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개요 == [[김정한]]의 소설. 김정한이 해방 이후에는 문단활동을 전혀 하지 않다가[* 학계 일부에서는 그가 친일 작품을 썼다는 논란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1966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수능 모의고사에도 자주 출제되는 등 문학성이 높은 작품이다. 조마이 섬이란 곳에 사는 소시민들의 애환을 잘 그려낸 걸로 평가받는다. 2021학년도 [[수능특강]]에도 수록되었다. == 줄거리 == 시점은 1인칭 관찰자 시점이다. 글의 '나'는 관찰자로, 이 글의 실질적 주인공인 갈밭새 영감을 관찰하는 내용으로 쓰였다. 이 글은 '나'가 20년 전에 경험한 이야기다. K중학교 교사였던 '나'는 나룻배 통학생인 건우(거무)의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유인 즉슨 비만 오면 지각에 결석이 잦아 가정방문을 간다. 건우네는 [[선비]] 가문의 후손임에도 자기 땅이 없다. 아버지는 6·25때 "워커라인" 즉, [[낙동강]] 전선에서 전사했고, 삼촌은 [[원양어선]]을 타고 삼치잡이를 나갔다가 익사. 건우는 별로 슬퍼하지 않는다. 쥐꼬리 만한 보상금에 어부인 건우의 할아버지 갈밭새 영감의 몇 푼 벌이로 겨우 생계를 유지한다.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윤춘삼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과거 [[서북청년단|(서북)청년단]]에게 송아지를 뺏기지 않으려고 저항하다가 잡혀들어가 '''송아지 빨갱이'''라는 별명을 지닌 인물로, 과거 한때 '나'와 같이 옥살이를 한 경험이 있다.[* '나'가 왜 옥살이를 했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작가의 경험이나 다른 작품을 통해서 [[보도연맹]] 관련 건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의 소개로 갈밭새 영감을 만나 술을 마시며 그들의 삶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다. 낙동강의 [[모래톱]]에 있는 조마이섬은 농토이자 개발권에서는 나름 중요한 곳으로 유력자가 집어삼키려고 노리는 곳이다. 한때 나병환자촌을 만들기 위해서 나병 환자들을 유기해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고[* 1950년대 중반에 실제 벌어진 일이다. 작품에도 나오듯이 주민과 [[나병]] 환자간의 혈투가 벌어져서 사망자와 실종자까지 난 사건이다. 다만 실제 사건에 대해선 주민들의 집단 이기주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금은 둑을 통해서 통제하고 있다. 그 해 [[처서]](處暑) 무렵, 홍수가 났다는 말에 건우의"나룻배 통학생임더"라는 말을 상기시키며 허겁지겁 차를 몰고와 다리 앞에서 윤춘삼씨를 만나 갈밭새 영감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홍수 때문에 섬은 위기를 맞는데, 둑을 허물지 않으면 섬 전체가 위험에 처해 주민들은 둑을 파헤친다. 이 때 둑을 쌓아 섬 전체를 집어삼키려던 유력자의 하수인들이 방해를 하게 되고,[* 사실 갈밭새 영감은 방해하러온 하수인들에게 이걸 그냥 두게되면 섬사람들 다 죽게 된다며 설득했지만 하수인들은 그걸 들은척도 안하고 오히려 갈밭새 영감의 뺨을 치고 둑을 파헤친 괭이를 빼앗어서 강에 던져버리기까지 했다.] 화가 치민 갈밭새 영감이 "이 개 같은 놈아, 사람의 목숨이 중하냐, 네놈들의 욕심이 중하냐?"라는 일갈과 함께 그 중 한 명을 탁류에 집어던졌다. 이 사건으로 갈밭새 영감은 살인죄로 투옥되면서 건우는 학교에 오지 않게 되었다. 마지막 글귀는 "황폐한 모래톱을--조마이섬을 군대가 정지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 작품이 1966년에 쓰여졌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마 [[5.16 군사쿠데타|이 사건]]을 염두에 둔 듯 하다.]로 어떻게 보면 상당히 찝찝한 결말이다. == 문학적 의의 == 전체적으로 사회적 약자들이 사회의 부조리에 대항하다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징적인 등장인물이 바로 갈밭새 영감이다. 타인의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개인의 이득을 위해 무시하는 모습들을 통해 당대 기득권층의 모습들을 비판하고 있다. 이 소설이 발표된 연도가 [[1966년]]인데 이 시기의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상당히 파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글에서 '나'는 묘사를 할 뿐, 개입이 거의 없으며 이러한 상황에 대한 감정적 판단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당대의 지식인들의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소시민적인 지식인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모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 갈밭새 영감의 죄책 == 소설 거의 끝부분에 둑을 허무는 행위를 방해하는 정치깡패를 갈밭새 영감이 밀어 수장시킨 행위가 법적으로 처벌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어 왔다. 소설에서는 갈밭새 영감이 살인죄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섬 주민들의 짤막한 언급만 나온다. 우선 법리적으로 보자면 갈밭새 영감의 행위가 범죄가 아니어야 한다면 정치깡패를 수장시킨 행동이 정당방위 내지 긴급피난 등 위법성조각사유가 되어야 하는데 정당방위로 인정받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정치깡패가 갈밭새 영감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거나 하지 않은 이상 현재의 부당한 침해라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긴급피난을 적용해볼 여지가 있다. 긴급피난은 더 높은 법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더 낮은 법익을 희생하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맹견이 쫓아오고 있어서 남의 집 창문을 깨고 들어가는 행위가 있다. == 리메이크 == 부산지역 극단인 "극단 자갈치"에서 이 소설을 연극으로 만든 <조마이섬>이라는 연극이 있었다. 롱런한 작품은 아니었고 [[민예총]] 소속인 극단 특성상 주류 연극계와도 거리가 있었지만 작품의 수준만은 원작 초월이라는 평까지 듣기도 했다. == 조마이섬은 어디인가? == 작중에서 나오는 모래톱과 조마이섬의 위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수의견으로는 현재 [[부산광역시]] [[사하구]] '''[[을숙도]]와 일웅도'''[* 원래 을숙도와 분리된 섬이었으나, 현재는 을숙도와 합쳐졌다.]로 비정하는 의견이 많다. 요산 김정한 선생 본인도 생전 '조마이섬은 실재하지 않지만 그 모델은 을숙도와 일웅도' 라고 술회한 적이 있으며,[[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1600&key=20040226.01026148664| ]] 부산민족작가회의도 2001년 10월 ‘소설 모래톱 이야기의 현장’이란 표지를 을숙도에 세웠고 해당 표지에는 ‘이곳은 소설의 중심무대인 조마이섬의 들목입니다’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 다만 작중에서 나오는 ‘교사가 건우와 함께 가정방문을 갈 때 하단나루에서 배를 타고 명지(鳴旨)에서 내린 뒤 30분이상 걸어 들어갔다’ 구절과 모순되는 바가 있어 을숙도로 위치를 비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단동]]에서 배를 타면 명지에 도착하기 전 을숙도를 거칠 수밖에 없으며, 명지에 내린 뒤 30분 이상 걸어서 을숙도로 간다는 것은 모순이다.] 부산 사상구 '''[[삼락동(부산)|삼락동]]''' 일대로 추정하는 의견도 있다. 삼락동 일대는 1935년에 낙동강 둔치의 제방을 쌓기도 했고, 농민들이 많이 살기도 했으며 갈대밭이 많았던 삼각주 지역을 매립해 육지로 만든 곳 이라 소설 속 배경과 유사하다. 소설 속에 '구포 가는 버스를 잡아탔다. 다리만 건너면 조마이섬 가까이까지 갈 수 있으리라' 라는 구절이 있는데, [[구포동(부산)|구포]]와 을숙도는 굉장히 멀어 가까이서 볼 수 없다. 또한, 저 구절 속 '다리'의 존재도 고려를 해야 하는데, 강서구와 을숙도, 부산 [[사하구]]를 잇는 [[낙동강하굿둑]]이 1987년에 개통되었으니 김정한이 소설을 발표한 1966년 당시에는 낙동강하굿둑이 없었고, 1933년에 개통한 [[구포교]]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소수의견으로는 부산광역시 강서구의 '''조만포''' 일대의 섬을 조마이섬으로 비정하는 의견도 있다. 작중 ‘교사가 건우와 함께 가정방문을 갈 때 하단나루에서 배를 타고 명지(鳴旨)에서 내린 뒤 30분이상 걸어 들어갔다’ 라는 구절과 맞아떨어지기도 하며, 인근에 '''[[둔치도]]'''라는 섬이 위치해 있는 점, 인근 자연부락인 식만마을과 울만마을도 지역주민들이 식마이, 울마이로 부른다는 점이 주 근거이다. [[분류:한국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