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한시]][[분류:대한민국의 문화]][[분류:유언]] [include(틀:상위 문서, top1=사세구)] * 금강거사 [[윤언이]][* [[고려]]의 [[문신]]. [[여진]] 정벌로 유명한 [[윤관]]의 아들이자 [[김부식]]의 정적. 이 시를 남기고 앉은 채로 죽었다고 한다.] >春復秋兮 花開葉落 춘부추혜 화개엽락 >봄 지나 가을 되니 피는 꽃 지는 잎이고 >東復西兮 善養眞君 동부서혜 선양진군 >동북동에서 다시 서로 바꾸니 내 본성을 잘 양생하리라[* '조물주를 잘 봉양하리라'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今日途中 反觀此身 금일도중 반관차신 >오늘 길 가는 도중 내 몸을 돌이키니 >長空萬里 一片閑雲 장공만리 일편한운 >머나먼 하늘의 한 조각 뜬 구름이로다. * 백운거사 [[이규보]] >比因左目患 久矣不作詩 비인좌목환 구의부작시 >요즈음 오른쪽 눈이 아파서 오랫동안 시를 짓지 못했네 >猶有右目存 云何迺如斯 유유우목존 운하내여사 >그래도 왼쪽 눈이 남아 있는데 어째서 시를 짓지 못한단 말인가 >君看一指傷 滿身苦難支 군간일지상 만신고난지 >손가락 하나가 아파도 온 몸이 괴로워 견디기 어렵다는 것을 그대는 아는가 >安有目官慟 同類恬不隨 안유목관통 동류념부수 >같은 종류의 눈이 아픈데 어찌 같이 따라 아파하지 않겠는가 >興復從何出 而事作詩爲 흥부종하출 이사작시위 >흥취가 다시 어디에서 나와서 시를 짓겠는가 이규보의 마지막 작품으로 전해진다. 동국이상국집에 의하면 이규보는 이 시를 1241년 8월 29일에 지었고, 그 해 9월 초 2일에 세상을 떠났다. * 광정공 [[최항]] >桃花香裏幾千家 도화향리기천가 >복사꽃 향기는 수천 집을 감쌌는데 >錦幄氤氳十里斜 금악인온십리사 >비단 휘장 향취는 십 리에 빗겼구나 >無賴狂風吹好事 무뢰광풍흠호사 >난데없는 미친 바람 좋은 자리에 불어와 >亂驅紅雨過長河 난구홍우과장하 >붉은 꽃잎 마구 몰아 긴 강을 지나가네 [[최씨 정권|최씨 무신정권]]의 3대 집정인 최항이 죽기 직전에 남긴 시다. 아비인 [[최우]]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꽤나 감성적으로 멋들어진 시를 남겼다. 최항이 죽은 지 1년만에 마지막 집정자 [[최의]]가 살해 되면서 최씨 정권이 끝났다는 걸 고려하면 마치 예언적인 사세. * 삼봉 [[정도전]]의 자조(自嘲) >操存省察兩加功 조존성찰양가공 >조존과 성찰[* 조존성찰(操存省察)은 성리학에서 흩어지는 마음을 붙잡고 자신을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두 일에 공력을 다 기울여 >不負聖賢黃卷中 부부성현황권중 >서책 속 성현 말씀을 저버리지 않았네 >三十年來勤苦業 삼십년래근고업 >삼십 년 긴 세월 고난 속에 쌓아온 공업 >松亭一醉竟成空 송정일취경성공 >송정 한 잔 술에 그만 허사가 되었구나. 다만 이 시는 정도전의 사세구가 아닐 가능성도 크다. 자세한 것은 정도전 항목 참고. * 매죽헌 [[성삼문]] >擊鼓催人命 격고최인명 >북치는 소리 사람의 명을 재촉하는데 >西風日欲斜 서풍일욕사 >서풍에 해는 뉘엿뉘엿 지누나. >黃泉無一店 황천무일점 >[[황천]]에는 [[주막]] 하나 없다 하던데 >今夜宿誰家 금야숙수가 >오늘 밤은 뉘 집에서 묵고 갈꼬. * 정암 [[조광조]] >愛君如愛父 애군여애부 >임금을 어버이처럼 사랑했고 >憂國如憂家 우국여우가 >나라를 내 집처럼 근심했네. >白日臨下土 백일임하토 >하얀 해가 아랫세상을 굽어보니 >昭昭照丹衷 소소조단충 >붉은 충정을 밝게 비추리. * 송암 [[김면]] >只知有國 지지유국 >나라가 있는 줄은 알았으나 >不知有身 부지유신 >내 한 몸 있는 줄은 알지 못했네. * 서애 [[류성룡]] >山無語杜宇啼啼 산무어두우제제 >산은 말이 없는데 두견새는 울고 울며 >杜宇啼啼山不答 두우제제산부답 >두견새 울고 우는데 산은 대답이 없네 >山雖無語意已足 산수무어의기족 >산이 비록 말이 없으나 마음은 이미 족히 안듯 한데 >淡月飛上梅杪白 담월비상매초백 >어스름 달은 [[매화]] 끝 가지에 하얗게도 걸려 있구나 정확히는 사망 6일 전에 남긴 류성룡의 마지막 시이다. * 서산대사 [[휴정(조선)|휴정]] >千計萬思量 천계만사량 >천만 가지 온갖 생각들은 >紅爐一點雪 홍로일점설 >불 벌건 화로에 한 송이 흰 눈일세 >泥牛水上行 이우수상행 >진흙 소가 물 위로 걸어가는데 >大地虛空裂 대지허공렬 >대지와 허공이 산산이 부서지더라 >八十年前渠是我 팔십년전거시아 >팔십 년 전에는 [[영정|저것]]이 나였는데 >八十年後我是渠 팔십년후아시거 >팔십 년 후에는 내가 저것이구나 * 사명대사 [[유정(조선)|유정]] >四大假合 사대가합 >훍과 물, 불과 바람이 모여서 된 이 몸 >今將返眞 금장반진 >이제 참된 나로 돌아가노라. >何用屑屑往來 하용설설왕래 >무슨 까닭에 부질 없이 왔다 가면서 >勞此幻軀 노차환구 >이 허깨비 같은 몸을 수고롭게 하리오 >吾將入滅 오장입멸 >나 이제 멸도에 드노라. * [[효종(조선)|효종]] >雨後晴光萬綠新 우후청광만연신 >비 개인 뒤 맑은 빛에 온갖 초목이 새로운데 >一堂長少是君臣 일당장소시군신 >한 자리의 늙은이와 젊은이는 임금과 신하로다 >花臺柳榭渾如畫 화대류사혼여화 >꽃 속의 대(臺)와 버들에 싸인 정자는 마치 그림 같은데 >時有鶯聲喚主人 시유앵성환주인 >때때로 들리는 꾀꼬리 소리는 주인을 부르는구나. 효종이 승하하기 1개월 전 잔치에서 읊은 시. 효종의 부마 정재륜의 <한거만록>에 수록되어 있다. 이 시를 읊고 효종은 주변 신하들에게 "9월 가을에 단풍이 오면 다시 부르겠다"고 하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뒷날 만날 것을 어찌 기약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 시를 읊은지 1개월 후인 5월에 세상을 떴다. 죽기 직전에 남긴 시는 아니지만 분위기도 그렇고 전후 이야기로 보면 사세구로 간주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 [[전봉준]] >時來天地皆同力 시래천지개동력 >때 오매 천지와 함께 힘썼지만 >運去英雄下自謨 운거영웅하자모 >운이 다한 영웅은 꾀할 바 없도다. >愛民正義我無失 애민정의아무실 >백성을 향한 정의에 내 잘못은 없으나 >愛國丹心誰有知 애국단심수유여지 >나라 위한 충정을 그 누가 알아 주랴. * 매천 [[황현]][* [[구한말]]의 유명한 기록물 중의 하나인 [[매천야록]]의 그 황현 선생. [[경술국치|한일 강제병합]]이 되자 절명시를 남기고 자결하였다. 원래 절명시는 총 4수이지만,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제 3수를 싣는다.] >鳥獸哀鳴海岳嚬 조수애명해악빈 >나는 새와 들짐승도 슬피 울고 바다와 산도 찡그리니 >槿花世界已沈淪 근화세계이침륜 >무궁화 우리 세상 이미 잠기고 빠져버렸구나 >秋燈掩卷懷千古 추등엄권회천고 >가을 등잔아래 책 덮고 흘러간 긴 역사 생각하니 >難作人間識字人 난작인간식자인 >인간 세상의 글 아는 자 되기 정말로 어렵도다. * 벽산 [[김도현(1852)|김도현]][* 순국하기 1년 전에 쓴 것이지만 절명시로 취급된다.] >我生五百末 赤血滿腔腸 아생오백말 적혈만강장 >조선왕조 마지막에 세상에 나왔더니 붉은 피 끓어 올라 가슴에 차는구나. >中間十九歲 鬚髮老秋霜 중간십구세 수염노추상 >19년 동안을 헤매다 보니 머리털 희어져 서릿발이 되었네. >國亡淚末己 親沒痛更張 국망누말기 친몰통갱장 >나라 잃고 흘린 눈물 마르지도 않았는데 어버이마저 가시니 슬픈 마음 더더욱 섧다. >獨立故山碧 百計無一方 독립고산벽 백계무일방 >홀로 고향 산에 우뚝 서서 아무리 생각해도 묘책이 가히 없다. >欲觀萬里海 七日當復陽 욕관만리해 칠일당부양 >저 멀리 바닷길 보고파 했더니 7일 만에 햇살이 돋아오네. >白白千丈水 足吾一身藏 백백천장수 족오일신장 >천길 만길 저 물속에 뛰어들면 내 한 몸 파묻기 꼭 알맞겠네. * 운강 [[이강년]] >五十年來判死心 臨難豈有苟求心 오십년래판사심 임난기유구구심 >오십 평생 죽기를 다짐했던 이 마음, 국난을 당하여 어찌 살 마음을 먹으리 >盟師再出終難復 地下猶餘冒劍心 명사재출종난부 지하유여모검심 >다시 군사를 일으켰지만 끝내 나라를 찾지 못하니, 지하에도 남아 있을 칼날 같은 이 마음. * 왈우 [[강우규]] >斷頭臺上 猶在春風 단두대상 유재춘풍 >단두대 위에 올라서니 오히려 봄바람이 부는구나 >有身無國 豈無感想 유신무국 기무감상 >[[일제 강점기|몸은 있으나 나라가 없으니]] 어찌 감회가 없으리오 * [[박상진]][* 두 시 중에 아래에 있는 시는 사형당하기 하루 전에 쓴 시다.] >難復生此世上 幸得爲男子身 난부생차세상 행득위남자신 >다시 태어나기 힘든 이 세상, 다행히 장부의 몸을 얻었건만 >無一事成功去 靑山嘲綠水嚬 무일사성공거 청산조록수빈 >이룬 것 하나 없이 저 세상 가려하니 청산이 조롱하고 녹수가 비웃는구나. > >母葬未成 君讐未復 모장미성 군수미복 >어머님 장례 마치지 못하고, 임금의 원수도 갚지 못했네. >國土未復 死何面目 국토미복 사하면목 >나라의 땅도 찾지 못했으니 무슨 면목으로 저승에 가나. * 덕홍 심남일 >文明日月此江山 忽入腥塵暗曖間 문명일월차강산 홀입성진암애간 >해같이 밝고 달같이 밝던 이 강산, 홀연히 성진에 덮여 앞이 캄캄한데 >未覩一晴歸地下 千秋化碧血痕班 미도일청귀지하 천추화벽혈흔반 >미처 맑은 날 맞아 못한 채 지하로 돌아가니 멍든 피 푸르러 천 년은 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