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576px-Deutsche_Ostsiedlung.png]] [목차] == 개요 == {{{+2 東方植民運動 | Ostsiedlung}}} 중세에 [[신성 로마 제국]]의 [[독일어권]] 민족들이 당시 인구 희박지였던 [[동유럽]]으로 이주해가던 물결을 말한다. 그 영향권은 [[엘베강]] 동쪽, 즉 구 [[동독]] 지역을 비롯해 [[폴란드]] 서부와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주, 멀리는 [[트란실바니아]]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까지 미쳤다.[* 참고로 [[독일계 러시아인|러시아 볼가강 유역으로 이주]]한 건 한참 후인 [[예카테리나 2세]] 때였다.] 그래서 [[신성 로마 제국]]의 영토 초기와 후기를 비교할 때 서남부 일대의 [[이탈리아 반도]]의 도시국가들이나 [[네덜란드]], [[스위스]]는 아예 따로 놀게 되었고, [[알자스-로렌]]과 [[부르고뉴|부르군트]]는 [[프랑스 왕국]]에 귀속되었지만 이러한 영토 손실을 동방식민운동으로 메꾸면서 점차적으로 동쪽으로 이동한 모양새가 되었다. == 과정 == 원래 엘베 강 이동의 [[중부유럽]] 및 [[동유럽]] 지역은 기원전 8세기 무렵부터 [[게르만족]]이 주로 거주하던 지역이었으며, [[슬라브]]족은 지금의 [[러시아]]나 [[캅카스]] 일대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4세기]] 경부터 [[고대 로마|로마 제국]]이 쇠퇴하면서 게르만족이 더 살기 좋은 옛 로마 제국의 영토 내로 이주했다. 여기에 [[훈족]]이 동쪽에서 쳐들어오면서 [[게르만족의 대이동]]이 본격적으로 발생하여 동유럽의 게르만족이 대거 서쪽으로 이동했다. 이에 게르만족 동쪽에 살던 슬라브족 또한 훈족의 위협을 피할 겸, 더 살기 좋은 게르만족이 서쪽으로 떠나 비어있는 땅으로 [[슬라브족의 이동|대규모로 이주했다.]] 이에 따라 6세기 이후 [[엘베 강]]을 경계로 서쪽의 [[서유럽]]은 게르만족, 동쪽의 중부유럽 및 동유럽은 슬라브족이 주로 거주하게 되었다. 이런 민족 분포는 중세 전기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 엘베 강 유역 === 동방식민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신성 로마 제국]] 이전 [[프랑크 왕국]] 시기부터 엘베 강 근처에는 '벤드족'이라는 명칭을 가진 슬라브족이 거주했다. 이들 벤드족은 국가와 같은 거대한 단위의 정치적 결성체를 만드는 데는 실패한 채로 부족 단위의 생활을 영위했는데, [[12세기]] 중반에 이르자 이들 사이에서도 [[기독교]]가 전파되었고 이를 이용하여 근방에 자리잡던 '[[포메른]] 공국'이 세력을 확장했다. 이어서 12세기 후반 '[[북방 십자군]]'이라는 이름으로 신성 로마 제국에서 이들을 정복했다.[* 상술했듯 벤드족이 이미 [[기독교]]를 받아들인 것을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는 대목으로 기독교 포교가 영토 확장의 핑계였음을 알 수 있다.] 마침내 이들이 거주하던 지역은 [[브란덴부르크]],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s-2.1|메클렌부르크]], [[포메른]]으로 나뉘어 신성 로마 제국에 최종적으로 편입되었다. 메클렌부르크의 슬라브인 족장이던 오보드리텐 가문은 20세기 초까지 [[메클렌부르크-슈베린]], [[메클렌부르크-슈트렐리츠]]를 다스렸다. === [[보헤미아]] 지역 === 한편 13세기 [[보헤미아 공국]]을 다스리던 '프로셰미슬 왕조'는 왕국의 인구를 늘리기 위해 왕국 내에 독일인 이주민을 대거 받아들였다. 이로 인해 [[보헤미아 왕국]] 내로 이주한 독일인은 [[슐레지엔]] 독일인 및 [[주데텐란트]] 독일인의 기원이 되었다. === [[트란실바니아]] 지역 === 비슷한 시기(13세기) [[헝가리 왕국]]의 [[언드라시 2세]]는 왕국 남동부, '[[트란실바니아]] 지역'의 개발을 위해 독일인 이주민을 받아들였다. 이들은 트란실바니아 독일인이란 이름으로 트란실바니아 지역(주로 [[왈라키아]]와 인접한 지역 일대)의 독일화를 진행했다. === 폴란드 동북부 지역 === 또한 비슷한 시기에 북방 십자군의 또 다른 갈래였던 [[튜튼 기사단]]이 마조프셰 공작 콘라트 1세의 요청으로 오늘날 폴란드 동북부와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주 일대인 [[프로이센]] 지방에 진출, 그 곳의 [[발트어족|발트계 원주민]]들을 정복하였으며, [[1237년]]에는 [[발트3국]] 일대의 정복에 나선 또 다른 십자군인 [[리보니아 검의 형제기사단]]과의 합병을 통하여 오늘날의 [[그단스크]]부터 에스토니아 일대까지 이어지는 [[독일 기사단국]]을 형성했다. == 이후 == 이렇게 동부 유럽을 점령한 게르만족 지배자들은 자신의 영지에 적극적으로 [[독일인]]을 이주시키기 시작했다. 이렇게 이주한 독일인들에게는 당연히 기존 원주민과 비교해서 몇 가지 특권이 주어졌다. 오늘날로 따지면 '마을의 유지'와 같은 지위가 이주해온 독일인들에게 주어진 것은 기본이었고, 법도 기존의 게르만 법만을 주로 인정해주었으며 세금도 후하게 매겨주었다. 결과적으로 기존 원주민이었던 슬라브계 종족들과 [[발트]]계 종족들은 빠르게 게르만족에 동화되었다. [[14세기]]에 이르면 전 유럽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 [[흑사병]] 덕분에 잠시 이주 현상이 주춤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꾸준히 독일인들의 이주가 진행되었다. 이렇게 거의 400년~500년 가까이 진행된 동방식민운동은 [[17세기]]~[[18세기]] 무렵 [[30년 전쟁]]을 비롯해 흉년, 전염병과 같은 각종 재해가 독일 본토를 덮치면서 이로 인해 독일 본토의 인구가 급감함에 따라 막을 내렸다. 다만 동방식민운동이 종료된 이후로도 당국이 독일계 주민들의 이주를 장려하는 일은 있었다. [[합스부르크 제국]]은 [[오스만 제국]]의 지배와 [[대튀르크 전쟁]]으로 초토화된 [[헝가리 왕국]]을 복구하고 [[합스부르크 가문|합스부르크 왕조]]의 지배에 반항적인 [[헝가리인]]을 견제하기 위해 옛 헝가리 왕국 영토 일대[* 주로 남부의 [[보이보디나 자치주|보이보디나]] 지역.]에 독일인의 이주를 장려했다. [[갈리치아-로도메리아 왕국]]이나 [[부코비나 공국]] 등 합스부르크 왕조가 새로 얻은 동북부 영토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러시아 제국]] 역시 [[로마노프 왕조]]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이유로 독일인의 이주를 장려하여 독일인들은 [[우크라이나]]와 [[볼가 강]] 유역, 멀리는 [[도나우 강]] 하류와 [[캅카스]]까지 이주하기에 이른다. 이쪽에 대해서는 [[독일계 러시아인]] 항목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러시아로 이주한 독일인들의 후손들은 소련 치하에서 자치를 누렸지만 [[독소전쟁]] 발발 이후 자치권을 빼앗기고 [[이오시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 일대로 강제로 이주당하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어쨌든 독일인의 이주를 장려한 [[합스부르크 제국]]과 러시아 제국의 사례, 그리고 '[[민족]]'이라는 관념이 희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근거로 몇몇 연구자들은 19세기~20세기까지도 동방식민운동이 사실상 지속되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어쨌든 현대적 관점으로 따진 '게르만족(=독일인)'의 동방식민운동은 17세기~18세기 무렵까지로 여겨진다. 이 때 동유럽에 정착한 독일인 이주민은 1940년대까지 700년 넘게 중동부 유럽 각국에 널리 퍼져 있었다. 그리고 독일인에 동화되어 독일화된 슬라브인이나 발트인의 숫자도 많아서 2차 대전 전 오버[[슐레지엔]]이나 [[동프로이센]] 등 [[독일어권]] 동부 출신자 가운데는 이름(First name)이 독일식이고 모국어도 독일어인데 성씨는 폴란드 - 슬라브계인 경우도 종종 보였다. 그 예로 [[발터 노보트니]],[* 체코식 성씨다. 오스트리아 출신이지만 그의 고향 마을은 [[체코]]와의 국경이다.] [[에리히 폰 뎀 바흐-첼레프스키]][* 혈통 문제가 좀 복잡한 인물이다.] 등이 있다. 훗날 [[아돌프 히틀러|]]가 이 동방식민운동에서 힌트를 얻어 19세기 이후 독일 내 국수주의자들의 기조를 밀고 나가 [[대독일주의]]와 [[레벤스라움]]이라는 개념을 창설했고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켰다. [* [[오스트란트 국가판무관부]]도 이 동방식민운동의 연장선상에 포함되어 있다.] 그렇지만 독일은 패망했고,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의 동유럽 각국 정부는 자국 내 독일계 국민들이 침략의 명분이 될 수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너나할 것 없이 독일인들을 추방했다. 특히 다른 곳은 모를까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주데텐란트]]에 살던 독일인들이 독일과의 합병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기에 타지에서는 그냥 쫓겨나고 말았지만 여기서는 독일인에 대한 학살 및 린치도 벌어졌다. 예외적으로 루마니아의 경우는 딱히 독일에 대한 증오가 없고 영토분쟁의 소지도 없어서인지 추방령을 내리지 않았다. 때문에 공산 정권 치하에서도 꽤 많은 독일계가 [[트란실바니아]]에 남아서 거주했지만, 민주화 이후 대부분의 독일계 인구가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부유한 독일로 재이주해 독일계 인구가 급감했다. 결국 [[오데르-나이세 선]] 동쪽에 거주하던 [[전후 독일인의 추방과 도주|천만이 넘는 독일계 주민들이 추방되어]] 중세 이래 천년 가까이 진행된 동방 식민 운동으로 넓힌 영토가 '''[[좆망|현재는 반도 안 남았다.]]'''[* 그래도 수도인 [[베를린]]은 살아남았다.] 다만 동방식민운동 이전의 독일 영토는 [[엘베 강]] 서쪽 뿐이었고 [[슈체친]]을 제외한 [[오데르-나이세 선]] 서쪽의 영토는 보존되었기에 완전한 헛짓거리는 아니었다. 현재 동유럽에는 극소수의 독일인만이 잔존한다. == 여담 == * 현대 [[독일]] 동부와 [[폴란드]] 서부의 주요 도시들은 전부 동방식민 과정에서 개발되었는데 대표적으로 [[베를린]], [[슈체친]], [[드레스덴]], [[브로츠와프]], [[그라이프스발트]], [[뤼베크]] 등이 그 사례이다. 이들 지역에는 원래 슬라브인이 살았지만 게르만인이 이주하면서 도시로 급성장했다. *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독일-폴란드 영토 논란|독일과 폴란드 사이 영토 분쟁]]을 불러일으킨 사건이다. 동독은 1950년대에 오데르-나이세 선을 인정했지만 서독은 통일 직전까지[* 다만 실질적으로는 1970년대 [[동방정책]] 당시 상실한 구 프로이센 영토를 포기했다.] 전쟁으로 상실한 지역들을 미수복지구로 취급했는데, 그 근거 중 하나가 이 지역은 근대 팽창 과정에서 점령한 지역이 아니라 이미 700년도 더 전인 12세기~13세기부터 독일인들이 동방식민운동으로 개척한 역사적인 본토라는 이유였다. * 이 시기 동유럽으로 이주한 독일인들은 정말 독일 전역에서 이주했다. 심지어 오늘날의 [[네덜란드]] 지역에서 이주한 사람도 있는데, 저 당시 네덜란드와 독일(신성로마제국)은 분화되지 않았다. 이 당시에 네덜란드는 자치권을 누리고 있었고, 독일 본토와는 언어가 다르기는 했다만[* 사실 독일 본토도 같은 [[독일어]]라지만 실상 지역에 따라 의사소통이 원할치 않은 경우가 많았고, 현재에도 [[알레만어]]나 [[오스트로바이에른어]]와 [[펜실베이니아 독일어]]처럼 독일어의 방언으로 분류되도 따로 교육받지 않았을 경우에는 의사소통이 원할치 않은 방언들이 다수 남아있다.], 네덜란드인이라는 정체성 자체가 희미했던 시절이었다. 한 가지 신기한 점은 거의 대부분이 거의 비슷한 위도선상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주했다는 것이다. 즉, 쉽게 말해 작센[* 오늘날의 [[니더작센]] 주 일대. 현재 독일의 작센 주는 오버작센으로 원래 슬라브족 거주지였다가 동방식민운동으로 독일화한 지역이다.]과 같이 기존 독일 북부에 거주하던 사람은 동프로이센, 포메른, 메클렌부르크와 같은 개척지 내 북부 지역으로 이주했고 반대로 바이에른, 슈바벤과 같이 기존 독일 내 남부 지역에 거주하던 사람은 슐레지엔과 같은 개척지 내 남부 지역으로 이주했다. 그리고 이 영향은 독일 동부 지역 방언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비슷한 사례로, 훗날 [[구한말]] 시기 [[간도]]를 개척한 조선인 역시 대다수가 [[평안도]]에서 [[랴오닝성]]으로 이주하고 [[함경도]]에서 [[연변 조선족 자치주|연변]]이나 [[지린성]]으로 이주하는 등 같은 경도선상의 북쪽으로 이주해나갔다. 랴오닝성 출신 [[조선족]]이 [[서북 방언]]으로 말하고, 연변 출신 조선족이 [[동북 방언]] 혹은 [[육진 방언]]으로 말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 [[피니와 퍼브]]의 동유럽 가상의 국가 출신인 [[두펀슈머츠]]도 독일계 개척민일 가능성이 있다. * 중근세 [[일본]]의 북방 개척인 [[에조]] 정벌 과정도 이와 흡사하다. 시기적으로 9세기에 [[도호쿠]] 지역 대부분을 점령하고 11세기에는 [[츠가루 해협]]에 진출해 도호쿠 최북단까지 영토를 확장했으며 15~18세기에는 [[홋카이도]]를, 18~19세기에 이르면 사할린 남부와 쿠릴 열도 일대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또한 독일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2차 대전 패전을 계기로 북방 지역의 일부를 상실했다. 기후대가 비슷한 동부 지역을 개척한 독일인들과 달리 일본인들은 기후대가 전혀 다른 북방 지역을 개척한지라 시기적으로 더욱 일찍 시작하였음에도 더욱 늦게 끝났다. [[분류:기타 십자군]][[분류:독일의 역사]][[분류:폴란드의 역사]][[분류:체코의 역사]][[분류:독일-폴란드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