이 곳이다. 이후 [[1914년]]에 초계군이 합천군에 통합되었고 이때 초계분지 내에 있던 양동면, 택정면, 적동면, 중방면의 4개 면이 초계면[* 양동면과 택정면을 통합.]과 적중면[* 적동면과 중방면을 통합하면서 한 글자씩 따와 명명.]의 2개 면으로 통합되어 오늘날에 이른다. === 한반도 최초로 발견된 운석 충돌구 === ||{{{#!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초계분지 논문.png|width=100%]]}}}|| ||<:>{{{-1 국제 지구과학 저널 <곤드와나 리서치(Gondwana Research, 12.8., IF: 6.174)>에 발표된 초계분지의 형성원인에 관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임재수 연구팀의 연구결과}}} || 2000년 무렵까지 지질학계에서는 이 분지의 생성 원인을 [[양구군]] 해안분지(이른바 [[펀치볼]])와 같이 차별침식으로 보았다. 즉, 기반암인 [[편마암]] 밑으로 [[화강암]]이 뚫고 들어온 뒤에, [[화강암]]이 먼저 침식되면서 분지가 형성되었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초계분지는 기반암이 퇴적암이고 [[화강암]]이 뚫고 들어온 흔적이 없어서 운석 충돌이 원인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2001년 지질학회 학술발표회에서는 [[부산대학교]]의 최광선 교수(지질조사 담당), 이상원 교수(중력탐사 담당)가 운석충돌 가설을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60255|발표]]하였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최근까지도 생성 원인을 두고 차별침식, 운석충돌,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088959|기반암 풍화]] 등의 설이 대립하였다. 그러다가 [[합천군]] 지역사회의 끈질긴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340128|노력]] 끝에 2020년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 임재수 박사 연구팀에서 지하 142 m까지 시추하며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퇴적층 맨 밑바닥에서 운석충돌의 강한 충격으로 형성되는 [[석영]]의 평면변형 구조와 원뿔형 암석 구조를 [[https://www.kigam.re.kr/gallery.es?mid=a10703030000&bid=0005&list_no=2957&act=view|발견]]하는데 성공하였고, [[2020년]] [[12월 14일]]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https://www.kigam.re.kr/board.es?mid=a10703040000&bid=0025&act=view&list_no=47845&tag=&nPage=1|보도자료]],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342937X20303105?via%3Dihub|연구논문]], [[https://www.hani.co.kr/arti/animalpeople/ecology_evolution/974104.html|기사]]) 결론적으로 이 초계분지는 [[신생대]] [[제4기]] [[플라이스토세]] 타란토절(Tarantian, 기원전 12만 4천 년 ~ 기원전 1만 1500 년) [[한반도]] 남부에 지름 약 200 m에 달하는 운석이 충돌하여 생성된 거대 운석 충돌구인 것이 확실시되었다. 충돌 당시 예상 에너지는 약 1400 Mt(1.4Gt)으로 추정되며, [[토리노 척도]] 8-9에 해당한다. 퇴적층에서 발견된 숯에 대한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연대 측정]] 결과, 운석 충돌구는 지금으로부터 5만여 년 전에 형성되었다고 추정되었다. 이는 한반도의 중기 [[구석기 시대]]로, 웅기 굴포리, 청원 [[두루봉 동굴]], 제천 점말 동굴 유적 등이 만들어졌을 때이다. 한반도에 이미 구석기 인류가 진출하여 살던 때이나 당시 운석 충돌로 인해 반경 50 ㎞ 이내는 초토화되고 반경 200 ㎞까지도 폭풍이 몰아쳤을 것으로 보이므로, 사실상 남한 전역이 크게 파괴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한반도에 살던 원시 인류는 물론, 당시 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이로써 한국 지질학계는 한반도 최초이자 [[중국]]에 이어 [[동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운석 충돌구를 발견하는 쾌거를 얻게 되었다.[* [[랴오닝 성]](遼寧省) 슈옌(岫岩) [[만주족|만족]] 자치현에 위치한 슈옌 운석구가 동아시아에서 발견된 첫 번째 운석 충돌구이다. 직경 1.8 km, 생성연대는 약 5만 년 전.] 초계분지는 또한 인구 밀집지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충돌구이기도 하다. 실제로 초계분지에서 [[대구광역시]] 시내와는 직선거리로 50 km 이내의 거리이다. 지구상에서 발견된 대부분의 충돌구가 인구 밀집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상대적으로 외진 오지나 나대지에 위치하고 있는 사례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특이한 케이스이다.[* 이는 인구가 자연히 밀집되는 지역에 있던 충돌구들이 이미 지형 개발로 사라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 기타 == * 유튜브에서 초계분지 관련 영상 댓글을 보면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초계분지가 예로부터 별이 떨어진 자리라고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왔다고 하는 댓글을 간혹 볼 수 있다. 운석이 충돌한 시기는 최소 6.3만년 전 으로 추정되는데 이 시기는 한반도의 중기 [[구석기 시대]] 말로, 선사시대이다. 운석 충돌이 당시 한반도 전국 각지의 인류에게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었겠지만 실제로 이 목격담이 수천 세대를 넘어 현대까지 전해졌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런 전설이 있다 해도 주변 산에 올라가면 둥글게 패여있는 모습을 쉽게 내려다볼 수 있으므로[* 둥글게 생긴 초계분지의 가장자리 봉우리에는 [[가야]] 시대의 토성 유적도 있다. 산에 올라가본 사람은 역사시대 이후로도 많았을 것이다.] 형태를 통해 유추한 이야기일 것이다. [[카더라]]긴 하지만 사실이라면 조상님들의 통찰력이 대단했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