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목차] == 개요 == 작가는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수록되어 있는 네번째 단편이자 책의 제목으로 선정된 작품.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다가 결국에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고립되어진 연구원 안나와 그녀를 설득하려 온 직원이 대화하는 이야기. 2017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가작으로 뽑혔다. == 등장인물 == *'''남자''' *오래된 교통수단들의 역에 나타난 한 남자. 이름은 불명이며, 실은 해당 장소의 직원이라고 자신을 안나에게 소개한다. 안나와 대화하면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세계의 과거를 듣게 되고, 안나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안나''' *'딥프리징(deepfreezing)기술'의 연구자로, 딥프리징 기술의 대부분을 연구해 실용화시킨 학자. [[워프|워프 항법]]이 상용화되면서 냉동 수면 기술은 무조건적으로 필요했고 안나는 핵심 연구원이 되었다. '안티프리저'(anti-freezer)라는 성분을 이용해서 연구를 했고, 남편과 아들은 안나보다 먼저 제3행성들 중 하나인 슬렌포니아 행성계로 떠났다.[* 제3행성은 자원이 풍부하고 거주 환경이 좋아서 개척 이주를 한 사람들이 많은 '[[핫플레이스]]'였다.] 연구가 거의 끝나갔으며 프로젝트 역시 완성에 다다랐을 때에 일어난 우주 개척 시대의 2차 혁명으로 인해 큰 시련을 겪는다. == 줄거리 == [include(틀:스포일러)] 우주 개척 시대의 2차 혁명은 바로 '''고차원 [[웜홀]] 통로의 존재 발견'''이었다. 워프 항법은 몇 년씩 걸렸기 때문에 며칠만에 이동할 수 있는 [[웜홀]]의 존재는 혁신적이었다. 문제는, '''우주 연방이 딥프리징 기술에 대한 예산을 줄였으며,'''[* 사실 우주 연방의 입장에서 딥프리징 기술은 거의 필요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예산을 급격히 줄인 것이다. 다만 남자가 하는 말에 따르면 딥프리징 기술은 이제 우주의 기술이 아닌 [[의학|의학적]] 기술로 사용되고 있는 듯 하다.]''' 그 때문에 연구가 지연되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안나는 프로젝트를 마쳤고, 다음 날 있을 발표 때문에 하루 종일을 쉬고 있었다. 그 때 행정 비서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용은 단순했다. '''우주 연방은 더이상 워프 항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슬렌포니아 행성계행 우주선은 다음날이 마지막 운항이라는 것이다.'''[* 워프 항법으로는 슬렌포니아 행성계가 가까운 장소였지만, 슬렌포니아 행성계의 주변에는 웜홀이 없었기 때문에 갑자기 먼 장소가 되어버린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 연방의 행동이 너무나 급작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당장 슬렌포니아 행성계의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도 의문. 다만 책 속의 언급을 보았을땐 슬렌포니아 행성계 자체가 독립적으로 돌아가기 충분한 상태라는 묘사가 있다.] 안나의 아들과 남편이 모두 슬렌포니아 행성계에 있었기 때문에 안나는 다음 날 연구 결과를 조금씩 줄여 말하면서 까지도 발표를 앞당겨 끝냈다. 그러나 [[기레기|기자들의 방해]]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마지막 우주선에 타지 못했다.'''[* 안나의 말에 따르면 영화로 만들 만한 극적인 상황이었다고 말하면서, 그로 인해 지체된 시간은 치명적이었다고 회상한다.] 남자는 안나의 이야기를 다 듣고는 물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100여 년을 딥프리징 기술로 살아 온 것이냐고.''' 남자는 사실 해당 역을 철거하러 온 담당자였으며, '''안나는 몇십년 전부터 그곳에서 움직이질 않고 있었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연행하려 온 것이었다. 안나는 이후 독단적으로 자신만의 작은 우주선[* 남자의 서술에 따르면, 우주선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셔틀'이라고 한다.]을 타고 떠나버린다. 안나는 비록 중간에 연료가 다 닳아 [[사망|도착하지 못한다고 해도]] 자신은 슬렌포니아 행성계로 향한다고 말한다. 남자는 빔을 안나가 맞지 않게 일부러 빗겨나가게 쏘고[* CCTV가 작동 중이었기에 남자가 쏘는 시늉이라도 하지 않는다면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 안나의 웃음을 본 채로[* 안나는 이전에 찾아온 3명의 관계자들에게는 [[문전박대|문 조차 열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남자의 행동이 거칠지 않고 상대방에게 이입을 하는 스타일인 것을 보고 문을 열어준 것인지, 아니면 시간이 너무 지났기에 지금이라도 출발하려 한 것인지는 불명.] 망연자실하게 작은 우주선이 비틀거리며 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여기서 남자는 안나가 했던 말인 '나는 내가 가야 할 길을 정확히 알고 있어' 라는 말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남자는 안나가 비록 빛의 속도로도 수만 년이 걸리는 슬렌포니아지만, 언젠가는 도착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 명대사 == >"그때는, 이렇게까지 지연될 줄 몰랐던 것이지." >'''이야기를 이어가던 [[회상|안나의 어조가 순간 차분해졌다]].''' >"나처럼 지구에 남겨진 사람들이 제법 있었네. '''사정상 제때 떠나지 못한 사람들, [[이산가족|가족이나 소중한 사람들과 생이별을 하게 된 사람들]]이지. [[정부|우주 연방]]은 우리를 외면했네.'''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로 개척 행성에서 '먼 우주'로 급격하게 밀려난 행성들은 수십 개가 넘는데, 그 수십 개의 행성에 얼마 되지도 않는 사람들을 보내기에는 경제성이 너무나 떨어진다는 거야. '''우스운 일이지.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모순|그 경제성이 너무나 떨어지는 방식만을 사용했던 것이 연방 아닌가]]."''' >"슬렌포니아 행성계로 가는 우주선은 없습니다. 앞으로도 없을 거고요. 이곳은 오래전에 폐쇄되었어요. 슬렌포니아 근처의 웜홀 통로가 있었다면 진작에 발견되었겠죠. 게다가 안나 씨, 설령 그런 게 지금 발견되어도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당신이 100년도 넘게 동결과 해동을 반복하는 동안 거기 있는 당신 가족들은 [[사망|이미 생을 다 누리고 떠났어요]].''' 150년을 넘게 산다는 사람들에 대해선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제발, 그냥 저희와 함께 가시죠. >(중략) >'''"물론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이미 다 죽었겠지. 그래도 가보고 싶을 거야. 한때 내 고향이 될 수 있었을 행성을. 운이 좋다면, [[희망|남편 옆에 묻힐 수도 있겠지]]."'''[* 이후에 남자는 '그런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말한다. 노인과 젊은이의 사고방식이 부딪히는 장면.] >"우리는 심지어, 아직 빛의 속도에도 도달하지 못했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우리가 '''[[자만|마치 이 우주를 정복하기라도 한 것마냥 군단 말일세]].''' 우주가 우리에게 허락해준 공간은 고작해야 웜홀 통로로 갈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부분인데도 말이야. 한순간 웜홀 통로들이 나타나고 워프 항법이 폐기된 것처럼 '''[[역사는 반복된다|또다시 웜홀이 사라진다면?]] [[공리주의|그러면 우리는 더 많은 인류를]] [[나만 아니면 돼|우주 저 밖에 남기게 될까?]]"''' >"안나 씨." >"예전에는 [[이별|헤어진다는 것]]이 이런 의미가 아니었어. 적어도 그때는 같은 하늘 아래 있었지. 같은 행성 위에서, 같은 대기를 공유했단 말일세. 하지만 지금은 심지어 같은 우주조차 아니야. 내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내게 수십 년 동안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사별]]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 듯 하다. 그러나 이러한 말은 위로가 될 수 없음은 분명하다.]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무관심|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끄셔도 소용은."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 게 아닌가.'''" == 관련 문서 == *[[공리주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모토가 안나와 우주 연방의 대립을 이끌어낸다. *[[역사는 반복된다]] *[[이산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