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lude(틀:상위 문서, top1=시험)] [include(틀:교육 관련 문서)] [include(틀:혼동하기 쉬운 교육 및 입시 관련 논쟁)] [목차] == [[시험]] 자체에 대한 논쟁 == === 책 내용 전반을 테스트할 수 없다는 맹점 === 시험 점수를 낮게 받은 사람 중에는 다른 부분은 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우연히 미처 공부하지 못한 부분에서 시험문제가 나와서 시험 점수를 좋게 받지 못했을 수도 있고, 지극히 사소한 실수로 인해서 시험점수를 낮게 받아서 해당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뒤떨어진다고 평가되는 경우도 있다. 시험 범위가 방대하면 그만큼 시험 문항 수가 많아야 골고루, 꼼꼼히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 시험은 지나치게 내용이 방대하여 '얻어 걸린 문제' 식의 불공정성을 유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같은 시험 범위를 두고 더 많이 공부했음에도 시험에 나오지 않은 경우와, 공부한 부분만 시험에 나온 경우 사이의 불공정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시험 점수를 잘 받은 사람 중에는 시험에 나오지 않은 지식 중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는 우연히 운이 좋아서 자신이 아는 부분에서만 시험 문제가 나와서 고득점을 올렸을 수도 있는 것이고, 객관식의 경우는 찍어서 맞힐 확률도 있기 때문이다. 즉, 시험만으로 그 사람의 학문의 깊이를 측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험은 기본적으로 어떤 사람의 지식 성취도가 높은지 알아보기 위한 수단으로서 활용된다. 그러나 정성평가든 정량평가든 '시험을 잘 보는 것' 과 '실제로 그 사람의 지식 성취도가 높은지'는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 객관식 평가가 이분법적 사고를 유발하는지 === 객관식 평가는 선지의 수가 한정되어 있는 특성상 '풀이과정'이 아닌 '답'만 평가할 수 있다. 즉, 서로 의견 교환이 오갈 수 있는 비판적인 생각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인이 된 후에도 [[주입식 교육]]의 폐단, '정답'과 '오답'의 이분법적 습성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문제가 된다. 한 의견을 맹종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단순히 반대 의견으로 옮겨가 맹종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어떤 사회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이것이 왜 문제가 되었으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에 오류는 없는지 등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비판적 사고력이 부족해서 자신이 접한 정보는 다 맞는 정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믿어버리고, 자기와 다른 의견은 무조건 틀린 의견으로 치부해 버린다. 세상에는 한 개의 정답이 존재하는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답이 없을 수도 있고, 정답이 여러 개일 수도 있다. '정답이 있는지 없는지 아직 모르는 문제'들도 있다. 그러나 내 답이 정답이고 남의 생각은 틀렸다고 믿는 경우가 허다하고, 이러다 보니 사람들의 비판적 사고력이 떨어져서 선동에 쉽게 휘말릴 수 있다. ==== 반론 1: '서술형' 평가의 단점과 과장된 이상주의 ==== [[논술]]의 경우, 100% 일치해야 하는 정답의 준거는 없으나 어느 정도의 '''모범 답안'''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학생들 간의 필력이나 문법, 단어 사용에 차이는 있겠으나, 대체적으로 방향성은 같아야 하며, 필수로 언급해야하는 공식들이나 사상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기 생각을 적으라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를 참조하자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그 프랑스 대입조차 바칼로레아 하나만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다른 과목 자격 시험을 치러야 한다. 일부 진보교육론자들이 객관식 평가를 '''정답만 찾기 급급한 교육 실태'''라며 까내리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이 말하는 논술이나 바칼로레아조차도 어느 정도 정답에 가까운 방향성이 존재하며, 단지 거기엔 학생 간의 필력 차이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방향성 없이 단순 주관에 의한 문항들은 좋은 문항이 아니다. 이건 평가자 주관에 의해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 공정성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실제로 [[고려고등학교]]에서 한 선생님이 특정 학생에게 점수를 몰아주려고, '''틀린 서술형 답안도 정답으로 체크하는 비리를 저지른 적'''도 있다.[[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8&aid=0002464459|#]] 기숙사생들과 일부 학생들에게 시험 문제를 문제은행식으로 제공하였다고 한다. ==== 반론 2: 정답 찾기가 과연 틀린 것이라 주장할 수 있는지 ==== 누군가의 '생각'이 틀린 것인지, 맞는 것인지에 대한 비판적 사고는 필요하겠지만, 남의 '생각'을 진리마냥 강요하는 건 논란이 생기기 때문에 시험에서 다룰 수 없다. 윤리학이나 철학에서조차 '남의 생각'을 진리마냥 다루지 않으며, '소개'만 할 뿐이다. 애초에 철학 계열에선 남의 생각을 비교하면서 토론을 하는 것이 교육 목표이기도 하므로. 그리고 이미 '남의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시험에 다루는 예로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가 있다. 즉, 개인 칼럼이면 몰라도 학문에 논란이 되거나 생각이 갈릴 만한 내용 자체를 애초에 시험에서 다룰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문에서는 보통 '''이론'''이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 등을 다룬다. 그리고 그 이론이 과학적으로 모순이었던 사례까지 다루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를 기른다. 예를 들어, 수많은 과학자가 [[에테르]]의 존재를 믿어왔으나 과학적 증명을 통해 부정되는 개념임을 입증한 사례를 학문에서 다루고 있다. 애초에 전문성을 갖춘 시험 출제자가 학문상의 논란을 감안하지 않고 출제할 리도 없다. 또한 시험 문항에서도 비판적 사고를 유발하는 기능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가령, 명제 A와 B가 둘 다 참이어도 서로의 선결 조건에 아무런 관계가 없을 때, 'A이어서 B이다'와 같은 선지는 비판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면 틀리게 된다. === 신속함을 요구하는 트렌드 === 대부분의 시험에는 '''각박한 시간 제한'''이 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이유는 변별력 확보 때문이다. [* 현실적으로 시험 시간을 늘리면 비용이 더 들고, 문항수를 줄이면 그건 그것대로 신뢰도와 타당도가 떨어진다. 개념만으로 갈리는 [[자격고사]]식 문항을 제외하면 가장 변별력을 만들기 쉬운게 타임 어택이기도 하다.] 6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30개의 시험 문제에 평균 2분씩 배당할 것이다. 이런 기억은 한국 사람이라면 거진 다 있다. 그런데 예를 들어 125712*1312= 의 답을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풀어서 2분 안에 적어낼 수 있는가? 누구나 시험 문제를 최대한 빨리 풀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며, 강사나 교사들은 시험 문제를 푸는 속도를 전략적으로 계산해 최대한 빨리 푸는 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그러나 시험 문제가, 푸는 사람의 지적 수준에서 어떻게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라면, 당장 적어내지는 못하더라도 '''시간을 더 많이 들이면 누구든''' 문제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시험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시험에서 그런 식으로 문제를 풀면 탈락이다. 시험은 1분, 2분의 시간 지연을 용서치 않는 '''신속함'''을 요구한다. 시험은 사실상 '인재들을 뽑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신속하지 못한 인재들을 쳐낸다'는 개념일 것이다. 현실은 신속함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당장 당신이 현대 사회에 투입되어서 1분, 2분 만에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을 수 없다. 더 많이 생각해봐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시험은 사람들이 최대한 빠르게 문제를 풀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스킬을 익히려 하며 문제에 대한 답을 외운다.''' 누가 어떤 사고로 의문을 제기하고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냈는지 생각할 시간보다, 시험에 집중해야 한다. 당장 1분 안에 못 풀면 탈락이니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이 문단을 읽는 데에만 적지 않은 시간을 썼을텐데, 시험은 이것조차 용납하지 않는 시스템이다. 신속하지 못한 인재들은 도태되고, 신속한 인재만 남아 기득권에 오른다. 그리고 이것을 도와주는 사교육만 융성하게 되었다. === 시험에 나오지 않는 지식은 무시한다 === 시험에 출제되지 않은 지식이나 학문에 대해서는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무시하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이 처음부터 시험 미출제 지식에 무관심했던 것은 아니다.''' 진리를 탐구하려고 학교에 와서 진정성 있는 공부를 했지만, 현실적으로 학점이나 성적이 낮게 나온다는 이유를 알고 '입시 위주 공부'나 '학점 위주 공부'로 갈아타게 된 것이다. 이것은 다양한 시험 과목이나 범위를 통섭하지 못한 교육자들에게 잘못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학문적 목적조차 없이 그냥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시험 점수만 높이려는 학생의 존재는 학생 본인의 잘못도 있고, 정답만 요구하는 사회의 잘못도 있다. [[https://youtu.be/Ru00dht_VXQ|최태성의 쓴소리: 의열단 김지섭]] 이런 성향은 또 다른 문제점을 낳는다는 의견이 있다. 학생들의 자유로운 탐구를 통한 비판적 사고력이 떨어져서 선동에 쉽게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공부를 해 보고 새로운 지식을 찾으려 해 본 사람들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것이 정말 믿을 만한 것인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그것을 응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시험 대비만 한 학생들은 이게 정말 옳은지 따위보다는 그냥 외우는 데 집중하기 때문에 잘못되었거나 편향된 지식에 휩싸일 우려가 매우 크다. 특히 이런 사람들이 잘못된 지식을 접해서 그걸 내재화해 버리면 정말 막기 힘들어진다. 그나마 시험이라는 제도가 있으니 배워야 할 지식을 강제로 잡아줄 수 있다는 긍정론도 있다. ==== 고등교육([[대학]])의 경우 ==== 대학생들 역시 졸업할 때까지 내내 모범 답안이나 족보만 찾아다니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으며,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거나 기존에 쓰이지 않던 지식은 누가 강요하지 않는 한 배우려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런 정답만 추구하는 경향 때문에 정작 열심히 공부한 학생보다 족보만 본 학생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에도 아주 사례가 많다고 한다. 자세한 것은 아래 영상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