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개요 == [[백석(시인)|백석]]이 [[1938년]]에 발표한 시. 현실을 초월한 이상, 사랑에 대한 의지, 그리고 소망을 노래한 작품이다. 이국정취를 담은 시로 토속적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 도피적인 유랑 의식과 모더니즘 시풍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후기 시에 속한다. == 본문 == ||{{{#!wiki style="text-align: center" {{{+2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발표 당시에는 '나와 나타샤와 '''힌''' 당나귀' ]}}} {{{-2 백석}}}}}} ----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 해석 ==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나타샤를 사랑하지만, 사랑을 이루기 힘든 가난[* 이때의 가난이란 물질적 가난이 아니라 내면의 가난이다. 백석은 워낙 외로움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강했다고 전해진다. 백석은 활동 당시 당대 셀럽에 패셔니스타로, 물질적으로 어렵지는 않았다.]한 처지 때문에 쓸쓸하게 소주[* 현실을 잊게 하는 것.]를 마시며 그리움과 고독을 달래는 화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여기서 '눈'[* 순백의 이미지와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은 나타샤에 대한 그리움을 심화하는 소재로 볼 수 있고, 암울하고 가혹한 현실의 시련으로도 볼 수 있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상상 속에서 나타샤는 '나'에게, 더러운 세상을 버리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결국 화자 내면의 목소리로, 세상을 떠나 산골[* 세상과 산골은 대립하는 것으로 냉혹한 현실인 세상을 벗어나 가려는 곳]로 가는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나'의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사랑과 순수함을 유지하기 위한 의지를 드러낸다.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화자는 나타샤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 마침내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는 '눈'과 '흰 당나귀'[* 눈에 대응되는 환상적 이미지로 연약하고 순수한 존재]의 순백의 이미지와 결합되어 사랑의 실현과 순수한 세계로 표상되는 '산골'에 대한 열망을 부각한다. == 여담 == * 2017학년도 수능특강에 실렸고, 2017학년도 고3 10월 모의고사에 지문으로 출제되었다. * [[백석(시인)|백석]]의 여성관계를 표현하듯이 상당히 다양한 여성들이 자기가 저 시의 주인공인 '[[나타샤]]'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백석이 러시아 문학을 동경해 러시아 문학 번역에서 상당한 족적을 남겼다는 점으로 보았을 때 실존 인물이 아닌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의 등장인물인 나타샤 로스토바를 모델로 했다는 해석에는 이견이 없으며 다수는 '나타샤'가 일반적인 러시아의 여성들을 일컫는 이름[* 한국이라면 '영희', '순이' 등과 같이]이므로 특정 여성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눈과 결합해 순수한 이미지를 지향하고 있다. 이 시는 현실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과 인간 모두의 마음속에 근원적으로 내재해 있는 사랑에의 환상적인 꿈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어 서정시의 한 진경을 보여준다. * 사랑에의 환상적인 꿈은 ‘눈’, ‘[[나타샤]]’, ‘흰 [[당나귀]]’ 등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미지의 조화를 통해 환기되고 있는데, 그러한 이미지들은 다분히 이국적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색채를 띠고 있으며 현실과의 거리감과 단절감을 느끼는 화자가 끝내 산골을 이상향으로 그리며 그 현실을 부정함으로써 고독하고 우수 어린 정조가 짙게 배어 나오고 있다. * 인디 밴드 [[전기뱀장어(밴드)|전기뱀장어]]의 '거친 참치들'이라는 곡에서 '[[백석|whitestone]] said 우리만의 나귀타고'라는 가사를 통해 언급되기도 했다. * 티빙 시리즈 [[욘더]] 4회차에서 과거에 캠핑을 온 주인공 김재현이 아내 차이후에게 암 유전자 가족력 얘기를 듣고난 이후로 외치는 시다. === 대중매체에서 === * 이 시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이 나왔다. 자세한 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뮤지컬)|항목]] 참조. * 독립영화 [[초인(영화)|초인]]에서 주인공의 친구가 즐겨낭송한 시이다. 친구가 죽은 뒤 자신을 숨기고 친구의 이름으로 살아가던 주인공도 이 시를 즐겨낭송한다. * 아예 제목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인 단편영화(감독: 한동균, 2021년)가 있다. [[백석(시인)|백석]]이 추방되었다는 얘기만 나오지 언제 죽었다는 말이 없어, 영화의 시대 배경이 1996년 이전임을 알 수 있다. [[분류:시]][[분류:백석(시인)]][[분류:1938년 작품]]